현대au)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 4

트위터/au모음 2019. 9. 13. 03:59

네번째 에피소드는 유원지.

구성원은 유원지를 만끽하는 카엘릭과 그런 카엘릭을 구경하는 르웰린. 

조카 돌보미 당첨권이라는 스팸메세지에 끌려나온 톨비쉬. 

머리띠에 팝콘통까지 들고 제대로 만끽하는 관람객의 모습이지만 사실상 카엘릭이 놀이기구를 타러 들어갔을 때 르웰린을 돌보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큰 편이어서 그런지 르웰린이 탈만한 놀이기구도 몇가지 있었지만 르웰린은 내가? 저런걸? 하는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어보였으면. 

하지만 르웰린의 귀여운 모습을 찍어오라는 특명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포토존에 들려야만 했으면. 

르웰린이 꽃배경과 우스꽝스러운 판넬사이로 얼굴을 내밀면 이를 찍는 것은 톨비쉬의 몫. 

카엘릭은 이따금씩 배경으로 나오거나 성가셔하는 르웰린을 꽉 끌어안으며 톨비쉬에게 카메라를 재촉했으면 좋겠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중간중간 발그레한 르웰린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에 톨비쉬도 내심 만족한 눈치였으면. 

 

그렇게 폭풍같던 오전타임이 끝나고 한풀 지쳐버린 카엘릭은 톨비쉬에게도 한 두개정도는 타봐야하지 않겠냐며 몇가지 놀이기구들을 추천. 

대기시간이 싫었던 톨비쉬는 이를 거절하려고 하지만 카엘릭이 이미 그럴줄 알고 몇가지 패스트 패스를 챙겨놨다며 자신의 선견지명을 뽐냈으면. 

카엘릭이 거절은 거절한다는 철지난 유행어와 함께 톨비쉬를 밀어내자 르웰린도 이에 합세하여 할아버지 삼촌은 자신이 돌보고 있을테니 팀장삼촌도 쉬고 오라며 작은 손을 흔들흔들. 

톨비쉬가 미심쩍다는 눈으로 카엘릭을 바라보지만 이내 한숨을 쉬며 르웰린에게 잠깐만 고생하고 있으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카엘릭이 반대로 말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화를 내긴 했지만 톨비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으면. 

톨비쉬가 놀이기구 방향으로 떠나간 이후 두 신시엘라크는 약속이라도 한듯이 표정을 가라앉힌채 묵묵히 자기몫의 간식을 먹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르웰린이 손에 묻지 않는다는 삼색 솜사탕을 포크로 콕콕, 카엘릭은 이제야 한숨 돌렸다는 듯이 턱을 괸 채 케이준 양념이 뿌려진 감자튀김을 질겅질겅 씹고 있었으면. 

한참만에야 입을 연 카엘릭이 이제 되었느냐. 하고 노인어투로 묻자 르웰린은 응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그리고 고맙습니다. 라는 인사와 함께 길게 뽑혀진 솜사탕을 돌돌 말아 카엘릭에게 내밀어보였으면 좋겠다. 

카엘릭은 이럴때만 공손히 대답한다며 쓰게 웃고는 조카가 내민 달콤한 포상을 입으로 가져갔으면. 

 

갑작스럽게 놀이동산행을 강요받은 것은 카엘릭도 마찬가지. 

제 엄마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는지 꼭두새벽부터 전화를 걸려온 뜻밖의 전화에 르웰린이 어영부영 눈을 뜬게 바로 오늘아침의 일, 카엘릭 삼촌 나 놀이동산 가야해. 라고 말하자마자 잠결에 응? 으응? 하던 카엘릭이 눈을 번쩍뜨고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맨날 할아버지처럼 말한다며 할아버지 삼촌이라고 부르던 르웰린이었지만 어쩌다가 꼭 한번씩은 이렇게 이름으로 부를 때가 있는데 그 때가 바로 신시엘라크 특유의 감이 발동하는 때였으면. 

널리 알려 좋을 일이 없어 집안내에서만 쉬쉬하는 능력이었으나 르웰린은 특히나 이러한 특성이 강한 아이. 

카엘릭이 오냐오냐 하며 르웰린이 말하는 것을 받아적은뒤 다시 톨비쉬에게 연락. 

그 결과가 바로 10시 땡 개장입장이었으면. 톨비쉬의 반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미 르웰린을 옆구리에 끼고 있던 카엘릭은 영상통화로 전환하며 톨비쉬삼촌 르웰린이랑 놀이동산 가주세요 라는 필살기를 시전.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귀여운 토끼파커의상까지 곱게 차려입은 르웰린이 양손모아 부탁하는 것을 거절할 수 없었던 터라 결국 톨비쉬마저 얌전히 카엘릭의 차에 올라탔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게해서 맡겨진 임무는 결국 카메라 담당이었으면. 톨비쉬가 떠난사이 카엘릭이 저장된 사진을 훑어보고 있자 르웰린이 나두나두 하며 카엘릭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으면 좋겠다. 

중간중간 얼마나 사진을 찍은건지 이런것도 찍었어 싶은 사진이 가득 담긴 카메라는 의외로 볼만한 재미가 쏠쏠했으면. 

솜사탕에 한눈을 파는 르웰린이나 머리에 씌여진 팝콘뚜껑을 잡아당기며 짜증내는 르웰린, 꽃밭의 르웰린, 벤치에 앉아있는 르웰린. 

아주 이따금씩 해맑게 뛰어오는 카엘릭의 사진이 보이기도 했지만 죄다 흔들린 사진이었으면. 

정성의 유무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사진에 카엘릭이 혀를 쯧쯧 차자 르웰린은 빨리 다음사진을 보여달라며 재촉. 

제 사진에 관심없이 휙휙 넘어가는 화면을 빤히 지켜보더니 어느 지점에서 이거. 라며 손을 짚어보였으면 좋겠다. 

르웰린을 안아들고 있었기 때문인지 드물게 흔들리지 않은 카엘릭의 사진을 속에는 하얀머리 남자아이와 검은 긴 머리를 가진 여자아이가 찍혀져 있었으면. 

르웰린은 두 아이들의 조금 윗쪽을 톡톡찍으며 이 사람. 이라고 강조. 

으응? 이사람이 누군데? 하는 카엘릭에게 르웰린이 꿈에서 봤어.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무슨 꿈? 르웰린의 꿈? 하고 묻자 르웰린은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는 카엘릭의 감자튀김을 한 입 베어물고는 커다란 나무모양의 그네형 놀이도구를 응시. 

카엘릭은 손수건으로 르웰린의 손에 묻은 양념을 닦아준 다음에야 아이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고 세계수의 꿈. 라는 명칭을 가진 분홍색 나무를 확인. 

르웰린은 조용히 팀장삼촌의 꿈 이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카엘릭이 유난히 짙은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이는 조카를 돌아보는 동안 톨비쉬는 놀이기구에 도착하고 있었으면. 

 

명칭은 단장님 효도관광. 톨비쉬는 커다랗게 걸린 놀이기구의 간판을 올려다보며 뭐 이딴 이름이 다있나 의욕을 상실한 표정이지만 이미 예약된 표를 날리기 싫었던 건지 얌전히 어트랙션 안으로 입장했으면 좋겠다. 

패스트입장권 덕분인지 단숨에 놀이기구 앞까지 도착했지만 일행 없이 혼자 도착했는지라 탑승의 순번은 조금 뒤로 미뤄졌으면. 

일행수가 홀 수인 사람들과 함께 앉은 톨비쉬는 꽉 찬 열차에 몸을 싣고 전혀 설레지 않은 마음으로 출발. 

효도관광이라는 이름답게 놀이기구는 그냥 탑승해서 안에 설치된 인형들과 무대를 구경하는 테마파크형 기구. 

어느 부분이 효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장 처음에 보이는 무대는 찰랑찰랑한 물이 고여있는 콘서트 홀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확하고 밝아지는 무대장치와 함께 브라우니 요정모양의 인형들이 산들산들 춤을 추고 있는 이멘마하의 무대를 지나 이어지는 곳은 붉은 장미가 가득한 몽환적인 재즈풍의 무대. 

음악이 바뀐탓인지 조명도 살짝 탁해지며 본격적인 운행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다음은 난데 없이 곰머리가 뛰쳐나오더니 양과 말, 개 따위의 작은 네발 동물들이 두두두두 달리는 소리와 함께 풍차가 돌아가는 시골마을로 이동. 

이쯔음 되자 톨비쉬의 머릿속에는 이건 나를 위한 놀이기구가 아니라 르웰린 또래의 아이들을 위한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떠올랐으면 좋겠다. 

동시에 어트랙션치고 스토리가 중구난방이라고 생각했으면.

꿈도 희망도 낭만도 없이 삭막한 어른이를 태운 열차는 한가로운 시골마을을 지나 거대한 성벽에 도착. 

펄럭이는 청록색 깃발을 지나 도시같은곳으로 들어서자 멀리 왕성같은 곳이 보였으면 좋겠다.

왕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차례 더 큰 관문 같은 것을 지나야 했는데 이 애는 또 분위기를 바꾼건지 푸른색 피부로 뒤덮인 무시무시한 괴물이 수문장처럼 서 있었으면. 

상당히 공을 들인 창대같은것을 잡고 관람객이 탄 열차를 향해서 위협적으로 몸을 숙이는 것이 퍽이나 오싹한 느낌이지만 톨비쉬는 어쩐지 언짢은 느낌. 

어쩐지 눈에 거슬리는 거대 장식물을 지나 호화롭게 꾸며진 왕궁파트를 지난 열차는 한가한 포도밭을 통과했으면 좋겠다. 

초반의 화려한 무대는 도입부이니 그렇다 쳐도 시골에서 왕성으로 갔는데 포도밭은 또 무슨 의미인지. 

이제 슬슬 줄거리를 파악하려는 의지를 포기하려는 찰나 뭔가 수상쩍은 분위기의 천막이 보였으면 좋겠다. 

딸기와 생크림, 진저쿠키로 꾸며진 아기자기한 천막을 찬찬히 살펴보던 톨비쉬는 결국 눈을 감으며 이거,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 라고 생각. 

결국 남은 결말부분은 관람을 포기한채 졸고 있었으면 좋겠다.

눈을 뜬 것은 안전을 위해 천천히 내려달라는 인삿말을 듣고나서의 일이었으면.

 

겨우 눈을 뜨고 일어서 레일밖으로 하차. 마지막으로 내린 탓인지 주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행이도 그런 톨비쉬를 재촉하며 저쪽 멀리에서 즐거운 관람 되셨습니까? 하고 묻는 안내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톨비쉬는 멋쩍은듯 가볍게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며 안내직원쪽으로 이동.

하지만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직원은 나가는 문을 안내해주는 대신 그럼 남은 관람도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하고 몸을 돌려 다른 방향으로 나가버렸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여기 나가는길이 어디냐고 물으려던 손을 어색하게 내리고 직원이 나간 방향을 바라보았으면. 

직원 전용으로 보이는 검은 색 문은 함부로 들어가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였기에 톨비쉬는 더듬더듬 조명이 있는 어두운 벽면쪽을 확인. 

뒤에서는 새 관람객을 태운 열차가 출발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한참을 헤맨 다음에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나오자마자 핸드폰을 확인. 

오고가는데 15분이 조금 더 걸리고 어트랙션 자체는 14여분이 소요. 신시엘라크들을 떠나 대략 30분 조금 넘게 시간을 보낸 톨비쉬는 자연스럽게 단축키를 눌러 전화부터 걸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카엘릭의 전화는 꺼져있다는 메세지만 흘러나왔으면. 

혹시 또 사무용 핸드폰이랑 헷갈린 건 아닌가 다른 핸드폰으로도 걸어보지만 그쪽도 전화를 받지 않기는 마찬가지. 

조금 초초해진 마음에 메세지함을 확인하며 헤어졌던 장소로 돌아갔지만 역시나 카엘릭과 르웰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그들이 앉아있던 장소에는 다 녹아버린 솜사탕색깔의 끈적한 설탕물과 말라비틀어진 감자튀김이 놓여져 있는 상태였으면. 

분명 해가 본격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공원 내의 날씨는 꽤나 후덥지근했고 감자튀김도 처음 받았을때부터 상태가 그리 좋지 않긴 했지만, 두 음식들의 모양새는 굉장히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는 모습. 

아무리 먹다남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이정도 방치되면 청소하는 직원이 와서 치울법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테이블 근처에는 아무도 접근하려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리가 없어 근처를 서성이던 사람들도 우리 저쪽가서 먹자. 라며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으면. 

허둥지둥 근처의 안내데스크로 다가간 톨비쉬는 사람을 찾으려한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안내 데스크 직원은 톨비쉬의 이야기를 들은뒤 미아보호소 쪽으로 안내. 

르웰린 신시엘라크를 찾는 다는 방송이 두어차례 울려퍼지지만 1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호소에 앉아 초조하게 신시엘라크들을 기다리는 동안 미아보호소에 새로운 아이가 방문. 

호쾌한 가죽벨트와 화려한 장신구차림과는 달리 쭈뼛쭈뼛 주변을 둘러보던 하얀 머리의 남자아이가 직원에게 다가가서는 커다란 카메라를 들어보였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저기요 분실물은 어디다가 신고해야 해요? 라고 물었으면. 

아이가 들고 다니기에는 다소 고가로 보이는 카메라는 톨비쉬의 눈에도 조금 낯이 익은 물건. 

직원이 친절하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동안 아이는 부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다 주변을 돌아보기를 반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침내 그 산만한 시선끝에 톨비쉬의 모습이 보였으면. 

아이는 아! 하고 큰 소리를 질러 직원을 놀라게 하더니 죄송해요! 이따가 다시 들을게요! 하고 톨비쉬에게 빠른속도로 뛰어왔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역시나 눈에 익은 카메라를 내밀며 아저씨! 이거 아저씨 거에요? 라고 물었으면. 

아이가 내민 카메라는 톨비쉬도 짐작했던 대로 톨비쉬의 카메라. 

정확히는 르웰린의 어머니의 카메라였지만 일단 톨비쉬가 들고다니던 그 카메라였으면 좋겠다. 

사진속에는 톨비쉬가 찍었던 르웰린의 사진과 카엘릭이 억지로 찍었던 톨비쉬의 사진이 가득 들어있었으면. 

아이는 조금 부끄럽다는듯 사실 그거 주운 카메라인데 주인 찾아주려고 앨범을 좀 봤어요. 하고 고백. 

남의 물건을 살펴본 것은 조금 곤란한 일이었지만 덕분에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며 화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왔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아이의 간절한 부탁에 쓰게 웃으며 화내지 않는다고 대답했으면. 

톨비쉬는 아이에게 이 카메라를 어디서 찾았는지를 묻고 아이는 세계수의 꿈 라는 놀이기구 타고나서 주웠다고 대답. 

빙글빙글 힘차게 돌아가는 놀이기구인만큼 가끔식 소지품이 떨어져내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카메라는 어디하나 부서진 기색없이 멀쩡해 보였으면 좋겠다. 

아이도 그 점을 알고 있는지 사실 그거 탑승객의 분실물인줄 알고 직원에게 가져갔는데 어쩐지 받으려하지 않아서 제가 가지고 있었어요. 아무리봐도 떨어트린 물건으로는 보이지 않아서 한참 그 근처에서 기다렸는데 아무도 찾으러오지를 않더라구요. 라고 말했으면. 

톨비쉬는 어트랙션 직원이 맡으려 하지 않았다는 말에 의아해하지만 아이는 되물을 새도없이 다시한번 큰소리로 아!! 하고 고함. 

디바가 한눈팔지 말고 빨리 돌아오라고 했는데! 아저씨! 저 물건 돌려드렸으니까 이만 갈게요! 바이바이! 하고 처음 보호소에 들어왔을 때처럼 힘차게 보호소를 뛰쳐나갔으면 좋겠다. 

 

순식간에 사라진 아이를 붙잡을 새도 없었던 톨비쉬는 멍하니 아이가 뛰어나간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카메라를 확인.

그리고 카메라의 사진이 자신이 기억하는 것보다 늘어나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카엘릭에게 카메라를 맞겼을때의 앨범은 250장 남짓으로 메모리가 아직 충분한 상황. 

하지만 앨범속 총 사진의 갯수는 이미 800을 넘어있었고 동영상 파일도 3개 들어있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혹시 카메라를 주워든 아이가 장난을 쳐놓은건가 생각하며 카메라를 확인. 

하지만 카메라속 300여장의 사진은 이상하게도 카엘릭과 르웰린이 앉아있었던 테이블의 사진이었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카메라가 자동촬영되고 있었던 것으로 아이가 말했던 세계수의 꿈 라는 그네형 놀이기구가 찍혀져 있었으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제외하면 미동없이 같은 모습들. 

그리고 그렇게 300장의 동일한 사진들이 지나가고 변화가 생긴것은 557번째 사진. 

누군가 카메라를 집어든건지 들어올린 사진은 이리저리 흔들려있고 이어 상아빛으로 변화. 

희미하게 신발등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카메라가 찍히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 누군가가 카메라를 아래로 내린채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어지러운 사진은 10장 조금 넘게 이어지고 이어 세계수의 꿈 근처의 벤치앞을 촬영. 

테이블이 있던 장소에서 길하나 건너가면 있는 벤치로 앞에는 토끼가면을 쓴 양갈래의 여자아이가 서 있었으면 좋겠다. 

주먹만한 유리구슬이 달린 목걸이를 걸고 허리춤에 겉옷을 졸라맨 여자아이는 서서히 손을 들어올려 카메라를 지목. 

이어진 동영상은 30여초 정도 되는 동영상. 

재생버튼을 부르자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음 사이로 카메라를 든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남성은 일어나. 라고 속삭이고 톨비쉬는 섬뜩한 느낌에 고개를 들어 주변을 확인. 

미아 보호소겸 안내센터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려있었으면 좋겠다. 

바로 옆에서 톨비쉬의 카메라를 들여다보고있던 안내직원은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를 벌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서비스 직원 특유의 미소를 지어보이며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손님? 하고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여보였으면. 

아니요 라고 말하려 했던 톨비쉬가 아득한 현기증을 느끼며 눈을 깜빡이려는 순간 동영상이 어서!! 라고 고함을 쳤으면. 

 

헉하고 깨어난 곳은 다시 어트랙션 안. 

이제 막 열차가 출발하여 어둑한 붉은 조명이 비치는 재즈풍의 무대를 지나는 시점이었으면 좋겠다. 

다만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차 있던 첫번째 열차와 달리 두번째 열차는 모두 무표정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으면. 

옆자리에 탄 사람을 돌아볼 용기가 나지를 않아 얕은 숨을 몰아쉬며 안전바를 꽉 붙잡은 톨비쉬는 빨리 열차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종점에서 하차. 

내리는 사람은 오직 톨비쉬 뿐으로 출구 안내하는 직원조차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톨비쉬가 밖으로 나가는 순간 남은 관람도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라는 인사소리가 들려왔으면. 

희미하게 웃음기가 감도는 목소리를 흘려들으며 신시엘라크들과 헤어진 곳으로 돌아온 톨비쉬는 부패한 설탕물과 까맣게 변색되어버린 감자튀김을 발견. 

톨비쉬는 주춤주춤 테이블에서 떨어진뒤 반대방향을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어김없이 세계수의 꿈 라는 어트랙션이 돌아가고 있었으면. 

동영상속 모습을 떠올리며 토끼가면을 쓴 소녀가 서 있던 장소에 도착한 톨비쉬는 그곳에 놓여져 있는 카메라를 발견. 

사진은 500장 조금 넘게, 동영상은 2개. 

르웰린의 사진을 지나 주르륵 이어진 사진은 이제 세계수의 꿈에 탑승한 시점의 사진들이었으면 좋겠다. 

이리저리 흔들린 사진이 대부분이지만 애써서 한 방향을 찍으려 노력한건지 사진들은 모두 비슷한 구도의 사진들. 

개중에 우연히 선명하게 찍힌 사진들이 있었지만 톨비쉬는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알지 못했으면. 

사진에 찍힌 방향을 가늠하며 카메라를 조작하던중 마침내 사진 사이에 끼어있는 동영상 파일을 발견. 

르웰린의 사진을 찍었던 꽃밭에서 멀찍이 서있는 소녀를 향해 카메라가 다가가고 있는 사진이었으면 좋겠다. 

주황색 긴 머리를 양갈래로 땋은 소녀는 어김없이 토끼가면을 쓰고 있었으면. 

뒷짐을 지고 무언가를 찾는 시늉을 하고 있던 소녀는 카메라를 향해 돌아서고 카메라를 든 사람은 그곳에서 정지. 

카메라 앞에 다가온 소녀가 카메라를 받아들자 화면에 아주 잠깐 무당이 사용할 법한 구슬팔찌가 잡혔으면 좋겠다. 

가면너머로 보이는 소녀의 시선은 카메라 뒷쪽, 그러니까 카메라를 넘겨준 사람에게 고정되어 있었으면. 

누군가의 말을 따라하듯 천천히 가면에 가로막혀 웅얼거리는 소녀의 목소리는 내가 찾으라는거 찾았어? 하고 질문.

 

퍼뜩 졸고있던 잠에서 깨어난 톨비쉬의 눈앞에는 위협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푸른 거인이 서 있었으면 좋겠다. 

장소는 다시 어트랙션, 열차에는 톨비쉬 뿐. 

이제 명확히 꿈이라는 것을 깨달은 톨비쉬는 어디서부터가 꿈이었는지를 생각해내려 하지만 기억나는 것은 그저 이 어트랙션이 지루했었다는 것 하나뿐이었으면. 

나는, 내가.. 하고 울렁거리는 속을 입으로 틀어막은 톨비쉬는 문득 무대위의 인형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인형들의 감시속에 어트랙션의 끝에 도착하자 밝아진 열차 자리가 가득채워져 있는 모습이 보였으면. 

무대에 서있던 인형들이 오도카니 앉아있는 열차속에서 살아있는 사람은 톨비쉬뿐. 

안내 바가 열리고 열차에서 내리자 인형들을 태운 열차가 다시 느리게 출발했으면 좋겠다. 

어지러움을 꾹 눌러참고 필사적으로 밖으로 나온 톨비쉬는 다시 테이블로 돌아가지 못한채 근처에 있는 아무 벤치에 쓰러지듯 앉아 숨을 골랐으면. 

목이라도 축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이 환상의 어느것도 믿을 수 없었던 그저 입술을 깨물며 주변을 경계. 

아저씨 괜찮아요? 하고 다가온 소녀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던 브라우니 인형이 톨비쉬에게 고개를 갸웃 거리며 손수건을 내밀어보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인형이 내민 손수건에는 눈에 익은 등나무 자수가 놓여져 있었으면.

유난히 연보라빛이 아름다운 그 손수건은 두 번 확인할 것도 없이 신시엘라크의 어린 아이를 위한 손수건. 

톨비쉬가 인상을 일그러트리며 손수건을 빼앗으려 하자 브라우니는 하하하. 하고 웃는 소리만을 내며 잽싸게 몸을 돌려 도망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게 시작신호라도 된 것 처럼 놀이공원 여기저기에 어트랙션용 브라우니 인형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면. 

톨비쉬는 손수건을 가진 브라우니의 뒤를 쫓아 뛰기 시작하지만 사람들이 워낙 많은 장소에서 자그마한 어린아이 형태의 인형을 붙잡을 수 있을리가 만무. 

동시에 그런 톨비쉬를 조롱하든 톨비쉬의 시선이 닿는 모든 장소에서 브라우니 형태를 한 인형들이 하하하. 하는 웃음소리를 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길 한가운데, 벤치 위, 간식을 판매하는 가판대 뒤나 놀이기구를 기다리는 대기줄 중간중간. 

톨비쉬를 마주칠때마다 하하하. 하고 웃는 브라우니들은 몸통의 방향이 어떠하건 고개를 돌려 톨비쉬를 응시하고 있어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 처럼 보였으면. 

살랑살랑 흔들리는 분홍색 드레스자락을 쫓아 한참을 뛰어가던 톨비쉬는 결국 또다시 세계수의 꿈 앞에서 정지. 

브라우니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정도 숨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냉정하게 자신의 상태를 바라보게 된 톨비쉬는 이것이 꿈이며 르웰린과 카엘릭은 괜찮을 거다. 라는 생각을 떠올렸으면. 

정말 괜찮을까? 하고 의심하는 목소리를 억지로 내리누르며 길게 심호흡한 톨비쉬는 일단 의자에 착석. 

악몽에서 깨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하고 지난 경험들을 떠올려보지만 딱히 이거다 하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가지 가능성이 있는 거라면 꿈속의 그 사람을 다시 만나거나 아니면.. 하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근처에 있는 간식용 포장마차들을 확인. 

방화를 떠올리며 몇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던 톨비쉬는 갑자기 잡화점에서의 일이 생각났는지 피식 웃으며 양 눈두덩이를 문질렀으면 좋겠다. 

꿈인걸 알아서 하는거라며 현실에서는 이렇게 막무가내로 저지르지 않는다는 말이 왜 이제와서야 공감이 가는건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방화를 떠올리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해졌는지 길게 한숨을 내쉰 톨비쉬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츄러스 포장마차를 향해 전진. 

하지만 몸을 일으키기 무섭게 목에 묵직한 무게감이 실리며 무언가가 가슴께에 툭 닿았다 떨어졌으면 좋겠다. 

갑자기 목에 걸린 물건은 다름아닌 톨비쉬가 두고갔던 카엘릭의 카메라였으면. 

갑자기 카메라를 손에 넣게 된 톨비쉬는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고 사진의 내용을 확인.

장수는 450개 동영상은 1개 70여장 정도 같은 자리를 찍고 있는 사진들의 방향은 인공잔디를 찍은 사진으로 어딘가에 내려놓은 카메라가 자동으로 사진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사진이 찍힌 방향으로는 익숙한 카페테리아가 보이고 있었으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어 사진속 카페테리아이자 카엘릭과 헤어진 테이블을 바라본 톨비쉬는 고개를 돌려 세계수의 꿈 어트렉션을 확인. 

커다란 나무형 장치와 걸맞게 바닥면에는 인공잔디들이 수북히 심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난간 근처에는 유실물이 날아올 수 있으니 주의 라는 안내판이 붙어있고 어트랙션 방향쪽 안내판에는 물건이 떨어지면 위험합니다! 소지품을 맡겨주세요! 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으면. 

하지만 어김없이 몇몇 물건들은 주인의 품을 떠나 화려하게 일생을 끝마치며 풀숲위로 낙하. 

톨비쉬는 문득 하얀머리의 남자아이가 카메라를 주웠다는 말을 떠올리며 남은 사진들을 빠르게 넘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과연 그 때의 그 아이의 얼굴이 카메라에 잡혔으면. 

 

어린아이의 손과 거꾸로 찍힌 아이의 턱과 콧구멍. 호기심 가득한 파란 눈이 렌즈를 들여다 보는 사진을 넘어 어트랙션의 출구쪽으로 향하는 사진은 아이가 행동했던 일련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는 어트랙션 출구를 안내하는 직원에게 다가가 카메라를 들어보였으면. 

카메라는 여전히 사진을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속에는 당연히 직원의 모습도 촬영. 

하지만 사진속 직원의 얼굴을 본 톨비쉬는 순간적으로 움찔하고 몸을 긴장시키며 빠르게 다음 사진으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보고 놀란 사진은 직원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혀져 있는 사진. 

하지만 선명한 것은 오직 직원의 복장과 배경뿐으로 직원자체의 얼굴은 흐릿하게 뭉게져 오싹한 느낌을 전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눈이 있어야 할 부근만 피부색 블러로 뭉겐 것같은 기이한 모습이었으면. 

하지만 그런 이상한 사진은 다음 앨범에서도 몇번이나 다시 등장했고 아이는 직원을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는지 카메라를 돌려 일행들에게로 복귀.

방송국에서 볼법한 화려하게 생긴 예쁜 여자아이가 카메라쪽을 돌아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뛰어가고 있었는지 몇차례 흔들리는 사진이 이어지고 사진은 다시 여자아이의 옷가지를 근접한 거리에서 촬영. 

사진을 보고 있는지 한참동안 똑같은 사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침내 누군가 사진기를 들었는지 사진의 촛점이 아이들의 얼굴로부터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으면.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사진이 흔들리며 집어든 사람의 얼굴이 찍히려 했지만 선명해지지 않은 사진의 끝은 예의 그 동영상. 

동영상은 카메라를 거꾸로 든 상태로 촬영이 되었는지 조금 어지러운 시점으로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얘들아, 물건을 주웠으면 주인부터 찾아줘야지 하고 말하는 목소리에서 묘하게 익숙함을 느낌 톨비쉬는 설마.. 하고 입을 가리며 볼륨버튼을 연타. 

조금 멀어진 배경소리 사이로 남자아이가 주인을 찾아주려 직원에게 말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 라고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가까운 곳에서는 이거 꽤 비싸보이는데. 혹시 망가지지는 않았겠지? 괜히 주인 찾아주고 욕먹기는 싫은데 말이야. 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으면. 

이리저리 움직이는 화면 사이사이로 호기심 가득한 하얀머리 남자아이와 카메라에 흥미가 생긴듯한 검은 머리의 여자아이의 얼굴이 스쳐지나가고 여자아이가 그러면 어디다 가져다 줘야해요? 하고 질문. 

노래소리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또렷한 여자아이의 목소리에 이어 내가! 내가 가져다줄래! 미아보호소에 가져다주면 되는거지? 거기서 분실물센터를 겸하고 있는걸 내가 봤어! 하고 신이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대답했으면 좋겠다. 

음.. 하고 고민하던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은 카메라를 돌려 렌즈를 확인.

꿈에서 보았던 그 얼굴, 지금 간절했던 그 얼굴을 발견한 톨비쉬가 흥분에 가득찬 시선으로 카메라를 바싹 끌어당기자 영상 속 사람은 시선을 먼 곳(아마도 남자아이쪽)으로 던지며 그럼 그렇게 하고 올래? 나랑 디바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꿈속의 사람은 카메라를 하얀 남자아이에게 건네주고 곁에 있던 여자아이는 한눈팔지 말고 금방 돌아와야해? 하고 당부. 

남자아이는 응! 내가 번개같이 달려갔다 올게! 라며 영상이 끝나고 톨비쉬는 다시 침착하게 영상을 초단위로 뒤로 돌려 꿈 속의 그 사람의 얼굴을 다시 확인. 

저기.. 하고 무언가가 톨비쉬를 부르지만 톨비쉬의 주의는 카메라에만 쏠려 있었으면 좋겠다. 

다시한번 저기.. 하고 부르며 누군가가 톨비쉬의 바지춤을 툭툭 두드리자 톨비쉬는 인상을 찡그리며 카메라에서 시선을 돌려 허리춤 아래를 확인. 

찡그린 표정의 브라우니들이 톨비쉬를 겹겹이 둘러서서는 뭐 잊은거 없어?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퍼뜩 정신이 드는 순간 열차는 다시 포도밭을 지나고 있었으면. 

 

끝없이 이어지는 포도밭 무대는 과하게 강조된 덩굴과 잎사귀들 때문인지 정글과도 같은 분위기 유일하게 인형이 없는 구간이기 때문인지 스트레스는 조금 덜했지만 톨비쉬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톨비쉬의 옆에는 예의 그 토끼가면을 쓴 양갈래의 소녀가 앉아있었으면. 

양갈래의 소녀는 톨비쉬가 두리번 거리는 행동에도 반응하지 않은 채 정면을 응시. 

당신이 해야 해. 하고 입을 연 소녀의 말에 톨비쉬가 뭐? 라고 물었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힘이 부족해서 아무것도 못해. 선생님은 당신때문에 앓아누워버렸고. 그러니까 이번에 깨어나는 건 당신 혼자서 해야해. 하고 말한 소녀는 몸은 고정한 상태로 고개만 돌려 톨비쉬를 응시. 

당신은 이제 어떻게 할거야?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소녀가 말하는 동안 포도밭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지만 언뜻언뜻 흔들리는 레일 아래에서는 어디갔지, 어디로 숨었지? 하는 브라우니들의 목소리가 소곤소곤 들려오고 있었으면 좋겠다. 

이 근처인데. 어디갔지. 어디로 숨었지. 누가 숨겼지? 하는 목소리가 가까워질수록 포도밭을 달리는 열차속도도 점점 빨라지기 시작. 

문득 토끼가면을 쓴 소녀의 이마에 땀이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한 톨비쉬는 홀린듯이 고개를 돌려 레일아래를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새까만 어둠이 도사리고 있는 레일 아래는 쉼없이 돌아가고 있는 바퀴의 가장자리가 보이고 있었으면. 

딱 하나 주의하지 않으면 사람하나 빠지기 쉬워보이는 틈새를 응시하던 톨비쉬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다시한번 토끼가면의 소녀를 확인. 

턱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마음을 정한 톨비쉬가 안내 바를 올리자 요란한 경고소리가 울리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어딨지? 어딨어? 하고 다급해진 브라우니들의 목소리가 가까워지며 어디선가 찾았다! 하는 외침이 들려오자 토끼가면소녀의 모습이 흐려지기 시작. 

그러한 변화를 확인하지 못한채 찾았다! 찾았어! 저기있어! 하고 가까워지는 목소리에 다급해진 톨비쉬까 열차에서 일어서자 포도밭으로 들어온 브라우니가 도망치려한다 잡아야해! 라고 소리쳤으면 좋겠다. 

하지만 톨비쉬는 이미 열차에서 뛰어내려 어둠속으로 몸을 던지고 브라우니들은 안돼!! 하고 톨비쉬를 향해 뛰어내리기 시작. 

간발에 차이로 톨비쉬를 놓치지만 딱 한 브라우니만이 톨비쉬의 머리끝을 살짝 잡아내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확 하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감촉에 헉하고 깨어난 톨비쉬가 주변을 둘러보자 열차에서 내리던 한 관람객이 헉, 죄송해요 제 가방장식에 머리카락이 끼었나봐요. 하고 깜짝 놀라 사과의 말을 건네왔으면. 

톨비쉬는 얼얼한 뒷통수를 쓸어내리며 괜찮다고 말한뒤 허둥지둥 열차에서 내려 사람들이 몰려가는 출구방향으로 이동. 

쾌활한 어조의 안내직원이 잊으신 물건 없으신지 꼭 확인하시고요. 나가시는 문은 이쪽입니다. 남은시간도 즐거운 관람되세요! 하고 브라우니들과 같은 율동으로 나가는 문을 가리켜 보였으면 좋겠다.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어깨와 엉덩이 고개를 까딱까딱 흔드는 귀여운 동작들이지만 톨비쉬는 어딘지 오싹한 느낌에 팔뚝을 쓸어내리고는 황급히 바깥으로 이동. 

카엘릭과 헤어진 장소로 가던중 문득 고개를 돌려 나무모양의 어트렉션을 찾았으면 좋겠다. 

감자튀김을 다 먹고 얼음만 남은 콜라컵의 빨대를 쭉쭉 빨아올리던 카엘릭은 가까이 오다말고 딴길로 새는 톨비쉬를 보며 쟤 어디가냐 라고 물었으면. 

자기 컵에 옮겨담아진 주스를 쭉쭉 빨아마시고 있던 르웰린은 눈길한번 던지지 않은채 몰랴 하고 조금 새어나간 발음으로 대답. 

 

세계수의 꿈 앞에 도착한 톨비쉬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마침내 꿈에서 보았던 하얀머리 남자아이와 긴 머리 여자아이를 발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뒤에 거짓말처럼 서 있는 꿈속의 사람을 발견하고 자신도 모르게 다가가 저기요. 하고 아이들의 보호자에게 말을 걸었으면. 

아이들의 소지품을 건네받고 있던 보호자는 누가 자신을 부르나 싶어 얼떨떨하게 고개를 들어올리다가 이내 톨비쉬를 보고 제 눈을 의심하듯 미간을 찌풀. 

혹시 저.. 하고 여전히 반쯤 정신을 놓은 상태로 뭐라 말해야할지 버벅이던 톨비쉬가 혹시 저를 아십니까?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도를 아십니까도 아니고 저랑 어디서 만난적 없으세요의 중간에 걸친 애매모호한 말에 아이들의 보호자가 진심인가 하는 느낌으로 묘한 표정을 지어보인뒤 예에.. 아마도..? 하고 대답했으면. 

이건 뭐 안다는 건지 모른다는건지.. 하얀머리 남자아이가 잠시 눈을 굴리다가 여자아이에게 눈짓. 

적당히 빠져주자로 합의가 되었는지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놀이기구에 입장해버렸으면 좋겠다. 

멀뚱히 남겨져 버린 두 사람을 저 멀찍이서 바라보고 있던 카엘릭이 아이고 주여.. 하고 이마를 탁탁 두드리는 것으로 네번째 에피소드.

 

19.07.08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14816337427597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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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au)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 3

트위터/au모음 2019. 9. 13. 03:57

세번째 에피소드는 사람을 찾는 글을 올리는 톨비쉬로 시작. 

 

정말 이렇게 까지 하고싶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실신한 것으로도 모자라 직장에서 기절까지 했던 톨비쉬는 결국 이 일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하며 본격적인 해결책을 찾아 다니기 시작. 

카엘릭 또한 이전의 사건에 책임을 느끼고 조금 더 진지하게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나 평범한 심리한적 접근으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으면 좋겠다. 

어찌되었건 두 꿈 모두 어떠한 사람을 만나고 나서는 해결방법을 알아내었으니 톨비쉬는 다시한번 그 사람을 찾아봐야겠다고 결심. 

자신을 알리기 위해 전에 보았던 게시판에 그때의 글쓴이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지만 답장으로 도착한 메세지는 조롱기 가득한 질나쁜 메세지나 오히려 다른 오컬트 게시글을 추천하는 사람, 사칭, 자신이 누군지는 말해 줄 수 없지만 다짜고짜 일단 만나자며 같은 메세지들만 가득이었으면 좋겠다. 

결국 이것도 저것도 실패로 돌아간 톨비쉬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점집에 찾아가는 것. 

이런건 믿을 수 없다는 본능적인 거부감이 그의 발목을 잡아끌었지만 세번째까지 운이 좋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점집에 찾아간 톨비쉬는 일단 호밀알을 얼굴 가득 후드려 맞고 얼른 앉아! 라는 호통에 공손히 무릎 걸음. 

이상한 동물가면을 뒤집어쓴 무당은 쯧쯧쯧쯧, 얼굴은 잘생겼는데 머리는 멍청하구나. 이 지경이 될 때 까지 무엇을 하다 이제왔을꼬. 잘생기긴 잘생겨서 인망은 좋겠다만 본인이 박복하여 평생동안 싸돌아다닐 팔자로다. 하고 부채를 촥 펼친 뒤 이마가 훤한걸 보니 장군님을 모시면 딱일텐데. 본인이 장군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 더 높으려나? 으응.. 신내림감으로는 딱인데. 하고 중얼거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내 으응.. 아니다 아니야 눈매에 독기가 서린것이 저런게 신을 받으면 지가 신이 된다고 남의 등에 칼꼽고도 남을 놈이지, 어허 어디서 눈을 부라리고 있느냐!! 하고 웅얼거리다가 또다시 호밀알을 팍팍.

눈을 꾹감고 까슬까슬한 호밀알을 털어낸 톨비쉬가 원래 쌀알쓰는거 아니냐고묻자 무당은 되려 짜증을 내며 이놈! 낙원에 좋다면 뭐든 다 들이고 보는 모리안님이라면 몰라도 우리 이리니드님은 옹고집 속좁은 켈트신이라 쌀밥 안 드신다!! 하고 뒤에 놓인 석상을 촥하고 부채살로 가리켜보였으면 좋겠다. 

젠장, 옆집 마하보살집으로 들어갈껄, 들어와도 꼭 사이비로 들어왔네 하고 눈썹을 꿈틀거리던 톨비쉬는 또 호밀을 던지려는 무당의 손짓에 눈을 움찔 감고는 고개를 팍 돌리고 대기. 

 

톨비쉬의 방어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무당은 손에 쥐고 있던 호밀을 살살 쟁반위에 뿌리며,

으음.. 보인다 보여 흰꼬리 검은꼬리 몽구스 꼬리가 살랑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하고 다른 소리를 늘어놓았으면 좋겠다. 

몽구스는 또 왜 나오는 건가.. 하고 기력을 잃어버린 톨비쉬에게 무당은 네 앞길에 앞으로 6개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데 반은 네것이고 반은 남의 것이나 내게 네거 네게 내거 지 입으로 함께한다 말했으니 고생도 내거 낙원도 네거 으음.. 음음.. 그렇구나 옳지 점괘가 나왔다. 하고 불시에 쟁반을 와장창. 

얼핏 점을 보는 모양새에 방심하고 있던 톨비쉬가 다시 밀알세례를 받으며 눈을 감자 무당이 파하하핫 하고 웃어보였으면 좋겠다. 

근시일내에 너는 죽어! 라고 호기롭게 외치는 무당의 말에 톨비쉬가 그 말 왜 안하냐 했다 라는 표정을. 

이어 예정된 순서마냥 하지만 그래그래. 여기 이 부적을 지니고 있으면.. 하고 물건을 꺼내자 톨비쉬가 볼일 다 봤다는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러자 갑자기 저자세가된 무당은 태도를 싹 바꾸며 그러지말고 아니 왜 벌써가시고 그럽니까. 자자, 이거 가져가십시오. 아 글쎄 분위기 좀 잡는다고 밀알갱이 좀 얻어맞은걸 가지고 그렇게 화내시기는.. 이거 꼭 가져가시고 집안 청소 열심히 해두십쇼. 요즘은 봉변당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런 부적 한두가지쯤은 필수 아이템, 아니 패션 아이템이라니까요. 하고 톨비쉬의 주머니에 억지로 토끼발을 쑤셔넣었으면 좋겠다. 

잊지 마십쇼. 당신 목숨이 며칠 안남았다는거. 살고 싶으면 전생에 당신과 명줄이 겹친 사람을 찾으세요. 못찾으면 그냥 죽는거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진 마시고. 하고 손까지 흔들어가며 톨비쉬를 배웅한 무당은 아이고 모처럼 팔자 편하게 살려고 했더니 라며 가면을 벗어던지고 새 가면을 착용. 

얼떨결에 행운의 토끼발을 들고 나온 톨비쉬는 사기당했다 라는 느낌을 지우지 못한채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은 뒤 며칠동안 매일같이 들썩였던 메세지창은 이제 잠잠해져 가고 있었고 그중에서 게시판 글쓴이에 관한 소식은 여전히 0개.

병원에서는 톨비쉬에게 이제 그만 와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으며 직장 동료들 또한 톨비쉬가 쓰러졌던 일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오직 카엘릭만이 여전히 2-3일에 한번씩 톨비쉬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별다른 일이 없었는지 물어왔으면. 

 

어느때와 같은 질문에 톨비쉬가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핸드폰에 매달아둔 토끼발을 꺼내보이며 이런 일이 있었다고 보고. 

카엘릭은 그런게 무슨 효용이 있냐며 머리를 가로젓지만 손으로는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하며 톨비쉬가 갔던 사단법인 이리니드 샤먼총단에 대해 검색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대충 사기당한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는지 카엘릭은 찝찝하게 왜 하필이면 짐승 발이냐고 물었으면. 

물론 진짜 토끼의 발로 만든 것은 아니겠지만 지나치게 보송보송한 가짜 핸드폰 고리들과 달리 조금 허름한 것이 찝찝한건 톨비쉬도 마찬가지. 

하지만 일단 선불을 내고 들어간 점집이라 그냥 버리기는 아깝다며 다시 핸드폰을 주머니속에 집어 넣었으면 좋겠다. 

그 이외의 별다른 이야기는 없다는 것을 확인한 카엘릭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서고 톨비쉬는 그를 현관까지 배웅. 

남겨진 커피잔을 치우며 거실을 정리하던 도중 카엘릭이 두고간 핸드폰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방금전까지 검색하던 핸드폰을 무슨정신으로 두고 나갔는지 아직 주차장에 있을 거라 생각하며 황급히 밖으로 나간 톨비쉬는 엘리베이터의 위치를 확인. 

중간에 몇번 결렸는지 아직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지 않은 것을 보고 잠깐 고민하다가 후다닥 계단을 향해 뛰어갔으면 좋겠다. 

 

이게 다 무슨 고생인지 간만에 제대로 운동을 하게 된 톨비쉬가 헉헉거리며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고 있을 때, 카엘릭은 아 맞다 핸드폰 하고 돌아서고 있었으면. 

잠깐사이에 다시 위로 올라가버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벽면에 기대어 서 있던 카엘릭은 비상구 계단쪽에서 우당탕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고개를 돌려 비상구를 확인. 

이어 여성의 비명소리가 날카롭게 울리고 다시한번 발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어떤 남자가 벌컥 하고 비상구의 문을 열며 밖으로 뛰어나왔으면 좋겠다. 

손에 날붙이를 숨기고 있던 남자는 젠장 하고 카엘릭을 향해 달려들려고 하지만 카엘릭이 반사적으로 가방을 치켜들자 단시간 안에 제압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는지 남자는 카엘릭을 밀치며 밖으로 도주. 

반사적으로 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핸드폰을 두고 왔던 터라 카엘릭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아직도 비명을 지르고 있는 계단위의 여성에게 달려가는 일 뿐이었으면 좋겠다. 

운동부족인 카엘릭이 최선을 다해 계단을 뛰어올라가는 동안 6층과 5층사이에서 흐느끼고 있는 여자는 4층에 떨어진 남자를 보며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중. 

이어 경비실에 연락이 들어갔는지 1층에서 사람이 올라오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엘릭에게 무슨일인지를 물었으면 좋겠다. 

경비원들에게 간단히 따라잡힌 카엘릭은 잘은 모르겠지만 비명소리가 울렸다며 윗층을 가리켜보이고 어떤 남자가 자신을 밀치고 도망쳤으니 방범카메라도 확인해달라고 전달. 

그리고 그 말을 전하는 동안 먼저 올라간 경비병이 여기 사람이 쓰러졌다! 하고 외치고 있었으면 좋겠다.

카엘릭은 반사적으로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것일 수도 있으니 그 사람 움직이게 하지 마세요! 하고 소리친뒤 다시 힘을 내서 4층까지 도착. 

쓰러진 사람은 다름아닌 톨비쉬로 카엘릭은 반사적으로 이런 젠장 하고 이를 갈며 톨비쉬의 상태를 확인했으면 좋겠다. 

다행히 톨비쉬는 계단에서 밀쳐진것 뿐인지 금방 의식을 되찾았고 여성은 경비원들에게 무사히 보호.

패닉상태였던 여성은 톨비쉬가 죽지 않은걸 전해듣고 나서야 진정하고겨우 사정을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여성은 몇 달동안이나 스토커에게 시달리고 있던 사람으로 며칠 전부터 이상한 액체가 자신의 집 앞에 뿌려져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서 경비원에게 신고. 

그 신고를 받았던 경비원도 그걸 확인하긴 했지만 딱히 수상쩍다고 보기는 힘든 잿가루가 섞인 물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도 찍어 경찰서에 가져가보아도 경찰들은 그냥 물처럼 보인다고만 대답했으면.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그 잿가루 섞인 물이라는게 요즘 오컬트 판에서 유행하는 사랑부적을 심는 방법이라는 것. 

자신의 이름과 상대의 이름을 써넣은 부적을 태워 물에 섞은뒤 그 물을 상대의 집 앞에 뿌리고 오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 주문이라는데 다시 찾아간 경찰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는 귀여우니 그냥 봐주라고 웃어넘겼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말은 곧 상대가 마음대로 이 아파트에 드나들고 있고 이 여성이 해당 호 수에 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마주치지 않을 시간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 

여성의 호소에도 결국 순찰을 늘리겠다는 대답만 돌아왔을뿐 여성 개인에 대한 보호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경찰서에 드나드는 모습까지 그 스토커가 확인했는지 현관문앞에 뿌려지는 물이 깨끗이 사라졌다는 점이었으면. 

하지만 운 나쁘게도 카엘릭이 톨비쉬의 집에 들렸다 돌아가던 날, 스토커는 여성이 경찰서에 다녀온 것과 자신의 부적이 효험이 없는 것에 인내심이 끊어졌는지 직접 여성의 집 앞을 서성이며 그녀가 귀가하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집앞에 낯선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한 여성은 위로 올라간 엘리베이터를 붙잡지 못하고 그대로 하차. 

바들바들 떨며 복도 구석에 숨어버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는 소리를 들었던 스토커는 아무도 복도를 걸어오지 않는 것을 수상하게 여기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다가가고 여성은 공포심을 이기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비상구로 뛰어내려가기 시작. 

자신이 수상하게 여겨졌다는 것을 깨달은 스토커는 금방 뛰어나간 사람을 뒤쫓지 못하고 당황해하지만 떨어진 소지품이 그녀의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비이성적인 분노에 휩싸였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싫어? 잠깐 이야기만 하자고 오해 좀 풀자고 찾아왔는데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않고 비명까지 지를 정도야? 하고 억측과 모멸감에 휩싸인 스토커는 부글부글 끓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단단히 굳은 얼굴로 비상구를 내려가기 시작. 

그즈음 톨비쉬가 카엘릭의 핸드폰을 발견해 내려가고 있었고 스토커가 여성을 따라잡았을 즈음에는 톨비쉬와 마주치게 된 것이었으면 좋겠다. 

 

뒤쫓아오는 발소리에 다리가 풀린 여성은 몇 층 내려가지 못해 다른 층의 비상구 문을 붙잡은채 울고 있었고 감정이 폭주한 스토커는 욕설을 섞어 여성의 이름을 부르며 자기가 그렇게 우습냐며 위협하는 중. 

우연히 이 상황을 마주친 톨비쉬는 거기 뭐하는 겁니까 하고 자신도 모르게 그 상황에 끼어들지만 여성은 마침 나타난 사람이 자신을 도우려는 것에 화색. 

스토커는 톨비쉬를 보며 밝아지는 여성의 표정을 보고 악의를 품고는 그대로 톨비쉬를 향해 날붙이를 꺼내들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 스토커를 보며 크게 당황하지만 일단 침착하게 그를 설득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 

하지만 이미 자신만의 생각과 열등감에 사로잡힌 스토커는 톨비쉬의 태도가 자신을 조롱한다고 생각했는지 더욱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으면 좋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건 저 스토커가 여성을 인질로 잡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것. 

주춤주춤 물러서던 스토커는 여성이 나가려던 문으로 빠져나가며 온갖 욕설을 퍼붓고 톨비쉬는 재빨리 여성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 

다시한번 울음이 터진 여성이 톨비쉬를 부여잡으며 톨비쉬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던 그 순간 돌아간줄 알았던 스토커가 갑자기 비상구로 돌진하며 톨비쉬를 밀쳐버린 것이었으면 좋겠다. 

의기양양하게 불의의 일격을 성공시킨 스토커는 톨비쉬에게 벼...별 것도 아닌게!! 여자 앞이라고 폼만잡고 있어!!!! 하고 소리를 지르다가 계단밑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톨비쉬를 보며 뒤늦게 현실파악. 

움찔 하고 뒤를 돌아보자 충격에 빠진 여성이 입술을 파들파들 떨다가 살인이야 하고 비명을 내질렀으면.

여성의 목소리에 놀란 스토커가 여성을 붙잡으려 하지만 소란이 길었던 탓인지 열려있는 비상구 너머 어느집의 현관문에서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스토커는 사람이 늘어나면 불리하다고 생각했는지 재빨리 비상구 아래로 뛰어내려갔고 이후는 카엘릭이 보았던 그대로. 

 

정신을 차린 톨비쉬는 그대로 카엘릭의 병원으로 옮겨져 정밀히 진찰을 받고 다시 병원신세. 

멍하게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톨비쉬에게 다가온 카엘릭이 정말 뭐에 씌인거 아니냐고 묻자 톨비쉬도 음.. 그럴지도 몰라.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카엘릭은 그럴지도 몰라는 무슨 그럴지도 몰라냐며 액정이 부서진 핸드폰으로 톨비쉬의 이마를 빡 하고 찍어내린 뒤 집에 가라며 소리를 버럭. 

어쩐지 병원에 들어오기 전보다 반창고가 하나 더 늘어난 톨비쉬가 로비로 나오자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성이 톨비쉬에게 넙죽 인사를 해왔으면 좋겠다. 

친구인지 보호자인지 다른 사람과 함께 앉아있던 여성은 이번 상해사건으로 스토커를 신고할 수 있게되었다며 당분간 다른 곳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설명. 

괜히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서 미안하다며 몇번이고 톨비쉬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당신 탓이 아니라 그 스토커 탓이라며 여성의 인사를 극구 사양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택시 정류장까지 두 사람을 배웅.

차가 떠난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자신도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경찰에 이야기 하는 것은 카엘릭이 도맡아 처리했으니 이제 대충 끝났다고 생각한 톨비쉬였지만 집에 돌아서는 순간 현관문 가득 잿빛 물이 끼얹어져 있었으면. 

언제 어떻게 다시 아파트로 돌아온건지 흠뻑 젖은 문을 보며 머리를 짚은 톨비쉬는 일단 이것을 경찰에게 보고. 

경찰은 물만 뿌린 것이 다행이라며 일단 이전 사건과 연관성이 있으니 이 일도 제대로 조사해보겠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자신도 잠시 다른곳에 머물러야 하는건 아닌가 고민하며 집에 돌아온 톨비쉬는 괜히 불안한 마음에 창문들을 한번씩 더 확인하고 현관문 잠금장치도 다시 확인. 

개인 집에 설치할 수 있는 방범용 카메라에 대해 검색하며 불안한 밤을 보냈으면 좋겠다. 

 

다음날, 최근 이상한 사건에 연달아 휘말렸던 톨비쉬는 계단에서 굴렀다는 말도 못하고 긴 옷으로 타박상을 가린채 회사로 출근. 

중간중간 카엘릭의 경찰놈들 왜이렇게 못알아듣는거야 성가셔 죽겠다(╯> △<)╯︵☆ 라는 문자가 오긴했지만 중간에서 잘 막고 있는지 톨비쉬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거의 없었으면 좋겠다. 

저녁 즈음 경비아저씨가 말을 걸어오며 검은 페트병을 든 수상한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마을 동승한 주민의 시선을 느꼈는지 중간에 도망쳤다는 것을 알려주며 톨비쉬에게 조심하라고 조언. 

톨비쉬는 여기서 더 어떻게 조심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다는듯 쓰게 웃고는 경비아저씨에게 수고가 많으십니다.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중간에 한번 실패했기 때문인지 잿물테러는 거기에서 종료. 시간이 지나 사건이 잊혀지고 카엘릭의 경찰푸념이 줄어들 때 즈음 여성도 다시 집에 돌아와서 이삿짐을 정리하기 시작. 

이사짐이 내려가는 것을 보며 누가 이사가나 하고 아무생각 없이 돌아보던 톨비쉬는 문득 낯이 익은 사람의 뒷모습에 고개를 갸웃 거렸으면 좋겠다. 

시선을 느꼈는지 민감하게 주변을 살펴보던 여성은 톨비쉬라는 것을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면. 

여성은 결국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며 톨비쉬에게 몸은 이제 괜찮냐고 질문. 

톨비쉬는 조금 부딪친 것 뿐이라며 이사간 집에서는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여성은 인사치레의 말이라도 고맙다며 그래도 이제는 걱정안한다고 대답. 

뭔가 좋은 소식이 생겼나 싶은 궁금증에 무슨일인지 묻자 여성은 살짝 고민하며 좋은 일이라고 해야할지 찜찜한 일이라고 해야할지.. 라고 머뭇거리다가 주변에 사람이 없는 지를 확인하고는 톨비쉬에게 조심스럽게 속삭였으면 좋겠다. 

며칠전에 사건 담당하던 분에게 연락이 왔는데 제 사건의 수사가 종결되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이 내려져서 더이상 그 사람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라고 말을 전한 여성은 이 이상은 언급하기 싫다는듯 가볍게 몸을 털어내고는 고개를 꾸벅 숙여보인뒤 이사짐센터의 트럭쪽으로 이동.

가만히 여성의 말을 곱씹던 톨비쉬가 카엘릭에게 전화를 걸자 카엘릭은 아, 그거 벌써 들었냐. 응응. 나도 방금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아마 죽은 것 같아. 교통사고로.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휘말린 일 때문에 짜증이 나는데 끝나는 부분까지 찝찝하다며 투덜거리는 카엘릭의 말을 뒤로하고 엘리베이터를 다고 올라간 톨비쉬는 복도를 걸어 집앞에서 정지. 어쩐지 매우 찜찜한, 그러나 갈아치우기에는 너무나도 비싼 현관문을 빤히 바라보다가 설마 무슨일이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집안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잠시 뒤 집밖으로 나온 톨비쉬가 현관문에 굵은 소금을 촥 하고 뿌리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음의 안정을 위한 약간의 퍼포먼스인 것으로. 

 

소금까지 뿌리고 핸드폰으로 재액뿌리치기, 액땜하기 등등을 검색하던 톨비쉬는 어느새 소파에서 잠이 들기 시작. 어김없이 꿈을 꾸기 시작한 톨비쉬의 앞에 작은 토끼가 한마리 뛰어다니고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꿈이라는 것을 티내는 건지 어두운 배경위로 하얀 토끼가 뛰어다니는 모습은 꽤나 이질적으로 느껴졌으면. 

깡총깡총 뛰던 토끼는 톨비쉬를 한번 흘끗 보더니 어둠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하고 톨비쉬는 그 뒤를 추격. 

갈 지(之)자로 이리저리 뛰는 토끼는 어느 지점에서 딱 멈춰서더니 뒷발로 현란한 스탭을 밟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펌펌펌 하고 스텀프를 밟는 것이 아닌 그 뒷자리를 따답 하고 밟고 일어나 두 다리로 추는 현란한 플라맹고 스탭. 

젠장 이거 꿈이구나 싶은 후회감도 잠시 이런 후회를 어디서 느꼈더라 하고 머리를 쥐어짜는 동안 빰빠라빰빰빰 빠바바밤 하고 스텝을 밟던 토끼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클라이막스로 치다르며 올레-!! 화려한 턴과 함께 두다다다 달리던 스탭을 멈춰선 토끼는 어느새 기하학적인 토끼문양의 가면을 쓴 무당으로 바뀌어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톨비쉬의 얼굴에 호밀알를 퐉 하고 뿌린 토끼는 낮은 남성의 목소리로 일어나. 죽기 싫으면. 라고 속삭이고 톨비쉬는 얼굴에 쏟아지는 호밀알갱이의 생생한 감촉에 후닥닥 놀라 기상. 

톨비쉬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는 동안 어디선가 칫 하는 혀차는 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톨비쉬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으면. 

 

그보다는 당장 얼굴에 쏟아져내린 불쾌한 밀알갱이 감촉을 털어내고자 몇번이고 얼굴을 쓸어내리며 숨을 고르다가 탁 소리나게 떨어지는 낯선소리에 시선을 내렸으면.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통에 소파에서 떨어진 핸드폰 뒷면에는 예의 그 토끼발 핸드폰고리가 묘하게 꼬질꼬질해진 모습으로 올려져 있었으면 좋겠다. 

잠시 저걸 버리면 안될까 고민하던 톨비쉬는 머리를 털어내고는 다시 핸드폰을 집어들었으면. 

전원버튼이 눌렸는지 환하게 빛나는 화면속에는 자기전에 살펴보던 게시판이 그대로 띄워져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화면이 새로고침된 탓인지 hot 표식을 단 글이 올라왔으면. 

글의 제목은 요즘 유행하는 사랑부적의 반대버전이 있다는거 알아? 라는 내용. 

그 아래에는 이전 스토커가 사용했다는 사랑부적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저주부적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오직 사랑만을 갈구하는 사랑부적과 달리 저주 부적은 일정한 대가를 걸고 하는 부적이라는 것. 

사용하는 쟤료도 간편하게 인쇄해서 불태우던 사랑부적과는 달리 저주 부적에는 대가로 ~~를 지불하겠습니다. 라고 쓰는 문장과 지장을 찍는 칸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묘하게 현대식이면서도 꺼림칙한 부적에 사람들은 누가 부적을 인쇄해서 사용하냐며 이젠 귀신도 복사기에 고통받는 시대, 노 젬  예스 스트레스, 등의 악플로 대답했으면. 

하지만 진짜 흥미로운 것은 마지막 줄이라고 생각했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지막줄에 혹시나 호기심으로 해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부적은 내가 조금 손본상태로 올렸어 진짜 하지마 이거 위험해 는 말을 언급하며 진짜 부적은 어떻게 생겼냐고 질문. 

그에 화답하듯 댓글에는 수많은 이미지 링크들이 걸려 있고 또 그아래에는 낚인 자들의 욕설과 뒷사람들을 방지하려는 필사적인 만류메세지, 그냥 하고싶은 말들을 늘어놓은 헛소리 등등이 잔뜩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이제 슬슬 게시판 분위기에 적응했는지 쓸데없는 말들을 거르며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를 찾아보려고 애를 썼으면. 

이런 헛소리에 휘둘리는 자신이 한심하기는 하지만 일단 짐작가는 곳이 없지는 않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스크롤을 내리던중 누군가가 이거 방금 태웠는데 희석은 얼마나해? 라고 질문. 

아래로는 요리 레시피도 아닌데 물은 몇리터 넣냐고 묻는건 대체 뭐냐는 조롱조의 댓글이 달렸지만 글쓴이와 같은 익명의 아이디는 네가 원하는 만큼. 하지만 잿물이 진할 수록, 그리고 양이 많을 수록 네가 치뤄야 하는 대가가 커진다는 것만 명심해.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이것 역시 사랑부적과는 다른점이었기에 톨비쉬는 이 정보에 대해서 유심히 생각. 

그러던중 문득 경비아저씨가 말했던 새까만 패트병을 든 남자에 대해서 떠올렸으면 좋겠다. 

처음 자신의 집 앞에 뿌려진 이상한 물도 언뜻보기에 잿물이라는 것을 알 정도의 농도였는데 새까만 패트병이라면 얼마나 진한 물이었던 걸까. 그 물병이 진짜 이 주술을 따라한 물인지 그리고 자신의 집앞에 뿌려질 물이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톨비쉬는 어쩐지 조금 오싹한 한기를 감지. 

괜히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거실의 불을 환하게 밝혔으면 좋겠다. 

잠시 후 이불을 들고 나온 톨비쉬가 소파에 드러누워 다시 자는 것으로 하루가 종료. 

 

그리고 그 이상한 토끼 꿈을 꾼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카엘릭이 뜬금없이 너 요즘은 그 꿈 안 꾸냐? 라고 물어왔으면 좋겠다. 

카엘릭의 먼 친척이라는 4살배기 르웰린이라는 아이와 함께 양손 빵야빵야 놀이를 하며 죽은척 시늉

(팀장삼촌 왜 안일어나 빨리 살아나/ 팀장삼촌은 리스폰 부활 패널티 먹어서 바로 못살아나 300초 있다가 다시 살아날게)을 하고 있던 톨비쉬는 아, 요즘 안 안꿔. 라고 대답. 

그러나 아마도. 라고 자신의 말을 번복했으면. 카엘릭은 꾼다는 건지 안꾼다는 건지 확실히 말하라며 인상을 찡그리지만 톨비쉬는 꾸는 걸지도 모르고 안꾼건지도 몰라 기억의 희미해서 예전처럼 확실하게 이상하다 라는 느낌은 없어. 라고 대답. 

그냥 좀... 쫓긴다? 쫓아간다? 잘 모르겠군. 어딘가를 정처없이 걷고있는 느낌이야. 라고 덧붙였으면 좋겠다. 

카엘릭은 심리적인? 그냥 관성적인 불안감인걸까 하고 고민하다가 그럼 그 사람 찾는거는? 하고 다시 질문. 

톨비쉬는 음.. 그쪽은 여전히. 라며 핸드폰을 흔들고는 르웰린의 공격을 피해 반대편으로 뒹굴. 

카엘릭은 차라리 질문을 바꿔보는게 어떻냐며 너와 그 사람만이 아는 공통점이 있을거아니야.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같은 꿈을 꾸는 거 말고 무슨 공통점? 이라고 되묻는 톨비쉬를 보며 카엘릭은 두번째. 라고 대답. 

첫번째 이상한 꿈 속에서 만난 사람을 두번째에서도 만났다며 첫번째는 인터넷에 올린 글이라 분별력이 떨어진다 해도 두번째 꿈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두번째 꿈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물으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질문. 

톨비쉬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똑똑한데? 라고 대답하자 카엘릭이 어이구 주여.. 하고 가슴을 콩콩 두드렸으면 좋겠다. 

당장 올려야할 문장이 생각났는지 톨비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르웰린이 방해 할 수 없는 곳으로 직행.

르웰린이 톨비쉬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자 카엘릭이 그 뒤를 따라왔으면 좋겠다.

(팀장삼촌 아직 140초밖에 안지났는데 왜 일어나? /우와 우리 렐린이는 벌써 100넘게 셀줄 아는구나... / 렐린이 신시엘라크잖아. 팀장삼촌 빨리 누워. / 그래그래 하지만 인생의 헤비 과금러인 삼촌은 케시템인 수호자 부활석을 써서 푸드덕할 수가 있단다.) 

톨비쉬가 핸드폰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버리자 뒤따라고던 르웰린은 세상 믿을 삼촌 없다는 환멸의 표정으로 깊은 한숨.

자, 르웰이는 할애비 삼촌이랑 놀자 하며 르웰린이 가장 좋아하는 빨간색 동화책(소리 남, 빛도 남, 저절로 넘어가는 기능 탑재)을 꺼내들고 나서야 겨우 화장실문에 대한 시선을 거뒀으면 좋겠다. 

한편 카엘릭의 조언대로 잡화점에 불지른 알바생을 찾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톨비쉬는 불지른 이유에 대해 정확히 대답해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라는 내용으로 게시글을 업로드.

새로운 미스터리식 퀴즈인가 고민하는 사람부터 이젠 하다하다 오컬트 게시판에서 데이트 상대까지 찾느냐는 비난성 댓글, 이거 신체 건강하시고 약물복용안하시는 분들 모집하는 구인글의 암호버전 아니냐는 음모성 추측등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다행히 이전과는 다르게 이벤트라고 생각하는건지 허튼소리를 보내는 메세지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문제는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틀리는지 혹은 어떤 이벤트 모집 메시지는 아닌지 물어보는 메세지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 

무슨 스무고개 게임을 하자는 건지 별별 희안한 이유들과 창의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리수적인 답변들, 허무개그성 메세지, 소설투고형 장문의 글등 무엇이든 톨비쉬의 상상했던 그 이상의 메세지들이 수두룩하게 도착해 있었으면 좋겠다.

시험삼아 직장동료에게 잡화점을 불태울만한 이유에 대해서 묻자 그게 뭐에요? IQ 퀴즈? 음.. 일단 그 뭐냐 잡화점이라는게 게임에 나오는 다0소 같은거 말하는거죠? 라고 대답했기 때문에 의욕상실. 

됐다.. 아무것도 아니야. 하고 가버리는 톨비쉬의 뒤에서 잠깐만요!! 한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더!!! 하고 애절하게 외치는 바람에 부서 내에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이변이 일어 난 것은 직장에서의 사소한 오해가 흐지부지 잊혀졌을 즈음의 어느 저녁. 

어쩐일인지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뒤척이던 톨비쉬가 쿵하는 소음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뭔가 떨어지는 소리. 혹은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 

헉하고 빠져나간 숨을 다급히 들이마셔 보지만 어쩐지 갑갑한 느낌이 해소되지 않았으면. 

몇 차례나 심호흡을 하는 동안 여전히 어지럽고 몽롱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는 걸 느낀 톨비쉬가 가슴을 움켜쥐고 거실에 나오자 창백한 전자기기의 불빛이 거실을 밝히고 있었으면 좋겠다. 

마치 공포영화의 클리셰 처럼 노이즈 가득한 화면으로 켜져있는 텔레비전과 이중 삼중으로 비쳐보이는 베란다의 유리창속 자신의 모습. 

그리고 톨비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는듯 딩동하고 초인종 소리가 울리며 인터폰 가득 낯선 남자의 얼굴이 비쳐보였으면 좋겠다.

새까맣게 물들어 사람인지 짐승인지 모를 모양새로 우두커니 서 있는 남성은 톨비쉬가 거기 안에 있다는걸 아는 것 마냥 손으로 무언가를 흔들고 있었으면.

녹색 페트병이기에 내용물은 잘 분간이 가지 않지만 마치 비눗물처럼 거품이 이는 액체를 한껏 흔들어낸 남자는 뚜껑을 열고 그것을 인터폰과 현관문 앞에 쏟아붓기 시작. 

그리고는 아주 느리고 불분명한 목소리로 저주.. 라고 속삭였으면 좋겠다. 

인터폰 특유의 전자음과 뒤섞여 스산한 분위기를 내는 목소리가 말하고 있는 문장은 저주받아라. 였으면. 

하지만 문제는 톨비쉬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남에게 이런식으로 원한을 받을 일은 전혀 없다고 생각해왔었다는 것. 

캥기는 것이 전혀 없었던 톨비쉬는 이런 기괴한 행태에 두려움을 느끼기 보다는 뭔데 남의 집에 와서 이 난리인가 하는 불쾌감을 먼저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분노때문인지 더할나위 없이 정신을 말똥하게 차리고 거침없이 걸어나가 현관문을 벌컥 열었으면.

하지만 일어나는 순간부터 거실의 모습까지 모든 것이 현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든 현관앞에는 무언가가 쏟아진 자국도, 인터폰에 비친 사람의 모습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모습. 

대신 쿵 소리가 난 이유가 이것이라고 보여주듯 언젠가 꿈에서 탭댄스를 췄던 토끼 한마리가 현관문 앞에 몸을 웅크리고 쓰려져 있었으면 좋겠다. 

검은색 물웅덩이 속에서 죽어있는 토끼를 발견한 톨비쉬가 인상을 찡그리며 손을 뻗는 순간 토끼가 붉은 눈을 휘번뜩하고 뜨며 내가 찾으라는 거 찾았어? 라고 말했으면. 

 

인터폰의 음성보다 토끼의 입에서 흘러나온 중년 남성의 목소리에 더 놀란 톨비쉬가 헉 하고 깨어난 곳은 당연하게도 자신의 안방.

한참동안 입을 꾹 다문채 콧바람소리를 가득한 심호흡을 반복하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반대방향으로 팔을 뻗어 암막 커튼을 걷어내었으면 좋겠다. 

무사히 해가 밝아온 창문바깥을 아련히 바라보던 톨비쉬가 언제부터 이런신세가 된건가 하고 한탄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 

그리고 꺼림칙하게도 핸드폰의 달아놓았던 토끼발이 무언가에 그슬린것마냥 새까맣게 변한채 현관 한가운데에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까맣게된 토끼발을 쓰레기통에 버린 톨비쉬가 찜찜한 마음을 안고 다시 회사에 출근하는 것으로 세번째 에피소드.

 

19.07.07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14769102765168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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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au)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 2

트위터/au모음 2019. 9. 13. 03:30

 

 

두번째 에피소드는 톨비쉬가 상담을 받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 

상담자는 친구이자 의사인 카엘릭. 

 

평소에 오컬트에는 관심이 1g도 없던 톨비쉬라 그 이상한 꿈들과 1박2일 실신은 다소 충격적인 경험이었던 것으로. 

그 꿈을 꾼지 벌써 몇 주가 지났지만 톨비쉬는 아직도 가벼운 불면증 상태.

잠이 얕게 드는 것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형체가 어른거리나 의식이 멀어질라하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깨어나는 통에 지난 몇 주간 톨비쉬의 수면사이클은 완전 엉망이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더욱이 그 때 보았던 게시글은 신변에 문제가 생겨 모두 지웁니다. 라는 짧은 글 하나만 남기고 모두 지워져 자신이 정말로 댓글을 남겼는지 안남겼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 

카엘릭은 톨비쉬가 인터넷에서 찾아온 캡쳐본이라는 것을 읽으며 꿈을 꾸기 이전 톨비쉬의 일상과 그때 받았던 스트레스따위를 면밀하게 분석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고다니던 사람도 아니니 트라우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이상한 이야기를 듣고 영향을 받은 것도 아니고. 

진지한 얼굴로 그 날 보았던 파란 후드티를 찾아 쇼핑몰 센터를 뒤지고 다니는 톨비쉬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던 카엘릭은 들고있던 테블릿으로 톨비쉬의 정수리를 가격. 

약이나 처방해 줄테니 자라. 하고 톨비쉬를 집으로 돌려보냈으면 좋겠다. 

 

카엘릭 선생님의 특별조치를 따라 핸드폰은 off. 

잠들기 전 가볍게 스트레칭은 필수, 따끈한 물에 샤워는 옵션.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침대에 돌아온 톨비쉬의 손에는 다소 거부감이 느껴지는 알약 한 정이 들려 있었으면 좋겠다. 

어쩐지 상큼한 레몬향이 나는게 모 비타민제약의 알약 만드라고라 C와 비슷한 느낌을 주긴 했지만 카엘릭이 절대로 부작용이 없는 완벽의 수면보조제라고 했으니 그렇게 믿고 섭취. 

속았다는 느낌을 애써 지우고 침대에 눕자 거짓말처럼 잠이 몰려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김없이 떠오르는 꿈의 형태는 신기하게도 어느 중세풍의 오두막이었으면.

 

장소는 깊은 숲속, 제법 가파른 언덕끝에 고즈넉하니 지어진 오두막에서 일어난 톨비쉬의 앞에는 

흐릿한 글씨로 세안. 이라는 문구가 띄워져 있었으면 좋겠다.

이건 또 무슨꿈이지 라고 생각할 새도 없이 부엌으로 이동한 톨비쉬는 푸닥닥 소리를 내며 빠르게 세안. 

면도는 생략하고 그대로 셔츠에 얼굴을 문지른뒤 식탁의자에 걸쳐져 있던 얇은 외투를 입고 오두막 밖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다시한번 나타나는 흐릿한 글자는 산책. 이라고 바뀌어져 있는 상황. 

다시한번 문구가 지시한 대로 집 근처를 한바퀴 돌고 오는 동안 톨비쉬는 자신의 몸과 의식이 어쩐지 따로따로 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몸은 정면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톨비쉬의 의식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주변은 모두 깊은 숲속, 뾰족한 나무로 보아 산세가 험하거나 사람들이 가까이 하지 않는 지역. 

언덕을 내려가는 길은 한 곳 뿐이고 길이 이어진 방향 먼쪽에는 사람이 사는 마을같은것이 보였으면 좋겠다. 

언뜻 돌벽같은 것이 보이는 걸 보면 요새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톨비쉬가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동안 산책을 끝낸 꿈속의 톨비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아침식사. 

그릇을 물이 든 대야에 집어 넣고 돌아서자 언제 옷을 갈아입은건지 아까보다 튼튼해 보이는 옷과 신발이 입혀져 있었으면 좋겠다. 

어김없이 떠오른 글자에는 순찰. 이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었으면. 

꿈속의 톨비쉬는 이번에도 문구의 지시에 따라 숲으로 이동. 언뜻 저기로 들어가면 되는건가 싶은 장소에 다다르자 1이라는 글씨가 쓰여진 하얀 천이 펄럭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빽빽하게 들어찬 숲속에는 입구의 나무 말고도 여러개의 천이 묶여져 있었으면. 

점점이 이어진 하얀천들은 일종의 이정표. 꿈속의 톨비쉬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1번 나무를 지나 2번 나무로 이동. 

그렇게 하얀 천을 따라 숲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나무는 모두 24개로 톨비쉬는 꿈속의 자신이 어떻게 이 것들을 찾아다니는지 신기할 지경. 

눈 한번 깜빡할 사이에 다음나무를 찾아내며 거침없이 움직이는데 그 모습이 마치 숙련된 레인저와 같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런 능숙한 움직임에도 집에 돌아왔을때의 시각은 이미 늦은 오후. 

점심을 먹기엔 조금 늦고 그렇다고해서 저녁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시각에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널려진 옷가지나 대야가득 들어있는 그릇이 그의 눈에 들어왔으면 좋겠다. 

청소. 라고 쓰여진 글씨를 통과해 들어가며 집안으로 들어선 꿈속의 톨비쉬는 집안을 치우기 시작. 

어수선했던 집이 정리되자 본격적인 허기가 느껴지며 꿈속의 톨비쉬의 시선이 달력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알반 헤루인 이라고 쓰여진 달력 아래에는 8이라는 글씨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으면.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없는 톨비쉬는 이제 긴장을 풀고 잠자코 꿈속의 자신이 행동하기를 기다리는 중. 

곰곰히 생각하며 달력을 바라보던 꿈속의 톨비쉬는 외출용 외투를 뒤져 지갑을 찾아낸 뒤 제법 신이난 발걸음으로 마을을 향해 달려갔으면 좋겠다. 

 

길을 내려간지 얼마 안된 것 같았지만 눈을 잠시 부비는 사이 꿈속의 톨비쉬는 이미 마을에 도착. 

사람들이 잔뜩 오고가는 삼거리에 우두커니 멈춰선 꿈속의 톨비쉬의 모습에 사람들은 어떠한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마치 꿈속의 톨비쉬가 보이지 않는다는듯 자연스럽게 톨비쉬를 피해 움직이는 사람들은 어쩐지 그 지하철 속 승객들과 같은 느낌을 주었으면. 

하지만 그런 이질감이 톨비쉬에게 전해지기도 전에 어디선가 낭랑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며 한 중년 여성이 꿈속의 톨비쉬에게 접근. 

어휴, 레인저 양반. 왜 이제야 내려왔어. 생선 장수 아저씨가 한참을 기다렸다고. 라며 투박한 손을 살랑살랑 내저어보였으면 좋겠다. 

꿈속의 톨비쉬는 그녀를 알고 있는지 고개를 가볍게 숙여보이고는 무언가라고 웅얼거리기 시작했으면. 

알아들을 수 없는, 정확히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말이었지만 여성은 그 말이 재미있다는듯 그래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럼 큼지막한 양파랑 신선한 샐러리로 준비해 둘테니까 이따 찾으러와. 하고 시장쪽으로 이동. 

꿈속의 톨비쉬는 잠시 그녀가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발걸음을 돌려 반대편골목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이어 잠깐잠깐씩 끊어지긴 했지만 생선장수의 생선과 중년여성의 양파, 그리고 샐러리를 사서 돌아온 꿈속의 톨비쉬는 저녁식사를 직접 만들어 먹은뒤 그릇들을 정리하고 다시 침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진짜 톨비쉬의 푹신한 침대와 달리 나무 삐걱거리는 소리가 요란한 딱딱한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자 다시 아득한 현기증이 느껴졌으면. 

꿈에서 깨는 걸까 생각하는 톨비쉬의 의식이 흐려지는가 싶은 순간 눈앞에는 다시 익숙한 천장이 보이기 시작. 

희미하게 커튼의 틈새사이로 새어들어오는 빛의 의지해 주변을 둘러보던 톨비쉬는 어느새 자신이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 앉아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어질거리는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린 톨비쉬는 당장 핸드폰의 전원을 켜고 카엘릭에게 전화. 

첫마디부터 이 돌팔이가. 라고 말하자 카엘릭이 숨넘어가게 웃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카엘릭의 비타민 처방은 톨비쉬에게 제법 효과가 있었고 톨비쉬는 그날이후로 원래의 컨디션을 회복했으면. 

카엘릭은 톨비쉬의 극적인 플라시보효과에 놀라워하며 새로 꿨다는 꿈에서 흥미. 

그러나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에는 휴가가고싶은 마음이 표현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으면 좋겠다. 

시원한 숲과 아담한 오두막, 평화로운 일상에 친절한 마을 주민들.

흔히 볼 수 없는 잉어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기 취향의 저녁식사.

톨비쉬는 굳이 휴가를 떠난다면 자신은 레져시설이 갖춰진 펜션이 좋다고 대답했지만 카엘릭은 그래, 자네에게 필요한건 자연과 더불어 숨쉬는 휴가일세! 하고 톨비쉬를 시골에 있는 펜션으로 보내버렸으면 좋겠다. 

물론 톨비쉬는 일이 있어서 불가능 할것이라 대답했지만 융통성과 일의 효율, 그리고 직원복지를 중시하는 알반기업은 시원스럽게 톨비쉬의 휴가를 허가해버리고 어느새 톨비쉬의 손에는 펜션장 열쇠가 들려져 있었으면. 

이미 결제까지 끝난 열쇠를 반납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톨비쉬는 얌전히 펜션으로 들어가 휴식. 

그리고 펜션생활이 3일째에 접어들던날 톨비쉬가 다시한번 그때와 똑같은 꿈을 꾸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다시 꾸기 시작한 꿈은 그 때와 같이 깊은 숲속의 오두막. 

첫 날의 꿈과 똑같이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하고 늦은 아침을 먹고 순찰을 돌고 집안을 치운뒤 마을로 내려가 장을 보는 일상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오두막의 천장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산책길에 나와 있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숲속,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리면 집에서 달력을 보고있는 중. 

마치 한번 본 영화를 빨리감기 하는 것마냥 드문드문 끊겨진 기억은 자연스럽게 과거의 경험과 맞물려 그것이 자연스러운 생략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으면. 

제대로된 의식이 돌아온 것은 저녁 장거리를 보기 위해 마을로 내려온 시점. 

멍하니 삼거리에 서서 넋을 놓고 있던 톨비쉬는 문득 꿈속의 자신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더이상 구분이 필요없을 정도로 확끌어당겨진 일체감 때문인지 이제까지 제 3자의 시점에서 보던 꿈이 1인칭으로 바뀐 것같은 느낌을 주었으면. 

멍하니 자신의 손을 돌아보던 톨비쉬는 어휴, 레인저 양반. 왜 이제야 내려왔어. 라는 인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다가오는 사람을 관찰. 

큼지막한 눈에 서글서글한 인상이 선해보이는 분홍색 머리의 중년여성은 투박한 손을 살랑살랑흔들며 생선 장수 아저씨가 한참을 기다렸다고. 라는 말을 덧붙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톨비쉬는 이 상황이 아직 이해가 되지를 않아 대답할 수가 없는 상황. 

톨비쉬가 아무런 대답없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응? 하고 미소짓고 있던 중년여성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응? 으응? 하고 대답을 재촉하는 것같은 묘하게 가라앉은 눈웃음이 톨비쉬에게 기이한 압박감을 가해왔으면. 

이러한 압박감은 여성에게서만 오는 것이 아닌 마을 전체의 변화로 발전. 

와글와글 시끄럽던 사람사는 동네 특유의 소음이 잦아들며 오싹한 침묵이 톨비쉬의 곁으로 슬그머니 다가오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까르르 웃으며 뛰어다니던 아이들도 서서히 뜀박질을 멈추고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걸음을 멈추고 톨비쉬를 돌아보기 시작. 

톨비쉬는 그제서야 아 이거. 지하철에서의.. 하고 기시감을 느끼며 어색하게 웃고는 하하 글리니스씨도 잘 지내셨습니까. 하고 대답. 

그리고 준비된 대사처럼 오늘도 여전히 아름다우시네요. 저도 마침 생선이 생각나서 내려왔던 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따 가는길에 양파나 샐러리를 좀 사가려고요. 라고 말하며 긴 숨을 들이마셨으면 좋겠다. 

긴장을 들키지 않기 위해 유창하게 연기를 펼지던 톨비쉬는 다시 훅 하고 멀어져가는 압박감을 느끼며 겨우 한숨. 

글리니스라고 불린 여성은 호호호 하고 웃으며 그래그래.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그럼 큼지막한 양파랑 신선한 샐러리로 준비해 둘테니까 이따 찾으러와. 라는 말을 남기고 시장쪽으로 멀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톨비쉬가 눈을 깜빡이자 생선자루가 손에 들려있고 다시 눈을 깜빡이자 저녁식탕의 앞. 

어느 새 침대에 누워있는 톨비쉬는 이것도 그것과 똑같은.. 이라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는 곳은 자신의 방도, 휴가차 옮겨왔던 펜션방도 아닌 오두막의 침대. 

흐릿하게 떠있는 세안. 이라는 글자를 보며 톨비쉬의 표정이 심각하게 가라앉았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무슨일이 생긴 것인지를 이해하기위해 눈앞의 글자를 방치한채 앉아있었던 톨비쉬는 글씨가 점점 뿌옇게, 그리고 붉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 

동시에 마을에서 입을 다물었을 때처럼 기이한 시선들이 느껴지며 집안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어쩐지 이대로 붉은 글씨를 방치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붉게 달아올랐던 글씨가 다시 하얗게 변해버렸으면.

 하지만 서 있는 상태에서도 글씨는 다시 붉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었고 톨비쉬는 꿈속에서 보았던 대로 부엌으로 이동. 

세안을 하고 수건을 찾으려 하지만 이내 쓰게 웃고는 티셔츠를 끌어올려 얼굴을 닦았으면 좋겠다. 

글씨가 사라진 덕분인지 집안에서 느껴졌던 의문의 시선과 압박감은 사라져 있었으면. 

하지만 얼마 안있어 다시한번 산책이라느 글씨가 떠오르며 톨비쉬를 압박. 

무언에 떠밀리듯 밖으로 나가자 글씨는 다시 어디론가로 사라져 있었으면 좋겠다. 

얆은 외투를 걸친 상태로 밖으로 나온 톨비쉬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오두만 근처를 확인.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지만 집 주변에는 감시도구나 인기척도 없었으면 좋겠다. 

뒷마당에는 나중에 쓰려고 모아둔건지 마른 건초와 장작더미, 도끼같은 것만 놓여져 있는 것을 확인. 

톨비쉬가 확인한 장소들은 꿈속에서 돌아다니던 산책길과는 다른 루트였지만 이것도 산책으로 칠 수는 있는건지 다시 원래의 길로 돌아가라는 압박감이나 시선은 느껴지지 않았으면. 

 

집에 돌아온 톨비쉬는 다시 레인저의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숲으로 이동. 

여기까지는 꿈대로 행동했지만 문제는 이 다음이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전에 느낀대로 1번이라고 쓰여진 하얀 천이 묶인 나무는 입구에 있어 발견하기 쉬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번의 나무가 어디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 

꿈속의 톨비쉬는 이상하리만치 뛰어난 눈썰미로 다음 나무를 찾아갔지만 그런 능력이 있을리가 없는 진짜 톨비쉬는 난감하다는듯 숲입구에 서서 턱끝만 쓰다듬었으면 좋겠다. 

북슬북슬하게 자라난 수염을 매만지는 동안 가물가물한 눈을 깜빡이던 톨비쉬는 어느새 주변 하늘이 조금 어둑해졌다는 것을 깨닫고 하늘을 확인. 

다시 시선을 내렸을땐 어느새 집안 청소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난 것은 둘째치더라도 하늘을 올려다 보던 자신이 실내에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톨비쉬는 자신도모르게 숨을 들이마시며 자리에서 일어섰으면. 

달그락 거리는 그릇들을 무시하고 밖으로 뛰어나온 톨비쉬는 다시한번 숲 입구로 달려가지만 하얀 천이 묶인 나무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으면 좋겠다. 

대신 그 자리에는 1번이라고 쓰여진 팻말이 화살표 모양으로 박혀있고 멀지 않은 곳에는 2번이라는 팻말이 또 박혀있었으면.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가라앉히려는 톨비쉬의 눈앞에는 어김없이 마을. 이라는 글씨가 떠올라 있고 톨비쉬는 어느 새 마을 삼거리에 서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 마을에 도착한 시간이 너무 늦었다는 것.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 거리마다 등불을 내걸고 있는데도 어린 아이들은 여전히 활기차게 뛰어다니고 사람들 또한 늦은 시각에도 웅성거리며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는 상태. 

멀리서 다가온 글리니스는 손에 생선자루와 야채꾸러미를 들고서는 어휴, 레인저 양반. 왜 이제야 내려왔어.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느때와 같이 손을 흔드는 대신 자루를 내밀어 보이며 생선 장수 아저씨가 한참을 기다렸다고. 라고 말했으면. 

톨비쉬는 어색하게 웃으며 저번과 똑같이 하하 글리니스씨도 잘 지내셨습니까. 하고 대답하지만 글리니스는 톨비쉬의 말을 싹뚝 자르며 아니, 왜 늦게 내려왔냐니까. 하고 웃으면서 질문. 

여전히 아름다우시네요 라는 말을 꺼내지도 못할 분위기 속에 톨비쉬가 어색하게 입을 다물자 글리니스가 응? 하고 미소지은 얼굴로 되물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어색하게 웃으며 집안일에 너무 몰두하다 보니.. 하고 가볍게 흘려넘기려 하지만 글리니스는 아 그랬어? 난 또. 자네가 숲에서 길이라도 잃은 줄 알았지. 에구구 나도 참 주책이지? '레인저'인 톨비쉬군이 숲에서 길을 잃을리 없는데 말이야. 하고 입을 가린채 호호 웃어보였으면 좋겠다. 

어느새 글리니스의 짐을 넘겨받은 톨비쉬는 어색하게 웃으며 주변을 경계하고 글리니스는 그런 톨비쉬의 어깨를 토닥이며 내일은 늦지 말어. 응? 생선장수 아저씨가 아주 실망하고 돌아갔거든. 하며 톨비쉬에게 경고. 

톨비쉬가  예에.. 하고 대답하자 글리니스는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스르륵 사라졌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톨비쉬의 시야가 빙글 하고 돌며 완성된 저녁식사 앞에 앉아있는 변화였으면. 

 

톨비쉬는 이 모든 상황이 매스껍다고 느끼며 식사를 거부하려고 하지만 붉은 글씨가 격렬하게 흔들리며 톨비쉬에게 식사를 강요. 

결국 억지로 밥을 먹고 자리에 눕자 눈을 감을 새도 없이 다시 하늘이 밝아왔으면 좋겠다.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에 괴로워 할 틈도 없이 다시 해가 저물고 다시 해가 뜨고 또 해가 저물기를 반복. 

며칠이 지났는지 몇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했는지. 자신이 왜 이런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흐려질 무렵 꿈속의 톨비쉬가 어렴풋하게 다른 세상의 꿈을 꾸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언뜻 시골풍경의 펜션이 보인다던가. 정장을 입을 몇몇 사람들이 그에게 걱정스럽게 말을 걸어온다던가. 

연보라빛 머리카락에 하얀 가운을 입은 안경을 쓴 남자가 예사롭지 않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식의 짤막짤막한 장면들이 있는 이상한 꿈. 

어디서 그런 것을 보았지.. 하고 멍한 몸을 일으켜 순찰을 나가려고 하는 순간 톨비쉬의 귓가 어딘가에서 후후후.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 

숲은 전보다 더 어두워졌고 팻말또한 다시 하얀 천으로 바뀌었지만 톨비쉬는 더이상 아무련 어려움 없이 숲을 타며 정해진 루트를 돌고 있었으면 좋겠다. 

마을 사람들은 친철하고 저녁식사는 언제나 똑같은 생선요리. 

식사를 마치고 잠이 들면 다시 해가 떠오르는 그런 일상. 하지만 그렇게 똑같은 일상에 휘말려 서서히 자의식이 흐려져가고 있던 어느 날. 

여느때와 같이 저녁식사거리를 사기 위해 마을에 내려간 톨비쉬의 앞에 새빨갛게 불타오르는 마을이 보였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치고 글리니스와 어린 아이들은 어떻게.. 어떻게 이런일이.. 어떻게 이런 잔인한짓을..! 하고 비명을 지르며 절규하다가 톨비쉬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며 다가와 불길이 치솟아오르고 있는 작은 가게를 지목. 

당신..! 당신이 어떻게 좀 해봐요! 레인저잖아요! 저기 저 사람.. 아니, 저 괴물을.. 쫓아내요! 라며 톨비쉬의 등을 떠밀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얼떨결에 불 속으로 통과하여 가게안으로 뛰어들어가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불꽃에 그을리지도 뜨거움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면. 

하지만 멀쩡한 것은 톨비쉬 뿐인듯 가게는 이미 엉망진창으로 어지럽혀져 있고 가게는 온통 불바다가 된 상태. 

그 안에서 씩씩 거리며 쓰러진 점장을 내려다보고 있던 한 사람이 톨비쉬를 향해 휙 고개를 돌리더니 넌 또 뭐야! 라고 소리쳤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침착하게 서바이벌용 나이프를 꺼내드는 동안 갑자기 뛰어들어온 레인저를 유심히 바라보던 젊은 점원은 어....? 당신, 그때 그 지하철의 남자 아니에요? 라고 말했으면. 

지하철이라는 단어에 움찔 하고 톨비쉬가 반응하자 점원은 확신을 가진듯 맞죠! 그때 지하철에서 유일하게 정장을 입고 있었던 그 사람..! 와, 엄청 반갑다. 당신도 여기 있었어요? 어떻게 여기왔어요? 또 꿈이 겹친건가? 우와 세상에..! 이런일이 연속으로 일어나기도 하는구나 하고 깨방정을 떨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동시에 이때까지 반항할 의지를 잃은 채 레인저로서 행동했던 톨비쉬의 의지에도 희미하게 흔들림이 발생하기 시작. 

톨비쉬의 눈이 떨리고 있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점원은 음음. 역시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네요. 아무튼 이걸로 꿈에서 깨어났으면 좋겠는데. 라고 말했으면. 

꿈...? 하고 정말 오래간만에 톨비쉬가 정해진 대사가 아닌 새로운 말을 입에 담는 순간 가게 밖에서 웅성이던 사람들이 다시 비명을 지르기 시작. 

네네. 꿈이요. 이거. 이 이상한 꿈 말이에요. 하고 활짝 웃은 점원은 내가 어지간하면 이런 끔찍한 일은 안 저지르는데 아니 글쎄 이 사람이 자꾸 사람을 노예취급하잖아요. 잡화점 점원이면 점원이고 나이가 어린거면 나이가 어린거지 욕먹는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며칠 씩이나 똑같이 반복되다보니 욱하는 마음에 그만.. 아, 그렇지만 절대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아무리 욱한다고 해도 이런 막나가는 일을 항상 저지르는건 아니거든요? 이거 다 꿈이라는거 알고 한 일이라구요. 그도 그럴것이 여기.. 하고 말하며 주섬주섬 목뒤의 매듭을 풀던 점원은 점원용 앞치마를 내던지며 홀가분하다는 듯히 손을 터는 모습. 

매일 똑같은 일만 반복되잖아요. 이정도 변화는 있어줘야 깨어날 것 같아서요.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점원의 모습이 훅 하고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글리니스에게 생선자루를 받았던 이질적인 둘째날과 마찬가지로 침대위에서 깨어난 톨비쉬는 다시 시작되는 아침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 

세안을 하고 산책을 하고 순찰을 돌고 마을로 내려갔을 때까지 톨비쉬의 일상은 여전히 똑같은 흐름과 똑같은 순서를 지켜나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마을은 여전히 평화로웠고 장바구니에는 어느때와 같이 생선과 양파, 샐러리가 가득.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항상 수레를 끌고와서 생선을 팔던 생선장수가 가게를 열었다는 것. 

그리고 그 가게의 위치가 어제 불이 났던 잡화점의 위치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던 톨비쉬는 집에 돌아와 생선을 구우며 초조하게 식사라는 글씨를 응시. 

커다란 생선이 구워지는 동안 문득 생각이 났다는듯 밖으로 나간 톨비쉬가 이미 한껏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다보며 깊게 심호흡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두막 뒤에 쌓여져 있던 건초들을 숲에 옮기기 시작했으면. 

 

얼추 생선이 다 구워질 시간이 되었는지 잠잠하던 식사. 라는 글씨가 슬슬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지만 톨비쉬는 여전히 건초를 숲 여기저기에 뿌리고 다니는 중. 

화덕아래에는 미리 가득 채워놓았던 장작더미들이 새빨간 불꽃을 흔들며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이내 지나치게 기름을 많이 담고 있던 냄비를 집어삼켰으면 좋겠다.

물처럼 바글바글 끓고 있는 기름냄비속에서 잘 구워지다못해 바싹 익어버린 생선이 검게 타들어가는 동안 매캐한 냄새가 베인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 

톨비쉬 또한 그 타이밍에 맞춰 건초더미에 불을 놓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포르륵 타오르던 작은 불씨는 잠시 타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짙은 연기를 남기며 소멸. 

눅눅한 숲의 습기 때문에 불이 붙기 어려운듯 보였으면 좋겠다. 그러나 진짜 불꽃은 이미 겹겹이 쌓인 나뭇잎층 사이를 파고들어가고 있었으고 톨비쉬는 이것을 숨기기 위해 연기가 나는 지점을 자근자근 밟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언덕아래에서는 연기를 보고 달려온건지 여러명의 장정들이 흉흉한 눈빛을 빛내며 몰려오고 있었으면.

가장 앞에는 눈을 휘번뜩하게 빛내는 글리니스와 생선장수가 서 있었고 그 밖에도 여러가지 날카로운 무기들을 들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모두 숲으로 모여들었으면. 순식간에 톨비쉬를 둘러싼 사람들은 아무말 없이 톨비쉬를 위협. 

글리니스가 어휴 레인저양반, 밤중에 이게 다 무슨일이야 하고 묻지만 톨비쉬는 예전처럼 대답없이 글리니스를 빤히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응? 이게 다 무슨일이냐니까. 하고 묻는 글리니스의 미소는 이전과 같이 압박감을 주지만 톨비쉬는 묵묵히 시선을 내려 타다만 건초더미를 내려다 보았으면. 

좁혀온 마을사람들이 톨비쉬를 향해 손을 뻗으려는 순간 레인저의 오두막에서 펑 하는 폭발음이 들리며 모두의 주의를 돌리고 톨비쉬는 그 틈을 타서 도주. 

집안에서 터져나온 폭발음은 기름이 가득 들어있던 냄비가 끓어넘치다 못해 쏟아내져린 소리로 집 여기저기에 흩뿌려진 기름이 튀어나간 불씨들을 집어삼키며 오두막 전체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진짜 큰 불은 오두막이라는 것을 깨달은 마을사람들이 급히 오두막으로 달려가지만 톨비쉬가 노린 것은 그 다음과 다음. 

사람들이 오두막에 시선을 빼앗긴 틈을 타서 숲 안쪽으로 도망친 톨비쉬의 손에는 아직 뿌리지 않은 등유가 들려 있었으면 좋겠다. 

불을 끄라고 소리치던 글리니스가 킁 하고 고개를 돌렸을 때는 이미 숲 가득 등유냄새가 퍼진 뒤였으면. 

안돼! 하고 비명을 내질렀을 때는 이미 늦은 상황. 나뭇잎 층 사이에서 희미하게 잠들어있던 불씨는 이미 화르륵 타오르며 모습을 드러내었고 땅속 깊은 곳에서 시작된 잔불씨들은 등유가 떨어진 발자국을 쫓으며 숲 여기저기로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순식간에 불에 휩쌓인 숲의 모습에 오두막의 불을 끄려던 마을사람들은 망연자실하게 멈춰서 숲을 바라보고 숲속에 있던 톨비쉬는 잡화점 점원이 사라졌을 때와같이 스르륵 녹아서 소멸. 

다시 깨어난 곳은 병원 침대로 익숙한 문양이 박힌 환자복이 톨비쉬에게 입혀졌으면 좋겠다. 

깼냐? 하고 무심하게 말을 걸어오는 말에 톨비쉬가 역시 돌팔이.. 하고 대답하자 카엘릭이 쓰게 웃어보이는 것으로 에피스드 2.

 

19.07.06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147420846341799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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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au)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 1

트위터/au모음 2019. 9. 13. 03:10

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이 보고싶다.. 

 

현대au니까 톨비쉬는 정장이고.. 밀레와 첫만남은 원숭이꿈에서 함께 탈출. 

매일 밤 같은 꿈을 꾸는 톨비쉬로 시작. 최근 피곤한 일이 많아 출근하는 것이 고역인 톨비쉬가 지하철에 앉아 멍하니 창밖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배경. 

머리는 출근길이라 인식하고 있지만 바깥은 노을이 붉게 드리워져 있고 역광에 그림자진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보이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지하철의 소음은 피로한 몸에 노곤함을 더하고 무기질적으로 높낮이 없이 울리는 안내방송은 귓가에 닿기도전에 흩어저 웅얼거리는 소리로만 들었으면.

멍하니 가방을 끌어안은 상태로 오늘 회의주제가 뭐였지 저번에 처리했던 그 일은 어떻게 되었지 등등을 생각하는 동안 톨비쉬의 주변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방송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리는 문쪽으로 이동. 

방송이 여러번 반복되는 동안 단 한번도 열차가 멈춘적은 없었는데 사람들은 자꾸만 줄어들어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끝없이 이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이제 슬슬 도착할때 되지 않았나 싶어 다음 역을 확인하려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문득 맞은편 문가에 앉아있는 한 사람이 눈에 띄었으면. 

 

지나치게 고요한 다른 인간들과 달리 겁에 잔뜩 질려있는 표정이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가운데 입술을 파르르 떨며 엄지손톱을 물어뜯고 있던 그 사람이 시선을 휙 돌려 톨비쉬를 응시. 

깜짝 놀랄만한 박력이었지만 놀란것은 되려 저쪽인듯 마른침을 꿀꺽삼키며 떨고있던 입술을 꾹 깨물었으면 좋겠다.

금방이라도 피가 베어나올것 같이 붉어지는 입술을 보며 저정도로 꺠물면 아프겠다 라고 생각하던 톨비쉬는 무의식적으로 아, 하지만 꿈이니까 아프지는 않으려나 하고 생각. 

그 순간 띠리리리- 하고 울리는 알림소리와 함께 다음역은 xx역 xx역 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라는 방송이 흘러나왔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내릴 역의 전 역이었기에 톨비쉬는 아 이제 슬슬 채비를 해야겠구나 하고 혹시 떨어진 소지품은 없나 확인하는데 그 떄까지 톨비쉬를 빤히 응시하고 있던 맞은 편 사람은 톨비쉬가 움직이는 모습에 흠짓 놀라며 저.. 저기요. 하고 톨비쉬를 호명. 

혹시.. 혹시 여기 처음이세요? 아니, 사람은 맞으시죠? 하고 이상한 질문을 던지는 목소리가 지나치게 울먹거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사람이지 그럼 뭐겠냐는 언짢은 시선으로 맞은편 사람을 돌아보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사람은 안도하는 표정을 지으며 크게 한숨. 

아 사람이구나. 진짜 사람이야.아아.. 다행이다. 진짜 사람도 있었어. 진짜 제가 이 꿈을 며칠동안 꾼건지 진짜 장난이아니라.. 하고 횡설수설 하는 사람을 무시한채 자리에서 일어나자 희게 질린 맞은편 사람이 일어나지 말아요! 라고 소리쳤으면 좋겠다. 

무슨 헛소리냐는 톨비쉬의 표정에 맞은편 사람은 일어나지 말아요! 내릴 생각도 하지 말고요! 당신도 어렴풋이 알잖아요 이거.. 하고 다급하게 외치다가 다시 띠리리리- 하고 울리는 알림소리에 입을 다물고 주변을 확인. 

다음역은 침묵, 침묵역입니다. 내리셔야 하는 불청객은 당신입니다. 라는 말과 함께 맞은편에 앉아있던 사람이 훅 하고 사라지며 열차안은 다시 침묵. 

자신이 내려야할 역이 지나가버린 톨비쉬는 엉거주춤하게 일어서있던 엉덩이를 다시 의자에 붙이며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주변을 둘러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철컹 철컹 흔들리는 열차소리에 홀려 잠이 들어버린 뒤 다시 눈을 뜬 곳은 자신의 침대 위.

띠리리리- 하고 기본음으로 울리는 알람을 끄고 일어나는 것이 프롤로그

 

이상한 꿈을 꾸고 일어난 톨비쉬는 자연스럽게 아침일과를 마치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자가용에 착석. 

그러고 보니 이상한 꿈이었네 하고 주차된 차를 몰아 회사로 출근하면서 내가 지하철을 탄게 벌써 몇 년 전의 일인데 말이야 라고 생각. 

하지만 꿈속에서 있었던 일이 생생하게 기억나고 있는건 맞는건지 회의 내용은 그 꿈속에서 고민하던 주제에 관한 것이었고 이어 보고된 일처리는 톨비쉬가 걱정했던 그대로. 

능숙하게 일을 지시하고 점심메뉴를 고르며 식당으로 내려가던중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다른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게되었으면 좋겠다. 

맞아 너 그 게시글 봤어? 하고 소근거리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작았기 때문에 제대로 알아들은 말은 없었으나 최근 유행하는 어느 게시판에 흥미로운 글이 올라왔다는 내용.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톨비쉬였지만 어쩐지 그 직원들이 말했던 어후 난 그런 꿈 꾸면 당장 열차에서 뛰어내릴텐데 라는 말이 계속 신경쓰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결국 찝찝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한 톨비쉬는 지나가던 자신의 부서 사람을 붙잡고 혹시 이런 게시판을 아냐고 묻고 그 직원의 도움을 받아 게시판에 접속. 

직원들이 말한 유행하는 게시판이라는 건 괴담이나 오컬트 이야기가 올라오는 익명의 게시판이었고 그곳에서 올라오는 흥미로운 글은 벌써 8일째에 접어든 어느 악몽을 꾸는 사람의 글이었으면 좋겠다. 

벌써 며칠째 시달리고 있는건지 이제는 익숙하게 꿈에서 보았던 일들을 풀어놓는 게시자의 글 아래에는 이제 식상하다는 말이나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올떄도 되었지 라는 조롱하는 댓글들이 가득. 

하지만 아래에는 그냥 편히 보면 볼만 하다는 말도 간간히 섞여있고 이제 슬슬 글쓴이의 차례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섞여 있었으면 좋겠다. 

이미 몇차례 새로운 등장인물이라는 것이 지나갔었는지 이번 등장인물은 어떻게 '죽을까'라는 의문들이 대다수였으면. 

댓글을 먼저 살펴보고 나서야 본 글을 훑어본 톨비쉬는 점점 눈썹을 찌푸리며 다시 게시글의 시간을 확인. 

시간은 오늘날짜의 아침, 톨비쉬가 한참 아침준비를 하며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을시각. 

일어나자마자 바로 쓰는거니까 좀 횡설수설하더라도 이해해줘 라고 시작되는 첫문장이 유난히 눈에 거슬려 보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퇴근후 집으로 돌아온 톨비쉬는 평소와 같이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알람을 확인 오늘 있었던 일들을 다시 확인하고 내일 해야하는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다가 얕은 짜증을 부리며 베개를 끌어당겼으면 좋겠다. 

최근 잠을 설쳐서인지 이것도 저것도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톨비쉬는 엎드려 누운 자세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으면. 

베개를 끌어안고 있는 자세 그대로 지하철에서 눈을 뜬 톨비쉬는 다시금 그 새빨간 노을을 발견하고 아 출근길이구나 라고 생각. 

희미하게 아직 멀었겠지 라는 생각이 떠오르고 오늘도 반복되는 구나 라는 익숙함이 뒤따라 느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유난히 이 풍경이 익숙한 이유는 이와 같은 묘사를 몇차례나 읽었기 때문에. 

어디서 읽었더라 하고 멍하니 눈을 깜빡이던 톨비쉬는 핸드폰을 떠올리며 검색기록같은 것에 남아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으면. 

베개처럼 끌어안고 있던 가방을 뒤적이자 무의미한 흰 종이 몇 장과 평소에는 쓸 일이 거의 없는 플라스틱 볼펜 몇자루 그리고 오래된 구식 핸드폰이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핸드폰은 써본적 없는데 하고 폴더를 열자 안에는 3-5프레임정도로 움직이는 강아지 사진이 움직이고 있었으면. 

터치식이 아닌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샆ㅇ리나 클ㅇ 도 없는 화면이라 톨비쉬는 인터넷에 접속하기위해 한참동안 여러가지 방식을 시도. 

이것저것 메뉴버튼을 눌러보던중 가운데 그려진 집모양 버튼을 누르자 마침내 A,net이라는 이상한 브라우저가 실행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시작된 화면조차도 검색기록은 커녕 검색창이 어디있는지도 모를 모습이었으면 쓸데없이 반짝이는 효과를 넣은 9개의 아이콘과 2468의 숫자를 눌러 움직여야 하는 시스템. 

꾹꾹 번호를 눌러 북마크라고 쓰여진 화면에 들어가자 여러가지 주소들과 이름들이 줄맞춰 떠올랐으면 좋겠다. 

이것만 알면 지하철 정복 노선도 간략정리 라던가 당신의 운세를 봐드립니다. 라는 운세사이트라던가 쭉쭉 8번버튼을 눌러 아래로 내려가던 중 톨비쉬의 눈에 낮익은 게시글의 제목이 보였으면. 

 

어제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그게 자꾸 이어지고 있어. 라는 글은 그가 오늘 회사에서 읽었던 그 게시글. 

톨비쉬가 지하철 내의 묘사를 글로 읽은 것이 어디였는지 기억해 내는 순간 열차 스피커에서 띠리리리- 하는 알림음이 울렸으면 좋겠다. 

어차피 뭉게져서 들리는 음성이라 알림음을 무시한 톨비쉬는 게시글을 선택하고 화면이 바뀌기를 대기. 

아래쪽의 파란 진행바가 더디게 올라가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문득 시선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가 느낀 시선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주변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무관심한 표정으로 각자의 방향을 응시. 

정확히는 정면의 창문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으면. 

톨비쉬는 문득 자신의 맞은편 두어자리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서 있는 사람들을 기이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런 톨비쉬의 의심을 느꼈는지 근처에 자연스럽게 서 있던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슬금슬금 움직여 다음칸이나 이전칸으로 떠나가버렸으면. 

정확하게 창문이 보일 수 있도록 비워진 정 가운데의 두 자리와 톨비쉬와 절대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맞은편 사람들의 시선.

어제는 이상한 사람과 잠깐 눈을 마주쳤었는데.. 하고 그 사람이 앉아있던 자리를 확인하자 그곳에는 전혀 다른 인상의 사람이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었으면 좋겠다. 

저 사람이었나? 하고 혼란스러운 생각이 잠시 머릿속을 어지럽히지만 톨비쉬는 무의식적으로 저런 눈이 아니었다 라고 부정했으면. 

저런 얼굴이, 저런 입매가 저런 옷차림이 아니었다. 라고 하나하나 부정하는 동안 맞은편의 앉아있던 사람의 눈과 얼굴형, 입매가 꿈틀거리며 변하기 시작. 

잠깐 다른곳에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그 자리를 바라보았을때는 전혀 다른 얼굴에 다른 옷을 입은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있었으면 좋겠다. 

본격적으로 의구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톨비쉬였지만 냉정하게 지금의 상황을 '이상하다'라고 평가내리며 이를 티내지 앉은채 정면을 응시. 

그러고보니 이 꿈.. 하고 시선을 내려 핸드폰을 확인하자 쭉 이어져야하는 긴 글 대신 벌써 들켰네. 라는 세 글자만 왼쪽 윗줄에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끼이이익 하는 감속소리와 함께 열차가 터널에 들어가는 것으로 두번째 꿈이 끝나고 톨비쉬가 침대에서 기상.

 

헉하고 일어난 톨비쉬가 황급히 핸드폰을 확인하지만 검색기록속 게시글은 여전하고 꿈에서 접속했던 a,net이라는 브라우저도 찾지 못했으면 좋겠다. 

기분나쁜 식은땀을 닦아내기 위해 입고 잤던 티셔츠를 벗는 동안 게시판에는 새로운 글이 올라오고 톨비쉬는 화장실로 들어가며 이것을 확인. 

어제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그게 자꾸 이어지고 있어.(9) 라고 올라온 글에는 대박이야 어제는 아무도 안죽었어 대신 옆칸에서 사람들이 몇몇 들어왔고. 게다가 열차가 터널에 들어갔는데 이거 혹시 나쁜징조일까? 라고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옆 칸이라.. 하고 핸드폰을 세면기에 내려놓은 톨비쉬가 푸석푸석해진 거울 속 제 얼굴을 들여다 보다가 샤워기아래로 들어가는 것으로 2째날 시작.

 

중간 스킵하고 다시 3번째 잠을 자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3번째 꿈이 시작하자 마자 고개를 들어올린 톨비쉬는 여전히 붉은 노을이 짙은 창밖을 확인. 

이것은 출근길이고 나는 내가 내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라는 생각이 아주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있지만 맞은편에는 여전히 무표정한 사람들이 앉아있었으면 좋겠다. 

정면의 빈 자리를 확인하고 시선을 돌려 서 있는 사람들을 응시하자 서있는 사람들은 어제와 같이 은근슬쩍 자리를 비우기 시작. 

톨비쉬 또한 그들과 같은 의도인듯 자리에서 일어나 옆칸으로 가는 사람들의 무리속에 끼어들었으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사람들의 행동거지는 매우 자연스러웠지만 문제는 그렇게 가는 방향에 정말로 게시판의 글쓴이가 있냐는 것. 

확신을 하지 못한 상태로 일단 열차가 나아가는 방향쪽으로 자리를 옮겨 보았지만 옆칸도 톨비쉬가 있던 곳과 마찬가지로 무표정한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있는 풍경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치 톨비쉬에게 여기 앉으라는 것 처럼 중앙 자리가 세자리 정도 비어져 있었으면. 

톨비쉬는 빈 자리를 무시한채 또 다른 다음칸으로 나아가지만 다음칸도 또 다음칸도 여전히 사람들은 고요히 앉아있고 중앙의 세 자리는 비워진 상태. 

한참을 나아가던 톨비쉬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객실칸의 번호를 확인하지만 번호는 확실하게 바뀌고 있었으며 그저 자신이 뭔가를 크게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내 생각이 잘못된걸까 혼란스러워진 톨비쉬는 멍하니 걸음을 멈추고 통로위에 멈춰서고 한참동안 그자리에서 대기. 

그러자 가방속에서 지잉 하는 문자소리가 울려오며 새 메세지가 왔다는 신호를 전달. 

마치 진짜 민원접수실에서 보내온 문자처럼 8자리 번호가 찍혀진 발신자의 아래에는 *통로에 서 있으면 위험하니 자리에 착석해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내용이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문자를 확인하는 동안 문득 소름끼치는 시선을 느낀 톨비쉬가 휙하고 고개를 들어올리자 좌석에 앉아있던 무표정한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정면을 응시. 

객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관찰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톨비쉬의 얼굴이 희게 질리는 순간 띠리리리- 하는 알림음이 울려왔으면 좋겠다. 

다음역은.. ... . ...입니다.. 내리실문은... 하고 희미하게 멀어지는 소리와 함께 꿈에서 깨어난 톨비쉬가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워하다가 침대 아래로 추락했으면. 

 

턱하고 부딪쳐오는 바닥의 충격에 겨우 숨을 토해낸 톨비쉬는 떨어진 핸드폰을 가까스로 주워들어 미리 켜놓았던 화면을 새로고침. 

어김없이 올라온 새 글의 내용을 확인하지도 앉은 채 어디있습니까. 라고 댓글을 달았으면 좋겠다.

글쓴이는 아직 접속중이었는지 ? 누구? 라고 대답. 몇번째 칸에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라고 재 댓글을 달은 톨비쉬는 그대로 신음소리를 내다가 잠시 기절.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았을때는 이미 오후였으면 좋겠다. 

휴일을 공으로 날려보낸 톨비쉬가 딱딱한 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확인하자 톨비쉬의 댓글 아래에는 이거 무슨컨셉? 갑자기 분위기 시리어스. 등의 조롱조의 댓글이 가득. 

무의미한 댓글의 맨 아래에는 글쓴이로 보이는 익명 아이디로 열차 칸을 확인해볼 생각은 못했지만 일단 옷차림은 알려줄게요. 나는 짙은 청색 후드에 청바지, 신발은 운동화인데 신발끈은 형광색 나는 주황이에요. 운동화 색은 차콜. 이라고 댓글이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그 아래로 이어지는 청청무엇, 갑분형광주황 이라는 댓글들을 무시한 톨비쉬는 잠시 머리를 헝클어트리다가 침대에 바로 누워 길게 심호흡. 

방금 난 일어난 사람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다시 4번째 잠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4번째로 일어난 열차는 마치 그런 톨비쉬와 댓글을 조롱하기라도 하듯 전부 파란색 후드티에 청바지, 그리고 형광주황색 나는 끈으로 묶인 차콜색 운동화를 신은 승객들의 모습. 

일부러 의도한 것인듯 모두 똑같은 옷을 입은 객실안에서 톨비쉬의 정장차림은 유독 튀어보였으면 좋겠다.

꿈은 더이상 톨비쉬를 속일 의도조차 감추지 않는건지 일제히 톨비쉬를 바라보며 그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면. 

침착하게 시선을 무시한채 핸드폰을 꺼내든 톨비쉬는 다시a,net이라는 곳에 접속하여 북마크를 확인. 

쓸데없는 저장목록들을 내려 게시글에 접속하자 이번에는 별다른 기다림없이 꽉 들어찬 텍스트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문제는 그 텍스트들의 대부분이 깨져있어 알아 볼수 있는 것은 어■ 이■■ 꿈을 ■■는■ 그게 ■꾸 이어지고 ■어. 라는 글자뿐. 

끝에 달린 괄호 안의 숫자를 더듬어 최신화로 이동하려 하자 로딩바가 버벅이며 뒤로 후퇴했으면 좋겠다. 

중간즈음에서 다시 뒤로 또 중간즈음에서 다시 뒤로. 

이번에도 이상한 글자가 떠오르려나 포기하고 일어나려는 순간 ■■ ■■■꿈을 꾸■■ ■■ ■■■고 있어(10) 이라는 새 게시글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깨진 글자탓인지 꿈을 꾸고 있어 라고 바뀐 10번째 게시글에는 4자리 숫자가 전부. 

핸드폰은 숫자를 확인하기 무섭게 아무런 전조없이 꺼져버렸지만 톨비쉬는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차량번호가 쓰여진 자리로 이동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있는 곳에서 진행방향으로 세 칸.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이 꿈을 계속 꾸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 톨비쉬가 거침없이 다음칸으로 이동하자 스피커에서는 어김없이 띠리리리- 하는 알림음이 나왔으면 좋겠다. 

승객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금일 열차 운행중 약간의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사오니 승객여러분들께서는 안전을 위하여 운행중 자리 이동을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흘러나오는 방송은 분명 톨비쉬를 겨냥한 방송. 

하지만 톨비쉬가 이를 듣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칸으로 이동하자 열차는 그런 톨비쉬를 위협하는 것 마냥 덜컹 하고 차량을 흔들기 시작. 

쿵, 덜컹. 쿵 하고 무언가로 내리치는것 마냥 전등을 깜빡이며 열차를 거칠게 흔들지만 안에 앉은 승객중 그 누구도 당황하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오히려 이 보든 것이 톨비쉬의 탓이라는듯 눈한번 깜빡이지 않은채 톨비쉬를 응시하고 있지만 방송의 효과 때문인지 일어나서 길을 막는 사람은 없었으면. 

 

톨비쉬는 비틀거리는 걸음속에서도 용케 균형을 잡아 또 다음칸으로 이동. 

그런 톨비쉬를 기어코 넘어트리고 말겠다는듯 열차는 갑작스럽게  급제동을 그러면서 다시 가속을 하지만 톨비쉬는 의연히 열차를 가로질러 마지막 통로 앞에 도착했으면 좋겠다. 

그동안 지나다녀왔던 통로와는 달리 새까맣게 가려진 열차문은 보기만 해도 섬뜩한 분위기가 한껏 피어오르고 있었으면. 

하지만 톨비쉬가 이에 개의치 않고 통로의 문을 열려고 하자 열차는 마지막 경고라는듯 어둠속에서 새하얀 손을 뻗어 문에 달라붙으며 열지마열지마열지마열지마열지마 라는 문자를 다수 전송. 

분명 꺼졌던 핸드폰인데도 열지 않으면 텍스트를 읽을 수 없는 폴더폰인데도, 쉼없이 울리는 알림소리는 언제부터인가 띵동하는 문자알림음이 아닌 사람의 목소리로 열지마 라고 속삭이고 있고 지나온 열차의 모습은 전부 어두워져 이제 빛나는 것은 톨비쉬와 그의 손에 쥐어진 핸드폰 그리고 어두운 문 너머에서 뻗어나온 창백한 손자국들 뿐이었으면 좋겠다.

손자국이 안에서 찍히고 있는 것인지 등뒤에서 뻗어나온것이 비치고 있는 것인지 묘하게 흐릿하게 번져나가는 이중 창의 굴절된 상을 바라보던 톨비쉬는 마침내 문을 열고 세번째 칸으로 이동하고 열지마 라고 쉼없이 속삭이던 목소리는 비명을 지르며 소멸. 

톨비쉬가 발을 내딛는 순간 탁 하고 울린 발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린 파란 후드의 청바지차림의 사람은 초조하게 깨물고 있던 엄지손가락을 내리며 톨비쉬가 있는 방향을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열차는 여전히 노을안에 잠겨있지만 무표정한 승객들은 하나도 없이 평화로운 열차 안. 

앉아있는 사람은 오직 후드티를 입은 첫날의 그 사람뿐이라 톨비쉬는 내심 안도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면. 

 

갑자기 나타난 새 사람을 보고 놀랐던 것은 후드티의 사람도 마찬가지라 잠시 경계하던 후드차림의 사람은 눈을 크게 뜨고는 당신..! 역시 그때 그 사람이죠? 며칠전에 만났던 살아있던 사람..!! 하고 톨비쉬를 향해서 확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톨비쉬를 향해 다가오려고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무리 달려도 두 사람의 거리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이한 현상을 눈치챈 후드티의 사람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고 있는 가운데 톨비쉬 또한 새로운 차량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자신이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내심 당황한 상태. 

후드티를 입은 사람이 이대로 도망쳐야 할지 아니면 저기 있는 사람을 어떻게든 도와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영원할 것 같았던 노을이 서서히 저물며 열차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김없이 울리는 띠리리리- 하는 알림소리에 두사람이 흠칫 놀라며 스피커가 있는 방향을 응시.

한없이 느려지고 뭉게진 음성으로 다음 역은.. 종..점.. 종...점...입니다.. 살아...남은.. 승객..분들...께...서는.... 모두.. 하차... 하..차... 모두.... 놓쳐버렸....네... 하고 말하다가 지지직 거리는 소음과 함께 종료. 

방송이 끝나는 시점을 기점으로 노을도 완전하게 저물며 어둠에 잠겨버렸으면 좋겠다. 

어두운 터널속 어딘가에 끼이이익 하는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푸식하고 김을 내뿜은 열차의 문이 일제히 열리는 순간 톨비쉬가 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첫번째 에피소드.

 

19.07.05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14713940283075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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