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현대au)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 4
네번째 에피소드는 유원지.
구성원은 유원지를 만끽하는 카엘릭과 그런 카엘릭을 구경하는 르웰린.
조카 돌보미 당첨권이라는 스팸메세지에 끌려나온 톨비쉬.
머리띠에 팝콘통까지 들고 제대로 만끽하는 관람객의 모습이지만 사실상 카엘릭이 놀이기구를 타러 들어갔을 때 르웰린을 돌보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큰 편이어서 그런지 르웰린이 탈만한 놀이기구도 몇가지 있었지만 르웰린은 내가? 저런걸? 하는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어보였으면.
하지만 르웰린의 귀여운 모습을 찍어오라는 특명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포토존에 들려야만 했으면.
르웰린이 꽃배경과 우스꽝스러운 판넬사이로 얼굴을 내밀면 이를 찍는 것은 톨비쉬의 몫.
카엘릭은 이따금씩 배경으로 나오거나 성가셔하는 르웰린을 꽉 끌어안으며 톨비쉬에게 카메라를 재촉했으면 좋겠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중간중간 발그레한 르웰린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에 톨비쉬도 내심 만족한 눈치였으면.
그렇게 폭풍같던 오전타임이 끝나고 한풀 지쳐버린 카엘릭은 톨비쉬에게도 한 두개정도는 타봐야하지 않겠냐며 몇가지 놀이기구들을 추천.
대기시간이 싫었던 톨비쉬는 이를 거절하려고 하지만 카엘릭이 이미 그럴줄 알고 몇가지 패스트 패스를 챙겨놨다며 자신의 선견지명을 뽐냈으면.
카엘릭이 거절은 거절한다는 철지난 유행어와 함께 톨비쉬를 밀어내자 르웰린도 이에 합세하여 할아버지 삼촌은 자신이 돌보고 있을테니 팀장삼촌도 쉬고 오라며 작은 손을 흔들흔들.
톨비쉬가 미심쩍다는 눈으로 카엘릭을 바라보지만 이내 한숨을 쉬며 르웰린에게 잠깐만 고생하고 있으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카엘릭이 반대로 말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화를 내긴 했지만 톨비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으면.
톨비쉬가 놀이기구 방향으로 떠나간 이후 두 신시엘라크는 약속이라도 한듯이 표정을 가라앉힌채 묵묵히 자기몫의 간식을 먹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르웰린이 손에 묻지 않는다는 삼색 솜사탕을 포크로 콕콕, 카엘릭은 이제야 한숨 돌렸다는 듯이 턱을 괸 채 케이준 양념이 뿌려진 감자튀김을 질겅질겅 씹고 있었으면.
한참만에야 입을 연 카엘릭이 이제 되었느냐. 하고 노인어투로 묻자 르웰린은 응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그리고 고맙습니다. 라는 인사와 함께 길게 뽑혀진 솜사탕을 돌돌 말아 카엘릭에게 내밀어보였으면 좋겠다.
카엘릭은 이럴때만 공손히 대답한다며 쓰게 웃고는 조카가 내민 달콤한 포상을 입으로 가져갔으면.
갑작스럽게 놀이동산행을 강요받은 것은 카엘릭도 마찬가지.
제 엄마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는지 꼭두새벽부터 전화를 걸려온 뜻밖의 전화에 르웰린이 어영부영 눈을 뜬게 바로 오늘아침의 일, 카엘릭 삼촌 나 놀이동산 가야해. 라고 말하자마자 잠결에 응? 으응? 하던 카엘릭이 눈을 번쩍뜨고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맨날 할아버지처럼 말한다며 할아버지 삼촌이라고 부르던 르웰린이었지만 어쩌다가 꼭 한번씩은 이렇게 이름으로 부를 때가 있는데 그 때가 바로 신시엘라크 특유의 감이 발동하는 때였으면.
널리 알려 좋을 일이 없어 집안내에서만 쉬쉬하는 능력이었으나 르웰린은 특히나 이러한 특성이 강한 아이.
카엘릭이 오냐오냐 하며 르웰린이 말하는 것을 받아적은뒤 다시 톨비쉬에게 연락.
그 결과가 바로 10시 땡 개장입장이었으면. 톨비쉬의 반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미 르웰린을 옆구리에 끼고 있던 카엘릭은 영상통화로 전환하며 톨비쉬삼촌 르웰린이랑 놀이동산 가주세요 라는 필살기를 시전.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귀여운 토끼파커의상까지 곱게 차려입은 르웰린이 양손모아 부탁하는 것을 거절할 수 없었던 터라 결국 톨비쉬마저 얌전히 카엘릭의 차에 올라탔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게해서 맡겨진 임무는 결국 카메라 담당이었으면. 톨비쉬가 떠난사이 카엘릭이 저장된 사진을 훑어보고 있자 르웰린이 나두나두 하며 카엘릭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으면 좋겠다.
중간중간 얼마나 사진을 찍은건지 이런것도 찍었어 싶은 사진이 가득 담긴 카메라는 의외로 볼만한 재미가 쏠쏠했으면.
솜사탕에 한눈을 파는 르웰린이나 머리에 씌여진 팝콘뚜껑을 잡아당기며 짜증내는 르웰린, 꽃밭의 르웰린, 벤치에 앉아있는 르웰린.
아주 이따금씩 해맑게 뛰어오는 카엘릭의 사진이 보이기도 했지만 죄다 흔들린 사진이었으면.
정성의 유무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사진에 카엘릭이 혀를 쯧쯧 차자 르웰린은 빨리 다음사진을 보여달라며 재촉.
제 사진에 관심없이 휙휙 넘어가는 화면을 빤히 지켜보더니 어느 지점에서 이거. 라며 손을 짚어보였으면 좋겠다.
르웰린을 안아들고 있었기 때문인지 드물게 흔들리지 않은 카엘릭의 사진을 속에는 하얀머리 남자아이와 검은 긴 머리를 가진 여자아이가 찍혀져 있었으면.
르웰린은 두 아이들의 조금 윗쪽을 톡톡찍으며 이 사람. 이라고 강조.
으응? 이사람이 누군데? 하는 카엘릭에게 르웰린이 꿈에서 봤어.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무슨 꿈? 르웰린의 꿈? 하고 묻자 르웰린은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는 카엘릭의 감자튀김을 한 입 베어물고는 커다란 나무모양의 그네형 놀이도구를 응시.
카엘릭은 손수건으로 르웰린의 손에 묻은 양념을 닦아준 다음에야 아이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고 세계수의 꿈. 라는 명칭을 가진 분홍색 나무를 확인.
르웰린은 조용히 팀장삼촌의 꿈 이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카엘릭이 유난히 짙은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이는 조카를 돌아보는 동안 톨비쉬는 놀이기구에 도착하고 있었으면.
명칭은 단장님 효도관광. 톨비쉬는 커다랗게 걸린 놀이기구의 간판을 올려다보며 뭐 이딴 이름이 다있나 의욕을 상실한 표정이지만 이미 예약된 표를 날리기 싫었던 건지 얌전히 어트랙션 안으로 입장했으면 좋겠다.
패스트입장권 덕분인지 단숨에 놀이기구 앞까지 도착했지만 일행 없이 혼자 도착했는지라 탑승의 순번은 조금 뒤로 미뤄졌으면.
일행수가 홀 수인 사람들과 함께 앉은 톨비쉬는 꽉 찬 열차에 몸을 싣고 전혀 설레지 않은 마음으로 출발.
효도관광이라는 이름답게 놀이기구는 그냥 탑승해서 안에 설치된 인형들과 무대를 구경하는 테마파크형 기구.
어느 부분이 효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장 처음에 보이는 무대는 찰랑찰랑한 물이 고여있는 콘서트 홀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확하고 밝아지는 무대장치와 함께 브라우니 요정모양의 인형들이 산들산들 춤을 추고 있는 이멘마하의 무대를 지나 이어지는 곳은 붉은 장미가 가득한 몽환적인 재즈풍의 무대.
음악이 바뀐탓인지 조명도 살짝 탁해지며 본격적인 운행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다음은 난데 없이 곰머리가 뛰쳐나오더니 양과 말, 개 따위의 작은 네발 동물들이 두두두두 달리는 소리와 함께 풍차가 돌아가는 시골마을로 이동.
이쯔음 되자 톨비쉬의 머릿속에는 이건 나를 위한 놀이기구가 아니라 르웰린 또래의 아이들을 위한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떠올랐으면 좋겠다.
동시에 어트랙션치고 스토리가 중구난방이라고 생각했으면.
꿈도 희망도 낭만도 없이 삭막한 어른이를 태운 열차는 한가로운 시골마을을 지나 거대한 성벽에 도착.
펄럭이는 청록색 깃발을 지나 도시같은곳으로 들어서자 멀리 왕성같은 곳이 보였으면 좋겠다.
왕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차례 더 큰 관문 같은 것을 지나야 했는데 이 애는 또 분위기를 바꾼건지 푸른색 피부로 뒤덮인 무시무시한 괴물이 수문장처럼 서 있었으면.
상당히 공을 들인 창대같은것을 잡고 관람객이 탄 열차를 향해서 위협적으로 몸을 숙이는 것이 퍽이나 오싹한 느낌이지만 톨비쉬는 어쩐지 언짢은 느낌.
어쩐지 눈에 거슬리는 거대 장식물을 지나 호화롭게 꾸며진 왕궁파트를 지난 열차는 한가한 포도밭을 통과했으면 좋겠다.
초반의 화려한 무대는 도입부이니 그렇다 쳐도 시골에서 왕성으로 갔는데 포도밭은 또 무슨 의미인지.
이제 슬슬 줄거리를 파악하려는 의지를 포기하려는 찰나 뭔가 수상쩍은 분위기의 천막이 보였으면 좋겠다.
딸기와 생크림, 진저쿠키로 꾸며진 아기자기한 천막을 찬찬히 살펴보던 톨비쉬는 결국 눈을 감으며 이거,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 라고 생각.
결국 남은 결말부분은 관람을 포기한채 졸고 있었으면 좋겠다.
눈을 뜬 것은 안전을 위해 천천히 내려달라는 인삿말을 듣고나서의 일이었으면.
겨우 눈을 뜨고 일어서 레일밖으로 하차. 마지막으로 내린 탓인지 주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행이도 그런 톨비쉬를 재촉하며 저쪽 멀리에서 즐거운 관람 되셨습니까? 하고 묻는 안내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톨비쉬는 멋쩍은듯 가볍게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며 안내직원쪽으로 이동.
하지만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직원은 나가는 문을 안내해주는 대신 그럼 남은 관람도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하고 몸을 돌려 다른 방향으로 나가버렸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여기 나가는길이 어디냐고 물으려던 손을 어색하게 내리고 직원이 나간 방향을 바라보았으면.
직원 전용으로 보이는 검은 색 문은 함부로 들어가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였기에 톨비쉬는 더듬더듬 조명이 있는 어두운 벽면쪽을 확인.
뒤에서는 새 관람객을 태운 열차가 출발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한참을 헤맨 다음에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나오자마자 핸드폰을 확인.
오고가는데 15분이 조금 더 걸리고 어트랙션 자체는 14여분이 소요. 신시엘라크들을 떠나 대략 30분 조금 넘게 시간을 보낸 톨비쉬는 자연스럽게 단축키를 눌러 전화부터 걸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카엘릭의 전화는 꺼져있다는 메세지만 흘러나왔으면.
혹시 또 사무용 핸드폰이랑 헷갈린 건 아닌가 다른 핸드폰으로도 걸어보지만 그쪽도 전화를 받지 않기는 마찬가지.
조금 초초해진 마음에 메세지함을 확인하며 헤어졌던 장소로 돌아갔지만 역시나 카엘릭과 르웰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그들이 앉아있던 장소에는 다 녹아버린 솜사탕색깔의 끈적한 설탕물과 말라비틀어진 감자튀김이 놓여져 있는 상태였으면.
분명 해가 본격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공원 내의 날씨는 꽤나 후덥지근했고 감자튀김도 처음 받았을때부터 상태가 그리 좋지 않긴 했지만, 두 음식들의 모양새는 굉장히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는 모습.
아무리 먹다남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이정도 방치되면 청소하는 직원이 와서 치울법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테이블 근처에는 아무도 접근하려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리가 없어 근처를 서성이던 사람들도 우리 저쪽가서 먹자. 라며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으면.
허둥지둥 근처의 안내데스크로 다가간 톨비쉬는 사람을 찾으려한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안내 데스크 직원은 톨비쉬의 이야기를 들은뒤 미아보호소 쪽으로 안내.
르웰린 신시엘라크를 찾는 다는 방송이 두어차례 울려퍼지지만 1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호소에 앉아 초조하게 신시엘라크들을 기다리는 동안 미아보호소에 새로운 아이가 방문.
호쾌한 가죽벨트와 화려한 장신구차림과는 달리 쭈뼛쭈뼛 주변을 둘러보던 하얀 머리의 남자아이가 직원에게 다가가서는 커다란 카메라를 들어보였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저기요 분실물은 어디다가 신고해야 해요? 라고 물었으면.
아이가 들고 다니기에는 다소 고가로 보이는 카메라는 톨비쉬의 눈에도 조금 낯이 익은 물건.
직원이 친절하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동안 아이는 부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다 주변을 돌아보기를 반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침내 그 산만한 시선끝에 톨비쉬의 모습이 보였으면.
아이는 아! 하고 큰 소리를 질러 직원을 놀라게 하더니 죄송해요! 이따가 다시 들을게요! 하고 톨비쉬에게 빠른속도로 뛰어왔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역시나 눈에 익은 카메라를 내밀며 아저씨! 이거 아저씨 거에요? 라고 물었으면.
아이가 내민 카메라는 톨비쉬도 짐작했던 대로 톨비쉬의 카메라.
정확히는 르웰린의 어머니의 카메라였지만 일단 톨비쉬가 들고다니던 그 카메라였으면 좋겠다.
사진속에는 톨비쉬가 찍었던 르웰린의 사진과 카엘릭이 억지로 찍었던 톨비쉬의 사진이 가득 들어있었으면.
아이는 조금 부끄럽다는듯 사실 그거 주운 카메라인데 주인 찾아주려고 앨범을 좀 봤어요. 하고 고백.
남의 물건을 살펴본 것은 조금 곤란한 일이었지만 덕분에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며 화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왔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아이의 간절한 부탁에 쓰게 웃으며 화내지 않는다고 대답했으면.
톨비쉬는 아이에게 이 카메라를 어디서 찾았는지를 묻고 아이는 세계수의 꿈 라는 놀이기구 타고나서 주웠다고 대답.
빙글빙글 힘차게 돌아가는 놀이기구인만큼 가끔식 소지품이 떨어져내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카메라는 어디하나 부서진 기색없이 멀쩡해 보였으면 좋겠다.
아이도 그 점을 알고 있는지 사실 그거 탑승객의 분실물인줄 알고 직원에게 가져갔는데 어쩐지 받으려하지 않아서 제가 가지고 있었어요. 아무리봐도 떨어트린 물건으로는 보이지 않아서 한참 그 근처에서 기다렸는데 아무도 찾으러오지를 않더라구요. 라고 말했으면.
톨비쉬는 어트랙션 직원이 맡으려 하지 않았다는 말에 의아해하지만 아이는 되물을 새도없이 다시한번 큰소리로 아!! 하고 고함.
디바가 한눈팔지 말고 빨리 돌아오라고 했는데! 아저씨! 저 물건 돌려드렸으니까 이만 갈게요! 바이바이! 하고 처음 보호소에 들어왔을 때처럼 힘차게 보호소를 뛰쳐나갔으면 좋겠다.
순식간에 사라진 아이를 붙잡을 새도 없었던 톨비쉬는 멍하니 아이가 뛰어나간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카메라를 확인.
그리고 카메라의 사진이 자신이 기억하는 것보다 늘어나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카엘릭에게 카메라를 맞겼을때의 앨범은 250장 남짓으로 메모리가 아직 충분한 상황.
하지만 앨범속 총 사진의 갯수는 이미 800을 넘어있었고 동영상 파일도 3개 들어있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혹시 카메라를 주워든 아이가 장난을 쳐놓은건가 생각하며 카메라를 확인.
하지만 카메라속 300여장의 사진은 이상하게도 카엘릭과 르웰린이 앉아있었던 테이블의 사진이었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카메라가 자동촬영되고 있었던 것으로 아이가 말했던 세계수의 꿈 라는 그네형 놀이기구가 찍혀져 있었으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제외하면 미동없이 같은 모습들.
그리고 그렇게 300장의 동일한 사진들이 지나가고 변화가 생긴것은 557번째 사진.
누군가 카메라를 집어든건지 들어올린 사진은 이리저리 흔들려있고 이어 상아빛으로 변화.
희미하게 신발등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카메라가 찍히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 누군가가 카메라를 아래로 내린채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어지러운 사진은 10장 조금 넘게 이어지고 이어 세계수의 꿈 근처의 벤치앞을 촬영.
테이블이 있던 장소에서 길하나 건너가면 있는 벤치로 앞에는 토끼가면을 쓴 양갈래의 여자아이가 서 있었으면 좋겠다.
주먹만한 유리구슬이 달린 목걸이를 걸고 허리춤에 겉옷을 졸라맨 여자아이는 서서히 손을 들어올려 카메라를 지목.
이어진 동영상은 30여초 정도 되는 동영상.
재생버튼을 부르자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음 사이로 카메라를 든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남성은 일어나. 라고 속삭이고 톨비쉬는 섬뜩한 느낌에 고개를 들어 주변을 확인.
미아 보호소겸 안내센터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려있었으면 좋겠다.
바로 옆에서 톨비쉬의 카메라를 들여다보고있던 안내직원은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를 벌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서비스 직원 특유의 미소를 지어보이며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손님? 하고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여보였으면.
아니요 라고 말하려 했던 톨비쉬가 아득한 현기증을 느끼며 눈을 깜빡이려는 순간 동영상이 어서!! 라고 고함을 쳤으면.
헉하고 깨어난 곳은 다시 어트랙션 안.
이제 막 열차가 출발하여 어둑한 붉은 조명이 비치는 재즈풍의 무대를 지나는 시점이었으면 좋겠다.
다만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차 있던 첫번째 열차와 달리 두번째 열차는 모두 무표정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으면.
옆자리에 탄 사람을 돌아볼 용기가 나지를 않아 얕은 숨을 몰아쉬며 안전바를 꽉 붙잡은 톨비쉬는 빨리 열차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종점에서 하차.
내리는 사람은 오직 톨비쉬 뿐으로 출구 안내하는 직원조차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톨비쉬가 밖으로 나가는 순간 남은 관람도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라는 인사소리가 들려왔으면.
희미하게 웃음기가 감도는 목소리를 흘려들으며 신시엘라크들과 헤어진 곳으로 돌아온 톨비쉬는 부패한 설탕물과 까맣게 변색되어버린 감자튀김을 발견.
톨비쉬는 주춤주춤 테이블에서 떨어진뒤 반대방향을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어김없이 세계수의 꿈 라는 어트랙션이 돌아가고 있었으면.
동영상속 모습을 떠올리며 토끼가면을 쓴 소녀가 서 있던 장소에 도착한 톨비쉬는 그곳에 놓여져 있는 카메라를 발견.
사진은 500장 조금 넘게, 동영상은 2개.
르웰린의 사진을 지나 주르륵 이어진 사진은 이제 세계수의 꿈에 탑승한 시점의 사진들이었으면 좋겠다.
이리저리 흔들린 사진이 대부분이지만 애써서 한 방향을 찍으려 노력한건지 사진들은 모두 비슷한 구도의 사진들.
개중에 우연히 선명하게 찍힌 사진들이 있었지만 톨비쉬는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알지 못했으면.
사진에 찍힌 방향을 가늠하며 카메라를 조작하던중 마침내 사진 사이에 끼어있는 동영상 파일을 발견.
르웰린의 사진을 찍었던 꽃밭에서 멀찍이 서있는 소녀를 향해 카메라가 다가가고 있는 사진이었으면 좋겠다.
주황색 긴 머리를 양갈래로 땋은 소녀는 어김없이 토끼가면을 쓰고 있었으면.
뒷짐을 지고 무언가를 찾는 시늉을 하고 있던 소녀는 카메라를 향해 돌아서고 카메라를 든 사람은 그곳에서 정지.
카메라 앞에 다가온 소녀가 카메라를 받아들자 화면에 아주 잠깐 무당이 사용할 법한 구슬팔찌가 잡혔으면 좋겠다.
가면너머로 보이는 소녀의 시선은 카메라 뒷쪽, 그러니까 카메라를 넘겨준 사람에게 고정되어 있었으면.
누군가의 말을 따라하듯 천천히 가면에 가로막혀 웅얼거리는 소녀의 목소리는 내가 찾으라는거 찾았어? 하고 질문.
퍼뜩 졸고있던 잠에서 깨어난 톨비쉬의 눈앞에는 위협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푸른 거인이 서 있었으면 좋겠다.
장소는 다시 어트랙션, 열차에는 톨비쉬 뿐.
이제 명확히 꿈이라는 것을 깨달은 톨비쉬는 어디서부터가 꿈이었는지를 생각해내려 하지만 기억나는 것은 그저 이 어트랙션이 지루했었다는 것 하나뿐이었으면.
나는, 내가.. 하고 울렁거리는 속을 입으로 틀어막은 톨비쉬는 문득 무대위의 인형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인형들의 감시속에 어트랙션의 끝에 도착하자 밝아진 열차 자리가 가득채워져 있는 모습이 보였으면.
무대에 서있던 인형들이 오도카니 앉아있는 열차속에서 살아있는 사람은 톨비쉬뿐.
안내 바가 열리고 열차에서 내리자 인형들을 태운 열차가 다시 느리게 출발했으면 좋겠다.
어지러움을 꾹 눌러참고 필사적으로 밖으로 나온 톨비쉬는 다시 테이블로 돌아가지 못한채 근처에 있는 아무 벤치에 쓰러지듯 앉아 숨을 골랐으면.
목이라도 축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이 환상의 어느것도 믿을 수 없었던 그저 입술을 깨물며 주변을 경계.
아저씨 괜찮아요? 하고 다가온 소녀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던 브라우니 인형이 톨비쉬에게 고개를 갸웃 거리며 손수건을 내밀어보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인형이 내민 손수건에는 눈에 익은 등나무 자수가 놓여져 있었으면.
유난히 연보라빛이 아름다운 그 손수건은 두 번 확인할 것도 없이 신시엘라크의 어린 아이를 위한 손수건.
톨비쉬가 인상을 일그러트리며 손수건을 빼앗으려 하자 브라우니는 하하하. 하고 웃는 소리만을 내며 잽싸게 몸을 돌려 도망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게 시작신호라도 된 것 처럼 놀이공원 여기저기에 어트랙션용 브라우니 인형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면.
톨비쉬는 손수건을 가진 브라우니의 뒤를 쫓아 뛰기 시작하지만 사람들이 워낙 많은 장소에서 자그마한 어린아이 형태의 인형을 붙잡을 수 있을리가 만무.
동시에 그런 톨비쉬를 조롱하든 톨비쉬의 시선이 닿는 모든 장소에서 브라우니 형태를 한 인형들이 하하하. 하는 웃음소리를 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길 한가운데, 벤치 위, 간식을 판매하는 가판대 뒤나 놀이기구를 기다리는 대기줄 중간중간.
톨비쉬를 마주칠때마다 하하하. 하고 웃는 브라우니들은 몸통의 방향이 어떠하건 고개를 돌려 톨비쉬를 응시하고 있어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 처럼 보였으면.
살랑살랑 흔들리는 분홍색 드레스자락을 쫓아 한참을 뛰어가던 톨비쉬는 결국 또다시 세계수의 꿈 앞에서 정지.
브라우니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정도 숨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냉정하게 자신의 상태를 바라보게 된 톨비쉬는 이것이 꿈이며 르웰린과 카엘릭은 괜찮을 거다. 라는 생각을 떠올렸으면.
정말 괜찮을까? 하고 의심하는 목소리를 억지로 내리누르며 길게 심호흡한 톨비쉬는 일단 의자에 착석.
악몽에서 깨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하고 지난 경험들을 떠올려보지만 딱히 이거다 하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가지 가능성이 있는 거라면 꿈속의 그 사람을 다시 만나거나 아니면.. 하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근처에 있는 간식용 포장마차들을 확인.
방화를 떠올리며 몇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던 톨비쉬는 갑자기 잡화점에서의 일이 생각났는지 피식 웃으며 양 눈두덩이를 문질렀으면 좋겠다.
꿈인걸 알아서 하는거라며 현실에서는 이렇게 막무가내로 저지르지 않는다는 말이 왜 이제와서야 공감이 가는건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방화를 떠올리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해졌는지 길게 한숨을 내쉰 톨비쉬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츄러스 포장마차를 향해 전진.
하지만 몸을 일으키기 무섭게 목에 묵직한 무게감이 실리며 무언가가 가슴께에 툭 닿았다 떨어졌으면 좋겠다.
갑자기 목에 걸린 물건은 다름아닌 톨비쉬가 두고갔던 카엘릭의 카메라였으면.
갑자기 카메라를 손에 넣게 된 톨비쉬는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고 사진의 내용을 확인.
장수는 450개 동영상은 1개 70여장 정도 같은 자리를 찍고 있는 사진들의 방향은 인공잔디를 찍은 사진으로 어딘가에 내려놓은 카메라가 자동으로 사진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사진이 찍힌 방향으로는 익숙한 카페테리아가 보이고 있었으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어 사진속 카페테리아이자 카엘릭과 헤어진 테이블을 바라본 톨비쉬는 고개를 돌려 세계수의 꿈 어트렉션을 확인.
커다란 나무형 장치와 걸맞게 바닥면에는 인공잔디들이 수북히 심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난간 근처에는 유실물이 날아올 수 있으니 주의 라는 안내판이 붙어있고 어트랙션 방향쪽 안내판에는 물건이 떨어지면 위험합니다! 소지품을 맡겨주세요! 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으면.
하지만 어김없이 몇몇 물건들은 주인의 품을 떠나 화려하게 일생을 끝마치며 풀숲위로 낙하.
톨비쉬는 문득 하얀머리의 남자아이가 카메라를 주웠다는 말을 떠올리며 남은 사진들을 빠르게 넘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과연 그 때의 그 아이의 얼굴이 카메라에 잡혔으면.
어린아이의 손과 거꾸로 찍힌 아이의 턱과 콧구멍. 호기심 가득한 파란 눈이 렌즈를 들여다 보는 사진을 넘어 어트랙션의 출구쪽으로 향하는 사진은 아이가 행동했던 일련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는 어트랙션 출구를 안내하는 직원에게 다가가 카메라를 들어보였으면.
카메라는 여전히 사진을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속에는 당연히 직원의 모습도 촬영.
하지만 사진속 직원의 얼굴을 본 톨비쉬는 순간적으로 움찔하고 몸을 긴장시키며 빠르게 다음 사진으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보고 놀란 사진은 직원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혀져 있는 사진.
하지만 선명한 것은 오직 직원의 복장과 배경뿐으로 직원자체의 얼굴은 흐릿하게 뭉게져 오싹한 느낌을 전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눈이 있어야 할 부근만 피부색 블러로 뭉겐 것같은 기이한 모습이었으면.
하지만 그런 이상한 사진은 다음 앨범에서도 몇번이나 다시 등장했고 아이는 직원을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는지 카메라를 돌려 일행들에게로 복귀.
방송국에서 볼법한 화려하게 생긴 예쁜 여자아이가 카메라쪽을 돌아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뛰어가고 있었는지 몇차례 흔들리는 사진이 이어지고 사진은 다시 여자아이의 옷가지를 근접한 거리에서 촬영.
사진을 보고 있는지 한참동안 똑같은 사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침내 누군가 사진기를 들었는지 사진의 촛점이 아이들의 얼굴로부터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으면.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사진이 흔들리며 집어든 사람의 얼굴이 찍히려 했지만 선명해지지 않은 사진의 끝은 예의 그 동영상.
동영상은 카메라를 거꾸로 든 상태로 촬영이 되었는지 조금 어지러운 시점으로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얘들아, 물건을 주웠으면 주인부터 찾아줘야지 하고 말하는 목소리에서 묘하게 익숙함을 느낌 톨비쉬는 설마.. 하고 입을 가리며 볼륨버튼을 연타.
조금 멀어진 배경소리 사이로 남자아이가 주인을 찾아주려 직원에게 말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 라고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가까운 곳에서는 이거 꽤 비싸보이는데. 혹시 망가지지는 않았겠지? 괜히 주인 찾아주고 욕먹기는 싫은데 말이야. 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으면.
이리저리 움직이는 화면 사이사이로 호기심 가득한 하얀머리 남자아이와 카메라에 흥미가 생긴듯한 검은 머리의 여자아이의 얼굴이 스쳐지나가고 여자아이가 그러면 어디다 가져다 줘야해요? 하고 질문.
노래소리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또렷한 여자아이의 목소리에 이어 내가! 내가 가져다줄래! 미아보호소에 가져다주면 되는거지? 거기서 분실물센터를 겸하고 있는걸 내가 봤어! 하고 신이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대답했으면 좋겠다.
음.. 하고 고민하던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은 카메라를 돌려 렌즈를 확인.
꿈에서 보았던 그 얼굴, 지금 간절했던 그 얼굴을 발견한 톨비쉬가 흥분에 가득찬 시선으로 카메라를 바싹 끌어당기자 영상 속 사람은 시선을 먼 곳(아마도 남자아이쪽)으로 던지며 그럼 그렇게 하고 올래? 나랑 디바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꿈속의 사람은 카메라를 하얀 남자아이에게 건네주고 곁에 있던 여자아이는 한눈팔지 말고 금방 돌아와야해? 하고 당부.
남자아이는 응! 내가 번개같이 달려갔다 올게! 라며 영상이 끝나고 톨비쉬는 다시 침착하게 영상을 초단위로 뒤로 돌려 꿈 속의 그 사람의 얼굴을 다시 확인.
저기.. 하고 무언가가 톨비쉬를 부르지만 톨비쉬의 주의는 카메라에만 쏠려 있었으면 좋겠다.
다시한번 저기.. 하고 부르며 누군가가 톨비쉬의 바지춤을 툭툭 두드리자 톨비쉬는 인상을 찡그리며 카메라에서 시선을 돌려 허리춤 아래를 확인.
찡그린 표정의 브라우니들이 톨비쉬를 겹겹이 둘러서서는 뭐 잊은거 없어?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퍼뜩 정신이 드는 순간 열차는 다시 포도밭을 지나고 있었으면.
끝없이 이어지는 포도밭 무대는 과하게 강조된 덩굴과 잎사귀들 때문인지 정글과도 같은 분위기 유일하게 인형이 없는 구간이기 때문인지 스트레스는 조금 덜했지만 톨비쉬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톨비쉬의 옆에는 예의 그 토끼가면을 쓴 양갈래의 소녀가 앉아있었으면.
양갈래의 소녀는 톨비쉬가 두리번 거리는 행동에도 반응하지 않은 채 정면을 응시.
당신이 해야 해. 하고 입을 연 소녀의 말에 톨비쉬가 뭐? 라고 물었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힘이 부족해서 아무것도 못해. 선생님은 당신때문에 앓아누워버렸고. 그러니까 이번에 깨어나는 건 당신 혼자서 해야해. 하고 말한 소녀는 몸은 고정한 상태로 고개만 돌려 톨비쉬를 응시.
당신은 이제 어떻게 할거야?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소녀가 말하는 동안 포도밭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지만 언뜻언뜻 흔들리는 레일 아래에서는 어디갔지, 어디로 숨었지? 하는 브라우니들의 목소리가 소곤소곤 들려오고 있었으면 좋겠다.
이 근처인데. 어디갔지. 어디로 숨었지. 누가 숨겼지? 하는 목소리가 가까워질수록 포도밭을 달리는 열차속도도 점점 빨라지기 시작.
문득 토끼가면을 쓴 소녀의 이마에 땀이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한 톨비쉬는 홀린듯이 고개를 돌려 레일아래를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새까만 어둠이 도사리고 있는 레일 아래는 쉼없이 돌아가고 있는 바퀴의 가장자리가 보이고 있었으면.
딱 하나 주의하지 않으면 사람하나 빠지기 쉬워보이는 틈새를 응시하던 톨비쉬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다시한번 토끼가면의 소녀를 확인.
턱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마음을 정한 톨비쉬가 안내 바를 올리자 요란한 경고소리가 울리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어딨지? 어딨어? 하고 다급해진 브라우니들의 목소리가 가까워지며 어디선가 찾았다! 하는 외침이 들려오자 토끼가면소녀의 모습이 흐려지기 시작.
그러한 변화를 확인하지 못한채 찾았다! 찾았어! 저기있어! 하고 가까워지는 목소리에 다급해진 톨비쉬까 열차에서 일어서자 포도밭으로 들어온 브라우니가 도망치려한다 잡아야해! 라고 소리쳤으면 좋겠다.
하지만 톨비쉬는 이미 열차에서 뛰어내려 어둠속으로 몸을 던지고 브라우니들은 안돼!! 하고 톨비쉬를 향해 뛰어내리기 시작.
간발에 차이로 톨비쉬를 놓치지만 딱 한 브라우니만이 톨비쉬의 머리끝을 살짝 잡아내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확 하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감촉에 헉하고 깨어난 톨비쉬가 주변을 둘러보자 열차에서 내리던 한 관람객이 헉, 죄송해요 제 가방장식에 머리카락이 끼었나봐요. 하고 깜짝 놀라 사과의 말을 건네왔으면.
톨비쉬는 얼얼한 뒷통수를 쓸어내리며 괜찮다고 말한뒤 허둥지둥 열차에서 내려 사람들이 몰려가는 출구방향으로 이동.
쾌활한 어조의 안내직원이 잊으신 물건 없으신지 꼭 확인하시고요. 나가시는 문은 이쪽입니다. 남은시간도 즐거운 관람되세요! 하고 브라우니들과 같은 율동으로 나가는 문을 가리켜 보였으면 좋겠다.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어깨와 엉덩이 고개를 까딱까딱 흔드는 귀여운 동작들이지만 톨비쉬는 어딘지 오싹한 느낌에 팔뚝을 쓸어내리고는 황급히 바깥으로 이동.
카엘릭과 헤어진 장소로 가던중 문득 고개를 돌려 나무모양의 어트렉션을 찾았으면 좋겠다.
감자튀김을 다 먹고 얼음만 남은 콜라컵의 빨대를 쭉쭉 빨아올리던 카엘릭은 가까이 오다말고 딴길로 새는 톨비쉬를 보며 쟤 어디가냐 라고 물었으면.
자기 컵에 옮겨담아진 주스를 쭉쭉 빨아마시고 있던 르웰린은 눈길한번 던지지 않은채 몰랴 하고 조금 새어나간 발음으로 대답.
세계수의 꿈 앞에 도착한 톨비쉬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마침내 꿈에서 보았던 하얀머리 남자아이와 긴 머리 여자아이를 발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뒤에 거짓말처럼 서 있는 꿈속의 사람을 발견하고 자신도 모르게 다가가 저기요. 하고 아이들의 보호자에게 말을 걸었으면.
아이들의 소지품을 건네받고 있던 보호자는 누가 자신을 부르나 싶어 얼떨떨하게 고개를 들어올리다가 이내 톨비쉬를 보고 제 눈을 의심하듯 미간을 찌풀.
혹시 저.. 하고 여전히 반쯤 정신을 놓은 상태로 뭐라 말해야할지 버벅이던 톨비쉬가 혹시 저를 아십니까?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도를 아십니까도 아니고 저랑 어디서 만난적 없으세요의 중간에 걸친 애매모호한 말에 아이들의 보호자가 진심인가 하는 느낌으로 묘한 표정을 지어보인뒤 예에.. 아마도..? 하고 대답했으면.
이건 뭐 안다는 건지 모른다는건지.. 하얀머리 남자아이가 잠시 눈을 굴리다가 여자아이에게 눈짓.
적당히 빠져주자로 합의가 되었는지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놀이기구에 입장해버렸으면 좋겠다.
멀뚱히 남겨져 버린 두 사람을 저 멀찍이서 바라보고 있던 카엘릭이 아이고 주여.. 하고 이마를 탁탁 두드리는 것으로 네번째 에피소드.
1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