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au)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 3

트위터/au모음 2019. 9. 13. 03:57

세번째 에피소드는 사람을 찾는 글을 올리는 톨비쉬로 시작. 

 

정말 이렇게 까지 하고싶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실신한 것으로도 모자라 직장에서 기절까지 했던 톨비쉬는 결국 이 일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하며 본격적인 해결책을 찾아 다니기 시작. 

카엘릭 또한 이전의 사건에 책임을 느끼고 조금 더 진지하게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나 평범한 심리한적 접근으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으면 좋겠다. 

어찌되었건 두 꿈 모두 어떠한 사람을 만나고 나서는 해결방법을 알아내었으니 톨비쉬는 다시한번 그 사람을 찾아봐야겠다고 결심. 

자신을 알리기 위해 전에 보았던 게시판에 그때의 글쓴이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지만 답장으로 도착한 메세지는 조롱기 가득한 질나쁜 메세지나 오히려 다른 오컬트 게시글을 추천하는 사람, 사칭, 자신이 누군지는 말해 줄 수 없지만 다짜고짜 일단 만나자며 같은 메세지들만 가득이었으면 좋겠다. 

결국 이것도 저것도 실패로 돌아간 톨비쉬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점집에 찾아가는 것. 

이런건 믿을 수 없다는 본능적인 거부감이 그의 발목을 잡아끌었지만 세번째까지 운이 좋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점집에 찾아간 톨비쉬는 일단 호밀알을 얼굴 가득 후드려 맞고 얼른 앉아! 라는 호통에 공손히 무릎 걸음. 

이상한 동물가면을 뒤집어쓴 무당은 쯧쯧쯧쯧, 얼굴은 잘생겼는데 머리는 멍청하구나. 이 지경이 될 때 까지 무엇을 하다 이제왔을꼬. 잘생기긴 잘생겨서 인망은 좋겠다만 본인이 박복하여 평생동안 싸돌아다닐 팔자로다. 하고 부채를 촥 펼친 뒤 이마가 훤한걸 보니 장군님을 모시면 딱일텐데. 본인이 장군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 더 높으려나? 으응.. 신내림감으로는 딱인데. 하고 중얼거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내 으응.. 아니다 아니야 눈매에 독기가 서린것이 저런게 신을 받으면 지가 신이 된다고 남의 등에 칼꼽고도 남을 놈이지, 어허 어디서 눈을 부라리고 있느냐!! 하고 웅얼거리다가 또다시 호밀알을 팍팍.

눈을 꾹감고 까슬까슬한 호밀알을 털어낸 톨비쉬가 원래 쌀알쓰는거 아니냐고묻자 무당은 되려 짜증을 내며 이놈! 낙원에 좋다면 뭐든 다 들이고 보는 모리안님이라면 몰라도 우리 이리니드님은 옹고집 속좁은 켈트신이라 쌀밥 안 드신다!! 하고 뒤에 놓인 석상을 촥하고 부채살로 가리켜보였으면 좋겠다. 

젠장, 옆집 마하보살집으로 들어갈껄, 들어와도 꼭 사이비로 들어왔네 하고 눈썹을 꿈틀거리던 톨비쉬는 또 호밀을 던지려는 무당의 손짓에 눈을 움찔 감고는 고개를 팍 돌리고 대기. 

 

톨비쉬의 방어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무당은 손에 쥐고 있던 호밀을 살살 쟁반위에 뿌리며,

으음.. 보인다 보여 흰꼬리 검은꼬리 몽구스 꼬리가 살랑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하고 다른 소리를 늘어놓았으면 좋겠다. 

몽구스는 또 왜 나오는 건가.. 하고 기력을 잃어버린 톨비쉬에게 무당은 네 앞길에 앞으로 6개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데 반은 네것이고 반은 남의 것이나 내게 네거 네게 내거 지 입으로 함께한다 말했으니 고생도 내거 낙원도 네거 으음.. 음음.. 그렇구나 옳지 점괘가 나왔다. 하고 불시에 쟁반을 와장창. 

얼핏 점을 보는 모양새에 방심하고 있던 톨비쉬가 다시 밀알세례를 받으며 눈을 감자 무당이 파하하핫 하고 웃어보였으면 좋겠다. 

근시일내에 너는 죽어! 라고 호기롭게 외치는 무당의 말에 톨비쉬가 그 말 왜 안하냐 했다 라는 표정을. 

이어 예정된 순서마냥 하지만 그래그래. 여기 이 부적을 지니고 있으면.. 하고 물건을 꺼내자 톨비쉬가 볼일 다 봤다는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러자 갑자기 저자세가된 무당은 태도를 싹 바꾸며 그러지말고 아니 왜 벌써가시고 그럽니까. 자자, 이거 가져가십시오. 아 글쎄 분위기 좀 잡는다고 밀알갱이 좀 얻어맞은걸 가지고 그렇게 화내시기는.. 이거 꼭 가져가시고 집안 청소 열심히 해두십쇼. 요즘은 봉변당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런 부적 한두가지쯤은 필수 아이템, 아니 패션 아이템이라니까요. 하고 톨비쉬의 주머니에 억지로 토끼발을 쑤셔넣었으면 좋겠다. 

잊지 마십쇼. 당신 목숨이 며칠 안남았다는거. 살고 싶으면 전생에 당신과 명줄이 겹친 사람을 찾으세요. 못찾으면 그냥 죽는거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진 마시고. 하고 손까지 흔들어가며 톨비쉬를 배웅한 무당은 아이고 모처럼 팔자 편하게 살려고 했더니 라며 가면을 벗어던지고 새 가면을 착용. 

얼떨결에 행운의 토끼발을 들고 나온 톨비쉬는 사기당했다 라는 느낌을 지우지 못한채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은 뒤 며칠동안 매일같이 들썩였던 메세지창은 이제 잠잠해져 가고 있었고 그중에서 게시판 글쓴이에 관한 소식은 여전히 0개.

병원에서는 톨비쉬에게 이제 그만 와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으며 직장 동료들 또한 톨비쉬가 쓰러졌던 일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오직 카엘릭만이 여전히 2-3일에 한번씩 톨비쉬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별다른 일이 없었는지 물어왔으면. 

 

어느때와 같은 질문에 톨비쉬가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핸드폰에 매달아둔 토끼발을 꺼내보이며 이런 일이 있었다고 보고. 

카엘릭은 그런게 무슨 효용이 있냐며 머리를 가로젓지만 손으로는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하며 톨비쉬가 갔던 사단법인 이리니드 샤먼총단에 대해 검색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대충 사기당한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는지 카엘릭은 찝찝하게 왜 하필이면 짐승 발이냐고 물었으면. 

물론 진짜 토끼의 발로 만든 것은 아니겠지만 지나치게 보송보송한 가짜 핸드폰 고리들과 달리 조금 허름한 것이 찝찝한건 톨비쉬도 마찬가지. 

하지만 일단 선불을 내고 들어간 점집이라 그냥 버리기는 아깝다며 다시 핸드폰을 주머니속에 집어 넣었으면 좋겠다. 

그 이외의 별다른 이야기는 없다는 것을 확인한 카엘릭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서고 톨비쉬는 그를 현관까지 배웅. 

남겨진 커피잔을 치우며 거실을 정리하던 도중 카엘릭이 두고간 핸드폰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방금전까지 검색하던 핸드폰을 무슨정신으로 두고 나갔는지 아직 주차장에 있을 거라 생각하며 황급히 밖으로 나간 톨비쉬는 엘리베이터의 위치를 확인. 

중간에 몇번 결렸는지 아직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지 않은 것을 보고 잠깐 고민하다가 후다닥 계단을 향해 뛰어갔으면 좋겠다. 

 

이게 다 무슨 고생인지 간만에 제대로 운동을 하게 된 톨비쉬가 헉헉거리며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고 있을 때, 카엘릭은 아 맞다 핸드폰 하고 돌아서고 있었으면. 

잠깐사이에 다시 위로 올라가버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벽면에 기대어 서 있던 카엘릭은 비상구 계단쪽에서 우당탕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고개를 돌려 비상구를 확인. 

이어 여성의 비명소리가 날카롭게 울리고 다시한번 발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어떤 남자가 벌컥 하고 비상구의 문을 열며 밖으로 뛰어나왔으면 좋겠다. 

손에 날붙이를 숨기고 있던 남자는 젠장 하고 카엘릭을 향해 달려들려고 하지만 카엘릭이 반사적으로 가방을 치켜들자 단시간 안에 제압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는지 남자는 카엘릭을 밀치며 밖으로 도주. 

반사적으로 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핸드폰을 두고 왔던 터라 카엘릭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아직도 비명을 지르고 있는 계단위의 여성에게 달려가는 일 뿐이었으면 좋겠다. 

운동부족인 카엘릭이 최선을 다해 계단을 뛰어올라가는 동안 6층과 5층사이에서 흐느끼고 있는 여자는 4층에 떨어진 남자를 보며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중. 

이어 경비실에 연락이 들어갔는지 1층에서 사람이 올라오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엘릭에게 무슨일인지를 물었으면 좋겠다. 

경비원들에게 간단히 따라잡힌 카엘릭은 잘은 모르겠지만 비명소리가 울렸다며 윗층을 가리켜보이고 어떤 남자가 자신을 밀치고 도망쳤으니 방범카메라도 확인해달라고 전달. 

그리고 그 말을 전하는 동안 먼저 올라간 경비병이 여기 사람이 쓰러졌다! 하고 외치고 있었으면 좋겠다.

카엘릭은 반사적으로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것일 수도 있으니 그 사람 움직이게 하지 마세요! 하고 소리친뒤 다시 힘을 내서 4층까지 도착. 

쓰러진 사람은 다름아닌 톨비쉬로 카엘릭은 반사적으로 이런 젠장 하고 이를 갈며 톨비쉬의 상태를 확인했으면 좋겠다. 

다행히 톨비쉬는 계단에서 밀쳐진것 뿐인지 금방 의식을 되찾았고 여성은 경비원들에게 무사히 보호.

패닉상태였던 여성은 톨비쉬가 죽지 않은걸 전해듣고 나서야 진정하고겨우 사정을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여성은 몇 달동안이나 스토커에게 시달리고 있던 사람으로 며칠 전부터 이상한 액체가 자신의 집 앞에 뿌려져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서 경비원에게 신고. 

그 신고를 받았던 경비원도 그걸 확인하긴 했지만 딱히 수상쩍다고 보기는 힘든 잿가루가 섞인 물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도 찍어 경찰서에 가져가보아도 경찰들은 그냥 물처럼 보인다고만 대답했으면.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그 잿가루 섞인 물이라는게 요즘 오컬트 판에서 유행하는 사랑부적을 심는 방법이라는 것. 

자신의 이름과 상대의 이름을 써넣은 부적을 태워 물에 섞은뒤 그 물을 상대의 집 앞에 뿌리고 오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 주문이라는데 다시 찾아간 경찰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는 귀여우니 그냥 봐주라고 웃어넘겼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말은 곧 상대가 마음대로 이 아파트에 드나들고 있고 이 여성이 해당 호 수에 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마주치지 않을 시간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 

여성의 호소에도 결국 순찰을 늘리겠다는 대답만 돌아왔을뿐 여성 개인에 대한 보호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경찰서에 드나드는 모습까지 그 스토커가 확인했는지 현관문앞에 뿌려지는 물이 깨끗이 사라졌다는 점이었으면. 

하지만 운 나쁘게도 카엘릭이 톨비쉬의 집에 들렸다 돌아가던 날, 스토커는 여성이 경찰서에 다녀온 것과 자신의 부적이 효험이 없는 것에 인내심이 끊어졌는지 직접 여성의 집 앞을 서성이며 그녀가 귀가하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집앞에 낯선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한 여성은 위로 올라간 엘리베이터를 붙잡지 못하고 그대로 하차. 

바들바들 떨며 복도 구석에 숨어버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는 소리를 들었던 스토커는 아무도 복도를 걸어오지 않는 것을 수상하게 여기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다가가고 여성은 공포심을 이기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비상구로 뛰어내려가기 시작. 

자신이 수상하게 여겨졌다는 것을 깨달은 스토커는 금방 뛰어나간 사람을 뒤쫓지 못하고 당황해하지만 떨어진 소지품이 그녀의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비이성적인 분노에 휩싸였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싫어? 잠깐 이야기만 하자고 오해 좀 풀자고 찾아왔는데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않고 비명까지 지를 정도야? 하고 억측과 모멸감에 휩싸인 스토커는 부글부글 끓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단단히 굳은 얼굴로 비상구를 내려가기 시작. 

그즈음 톨비쉬가 카엘릭의 핸드폰을 발견해 내려가고 있었고 스토커가 여성을 따라잡았을 즈음에는 톨비쉬와 마주치게 된 것이었으면 좋겠다. 

 

뒤쫓아오는 발소리에 다리가 풀린 여성은 몇 층 내려가지 못해 다른 층의 비상구 문을 붙잡은채 울고 있었고 감정이 폭주한 스토커는 욕설을 섞어 여성의 이름을 부르며 자기가 그렇게 우습냐며 위협하는 중. 

우연히 이 상황을 마주친 톨비쉬는 거기 뭐하는 겁니까 하고 자신도 모르게 그 상황에 끼어들지만 여성은 마침 나타난 사람이 자신을 도우려는 것에 화색. 

스토커는 톨비쉬를 보며 밝아지는 여성의 표정을 보고 악의를 품고는 그대로 톨비쉬를 향해 날붙이를 꺼내들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 스토커를 보며 크게 당황하지만 일단 침착하게 그를 설득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 

하지만 이미 자신만의 생각과 열등감에 사로잡힌 스토커는 톨비쉬의 태도가 자신을 조롱한다고 생각했는지 더욱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으면 좋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건 저 스토커가 여성을 인질로 잡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것. 

주춤주춤 물러서던 스토커는 여성이 나가려던 문으로 빠져나가며 온갖 욕설을 퍼붓고 톨비쉬는 재빨리 여성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 

다시한번 울음이 터진 여성이 톨비쉬를 부여잡으며 톨비쉬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던 그 순간 돌아간줄 알았던 스토커가 갑자기 비상구로 돌진하며 톨비쉬를 밀쳐버린 것이었으면 좋겠다. 

의기양양하게 불의의 일격을 성공시킨 스토커는 톨비쉬에게 벼...별 것도 아닌게!! 여자 앞이라고 폼만잡고 있어!!!! 하고 소리를 지르다가 계단밑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 톨비쉬를 보며 뒤늦게 현실파악. 

움찔 하고 뒤를 돌아보자 충격에 빠진 여성이 입술을 파들파들 떨다가 살인이야 하고 비명을 내질렀으면.

여성의 목소리에 놀란 스토커가 여성을 붙잡으려 하지만 소란이 길었던 탓인지 열려있는 비상구 너머 어느집의 현관문에서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스토커는 사람이 늘어나면 불리하다고 생각했는지 재빨리 비상구 아래로 뛰어내려갔고 이후는 카엘릭이 보았던 그대로. 

 

정신을 차린 톨비쉬는 그대로 카엘릭의 병원으로 옮겨져 정밀히 진찰을 받고 다시 병원신세. 

멍하게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톨비쉬에게 다가온 카엘릭이 정말 뭐에 씌인거 아니냐고 묻자 톨비쉬도 음.. 그럴지도 몰라.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카엘릭은 그럴지도 몰라는 무슨 그럴지도 몰라냐며 액정이 부서진 핸드폰으로 톨비쉬의 이마를 빡 하고 찍어내린 뒤 집에 가라며 소리를 버럭. 

어쩐지 병원에 들어오기 전보다 반창고가 하나 더 늘어난 톨비쉬가 로비로 나오자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성이 톨비쉬에게 넙죽 인사를 해왔으면 좋겠다. 

친구인지 보호자인지 다른 사람과 함께 앉아있던 여성은 이번 상해사건으로 스토커를 신고할 수 있게되었다며 당분간 다른 곳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설명. 

괜히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서 미안하다며 몇번이고 톨비쉬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당신 탓이 아니라 그 스토커 탓이라며 여성의 인사를 극구 사양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택시 정류장까지 두 사람을 배웅.

차가 떠난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자신도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경찰에 이야기 하는 것은 카엘릭이 도맡아 처리했으니 이제 대충 끝났다고 생각한 톨비쉬였지만 집에 돌아서는 순간 현관문 가득 잿빛 물이 끼얹어져 있었으면. 

언제 어떻게 다시 아파트로 돌아온건지 흠뻑 젖은 문을 보며 머리를 짚은 톨비쉬는 일단 이것을 경찰에게 보고. 

경찰은 물만 뿌린 것이 다행이라며 일단 이전 사건과 연관성이 있으니 이 일도 제대로 조사해보겠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자신도 잠시 다른곳에 머물러야 하는건 아닌가 고민하며 집에 돌아온 톨비쉬는 괜히 불안한 마음에 창문들을 한번씩 더 확인하고 현관문 잠금장치도 다시 확인. 

개인 집에 설치할 수 있는 방범용 카메라에 대해 검색하며 불안한 밤을 보냈으면 좋겠다. 

 

다음날, 최근 이상한 사건에 연달아 휘말렸던 톨비쉬는 계단에서 굴렀다는 말도 못하고 긴 옷으로 타박상을 가린채 회사로 출근. 

중간중간 카엘릭의 경찰놈들 왜이렇게 못알아듣는거야 성가셔 죽겠다(╯> △<)╯︵☆ 라는 문자가 오긴했지만 중간에서 잘 막고 있는지 톨비쉬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거의 없었으면 좋겠다. 

저녁 즈음 경비아저씨가 말을 걸어오며 검은 페트병을 든 수상한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마을 동승한 주민의 시선을 느꼈는지 중간에 도망쳤다는 것을 알려주며 톨비쉬에게 조심하라고 조언. 

톨비쉬는 여기서 더 어떻게 조심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다는듯 쓰게 웃고는 경비아저씨에게 수고가 많으십니다.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중간에 한번 실패했기 때문인지 잿물테러는 거기에서 종료. 시간이 지나 사건이 잊혀지고 카엘릭의 경찰푸념이 줄어들 때 즈음 여성도 다시 집에 돌아와서 이삿짐을 정리하기 시작. 

이사짐이 내려가는 것을 보며 누가 이사가나 하고 아무생각 없이 돌아보던 톨비쉬는 문득 낯이 익은 사람의 뒷모습에 고개를 갸웃 거렸으면 좋겠다. 

시선을 느꼈는지 민감하게 주변을 살펴보던 여성은 톨비쉬라는 것을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면. 

여성은 결국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며 톨비쉬에게 몸은 이제 괜찮냐고 질문. 

톨비쉬는 조금 부딪친 것 뿐이라며 이사간 집에서는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여성은 인사치레의 말이라도 고맙다며 그래도 이제는 걱정안한다고 대답. 

뭔가 좋은 소식이 생겼나 싶은 궁금증에 무슨일인지 묻자 여성은 살짝 고민하며 좋은 일이라고 해야할지 찜찜한 일이라고 해야할지.. 라고 머뭇거리다가 주변에 사람이 없는 지를 확인하고는 톨비쉬에게 조심스럽게 속삭였으면 좋겠다. 

며칠전에 사건 담당하던 분에게 연락이 왔는데 제 사건의 수사가 종결되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이 내려져서 더이상 그 사람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라고 말을 전한 여성은 이 이상은 언급하기 싫다는듯 가볍게 몸을 털어내고는 고개를 꾸벅 숙여보인뒤 이사짐센터의 트럭쪽으로 이동.

가만히 여성의 말을 곱씹던 톨비쉬가 카엘릭에게 전화를 걸자 카엘릭은 아, 그거 벌써 들었냐. 응응. 나도 방금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아마 죽은 것 같아. 교통사고로.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휘말린 일 때문에 짜증이 나는데 끝나는 부분까지 찝찝하다며 투덜거리는 카엘릭의 말을 뒤로하고 엘리베이터를 다고 올라간 톨비쉬는 복도를 걸어 집앞에서 정지. 어쩐지 매우 찜찜한, 그러나 갈아치우기에는 너무나도 비싼 현관문을 빤히 바라보다가 설마 무슨일이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집안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잠시 뒤 집밖으로 나온 톨비쉬가 현관문에 굵은 소금을 촥 하고 뿌리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마음의 안정을 위한 약간의 퍼포먼스인 것으로. 

 

소금까지 뿌리고 핸드폰으로 재액뿌리치기, 액땜하기 등등을 검색하던 톨비쉬는 어느새 소파에서 잠이 들기 시작. 어김없이 꿈을 꾸기 시작한 톨비쉬의 앞에 작은 토끼가 한마리 뛰어다니고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꿈이라는 것을 티내는 건지 어두운 배경위로 하얀 토끼가 뛰어다니는 모습은 꽤나 이질적으로 느껴졌으면. 

깡총깡총 뛰던 토끼는 톨비쉬를 한번 흘끗 보더니 어둠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하고 톨비쉬는 그 뒤를 추격. 

갈 지(之)자로 이리저리 뛰는 토끼는 어느 지점에서 딱 멈춰서더니 뒷발로 현란한 스탭을 밟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펌펌펌 하고 스텀프를 밟는 것이 아닌 그 뒷자리를 따답 하고 밟고 일어나 두 다리로 추는 현란한 플라맹고 스탭. 

젠장 이거 꿈이구나 싶은 후회감도 잠시 이런 후회를 어디서 느꼈더라 하고 머리를 쥐어짜는 동안 빰빠라빰빰빰 빠바바밤 하고 스텝을 밟던 토끼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클라이막스로 치다르며 올레-!! 화려한 턴과 함께 두다다다 달리던 스탭을 멈춰선 토끼는 어느새 기하학적인 토끼문양의 가면을 쓴 무당으로 바뀌어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톨비쉬의 얼굴에 호밀알를 퐉 하고 뿌린 토끼는 낮은 남성의 목소리로 일어나. 죽기 싫으면. 라고 속삭이고 톨비쉬는 얼굴에 쏟아지는 호밀알갱이의 생생한 감촉에 후닥닥 놀라 기상. 

톨비쉬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는 동안 어디선가 칫 하는 혀차는 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톨비쉬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으면. 

 

그보다는 당장 얼굴에 쏟아져내린 불쾌한 밀알갱이 감촉을 털어내고자 몇번이고 얼굴을 쓸어내리며 숨을 고르다가 탁 소리나게 떨어지는 낯선소리에 시선을 내렸으면.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통에 소파에서 떨어진 핸드폰 뒷면에는 예의 그 토끼발 핸드폰고리가 묘하게 꼬질꼬질해진 모습으로 올려져 있었으면 좋겠다. 

잠시 저걸 버리면 안될까 고민하던 톨비쉬는 머리를 털어내고는 다시 핸드폰을 집어들었으면. 

전원버튼이 눌렸는지 환하게 빛나는 화면속에는 자기전에 살펴보던 게시판이 그대로 띄워져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화면이 새로고침된 탓인지 hot 표식을 단 글이 올라왔으면. 

글의 제목은 요즘 유행하는 사랑부적의 반대버전이 있다는거 알아? 라는 내용. 

그 아래에는 이전 스토커가 사용했다는 사랑부적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저주부적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오직 사랑만을 갈구하는 사랑부적과 달리 저주 부적은 일정한 대가를 걸고 하는 부적이라는 것. 

사용하는 쟤료도 간편하게 인쇄해서 불태우던 사랑부적과는 달리 저주 부적에는 대가로 ~~를 지불하겠습니다. 라고 쓰는 문장과 지장을 찍는 칸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묘하게 현대식이면서도 꺼림칙한 부적에 사람들은 누가 부적을 인쇄해서 사용하냐며 이젠 귀신도 복사기에 고통받는 시대, 노 젬  예스 스트레스, 등의 악플로 대답했으면. 

하지만 진짜 흥미로운 것은 마지막 줄이라고 생각했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지막줄에 혹시나 호기심으로 해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부적은 내가 조금 손본상태로 올렸어 진짜 하지마 이거 위험해 는 말을 언급하며 진짜 부적은 어떻게 생겼냐고 질문. 

그에 화답하듯 댓글에는 수많은 이미지 링크들이 걸려 있고 또 그아래에는 낚인 자들의 욕설과 뒷사람들을 방지하려는 필사적인 만류메세지, 그냥 하고싶은 말들을 늘어놓은 헛소리 등등이 잔뜩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이제 슬슬 게시판 분위기에 적응했는지 쓸데없는 말들을 거르며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를 찾아보려고 애를 썼으면. 

이런 헛소리에 휘둘리는 자신이 한심하기는 하지만 일단 짐작가는 곳이 없지는 않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스크롤을 내리던중 누군가가 이거 방금 태웠는데 희석은 얼마나해? 라고 질문. 

아래로는 요리 레시피도 아닌데 물은 몇리터 넣냐고 묻는건 대체 뭐냐는 조롱조의 댓글이 달렸지만 글쓴이와 같은 익명의 아이디는 네가 원하는 만큼. 하지만 잿물이 진할 수록, 그리고 양이 많을 수록 네가 치뤄야 하는 대가가 커진다는 것만 명심해.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이것 역시 사랑부적과는 다른점이었기에 톨비쉬는 이 정보에 대해서 유심히 생각. 

그러던중 문득 경비아저씨가 말했던 새까만 패트병을 든 남자에 대해서 떠올렸으면 좋겠다. 

처음 자신의 집 앞에 뿌려진 이상한 물도 언뜻보기에 잿물이라는 것을 알 정도의 농도였는데 새까만 패트병이라면 얼마나 진한 물이었던 걸까. 그 물병이 진짜 이 주술을 따라한 물인지 그리고 자신의 집앞에 뿌려질 물이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톨비쉬는 어쩐지 조금 오싹한 한기를 감지. 

괜히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거실의 불을 환하게 밝혔으면 좋겠다. 

잠시 후 이불을 들고 나온 톨비쉬가 소파에 드러누워 다시 자는 것으로 하루가 종료. 

 

그리고 그 이상한 토끼 꿈을 꾼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카엘릭이 뜬금없이 너 요즘은 그 꿈 안 꾸냐? 라고 물어왔으면 좋겠다. 

카엘릭의 먼 친척이라는 4살배기 르웰린이라는 아이와 함께 양손 빵야빵야 놀이를 하며 죽은척 시늉

(팀장삼촌 왜 안일어나 빨리 살아나/ 팀장삼촌은 리스폰 부활 패널티 먹어서 바로 못살아나 300초 있다가 다시 살아날게)을 하고 있던 톨비쉬는 아, 요즘 안 안꿔. 라고 대답. 

그러나 아마도. 라고 자신의 말을 번복했으면. 카엘릭은 꾼다는 건지 안꾼다는 건지 확실히 말하라며 인상을 찡그리지만 톨비쉬는 꾸는 걸지도 모르고 안꾼건지도 몰라 기억의 희미해서 예전처럼 확실하게 이상하다 라는 느낌은 없어. 라고 대답. 

그냥 좀... 쫓긴다? 쫓아간다? 잘 모르겠군. 어딘가를 정처없이 걷고있는 느낌이야. 라고 덧붙였으면 좋겠다. 

카엘릭은 심리적인? 그냥 관성적인 불안감인걸까 하고 고민하다가 그럼 그 사람 찾는거는? 하고 다시 질문. 

톨비쉬는 음.. 그쪽은 여전히. 라며 핸드폰을 흔들고는 르웰린의 공격을 피해 반대편으로 뒹굴. 

카엘릭은 차라리 질문을 바꿔보는게 어떻냐며 너와 그 사람만이 아는 공통점이 있을거아니야.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같은 꿈을 꾸는 거 말고 무슨 공통점? 이라고 되묻는 톨비쉬를 보며 카엘릭은 두번째. 라고 대답. 

첫번째 이상한 꿈 속에서 만난 사람을 두번째에서도 만났다며 첫번째는 인터넷에 올린 글이라 분별력이 떨어진다 해도 두번째 꿈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두번째 꿈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물으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질문. 

톨비쉬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똑똑한데? 라고 대답하자 카엘릭이 어이구 주여.. 하고 가슴을 콩콩 두드렸으면 좋겠다. 

당장 올려야할 문장이 생각났는지 톨비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르웰린이 방해 할 수 없는 곳으로 직행.

르웰린이 톨비쉬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자 카엘릭이 그 뒤를 따라왔으면 좋겠다.

(팀장삼촌 아직 140초밖에 안지났는데 왜 일어나? /우와 우리 렐린이는 벌써 100넘게 셀줄 아는구나... / 렐린이 신시엘라크잖아. 팀장삼촌 빨리 누워. / 그래그래 하지만 인생의 헤비 과금러인 삼촌은 케시템인 수호자 부활석을 써서 푸드덕할 수가 있단다.) 

톨비쉬가 핸드폰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버리자 뒤따라고던 르웰린은 세상 믿을 삼촌 없다는 환멸의 표정으로 깊은 한숨.

자, 르웰이는 할애비 삼촌이랑 놀자 하며 르웰린이 가장 좋아하는 빨간색 동화책(소리 남, 빛도 남, 저절로 넘어가는 기능 탑재)을 꺼내들고 나서야 겨우 화장실문에 대한 시선을 거뒀으면 좋겠다. 

한편 카엘릭의 조언대로 잡화점에 불지른 알바생을 찾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톨비쉬는 불지른 이유에 대해 정확히 대답해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라는 내용으로 게시글을 업로드.

새로운 미스터리식 퀴즈인가 고민하는 사람부터 이젠 하다하다 오컬트 게시판에서 데이트 상대까지 찾느냐는 비난성 댓글, 이거 신체 건강하시고 약물복용안하시는 분들 모집하는 구인글의 암호버전 아니냐는 음모성 추측등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다행히 이전과는 다르게 이벤트라고 생각하는건지 허튼소리를 보내는 메세지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문제는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틀리는지 혹은 어떤 이벤트 모집 메시지는 아닌지 물어보는 메세지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 

무슨 스무고개 게임을 하자는 건지 별별 희안한 이유들과 창의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리수적인 답변들, 허무개그성 메세지, 소설투고형 장문의 글등 무엇이든 톨비쉬의 상상했던 그 이상의 메세지들이 수두룩하게 도착해 있었으면 좋겠다.

시험삼아 직장동료에게 잡화점을 불태울만한 이유에 대해서 묻자 그게 뭐에요? IQ 퀴즈? 음.. 일단 그 뭐냐 잡화점이라는게 게임에 나오는 다0소 같은거 말하는거죠? 라고 대답했기 때문에 의욕상실. 

됐다.. 아무것도 아니야. 하고 가버리는 톨비쉬의 뒤에서 잠깐만요!! 한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한번만 더!!! 하고 애절하게 외치는 바람에 부서 내에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이변이 일어 난 것은 직장에서의 사소한 오해가 흐지부지 잊혀졌을 즈음의 어느 저녁. 

어쩐일인지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뒤척이던 톨비쉬가 쿵하는 소음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뭔가 떨어지는 소리. 혹은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 

헉하고 빠져나간 숨을 다급히 들이마셔 보지만 어쩐지 갑갑한 느낌이 해소되지 않았으면. 

몇 차례나 심호흡을 하는 동안 여전히 어지럽고 몽롱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는 걸 느낀 톨비쉬가 가슴을 움켜쥐고 거실에 나오자 창백한 전자기기의 불빛이 거실을 밝히고 있었으면 좋겠다. 

마치 공포영화의 클리셰 처럼 노이즈 가득한 화면으로 켜져있는 텔레비전과 이중 삼중으로 비쳐보이는 베란다의 유리창속 자신의 모습. 

그리고 톨비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는듯 딩동하고 초인종 소리가 울리며 인터폰 가득 낯선 남자의 얼굴이 비쳐보였으면 좋겠다.

새까맣게 물들어 사람인지 짐승인지 모를 모양새로 우두커니 서 있는 남성은 톨비쉬가 거기 안에 있다는걸 아는 것 마냥 손으로 무언가를 흔들고 있었으면.

녹색 페트병이기에 내용물은 잘 분간이 가지 않지만 마치 비눗물처럼 거품이 이는 액체를 한껏 흔들어낸 남자는 뚜껑을 열고 그것을 인터폰과 현관문 앞에 쏟아붓기 시작. 

그리고는 아주 느리고 불분명한 목소리로 저주.. 라고 속삭였으면 좋겠다. 

인터폰 특유의 전자음과 뒤섞여 스산한 분위기를 내는 목소리가 말하고 있는 문장은 저주받아라. 였으면. 

하지만 문제는 톨비쉬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남에게 이런식으로 원한을 받을 일은 전혀 없다고 생각해왔었다는 것. 

캥기는 것이 전혀 없었던 톨비쉬는 이런 기괴한 행태에 두려움을 느끼기 보다는 뭔데 남의 집에 와서 이 난리인가 하는 불쾌감을 먼저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분노때문인지 더할나위 없이 정신을 말똥하게 차리고 거침없이 걸어나가 현관문을 벌컥 열었으면.

하지만 일어나는 순간부터 거실의 모습까지 모든 것이 현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든 현관앞에는 무언가가 쏟아진 자국도, 인터폰에 비친 사람의 모습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모습. 

대신 쿵 소리가 난 이유가 이것이라고 보여주듯 언젠가 꿈에서 탭댄스를 췄던 토끼 한마리가 현관문 앞에 몸을 웅크리고 쓰려져 있었으면 좋겠다. 

검은색 물웅덩이 속에서 죽어있는 토끼를 발견한 톨비쉬가 인상을 찡그리며 손을 뻗는 순간 토끼가 붉은 눈을 휘번뜩하고 뜨며 내가 찾으라는 거 찾았어? 라고 말했으면. 

 

인터폰의 음성보다 토끼의 입에서 흘러나온 중년 남성의 목소리에 더 놀란 톨비쉬가 헉 하고 깨어난 곳은 당연하게도 자신의 안방.

한참동안 입을 꾹 다문채 콧바람소리를 가득한 심호흡을 반복하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반대방향으로 팔을 뻗어 암막 커튼을 걷어내었으면 좋겠다. 

무사히 해가 밝아온 창문바깥을 아련히 바라보던 톨비쉬가 언제부터 이런신세가 된건가 하고 한탄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 

그리고 꺼림칙하게도 핸드폰의 달아놓았던 토끼발이 무언가에 그슬린것마냥 새까맣게 변한채 현관 한가운데에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까맣게된 토끼발을 쓰레기통에 버린 톨비쉬가 찜찜한 마음을 안고 다시 회사에 출근하는 것으로 세번째 에피소드.

 

19.07.07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14769102765168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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