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알반냥즈
알반냥즈로
자기가 귀접힌 고양이인줄 알았으나 커가면서 귀가 펴지는걸보고
어쩌지 밀레시안님이 실망하실거야 하고 삑삑 우는 알양이와
그런 알터의 귀 뒤를 긁어주며 어쩌지 이거... 어쩐지 쑥쑥 커가는 속도가 남다르더니
귀도 엄청 커지네 얘 혹시 그거아닌가.. 그 모더라.. 칡...? 하고 헛다리 짚는 밀레
그거 아니야 라는 표정으로 리모컨을 탁 하고 떨어트려 티비를 켠 뒤 알터 둥가둥가하는 밀레 옆에 앉아
삵은 좁은 틈새에 끼어서 노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는 표지판 뒤에 낑겨 있는 동물원 삵을
소개하는 동물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르웰냥,
마침 그 티비소리에 얼핏 깨어나 늘어지게 쩍 하품을 한뒤 걸어오는 한발 한발마다 기지개를 켜는 톨비냥,
마지막으로 그렇게 다른 고양이들이 거실에 모이는 소리를 듣고 집으로 들어오던중
밖에 나갔다 들어왔으면 방충망 닫고들어와야지 소리에 꼬리 홱홱 휘두르고는(귀찮음)
오던 길 다시 돌려 드르륵 탁 소리나게 방충망 창을 끌어당기고 앞발 부르르 털어
발가락 그루밍하는 카즈냥이 보고싶다
나중에 병원에간 밀레가 알터는 그냥 머리가 큰 고양이일뿐입니다
그리고 칡이 아니라 삵이에요 라는 말을 듣고 돌아온다는 결말로.
19.08.06
글
현대AU)베밀톨
현대au 베밀톨이 보고싶다
시작은 평범한 삶을 살던 베인의 앞에 갑자기 자신이 내세의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밀레가 나타나는데 베인은 그 말이 어이없고 또 기가 차긴하지만 일단 흥미가 끌렸던 탓이 만나기 시작.
금방 밀레에게 빠져들지만 밀레는 스킨쉽만 가능하지 키스나 그 이상은 절대 거절.
하고싶으면 내세에서 하라며 요리조리 빠져나갔으면 좋겠다.
베인은 그냥 핑계라고만 생각하며 밀레의 의견을 존중했지만 어느날 사귄지 3년이 좀 지났을 무렵 밀레가 정말로 이제 시간이 다 되어서 원래 시간대로 돌아가야해요. 안녕. 이라고 말한뒤 사라져버리고 베인은 그대로 아무런 설명도 해명도 받지 못한채 방치.
일주일동안 무슨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한달이 지나서야 내가 지금 차인건가? 하고 차였으면 어쩔수 없지. 라고 떠올렸으나 이내 뒤늦은 불쾌함이 베인의 마음을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
달랠길 없는 마음을 풀기 위해 오래간만에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한 베인은 떠들썩한 분위기에 취해 베인은 차인건 차이더라도 3년동안 사귄 상대에게 제대로 설명도 없이 이별을 통보하는건 너무한거 아니냐며 푸념.
하지만 베인의 친구들이자 그동안 밀레와 함께 만났던 사람들중 그 누구도 밀레의 존재를 기억하지 못하며 뭐 너 3년이나 사귄 사람이 있었어?? 진짜? 왜 우리에게 소개 안시켜줬어? 라고 되물었으면 좋겠다.
베인은 핸드폰에 남아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무슨소리냐고 되묻지만 베인의 지인들은 하나같이 밀레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으면.
기억나는 몇몇 사건들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해서 만났지 않느냐고 몇 사람을 추궁해보지만 지인들은 베인이 취한 것같다며 택시를 부르기 시작.
집에 돌아와 밀레의 흔적들을 다시 찾아보지만 그 어느것 하나 발견하지 못했으면 좋겠다.
남은 것은 오직 베인의 핸드폰과 연락했던 메세지들 뿐이었으면. 그러던중 어느날 베인의 집으로 밀레의 이름으로 보내진 소포가 하나 도착.
내용물은 주소 한줄이 적힌 쪽지와 usb 하나가 전부였으면 좋겠다.
주소가 적힌 쪽지 뒷편에는 usb의 비밀번호는 해당하는 주소에 놓아두었다며 어떠한 장소로 찾아오라고 쓰여져 있었으면.
베인은 역시 사람이 한순간에 사라졌을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럼 밀레시안을 기억못하는 사람들은 대체 뭐지? 하고 혼란.
게다가 먼저 내세니 전생이니 하는 핑계를 대며 갑자기 사라지듯 이별을 통보 했으면서 이런 물건을 보낸 의미를 모르겠다며 쪽지와 소포상자를 며칠동안이나 버리지도 않고 그대로 방치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매일같이 usb를 가지고 다녔던 베인은 결국 자신이 밀레를 완전히 놓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마무리 짓겠다는 마음으로 쪽지를 다시 집어들었으면.
종이에 적힌 장소는 어느 외딴 지역의 렌트하우스.
깔끔해보이는 외관보다 더 깨끗한 집 내부에는 노트북 하나 덜렁 놓여져 있는 모습. 부엌과 화장실은 아직 비닐을 뜯지 않은 상태고 집언에서는 온통 새 집 냄새가 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노트북 화면에는 우로보로스 라고 쓰여져 있었으면. 그것이 비밀번호라는 것을 깨달은 베인은 노트북에 usb를 연결하고 데이터를 재생.
영상속에 밀레시안은 지금 베인이 있는 집에 앉은 상태로 입으로는 진지하게 기억을 가지고 내세로 이동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한참 영상을 듣고 있던 베인은 기가차다는듯 얼굴을 쓸어내리며 이게 다 무슨소리냐고 헛웃음을 터트렸으면.
그리고 이어 혹시 몰래카메라라도 설치되어있는건 아닌가 하고 주변을 둘러보지만 딱히 이상한 물건은 찾지 못했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런 의심을 없애겠다는 건지 집은 구석지거나 수상한 틈 하나 없이 말끔한 평면의 벽뿐.
베인이 집안을 둘러보고 있는 동안에도 밀레의 영상은 계속해서 재생되었고 마지막 설명이라며 화면 건너편을 가리킨 뒤 필요한 도구들은 모두 저 부엌 서랍에 있어요.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마침 살펴볼 곳을 모두 살펴본 뒤 노트북 앞으로 돌아온 베인이 어이가 없다는듯 그러니까 지금 나더러 자살을 하라고? 라고 말하자 화면속의 밀레는 시계를 한번 흘끗 살펴본뒤 그래요. 라고 대답했으면.
역시 이 근처에서 자신을 구경하고 있었나 싶어 인상을 찡그리지만 이내 실시간으로 자신을 구경한들 미리 저장한 영상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갸웃.
그러자 밀레가 다시한번 시계를 확인하고 네. 저는 미래에 있어요. 그러니까 계속 그렇다고 말했잖아요.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선을 잠시 내려 화면의 구석을 응시, 밀레시안의 시선이 닿는곳은 화면에 표시되는 날짜와 녹화시간에 대한 정보였으면. 베인이 애써 무시했던, 합성이나 조작된 데이터값이라고 생각했던 시간표시를 잠시 내려다보던 밀레시안은 다시 카메라로 시선을 맞춘 뒤 베인이 가장좋아하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러니까 날 다시 보러올 의향이 있다면 내 말대로 의식을 실행하세요.
내가 한번 당신을 만나러 갔으니 이번에는 당신이 날 만나러 와야죠.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베인은 설마설마하는 마음으로 화면속 밀레의 뺨에 손을 뻗으며 정말 거기로 가면 그대를 다시 만날 수 있나? 하고 질문.
밀레가 나는 여기 있어요 라고 대답하자 베인은 기다렸다는듯 또 빠르게 내가 정말로 기억을 가지고 다시 태어날 수 있어? 하고 묻고 밀레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당신이 나를 사랑했다면 분명 기억을 잃지 않을 수 있어요.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베인이 말없이 화면을 쓸어내리자 밀레는 마치 그 손길이 느껴진다는 듯이 눈을 감고 조용히 침묵을 지켰으면.
그러면 그대는? 하고 베인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지만 밀레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침묵.
그대는 나를 그곳에서도 기억하고 있어? 하고 묻자 밀레의 눈이 느리게 뜨여지며 영상이 종료되었으면 좋겠다.
오직 그 마지막 장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밀레의 모습을 머릿속에 세기고 또 세기던 베인은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이동.
파란색 투명한 테이프가 그대로 붙어있는 새 서랍장을 열자 안에는 밀레가 말한대로 필요한 도구들이 가지런히 들어있었으면 좋겠다.
몇가지 알 수 없는 도구들과 언젠가 책이나 티비에서 보았던 주술적인 도구들, 그리고 날카로운 단검. 밀레가 말한 방법대로 의식의 준비를 끝낸뒤 베인은 다시한번 설명을 끝내고 네 저는 미래에 있어요. 그러니까 계속 그렇다고 말했잖아요. 라고 말하는 밀레를 응시.
내가 한번 당신을 만나러갔으니, 하고 똑같은 말을 재생하는 밀레를 향해 베인이 이번에는 내가 그대를 만나러 가야지.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베인이 목에 단검을 들이대는 동안 영상속 밀레는 나는 여기 있어요. 라고 말하고 있는중.
쏟아지는 핏물을 바닥에 쏟으며 베인의 몸이 쇼크에 빠져가고 있는 동안 당신이 나를 사랑했다면 분명 기억을 잃지 않을 수 있어요. 라고 말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흐릿해지는 의식 너머로 정지된 밀레의 얼굴을 보며 베인이 눈을 감는 순간 반드시 라고 속삭이는 밀레의 음성이 들린 것같은 느낌이 들었으면.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때 베인이 누워있는 장소는 피가 흥건했어야 하는 렌트하우스의 바닥.
렌트하우스는 결국 그대로 방치되었는지 오랜시간동안 사용되지 않은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가득한 집이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화장실에서는 녹슨 쇠냄새가 가득하고 새하얗던 부엌은 누렇게 떠버린 색을 띄고 있어 볼품없어 보였으면. 노트북도 사라졌고 핏자국도 사라졌고 달라진 것이 있다면 베인의 소지품과 핸드폰 속 날짜.
터무니 없는 미래의 날짜가 찍혀져 있지만 이상하게도 베인이 생각하던 그 날짜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밀레시안의 영상이 표시하던 날짜보다는 조금 이전의 날짜.
즉 밀레가 영상을 기록하기 몇 년전의 날짜였으면. 하지만 그와 동시에 베인이 느끼고 있는 시간의 차이는 몇시간 안지났네 라는 느낌.
그리고 한숨 푹자다 일어난 것처럼 멍해진 머리가 천천히 깨어나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이 곳에서의 생활방식과 자신의 직업, 나이, 이 장소에 찾아올때 타고왔던 이동수단 등의 정보가 밀려들어왔으면 좋겠다.
마치 저쪽은 자살로 끝났지만 이쪽은 그 영혼의 기억을 전송받은것에 불과하다는듯 자연스러운 융합.
그리고 마침내 밀레시안에 대한 것을 떠올렸을때 베인이 이번에는 내가 만나러 가야지. 라고 소리내어 말했으면.
그대를 만나러 가야지. 이번에는 내가 먼저 찾아내야지. 이렇게 성공했다고 보란듯이 그대에 대한 사랑을 증명했노라고 즐거워 하며 렌트하우스를 나선 베인은 밀레를 찾을 계획을 머릿속으로 차곡차곡 정리하며 운전석에 착석.
하지만 날짜가 어긋났으니 이를 어찌할까, 내가 그러했듯 그대도 약속된 날짜가 되면 자연스럽게 전생의 기억을 떠올릴까? 아니면 그대가 나에게 미래에서 왔다고 당황시켰듯이 이번에는 내가 전생에서 왔다며 그대를 곤혹스럽게 만들어 볼까.
베인은 언젠가 당황했었던 밀레의 얼굴이나 자신을 돌아볼때마다 희미하게 번져나가던 미소를 떠올리며 차에 올라타고 안전벨트를 착용. 시동을 걸기 위해 몸을 기울이려던 출발시키려는 찰나 업무용 휴대폰이 부웅 하고 진동음을 울려왔으면 좋겠다.
한참 행복한 추억을 회상하고 있던 중이었기에 베인은 매우 불쾌하다는듯이 전화를 받고 용건을 확인.
바쁜와중에 무리하게 시간을 내어 시골 구석에 틀어박혀있던 탓에 전화를 건 상대쪽도 베인만큼이나 불퉁한 어조였으면 좋겠다.
평소같았으면 그냥 네 선에서 알아서 처리하라고 대답한 뒤 바로 끊었을테지만 문득 이 부관이 일하나 만큼은 끝내주게 잘한다는 것을 기억해낸 베인은 흔쾌히 좋네. 하고 의뢰를 수락하고 지금 당장 자료를 받으러 가겠다고 대답.
너무 흔쾌히 일거리를 수락한 탓인지 잠시 말문이 막혀있던 부관은 이번 휴가에 찾아간 곳이 자살명소로 유명하던데 혹시 약먹고 자살시도라도 한겁니까? 왜 안하던 짓을 하고 그럽니까? 소름이 다 돋아오르는군요. 하고 의심스럽다는듯이 물어보았으면 좋겠다.
그 말에 평소처럼 기분이 곤두박칠친 베인은 쓸데없이 남의 휴가계획 뒷조사하지말고 자료나 준비해 놔. 하고 으르렁거리고 부관은 그제서야 자신이 아는 망할 상사놈같다며 전화를 종료.
그리고 그렇게 다시 회사로 돌아갔을때 부관 케흘렌은 꽤나 두툼해보이는 서류철을 내밀어보였으면 좋겠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세세하게 계획을 짜놓은건지 베인은 기본 인적사항만해도 다른 타겟의 두 세배는 되어보이는 파일을 들어보이며 모처럼 마음먹었던 일할 의욕이 단번에 사라지는군 하고 대답.
케흘렌은 뭘 새삼스럽냐는듯 베인의 투정을 무시하고는 지금 파일을 살펴볼거면 책상에 앉지말고 의자에 제대로 앉으라는 말만 덧붙였으면 좋겠다.
베인 또한 익숙하게 잔소리 무시하며 근처 책상 위에 엉덩이를 걸치고는 평소라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까다로운 계획의 서장을 읽기 시작했으면.
타겟은 어느 소국가의 어린 후계자이고 난이도는 최상. 기존에 있던 호위병은 문제되지 않지만 이미 사전에 몇번 이와같은 시도를 했는지 베인과 같은 외부용병이 두어명 경호원으로 붙어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하필이면 그 경호원으로 붙어있는 용병중 하나가 베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아발론 소속의 용병이었으면.
암살과 공작을 전문으로 하는 베인의 블랙문과 달리 아발론은 추적과 호위가 전문.
이전에도 몇차례 부딪쳤던적이 있었던지라 베인은 아발론과 엮이면 일이 늘어진다며 늘 피해왔었지만 이번 의뢰는 케흘렌이 가지고 온 것이라 미쳐 확인을 하지 못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베인이 왜 미리 말안했냐는 눈빛으로 쏘아보자 케흘렌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좋다고 한건 당신 아닙니까? 저야 입도 뻥끗 안하고 넘겨서 편했지만요 하고 대답.
베인이 애초에 받지 말라고 짜증을 내자 이 블랙문에서 그렇게 의뢰 가려받는건 당신 하나뿐입니다. 억울하면 지금이라도 못하겠다며 다른 팀에게 넘기시던지요. 아, 설마 아발론이 무섭다고 도망치는건 당신뿐이라고 확실하게 못박아주시기를. 저는 분명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수락했으니까요. 하고 빈정거리듯 웃어보였으면 좋겠다.
케흘렌의 말대로 받아들인것도 자신이고 지고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기에 베인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최대한 아발론과 엮이지 않는 방법으로 계획을 수정.
짧게 요약하면 이것저것 죄다 터트리고 태워버린다는 말에 케흘렌이 뒷처리가 피곤해진다고 짜증을 부렸지만 상대가 상대인만큼 이정도는 해야한다는 설득당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계획은 베인의 의도대로 적중하여 타겟은 벨바스트 인근의 외딴 휴양지에서 저택에서 일어난 의문에 화재에 휘말려 사망, 몇몇 수상한 점이 발견되긴 했지만 워낙 인원수를 적게하여 몰래 떠났던 휴가였기 때문에 동행자도 몇명 없었고 그나마 절반은 호위병와 경호원.
운나쁘게 외측 손님방에서 시작된 불이 저택 전체로 번져 무너진 것으로 처리되었으면 좋겠다.
다행히 몇몇 하인들과 외부 용병은 후계자가 예정중이었던 야외활동의 준비 및 보안확인을 위해 따라나선 상태였기에 생존.
하필이면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살아남은 탓에 크고 작은 논란들이 끈질기게 따라붙어왔지만 베인은 이 모든 것을 끝내주게 일 잘하는 부관(케흘렌)에게 떠넘긴 뒤 자신은 밀레시안을 찾기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몇 달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블랙문의 정보망이라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밀레시안의 존재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베인은 밀레가 전생과 현생, 내세를 오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일반인이 아니라는 가능성에 다시한번 탐색을 진행.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의식 좋겠다. 하지만 이 마을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고 지금 시점에서 남아있는 것은 오직 모 대학교에 연구자료로 남아있는 고서 한 권뿐.
때마침 베인이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케흘렌은 고서에 접근하려는 베인에게 충고겸 경고의 의미로 그 대학에는 접근하지 말라고 조언.
베인이 무슨소리냐고 묻자 왜 하필 그 대학에 관심이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학과에는 아발론이 있다며 한창 예민할 시즌이니 괜히 가까이 갔다가 마찰이라도 일으키면 곤란하다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자세한 내막인 즉슨 얼마전 블랙문 소속인 모르피드리아나스 교수가 외부강의를 나갔을 때 그 대학에 간 적 있었는데 거기서 우연히 아발론을 발견했다는 것.
외부작전에 나갈일이 없는 모르피가 일방적으로 알아본 것에 불과하지만 일단 요주의 인물이었기에 이를 블랙문에 보고했고 블랙문에서는 한동안 그를 밀착마크, 하지만 딱히 무언가 수상한 낌새나 정보를 얻을 수가 없어서 그냥 내버려두었다는 결론.
물론 거기까지였으면 케흘렌이 딱히 베인에게 충고할 이유는 없었지만 그 요주의 인물이 바로 이전 베인과 간접적으로 엮였던 후계자 암살사건의 경호용병이었고 저쪽에서는 범인이 검은달이라는 것으로도 모자라 베인을 특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일부러 언급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베인은 자신은 임무에 성공한 것 뿐이고 저쪽은 임무에 실패한 것 뿐인데 무슨 원한이라도 쌓인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가볍게 웃어넘기고는 직접 그 고서를 확인하기 위해 대학으로 잠입.
그리고 과연 케흘렌의 경고대로 아발론의 그와 마주치게 되는데 하필 그 자리에서 베인이 그렇게 찾아 해메던 사람을 만나게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미래에서 왔다던 연인, 시간이 되어 돌아가야 한다고 했던 옛 정인.
자신과 헤어질때는 그리도 칼같이 돌아섰던 밀레시안이 아주 잠시 손님(베인)이 왔기 때문에 자리를 피하는 그 순간에도 아쉽다는듯 아발론의 손끝을 가볍게 쥐었다가 좋는 모습에 베인의 가슴속 깊은 곳에 희미한 불씨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밀레가 나가자마자 이전의 사근사근하던 겸임교수는 다시 아발론의 용병의 시선으로 돌아와 베인에게 용건이 뭐냐고 물었으면.
베인은 연기가 아주 훌륭하다며 톨비쉬의 이중성을 까내리지만 톨비쉬는 연인의 앞에서 굳이 험한 태도를 보일 이유가 무엇이 있겠냐며 느긋하대 대답.
베인은 대놓고 연인이라고 하는걸 보니 어지간이 자신이 있는 모양이라고 비꼬고 톨비쉬는 그렇지 않으면 만나지도 않았지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다시 베인이 이전의 임무는 그렇게 실패했으면서? 하고 묻자 톨비쉬는 물론 내 상상력이 조금 빈약했다는 건 인정하지. 나는 여태까지 암살이라고 하면 최대한 소란을 덜 일으키기 위해 선택하는 습격방식인줄 알았거든, 보통 그렇게 화려하게 불태우는건 테러라고 할텐데 말이야. 하고 대답.
그쪽도 그 건으로 의뢰인에게 상당히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들었는데 하고 슬쩍 다 알고있다는식으로 덧붙이자 베인이 어깨를 으쓱 들어올리며 그런건 내 유능하신 부관님이 하는 일이라.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놀랍지도 않다는건지 차를 다시 들이키며 그랬군. 그건 그렇고 용건은 이게 다인가? 그 발로르가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쪼르르 달려와 자기 자랑만 늘어놓을리는 없을테고, 본론이 있다면 빨리 들어가도록 하지. 밖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거든 이라고 말하며 시계를 확인.
베인의 눈빛이 가라앉자 톨비쉬에게도 희미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짧은 침묵끝에 베인이 입을 열어 3년. 이라고 말했으면.
3년뒤 네가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내가 될거다. 라고 말하는 베인을 경계하면서도 톨비쉬는 여유로운 태도를 가장하기 위해 아발론의 입사지원인가? 이런, 청탁은 받지 않는 주의인데. 라고 대답.
하지만 베인이 흔들리지 않는 태도로 네가 기다리는 그 시간도, 기대하는 저녁식사도, 마주보는 웃음이나 손길, 온기 모두 이전과 같이 내 것으로 돌아올거야. 말하자 톨비쉬도 진심으로 언짢아 진건지 본심을 드러내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베인을 쏘아보았으면 좋겠다.
갑자기 들이닥쳐서 연인을 빼앗아 가겠다는 미친발언은 둘째치고 이전과 같이라니? 하고 짜증스러워 하는 톨비쉬를 보며 베인은 내가 먼저 만났어. 라고 선언.
나의 과거가 밀레시안의 미래였을 뿐이라는 말이네. 곧 약속된 시간이 다가올 것이고 기억이 겹쳐지고 나면 잊혀지는건 네쪽이 되겠지. 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베인은 오늘은 그냥 그걸 확인하러 왔을 뿐이야. 하고 말한 뒤 톨비쉬의 반응을 확인하지도 않은채 밖으로 이동.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밀레에게 본인이 코코넛알러지가 있는건 알고 있냐고 질문.
네? 하고 묻는 밀레를 보며 슬쩍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복도을 빠져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베인이 계단으로 들어서기 무섭게 문을 열고 나온 톨비쉬가 오늘 저녁 메뉴는 바꾸는게 어떨까요? 하고 질문.
밀레는 연달아 들어오는 이상한 질문에 하지만 오늘 저녁은 톨비쉬가 좋아하는 킹크랩찜전문점이라면서요 사이드로 나오는 코코넛 게살 스프가 굉장히 맛있다면서.. 라고 말하다가 아, 혹시 방금 그 사람말 들었어요? 아마 아닐거에요. 나 살면서 알러지반응 한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걸.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그 사람이 그랬습니까? 라고 묻지만 사실 밀레의 말대로 베인의 말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뉴를 바꾸자고 말한 것이고 경험해 본 적 없다는 말에 바싹 말라오는 입술을 두어번 달싹이다가 그래도 혹시 모르지 않습니까. 당신이 몰랐던 알러지 식품이 있을지도 하고 예정을 바꿔 톨비쉬의 집에서 식사.
그리고 며칠 뒤 밀레 몰래 붙여놨던 루나사로부터 밀레가 모 병원에서 내과에 방문했으며 알러지 반응을 알아보는 검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져 왔으면 좋겠다.
비공식적으로 밀레의 검사 결과를 받아든 톨비쉬는 몇번이고 입가를 쓸어내리다가 우연의 일치, 말도 안되는 소리다, 무언가 몰래 뒷조사를 했거나, 아니 그냥 전부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하고 되뇌이며 검사결과지를 파기.
그 뒤 밀레에 대한 보호를 더 철저하게 해나갔으면 좋겠다.
베인이 정면으로 톨비쉬와 부딪친 이후 톨비쉬의 약점이 될 수 있는 밀레라는 존재가 공공연연하게 알려졌기 때문에 피곤해진것은 베인도 마찬가지.
차라리 톨비쉬처럼 대놓고 감싸고 다닌다면 마음이라도 편하겠는데 그럴 수도 없으니 괜히 밀레의 기억이 되돌아올 약속의 날만을 기다렸으면 좋겠다.
돌아올거라고, 분명 그 영상속 날짜가 되면 기억을 되찾을거라고. 자신을 잊어버렸을리 없다며 미래의 밀레시안이 과거로 와서 자신을 찾았을 이유가 있을거고 자신을 만나러 오라는 영상을 남겼을 이유만 믿어야 하는 시간이 꼬박 3년.
벌써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베인의 기억은 그 어느때보다도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어 밀레에 대한 집착은 더욱 깊어져만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열망에 불을 붙인게 바로 먼 과거에서 날아오는 메세지때문이었으면.
답장을 보낼 수는 없었지만 마치 자신의 답장을 받고 있다는 것마냥 대화문으로 이어지는 과거의 메세지는 예전 베인이 밀레와 나누었던 그 시절의 메세지.
자요? 하고 시작하거나 오늘은 조금 피곤하네요. 같은 안부메세지로 시작하여 매일같이 이어지던 문자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베인의 핸드폰을 울려대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눈앞에 있는 밀레시안에게는 함부로 말을 걸거나 멀리서 지켜보는 것 조차 불가능해진 현실을 억누르며 오직 그 문자들과 자신의 기억만에 의존하여 버티던 시간이 어느덧 3년에 가까워지는 즈음.. 베인의 인내심에도 거의 한계가 다다르기 시작했으면.
사실 베인이 생각했던 가능성중 하나는 밀레가 돌아간다 라고 선언하며 베인을 떠났던 그때의 시기로 영상속의 날짜보다 이르게 밀레가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현실은 그 날짜를 훌쩍 지나서도 밀레는 여전히 베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
3년의 시간동안 밀레는 이미 아발론에 소속되어 톨비쉬의 일을 돕고 있었고 그때의 수상한 남자(베인)가 블랙문의 발로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는 은근한 경계심까지 드러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순수한 호의나 진심어린 걱정도 무언가의 심계나 수작으로 의심받으며 차가운 눈빛만 받고 있던 베인의 마음은 점점 더 까맣게 타들어가고 마침내 베인과 밀레가 처음 만났던 날이나, 밀레가 과거로 돌아가겠다고 했던 날, 소포가 배송되었던 날, 베인이 그 펜트하우스로 찾아갔던 날을 모두 지나 영상의 그 날이 멀지 않았을 무렵.
베인이 문득, 이대로 밀레시안이 자신을 잊는것은 아닌가 하는 광기속에 사로잡혔으면 좋겠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지? 내가 그대를 데리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하나? 내가 그대를 위해 이곳에 온거라고 진심으로 고백해야하나 내가 그랬던 것처러 그대도 내가 과거에서 왔다는 사실을 못믿으면 어쩌지, 그대도 나를 허무맹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나는 그대를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대가 나를 거부하면 어쩌지? 나는? 그대만 바라보고 이곳까지 쫓아온 나는? 왜 나를? 하고 점점 집착과 열망, 광기언저리의 까맣게 타들어간 마음속에 가라앉아가던 베인은 무의식중에 그동안 왔었던 밀레의 문자들을 확인.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나 어디서 들었던 재밌는 이야기, 방금 보고 들었던 놀라운 이야기, 시덥지 않은 잡담과 안부인사, 하루를 푸념하는 불평불만.
온갖이야기를 넘어 수없는 문자들을 살펴보던 베인은 마침내 직감이 가리키는 문자 하나를 발견.
다음에는 무슨영화 보러 갈까요? 라고 묻는 밀레의 문자와 함께 그날 보았던 어느 sf영화의 내용을 떠올린 베인은 천천히 그날 나누었던 밀레와의 대화를 곱씹으며 자신의 마음이 어디를 신경쓰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그 날 보았던 영화의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주제는 시간여행. 밀레가 미래에서 왔다고 주장하니 이런건 어떠냐며 그대가 좋아할만한 영화를 골라봤지 하고 짓궂게 밀레에게 고개를 기울이던 자신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가운데 대강의 줄거리를 읽은 밀레가 내가 아는 것과는 다른데요. 라고 대답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이 주인공은 남자잖아요. 게다가 경찰이고요. 미래에 부당하게 살해당한 연인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범인을 미리 죽인다는건 나도 꽤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지만 만약 이 남자가 힘없는 평범한 시민이었으면요? 만약 이 주인공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으면요? 그 범인을 죽일 수 없었으면?
그 범인을 찾아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으면? 시간을 오가는건 의외로 많은 대가를 치루기 떄문에 바꿀 수 있는 것도 한정되어 있어요. 이렇게 내맘대로 빵야빵야 죽여버리면 온갖 미래의 인간들이 다 과거로 넘어와서 죄다 쏴죽여버리게? 하고 흥 하고 코웃음을 치는 밀레의 대답에
베인은 그렇군. 내가 전문가 앞에서 괜한 소리를 하고 말았어. 사죄의 의미로 팝콘은 그대 취향으로 고를까 하는데, 어떤가 우리 시간여행 전문가의 선택은? 미래에서 유행하는 팝콘 조합을 내게 추천해 줄 수 있나? 라고 대답.
그리고 그 온화한 시간의 뒤에서 블랙문의 방탄조끼를 걸친 자신이 음울하게 서서 만약 그게 밀레시안의 이야기라면? 하고 묻고 있었으면 좋겠다.
만약 밀레의 말대로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게 아주 많은 대가를 치뤄야하는 거라면. 과거의 베인은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기억만 간신히 미래로 넘어왔는데 그렇다면 미래의 밀레시안은 무엇을 대가로 과거로 넘어온걸까.
그리고 무엇을 위해 과거의 자신을 찾아온걸까. 그리고 그렇게 베인을 찾아내었을때 만약 밀레가 베인에게 무언가를 실행할 대가가 부족했다면? 그래서 베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행동하게 유도했던거라면?
팝콘판매대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사이에 두고 마주선 두 베인은 만약의 이야기일뿐, 그러나 그 점이 신경쓰이기에 이 날을 떠올리고 있는거잖아? 하고 느릿하고 무겁게 시선을 교환.
내가, 하고 무엇을 이라고 물으려는 찰나 방탄조끼를 걸친 베인은 고개를 그대로 고정한채 시선만 돌려 영화관 중앙에 세워진 검은색 대리석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응시.
나는 블랙문이지. 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유난히 메아리치며 울리는 가운데 다시한번 베인의 목소리가 나는 이미 그를 한번 죽일 뻔 했어. 라고 속삭여왔으면 좋겠다.
나와 그는 서로 대립되는 관계이고 우리는 언제 어디서 얽힐지도 모르지 그 말은.. 내가 그를 죽일 수도 있다는거야. 내가 그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거야.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이 빌어먹을 가정을 반복해보라고 발로르.
과거의 기억을 갖기전의 내가 그 날 그 섬에서 아발론을 죽였을 수도 있어. 아니면 처음 의도처럼 그 의뢰를 받아들이지 않고 은연중에 스쳐지나가다가 다른 임무에서 그와 마주쳤을 수도 있겠지.
내가 밀레시안을 몰랐던 미래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연인관계였을 수 있어. 내가 언제든지 그를 죽일 수 있는것과 같이 그들도 언제든지 관계를 맺을 수 있었어. 그래서? 그래서 만약 내가 그를 죽였다면?
내가 죽은 아발론에게 관심을 가졌을까? 내가 죽은 아발론에게 어떤 연인이 있었는지 굳이 궁금해 했을까? 그럼 반대로 그 아발론의 연인은 나를 가만히 두고 싶었을까?
그들에게는 그 책이 있어. 나에게는 그 사건을 당길 방아쇠가 있어. 수백 수천 수만가지의 가능성 속에서 나는 아발론의 연인이 나를 찾아오게 만들 하나의 미래를 알고 있어. 그건 다시 나의 과거고 그건 다시 너의 미래이지.
이봐 발로르, 아니 베임네크. 하고 새까만 미소를 지어보이는 방탄조끼를 입은 베인은 핸드폰을 들고 있는 베인의 앞에서 까만 연기로 흩어지며 동굴소리와 같은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
끊어진 미래를 이어갈 준비는 되었나?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깨어났을때 온 몸은 식은땀으로 흠뻑젖어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멍하니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자신의 얼빠진 표정이 노트북속 밀레의 표정과 닮아있다고 느꼈으면.
우로보로스, 우로보로스. 시간을 넘나드는 주술을 가진 마을에서 신성시되던 꼬리를 문 뱀의 고리.
밀레시안이 베인을 만나러 올 수 있게 한 운명의 열쇠이자 베인이 밀레가 있는 미래로 가게 만든 마지막 키워드.
그래서. 그렇다면. 그런거라면. 하고 혼잣말을 되뇌이던 베인은 말없이 날짜가 함께 표시되는 시계를 바라보며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면.. 하고 독백.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침내 영상의 날짜가 되기 하루 전날.
베인은 모든 관습적인 절차나 각 기관끼리의 이해관계, 사회적인 위치, 기타 등등 부가적인 모든 것을 놓아버린채 바로 톨비쉬의 집으로 찾아가 밀레와 함께 있던 톨비쉬를 쏘아버렸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베인으로 부터 밀레를 보호하려다가 베인의 총에 쓰러져버렸고 밀레시안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건에 사고가 정지.
어? 어어?? 하고 꺼져가는 목소리를 긁어모아 톨비쉬? 하고 이름을 부르는 밀레의 앞에서 베인은 미리 의식에 대해 적어왔던 검은 노트를 내밀며 읽어주겠나?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읽고나서, 내 이름을 불러주게.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게, 또 간절하게. 내가 보고싶다고 말해줘. 내가 필요하다고 말해줘. 네가 언제 어디에 있는지 나에게 가르쳐줘. 그게 언제이든 그곳이 어디이든 나는 분명 너를 찾아 이 지겨운 인연의 고리를 이어낼테니.. 하고 얼어붙어 버린 밀레의 뺨을 끌어당긴 베인이 차갑게 식은 입술을 겹쳐누르며 환하게 미소.
약속대로 그대를 만나러 왔으니 이제 다시한번 그대가 나를 만나러와. 과거에서 그대를 기다리겠네. 라며 그대로 몸을 돌려 자리에서 이탈.
홀로 남은 밀레가 피빛으로 젖어가는 노트로 시선을 떨어트리며 뭐….? 하고 신음소리같은 숨 한톨을 내뱉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3년.
밀레가 마음을 먹고 의식을 준비했을 만큼의 시간과 밀레와 베인이 보냈을 과거의 시간만큼의 시간이 지난후 펜트하우스에서 머무르고 있던 베인이 거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계단을 내려와 방문객을 확인.
목 주위가 피빛으로 젖은 밀레시안이 멍하니 눈을 깜빡이다가 베인을 보며 당신, 누구? 하고 묻는 결말로.
19.07.25
글
po켓*AU)3세대 포cat몬세계로 떨어진 톨밀이보고싶다
0.
털보박사 : 이봐! 마을 밖은 위험하다네! 나가려면 포켓몬과 함께.. 음? 한쪽이 사람이 아니라 포켓몬이었잖아. 날개가 달린걸 보니 신종 비행타입 포켓몬인가보군.이거 흥미로운데..? 혹시 언제 시간이 된다면 내 연구소에 들려주게!
밀레시안 : ....
톨비쉬 : ....
1.
밀레시안 : 어느쪽이 포켓몬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톨비쉬 : 그야 물론 밀레시안씨 쪽 아니겠습니까 저보다 훨씬 날개도 크고..
밀레시안 : 설마요. 내건 누가봐도 가짜잖아요. 그에 비해 톨비쉬는 명백하게 공중에 떠다니고 있고..
톨비쉬 : .... 누가 볼에 들어가지는지로 정해봅시다.
2.
밀레시안 : 이건 뭔가 잘못된걸거에요!! 볼이 불량이거나!! 시스템이 불량이거나!!
톨비쉬 : 볼 안은 어떻습니까?
밀레시안 : 왜 몬스터볼이 낭만농장이랑 이어져 있는건데!!
톨비쉬 : 쾌적한 모양이군요. 다행입니다.
3.
톨비쉬 : 얼추 정리가 되었으니 이제 돌아갈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하나는 이세계의 신성오파츠를 이용한다.두번째는 이세계의 위기를 해결해준다. 세번째는 이세계를 정복한다.
밀레시안 : 은근슬쩍 굉장한 발언을 하지 않았어요?
톨비쉬 : 좋습니다. 일단 세번째루트, 포켓몬 마스터가 되어봅시다
4.
톨비쉬 : 자 가십시오, 밀레시안! 워터캐논! 파이어볼트! 대쉬펀치!
밀레시안 : 좋아요. 일반 기술은 연금술이나 마법으로 흉내낸다 치더라도 비전기술은 아떻게 하려고요?
톨비쉬 : 별로 문제될 건 없어보이는데요?
밀레시안 : 문제 될만한게 없긴요. 나무베기라던가. 바위 밀기라던가..
톨비쉬 : (우지끈,우당탕탕타당) 예? 잘 못들었습니다?
밀레시안 : 공중날기..?
톨비쉬 : (톨비쉬는 말없이 날개를 흔들어 보였다.)
밀레시안 : 역시 나만 포켓몬 판정 난건 뭔가 억울한데.
5.
아강 : 거기 너! 신기한 포켓몬을 가지고 다니는 금발 트레이너! 근육이 남다른게 우리 아쿠아단에 딱 어울리는군! 우리와 함께 자연을 되돌리자!!
마적 : 당신, 인류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위험을 가리지 않고 달려나갈 훌륭한 인재로군요. 우리 마그마단과 함께하지 않겠습니까?
밀레시안 : 권유는 감사한데 저희가 일단 마스터 타이틀이 좀 급해서 그것 먼저..
톨비쉬 : 예예.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전화 끊겠습니다. 밀레시안씨. 지진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포켓몬리그가 열리지 않는다는군요.
밀레시안 : 해결하고 싸우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다! 바쁘니까 한꺼번에 덤벼!
6.
밀레시안 : 포켓몬 마스터가 되기 위해 겸사겸사 세상도 지켜내고 운석도 막아내고 거기 딸려온 외계인도 처치했지만 돌아갈 길이 안보이네요. 톨비쉬, 뭐 들어온 정보 없어요?
톨비쉬 : 아강씨가 말하기를 예전에 어렸을적에 소원을 이뤄주는 포켓몬을 만난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7월의 밤하늘이 맑은날 은하수 가까이 떠오르는 황금의 샛별.. 아무래도 우리가 이곳으로 넘어오게 된 이유를 찾은 것 같지 않습니까?
밀레시안 : 하지만 걔 배포 포켓몬이어서 그냥은 안나올텐데..?
톨비쉬 : 네. 저도 1천년에 7일만 깨어난다는 소문을 듣고 잠시 고민했습니다만 아강씨의 말로는 맑고 밝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잠에서 깨어난다고 하더라구요.
밀레시안 : .... 뭐에요. 왜 그런 눈으로 나를.. 설마.. 설마 톨비쉬 설마...!!
톨비쉬 : 네! 바로 그겁니다! 갑시다 밀레시안씨! 포켓몬 콘테스트의 그랜드 마스터가 되는겁니다!!
밀레시안 : 본인이 안나간다고 신났지요?!!
7.
밀레시안 : 우승은 했지만 인간의로서의 존엄성은 사라진 기분입니다. 그리고 몬스터볼 들어갔다 나올때마다 나오는 이 이펙트 너무 부끄러워요.
톨비쉬 : 이차 타이틀이라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노래를 듣고 깨어난 포켓몬이 없으니 이제 어쩐다..
밀레시안 : 원래 계획 세가지 아니었어요? 첫번째로 말한 신성오파츠라는건 무슨소리에요?
톨비쉬 : 그게 말입니다. 사실 눈을 떴을때 제 품속에 이렇게 생긴 피리가 들어있었는데 희미하게 신성력이 느껴지더군요. 아무래도 우리를 이쪽으로 부른 이 세계의 신이 슬쩍 넣어준것 같은데..
밀레시안 :
19.07.14
글
현대au)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 6
여섯번째 에피소드는 마하보살집에서 시작.
점을 보기 위해서가 아닌 계곡에서의 인사겸 답례를 위해 이리니드 샤먼총단에 찾아왔으나 문앞에는 큼지막하게 휴업중. 이라는 글자가 붙어있었으면.
아직도 안돌아왔나 싶어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옆집의 문이 열리며 자그마한 단발의 소녀가 고개를 내밀었으면 좋겠다.
빼곰히 고개를 내밀고 저기.. 하고 말을 걸어오는 붉은 눈동자의 소녀는 어딘지 양갈래 소녀와 살짝 닮은 느낌.
키나 외모, 말투까지 전혀 다른 두 소녀였지만 어딘지 묘하게 같은 사람이라는 기이한 분위기가 풍겨져왔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어쩐지 떨더름한 기분이면서도 같은 붉은색 계열의 머리카락이기 때문인가 하고 자신의 기시감을 착각이라 넘겨버렸으면.
톨비쉬를 부른 소녀는 레라크가 요양때문에 산으로 들어갔다고 말한뒤 혹시 뭔가 급한일이냐고 질문.
톨비쉬는 급하지는 않은데.. 하고 선물로 가지고 온 빵봉지를 살짝 들어보이고 옆집의 소녀는 아, 하고 대충 무슨일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
급하지는 않지만 신경쓰이는 일이 남으신 모양이네요. 괜찮으면 저희집으로 들어오세요. 하고 잡고 있던 문을 넓게 열어보였으면 좋겠다.
겸사겸사이긴 했으나 무당에게 말할 것이 있긴 했었던 톨비쉬는 잠깐 망설이긴 하지만 소녀가 이미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안으로 입장.
소녀도 쉬는 날이었는지 안에는 사람 한명 없어 보였지만 거실 한켠에 놓여진 방석위에는 잘생긴 하얀 개가 한마리 앉아있었으면 좋겠다.
언뜻 허스키를 닮아 잘 생겨보이는 얼굴의 개는 범상치 않은 은회색빛 눈을 빛내며 톨비쉬를 관찰하고 있었으면.
그 기세나 눈빛이 모두 신수라는 포스가 땋 하고 느껴지는 개였지만 문제는 그 몸통이 매우 짧고 통통했다는 것.
그냥 짧거나 살이 찐 것이 아닌 앙증맞으면서도 근육이 꽉 들어차있는 모견종의 형태.
언젠가 인터넷에서 유전자의 승리라는 제목의 믹스견의 사진 모음집을 본 적 있었던 톨비쉬는 와, 이게 실제로 존재하네.. 하고 놀라워 하며 강아지의 요조모조를 상세히 살펴보았으면 좋겠다.
안바르 라는 목걸이를 하고 등에는 날개달린 패션조끼를 입고 있던 강아지는 그런 톨비쉬의 행동이 아니꼽다는듯 으르릉 하고 잇몸을 드러내 보였으면.
안으로 들어가 차를 준비하던 소녀는 밖을 내다보지도 않은채 안바르! 안돼! 하고 강아지 이름부터 호통.
안바르는 억울하다는듯이 낑낑거리만 이내 소녀가 밖을 내다보지 않는 한 안돼 밖에 들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이내 헝헝헝 하고 서럽게 짖고는 안쪽 방으로 들어가버렸으면 좋겠다.
강아지용 도어스탑이 달려있는 방문을 익숙하게 열고 들어간 안바르는 한동안 까득까득 소리를 내며 개껌을 물어뜯고 있었으면.
안바르가 방안쪽으로 뛰어들어가고 난 다음에야 차를 들고 나온 소녀는 쉬는 날이어서.. 하고 조금 민망한듯 얼굴을 붉히다가 톨비쉬를 데리고 옆쪽에 있는 또다른 객실로 안내.
그리고는 톨비쉬가 예상한 대로 저희집도 사실 오늘은 쉬는 날이거든요. 하고 달력을 슬쩍 쳐다보았으면 좋겠다.
오늘 날짜에 동그라미가 여러번 그려져 있는 달력 한 구석에는 타라 마라톤대회 라고 쓰여져 있었으면.
소녀는 아하하 하고 웃으며 톨비쉬의 주의를 자신에게로 돌린 뒤 오늘은 마하님이 밖으로 외출하셔서 점을 보는 것은 곤란하지만 이야기를 들어줄 수는 있다며 찻잔을 끌어당겼으면 좋겠다.
즉 정식의뢰가 아닌 조언정도만 가능하다는 말에 톨비쉬는 잠깐 눈을 굴리다가 혹시 괜찮다면 이거라도.. 하고 레라크에게 가지고온 빵봉지를 내밀었으면.
소녀는 예의바르게 인사한뒤 빵봉지 안을 받아들고 안을 열어보지도 않은 채 호밀빵이네요. 하고 기쁘다는듯이 눈을 지긋이 감았으면 좋겠다.
요즘 저희 집에 쌀식빵에만 꽂힌 분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대놓고 호밀빵을 사오기가 좀 눈치보이는 분위기였는데 정말 잘되었네요. 마하님이 기뻐하실거에요. 하고 빙긋이 웃어보였으면.
이걸로 된건가 싶은 마음에 한결 긴장이 풀린 톨비쉬가 겨우 찻잔을 들어올리자 트리아나(소녀)는 그럼.. 하고 잠시 말을 고르다가 혹시 어디로 이사할지 대강 후보지역은 정해 놓으셨나요? 하고 질문.
예? 하고 굳어버린 톨비쉬가 눈썹을 찌푸리자 트리아나는 깜짝 놀라며 아, 혹시 아니셨나요? 그런느낌이었는데.. 이상하다.. 하고 허둥지둥 자신의 뺨을 감싸쥐다가 정말 아닌가요?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레라크에게 이사할 집의 후보를 점검받으러 왔다고 생각한 트리아나와 달리 톨비쉬는 아직 이사할 생각이 없는 상태.
이사가야 합니까…? 하고 톨비쉬가 떨떠름하게 묻자 트리아나는 안..가시게요..? 하고 그게 더 곤란하다는 듯 되물었으면 좋겠다.
허어.. 하고 고민에 잡긴 톨비쉬에게 트리아나는 진짜 이사 안갈거냐는 표정으로 톨비쉬의 눈치를 살핀뒤 입술을 우물우물.
한참만에야 조심스럽게 꺼낸 한마디는 아무리 다 잡아먹힌 귀신이라 해도 일단은 물귀신이라.. 게다가 발목만 돌아다니는 집에 계속 사시는 건 조금..? 이라며 안쓰럽게 톨비쉬를 바라보고 톨비쉬는 가만히 찻찬을 내려다 보다가 원샷.
차 잘마셨습니다. 하고 벌떡일어나 부동산에 전화부터 걸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 스킵.
이사날이 되었으면. 사실 톨비쉬가 레라크를 찾아온 이유는 인사를 겸해서 집안에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물자국에 대해 묻기 위해.
뱀 꿈을 꾸고 난 뒤로 한동안 가위도 눌리지 않고 꿈도 꾸지 않아 그나마 살만해진 톨비쉬였으나 언제부터인가 이상하리만치 빈번하게 바닥에 흘린 물을 밟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어느 특정한 시간에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불현듯 바닥을 내려다보거나 방심했을때, 새 양말을 신고 거실에 나왔을때.
찰박 하고 소리가 날 정도도 아니고 흥건히 괴여 보이는 정도도 아닌 누군가 스포이드 한 펌프 정도 찍 짜놓고 도망간듯한 작은 물 한줌.
다른건 다 몰라도 새 양말신고 현관으로 가던중 발바닥 중앙이다 엄지 발가락 근처가 축축하게 젖어버리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었던 톨비쉬는 엉거주춤하게 신발장에 기대어 양말을 신다가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며 레라크를 찾아가기로 결심.
하지만 레라크는 아직 산에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는 다시 가장 처음으로.
트리아나가 설명한 발목이란 톨비쉬가 꿈에서 보았던 그 물귀신의 발목.
본디 물귀신은 자신이 묶인 장소에서 풀려날 수 없는 것이었으나 톨비쉬의 꿈에 들러붙어 집까지 쫓아온 상태였고 꿈에서와 같이 천천히 톨비쉬에게 다가와 방문 앞에서 문을 열기 위해 방문을 긁고 있는 상태까지 접근했지만 마찬가지로 꿈을 통해 흘러들어온 뱀 신에게 잡아먹히는 바람에 실패.
하지만 이 뱀신도 멀리서 반짝반짝하고 있는 전등 아래에 있는 반짝이(톨비쉬 머리)를 보고 달려든 것이라 입질 위치가 톨비쉬의 키(+현관문 앞 댓돌 높이)를 기준으로 덥썩.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곳(현관에서 한발자국 전, 댓돌 앞)에 있었던 물귀신의 발목이 덩그러니 남아버린 것이었으면.
그렇게 남겨진 발목은 톨비쉬의 집에 고스란히 남아버렸고 어디론가로 들어가야한다는 의지만이 남아버린 머리 잃은 발목은 톨비쉬의 집을 방황하기 시작.
워낙 희미한 영체라 뭔가 해를 끼치거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는 없지만 태생이 물귀신인지라 집안 여기저기에 물을 떨어트리고 다니던 것이었으면.
톨비쉬는 보통 그런거 내버려두면 사라지거나 하지 않느냐며 억울해하지만 트리아나는 보통은 그런데..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그리고 시점과 장소를 바꿔서 톨비쉬가 새로 이사온 집의 거실.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 남아있는 거실 한가운데 앉아있는 르웰린이 트리아나의 고개짓처럼 머리를 좌우로 도리도리 내저으며 어린아이용 동요를 듣고 있었으면 좋겠다.
두비두밤 하고 시작된 노래는 ♪세상에 보통이 아닌 사람이 둘이 있데. 어떻게 두명이나. 그거 참 궁금하구나. 하난 너야. 불쌍하다… 그리고 또 하난 네 친구야♪ 라는 가사를 가지고 있었으면.
한참 노래에 심취해 있던 르웰린은 문득 생각이 났다는 것처럼 카엘릭이게 렐린이 짜장면 먹고싶어요- 하고 카엘릭을 부르고(오기전에 카엘릭이 짜장면먹으러가자고 꼬셔서 따라왔음) 카엘릭은 자연스럽게 톨비쉬의 핸드폰을 가져가서 주문어플을 켜고 이것저것 주문하기 시작.
당연하게도 결제는 핸드폰에 저장되어있는 톨비쉬의 카드로 이뤄졌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방쪽에 있는 화장실의 세안도구들을 정리하고 있었으면.
모자른 물건들을 챙겨오기 위해 거실로 나오던 톨비쉬는 무언가를 황급히 숨기는 카엘릭을 발견.
주의를 돌리기 위해 카엘릭이 너도 이제 오컬트 매니아 다 되었구나. 무당말을 듣고 집을 옮기다니.. 하고 혀를 차며 선물로 가지고온 네모납작한 박스를 내밀어보였으면 좋겠다.
상자를 받아든 톨비쉬는 매일 아침 양말을 두세번 갈아신어보라며 차라리 꿈에 시달리면 끝났다라는 안도감이 들기라도 하지 그건 끝도 없고 해결방법도 없어.. 하고 투덜거렸으면.
하지만 상자 겉면에 쓰여져 있는 뽀송뽀송 규토조 발매트라는 글자를 보는군간 급 기분이가 좋아졌는지 흡족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다시 안방으로.
톨비쉬가 매트를 깔기 위해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자 카엘릭은 서둘러서 주문을 마무리짓고 핸드폰을 거실 한켠에 투척.
르웰린은 그 모든 행동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채 다시 노래를 반복재생하고만 있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어쩐지 남이야기 같지 않은 노래를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다시 거실로 나왔을땐 타이밍 좋게 초인종 소리가 울리고 있었으면.
올 사람이 없는데..? 하고 의아해하는 톨비쉬와 달리 두 신시엘라크들은 재빨리 하던일을 멈추고 현관문 앞으로 집결.
톨비쉬가 황급히 자신의 핸드폰을 찾아 뒷주머니를 더듬다가 망했다라는 표정으로 거실에 던져진 핸드폰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한편 양손 가득 포장용기를 가지고온 배달부는 어쩐지 묘한 시선으로 음식을 받아드는 카엘릭에게 새로 이사오셨어요? 라고 묻고 있었으면.
카엘릭은 배달부의 질문에 예에, 오늘 왔습니다. 하고 대충 성의없이 대답하고 면이 들어있는 포장용기를 빠르게 스캔한 뒤 식탁으로 이동.
뭔가 미묘한 반응과 함께 어물거리던 배달부는 금방 어깨를 으쓱 들어올리며 엘리베이터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흐린눈이 되어 식탁앞에 앉은 톨비쉬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결제는? 이라고 물어보려 했지만 포크를 치켜든 르웰린이 팀장삼촌 잘먹겠습니다. 라고 인사를 했기 때문에 물을 필요도 없어져 버렸으면.
그렇게 배불리 먹은 두 신시엘라크들은 갑자기 들이닥쳤을 때와 같이 바람처럼 돌아가버리고 홀로 남은 톨비쉬는 잠시 소화도 시킬겸 거실에 앉아 밀레와 문자타임.
이사했다는 말을 전하자 밀레가 상당히 가까운 곳으로 왔다며 나중에 놀러가도 되냐고 물어왔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흔쾌히 수락하고 밀레는 그럼 다음 휴일에 맞춰 가겠다고 대답했으면.
이후 몇가지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던중 슬슬 이사짐을 옮기던 피로감이 몰려왔는지 졸린 눈을 깜빡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어영부영 대화를 마무리하고 침대위로 올라봐 베개속에 얼굴을 푹 파묻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쉽게 잠에들지는 못하고 있었으면.
음식의 양이 과하기도 했고 좀 느끼하기도 했고. 차라리 나가서 좀 걷고 올걸그랬나. 내일 나가려면 일찍 잠들어야하는데 하고 이리저리 뒤척이던 톨비쉬는 결국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겨우 얕은 잠에 빠져들고 어김없이 꿈을 꾸기 시작.
장소는 어딘지 모를 어두운 장소. 인식된 감각으로 그려낼 수 없는 모호한 어딘가의 경계에서 톨비쉬는 홀로 일어선 채 귀를 기울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검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고, 중간중간 균열같은 빛이 새어들어오지만 저것은 ‘반칙’이라는 생각이 먼저 앞서 감히 눈을 두지 못하고 있었으면.
어두운 것은 규칙, 밝은 것은 반칙. 앞도 뒤도 분간이 가지 않았지만 발을 딛고 선 것은 땅이고 머리 위에 드리워 진것은 하늘.
그렇게 우두커니 어둠속에 서 있는 톨비쉬의 곁에서 불현듯 짝. 하고 마주치는 박수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옆으로 옮겨가고 다시 짝 하고 마주닿는 박수소리.
한참을 그렇게 박수를 치며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를 반복하던 발 소리는 어느 지점에 멈춰서서 큰 소리로 질문을 던졌으면.
다-숨었-니-? 하고 중간 중간 길게 늘어지는 목소리는 높고 가느다란 어린 아이의 목소리.
아이는 즐겁다는 듯이 묻고 있었지만 그 질문 아래에는 무언가 미심쩍은 함정같은 것이 숨겨져 있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낀 톨비쉬가 대답을 하지 않자 박수소리가 짝 하고 울리며 목소리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으면.
발소리없이 성큼 다가온 목소리는 다시한번 다-숨었-어? 하고 묻고 톨비쉬는 마른 침을 삼키며 뒤로 한발자국.
하지만 몸을 뒤로 기울이기 무섭게 발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강렬한 두려움이 톨비쉬의 심장을 강하게 두드려왔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발을 내리지도 그렇다고 뒤로 물러서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속에서 한쪽 발을 든 채 가만히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으면.
위태로운 자세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톨비쉬를 향해 박수소리가 짝 하고 다가서며 아-직-? 하고 묻는 세번째 질문이 던져지고 톨비쉬의 무릎이 살짝 흔들리기 시작.
또각또각 톨비쉬를 향해 곧게 걸어오는 발소리는 코앞에서 멈춰서고 톨비쉬는 천천히 시선을 내려 발치에 웅크려 앉은 새하얀 그림자를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조막만한 양손을 야무지게 모아 제 눈과 얼굴을 가리고 있는 작은 아이는 유난히 붉게 도드라지는 입만 움직여 아직도-? 하고 천진난만하게 묻고 있었으면.
대답하면, 혹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들키면.. 하고 밀려오는 두려움에 혀끝이 바싹바싹 타오르고 숨이 가쁘게 차오르기 시작.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균형을 유지한 채 입술을 꽉 깨물고 있던 톨비쉬가 결국 발을 내딛어버리자 바스락 하는 소리가 났으면 좋겠다.
입술을 동그랗게 오무리고 있던 아이는 히쭉 웃으며 이 근처에 있구나. 하고 속삭이고 있었으면.
그리고 아이의 환상이 사라지며 톨비쉬의 발끝이 훅하고 꺼져버린 뒤 암전.
바닥으로 떨어져내리는 낯선 감각의 반발하기 위해 이리저리 몸부림치던 톨비쉬는 결국 몸을 벌떡 일으키며 꿈속에서 깨어났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헉헉 하고 차오르는 숨을 내뱉다가 문득 한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흠칫 놀라며 숨을 정지.
잠결에 벌떡 일어난 톨비쉬 옆에는 벽 위로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톨비쉬의 움직임에 따라 어른거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낯설기 짝이 없는 방안 벽지와 익숙하지 않은 창문의 불빛.
침대 맞은편에 자리한 커튼 없는 창문을 멀겋게 바라보던 톨비쉬는 갑자기 뭘 떠올린건지 오밤중이라는 것도 까맣게 잊은 채 주섬주섬 일어나 아직 덜 풀어놓은 짐이 있는 창고겸 작은 방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거실과 부엌까지 불을 환하게 밝혀놓고 방을 뒤져 찾아낸 것은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암막커튼이었으면.
한밤중에 이게 무슨 고생인건지 홀린듯이 두껍고 긴 천과 조립형 막대기를 끌어낸 톨비쉬는 이미 온 몸이 땀투성이.
숨을 고르며 소파에 앉아있는 동안 멍하니 커튼 부속품이 든 파우치를 매만지는 톨비쉬의 눈은 어딘지 멍하게 풀려있었으면 좋겠다.
숨이 가라앉고 땀이 식으니 슬슬 잠이 몰려오는지 앉아있던 그 자리에서 스르륵 쓰러진 톨비쉬가 소파에 기대어 잠을 자기 시작했으면.
다시 일어난 것은 알람이 울리는 아침시각.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평소보다 알람을 두어개 더 맞춰놓은 보람이 있었는지 멀리서 끈질기게 울리는 알람소리를 찾아 손을 뻗던 톨비쉬는 문득 손에 닿는 가죽 시트의 감촉에 깜짝 놀라며 후닥닥 기상.
멍하니 엉망이된 거실과 작은방, 그리고 아직도 울리고 있는 안방의 핸드폰 소리를 차례대로 돌아본뒤 얼떨떨하게 자리에서 일어섰으면 좋겠다.
툭 하고 떨어지는 부속품 파우치의 소리에 한번 더 놀라긴 했지만 이내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핸드폰부터 처리했으면.
안방으로 들어가 알람을 종료시킨 톨비쉬는 앞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어젯밤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다시 곰곰히 생각.
잠을 설쳤나? 그렇다고 해서 거실에 나와서 잘 정도였나 하고 몇번이나 눈을 깜빡이다가 문득 시간이 생각보다 더 흘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서둘러 샤워까지 마치고 안방으로 돌아와 출근준비를 서두르던 톨비쉬는 양말을 들고 깽깽이를 뛰다가 아니지, 참 하고 식탁 의자에 앉아 제대로 양말을 신고 현관으로 이동.
집을 나서기전 어수선하게 어질러진 거실을 흘끔 바라보고는 고개를 갸웃 하고 문을 닫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날 저녁은 꼼짝없이 암막커튼을 설치해야만 했으면.
끙끙거리며 홀로 커텐봉과 수많은 커텐고리를 다시 연결한 톨비쉬는 꿉꿉한 땀냄새에 진절머리를 치며 다시 샤워실로 직행.
불행히도 더워죽어도 따뜻한물 샤워파였던 탓에 화장실 안은 뿌연 김으로 가득채워져 있었으면 좋겠다.
그나마 마지막은 좀 미지근한 물로 헹군 덕분인지 개운한 기분과 더불어 한결 몸이 시원해진 톨비쉬는 즐거운 마음으로 옷을 갈아입고 안방으로 복귀.
뽀작뽀작한 발소리를 내며 침대에 눕자 거짓말처럼 잠이 쏟아져 내리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안되는데.. 거실에 남은 쓰레기도 치워야하고.. 저녁 먹은 그릇도 아직 안치웠는데.. 하고 몸을 뒤척이지만 눈은 이미 굳게 감겨 뜨여지지 않는 상태.
안되는데.. 라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은 톨비쉬가 다시 깨어난 것은 어김없이 알람이 울리는 시각이었으면.
잘 잔건가? 하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깨어난 톨비쉬는 멍하니 머리를 헝클어트리다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거실을 확인.
거실은 어제 커튼을 포장했던 뾱뾱이들의 흔적이 가득하고 식탁에도 먹고 남겨놨던 반찬들이 그대로 꺼내져 있었으면 좋겠다.
고작해야 하룻밤이니 괜찮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가지며 반찬상태를 확인해 보지만 살짝 갈까말까 정도가 아닌 훅 하고 피어오르는 먹으면 죽는다 싶은 냄새에 톨비쉬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갔구나..하고 체념.
하는 수 없이 방치해 놓았던 반찬을 모두 치운 뒤에야 출근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음식물 쓰레기 봉지와 함께 출근한 톨비쉬는 다시 저녁에 돌아와 아침에 포기하고 나갔던 거실까지 치운 뒤에야 겨우 휴식. 이제 진짜 일벌리지 말아야지. 다음 휴일까지는 쉬어야지.. 하고 퀭한 눈으로 소파에 널부러져 있다가 문득 다음 휴일이라는 생각에 핸드폰을 들어 밀레에게 메세지를 보냈으면 좋겠다.
다음 휴일 언제쯤 올거냐는 질문에 밀레는 점심으로 뭐 먹고싶은거 있어요? 라고 되물었으면.
곰곰히 생각하던 톨비쉬는 시원한거 라고 대답하고 밀레는 콩국수 어때요? 하고 아기자기한 그릇에 담긴 콩국수 사진을 전달.
아이들용으로 만들었던 건지 별모양과 꽃모양으로 잘린 오이들과 함께 듬성듬성 얼음이 띄워진 하얀 콩물이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토실토실한 볼살을 통통 튀기며 고개를 흔드는 귀여운 햄스터의 이모티콘을 보낸 톨비쉬에게 밀레는 그럼 면 삶을 냄비에 물만 올려두라는 말을 하고 대화를 종료.
톨비쉬는 핸드폰을 내린채 면 삶을 냄비에 대해 고민하다가 문득 사놓고 한번도 안쓰던 길죽한 원통형의 파스타 냄비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안쓰던 냄비가 밖에 나와있을리 없기 때문에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시 작은방으로 옮겨갔으면.
눈앞의 재앙인가 휴일날의 달콤한 콩국수인가.
잠시 눈을 감고 고민하지만 결국 선택지는 작은방의 파스타 냄비뿐.
그냥 사오면 안되나. 하지만 새 냄비면 너무 티가 나겠지.. 하고 온 방을 뒤진 끝에 냄비를 찾아낸 톨비쉬는 또다시 땀 투성이가 되어 있었으면.
하지만 오늘도 샤워해야겠다.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핑하고 도는 현기증에 발을 헛딛은 톨비쉬는 기껏 찾아낸 냄비를 걷어 차버리며 벽에 손을 짚은채 겨우 정지.
왜이러지 환기가 안되는 방에 너무 오래 있었나.. 싶어 거실에 나와 소파쪽으로 다가가는 순간 시야가 흐려지며 의식이 끊겨져 버렸으면 좋겠다.
소파에 쓰러지는 순간 누군가가 다 숨었니? 하고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으면.
톨비쉬는 눈썹을 잔득 찌푸린채 입을 우물거리지만 아무런 대답없이 잠이 들고 속삭인 목소리는 후흐흐.. 하고 웃으며 흩어진 채 3일째의 밤이 지난 다음날.
알람소리에 일어난 톨비쉬가 멍한 눈으로 침대에 직각으로 대충 걸쳐져 있는 자신과 손마디가 딱딱하게 느껴질 정도로 핸드폰을 강하게 움켜쥐고 있는 왼손.
핸드폰은 베터리가 간당간당한지 연신 경고음을 울리고 있었으면.
어쩐지 뻑적지근한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와보니 거실은 뭔가가 휩쓸고 지나간 것마냥 엉망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테이블은 반쯤 밀려나있고 카펫은 이리저리 밀려 잔뜩 구겨져 있는 상태.
소파위에 올려놓은 쿠션들은 식탁아래에, 현관 앞에는 웬 둥그런 냄비뚜껑이 굴러다니고 있어 집어들었더니 귀퉁이가 살짝 휘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혹시 도둑이라도 든건 아닌가 스스로의 기억을 의심하며 다른 곳을 둘러보던 찰나 작은방 문지방근처에 뚜껑의 주인으로 보이는 파스타 냄비가 찌그러진 채 발견되었으면.
분명히 어젯밤에.. 하고 기억을 더듬던 톨비쉬는 냄비를 찾고 일어난 뒤로 기억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밖으로 나왔던가 소파쪽으로 다가가서.. 하고 언뜻언뜻 제가 했던것 같은 행동을 흉내내며 소파에 다가가려는 찰나 짝 하는 박수소리가 들리며 톨비쉬의 귓가를 자극.
퍼뜩 정신이 들어 행동을 멈추고 멍하니 서있는데 순간 요란한 알람음이 울리며 출근준비시간을 알려왔으면 좋겠다.
정신이 없는 선지 몽롱한건지 어느장단에 맞춰야할지 몰라 허둥거리던 톨비쉬는 일단 시간을 확인한 뒤 출근준비를 시작.
결국 그날도 엉망이된 집을 놔둔채 밖으로 나가버렸으면.
출근을 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은 다음에야 겨우 정신이 돌아온 톨비쉬는 벌써 3일째나 집이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심각하게 고민.
뭘 그렇게 고민해? 하고 다가온 직장동료가 아 그럴때 있지. 오밤중에 일 벌려놓고 아침에 수습안되서 그냥 나가는거. 그거 답 없다. 주말 때 날잡고 싹 치우지 않는 이상에야.. 하고 키득키득 웃어보였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주말에 손님온다며 얼른 돌아가야겠다며 퇴근을 서두르려하고 직장동료는 야야, 진정해. 너 방금 출근했다? 너무 마음 급하게 가지지 말고 오늘 저녁에도 열심히 치워보려고 노력해봐. 하고 어깨를 툭치며 자신의 부서로 복귀.
방금? 출근? 아 그랬나. 내가 방금 집에서 나왔던가. 하고 의자에 축 늘어진채 머리를 짚고 있자 하니 같은 부서 직원이 걱정스럽다는듯 팀장님 괜찮으세요? 하고 말을 걸어왔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힘겹게 고개를 돌려 다가온 직원의 이름을 확인하다가 잠시 혼란스러워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으면.
방금 다녀간 xx팀장말인데.. 하고 말을 꺼내자 직원이 네? xxx팀장님이요? 하고 이상하다는 듯이 되물으며 곱게 단장한 눈썹을 살짝 찌풀.
그 사람 어디 부서였지? 하고 톨비쉬가 묻자 직원은 더욱 이해가 안된다는듯 어…. 그 분 저번달에 퇴사하지 않으셨어요?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퇴사? 하고 되묻자 직원은 네. 저번달에 옆 부서에서… 하고 뭔가를 말하려던 직원은 뭔가 생각이 났는지 손가락으로 입술을 매만지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였으면.
말하지 않아도 알지 않느냐는 무언의 시선 아래서 톨비쉬는 자꾸 늘어지는 몸을 가누기 위해 의자를 꽉 붙잡고 있는 상태.
부서에서? 하고 대답을 재촉하지만 직원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채 톨비쉬가 말한 것처럼 부서에서? 하고 웃음기를 섞어 말을 따라하고만 있었으면 좋겠다.
점점 흐려지는 시야를 최대한 들어올려 직원의 얼굴을 확인하려고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 처럼 볼 수 있는 한계선은 얼굴이 보이기 직전 턱끝 아래에 있는 명찰까지의 지점.
당신 누구지? 하고 묻는 말에도 당신 누구지? 하고 말을 따라하던 직원은 아하하. 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톨비쉬는 그대로 기절.
다시 정신을 차린 것은 한 밤중의 침대.
어느틈엔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있는 톨비쉬가 잔뜩 구겨진 바지와 셔츠를 보고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제대로 회사는 나갔다 온건지 아니면 옷만 입고 누워있었던 건지 황급히 핸드폰을 찾아 메세지함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핸드폰은 방전된채 꺼져있는 상태였으면.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고 전원이 회복되는 동안 옷을 갈아입고 방 밖으로 나간 톨비쉬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쑥대밭이 된 거실을 확인.
이사짐을 정리하기 전보다 엉망이된 거실은 마치 누군가 들쑤셔놓은 것 처럼 흐트러져 있고 사방에는 상자에 담아놓았던 자잘한 짐따위가 흩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짐이 보관되어 있던 작은 방의 상자는 온통 난도질 당해 명백히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으면.
언뜻 언뜻 스쳐지나가는 기억과 작은방 구석에 내팽겨쳐져 있는 자신의 겉옷을 들어올리던 톨비쉬는 방안에서 울리는 베터리 경고음을 듣고 다시 안방으로 복귀.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할까 시계를 보고 망설이다가 결국 이전과 같이 카엘릭에게 전화를 걸었으면 좋겠다.
밤중에 전화를 받고 일어난 카엘릭은 술마셨냐? 하고 대뜸 짜증부터 부리지만 내가 오늘 이상한 일 저지르지 않았어? 라는 말에 너 진짜 술마셨냐? 라고 진지하게 되물었으면.
그런 카엘릭이 이 세상 유일한 정상의 기준이라도 된다는 듯이 톨비쉬는 출근을 안했다던가. 갑자기 회사에서 뛰쳐나왔다던가. xx팀장이 어디 부서냐고 묻고 다니지는 않았어? xxx라는 직원이랑 잠깐 대화를 나눈 것 같았는데. 우리 회사에 xxx라는 사람이 있어? 하고 횡설수설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
야, 야야.. 하고 몇번이나 톨비쉬를 부르던 카엘릭이 깊은 한숨과 함께 너 어디냐. 라고 물었으면 좋겠다.
내 방. 이라는 말에 카엘릭은 어디 나가지 말고 방에 꼭 처박혀 있어. 라고 대답한뒤 전화를 끊었으면.
잠시 뒤 카엘릭이 도착한듯 초인종이 울리자 방안에 있던 톨비쉬는 재빨리 현관문으로 확인.
하지만 묘하게 등뒤에서 느껴지는 싸한 느낌에 문을 열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서 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한번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를 나며 인터폰에서 창백한 빛이 흘러나왔으면.
말 없이 초인종만 누르며 현관문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분명 누구의 것도 아닌 분명 카엘릭의 모습.
하지만 그렇게 초인종만 누르기를 수 번째.
약 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인터폰에 비친 카엘릭이 하, 안나오네. 하고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히쭉하고 벌어진 입꼬리로부터 여러명의 웃음소리가 겹쳐 흘러나오는 것을 바라보던 톨비쉬가 다시 정신을 잃고 깨어난 곳은 어김없이 자신의 침대 위.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불빛을 밝히는 것은 안방 안쪽에 있는 화장실의 전등 뿐.
닫혀진 안방너머로는 와장창 하고 무언가가 쏟아지거나 짐꾸러미를 뒤지는 소리가 나고 간간히 어디 있니-. 어디 있을까. 이 근처라고 했는데.. 라는 말소리와 바닥을 울리는 발소리 같은게 울려왔으면 좋겠다.
핸드폰은 먹통이고 톨비쉬가 할 수 있는건 방안에서 인기척을 죽인채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 뿐이었으면.
이게 꿈인가? 아니면 현실? 하고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해 멍하니 침대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동안에도 거실밖에서는 무언가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소리가 점점 커져가는중.
발소리는 점점 거칠어지고 무언가 깨지는 듯한 소리도 섞여있는 가운데 왜, 안 찾아, 지지, 왜? 하는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이, 근처, 인, 데, 이- 근-처… 하고 쿵쿵쿵쿵 울려오던 발소리는 톨비쉬의 안방 문 앞에서 정지.
여-기-? 하고 까드드득 긁어내리는 손톱소리가 적막한 방안에 울려퍼지자 화장실의 불빛이 파르르 하고 흔들리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동시에 꺼져 있던 핸드폰이 부르르 하고 진동을 울리며 톨비쉬 삼촌, 나가면 안돼. 라는 메세지를 띄워 보였으면.
톨비쉬가 카엘릭의 번호로 도착한 문자 메세지를 읽는 동안 손톱소리는 방문을 따라 바닥으로 내려가 문틈사이라 바삭바삭 긁기 시작.
여기, 인데. 여기여기여기여기여기여기..여기!!! 하고 비명처럼 소리를 지르며 문을 쾅쾅 들이받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여기!! 라는 말에 한번씩 쾅쾅 흔들리는 문을 바라보던 톨비쉬는 어느 순간 다시 정신을 잃고 깨어난 곳은 첫날 꿈을 꾸었던 그 어두운 공간.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하고 울리는 무미 건조한 목소리를 쫓아 어디론가로 정신없이 달려가던 톨비쉬의 머리 위에서 다 숨었니? 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대답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톨비쉬가 입술에 힘을 주어 입을 꽉 다물자 저쪽에서는 아-직-? 하고 다시 질문.
질문을 하는 목소리와 꼭꼭 숨어라 하고 노래를 하는 목소리.
그리고 그 목소리들에 쫓겨 도망치고 있는 톨비쉬.
어디로 가야할 지 방향을 알지 못해 한참 헤매이고 있던 찰나 저 멀리 어른 거리는 빛의 균열에 낯익은 물건이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마치 하나의 제단처럼 곱게 놓여져 있는 규토조 매트는 반짝반짝한 잔광을 흩뿌리며 빛나는 발판처럼 톨비쉬를 부르고 있었으면.
톨비쉬는 재빨리 매트를 향해 뛰어가고 그 위에 올려져 있던 핸드폰을 획득.
타이밍 맞게 띵동 하고 울린 메세지는 이제 어디로 가요? 라는 밀레시안의 메세지였으면 좋겠다.
어디입니까? 라는 톨비쉬의 답장에 당신집 근처 마트요. 동호수가 어떻게 되요? 라는 메세지가 도착했으면.
톨비쉬는 빠르게 답장하려는 순간 다 숨은것 같은데? 라는 목소리가 톨비쉬의 바로 뒤에서 소곤소곤.
입술을 콱 깨문 톨비쉬가 가까스로 11자리의 번호를 찍어 전송하고 핸드폰을 멀리 던지자 바로 뒤에 서있던 양손으로 눈을 가린 아이가 저쪽인가? 하고 후다닥 핸드폰을 향해 뛰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 틈을 타서 다음 빛의 균열을 쫓아 뛰기 시작한 톨비쉬는 다시한번 모래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새하얀 매트를 발견하고 그 위에서 낯익은 빵봉지를 발견.
서비스. 라는 붉은색 글씨가 쓰여져 있는 봉지 안에는 호밀빵으로 만든 샌드위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튀어나온 황당한 물건에 톨비쉬가 어쩌라고 라는 심정으로 봉지를 뒤집어보자 안에서는 붉은 깃털 하나와 함께 먹지 말고 양보하시오. 라는 쪽지가 떨어져 내렸으면.
그 순간 저쪽, 아니잖아. 라는 음산한 목소리가 톨비쉬의 발밑에서 울려오고 눈앞에는 어느틈엔가 화가난 분위기의 어린아이가 쪼그려 있는 모습.
깜짝 놀라 호밀빵을 떨어트려 버린 톨비쉬가 저도모르게 입을 열지만 황급히 반대 손으로 입을 닫았기 때문에 가까스로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는 툭하고 떨어진 호밀빵을 쫓아 밥...? 밥이다…! 밥이야..!!! 하고 냅다 뛰어들지만 양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기 때문인지 좀처럼 주워들지를 못하고 있었으면.
아아.. 아.. 아아..!! 하고 안타까움반 짜증스러움 반으로 호밀빵 근처를 맴돌고 있는 틈을 타서 톨비쉬는 또다시 다른방향으로 도망치기 시작.
아아!! 하고 이제 짜증스러움으로 가득찬 울부짖음이 허공을 꽝하고 내리치며 눈을 가린 아이가 맹렬한 속도로 톨비쉬를 향해 뛰어오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사람의 말소리조차 잊은채 아!! 아!! 하고 뛰는 아이의 입은 기이할 정도로 크게 벌어져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으면.
입안 가득 침을 흩뿌리며 달려드는 아이를 피해 필사적으로 달리는 톨비쉬의 방향 앞에는 이전보다 커다란 균열이 흔들리기 시작.
삑-삑삑.. 하고 느릿느릿 울리는 5박자의 전자음과 함께 삐리릭- 하고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울리자 균열이 더욱 크게 흔들렸으면 좋겠다.
나-를…!! 하고 톨비쉬를 거의 따라잡은 아이가 입을 크게 벌리며 톨비쉬를 향해 뛰어오르려는 찰나 똑똑똑 하고 울리는 노크소리가 균열에 금을 내기 시작.
톨비쉬, 이 방에 있어요? 하고 묻는 밀레시안의 목소리와 함께 톨비쉬가 벌떡 일어나 반사적으로 숨을 들이마셨으면 좋겠다.
흥건히 묻어나는 땀방울을 훔치며 허둥지둥 침대에서 내려오는 동안 머릿속에는 속였겠다 라는 비명소리가 왕왕 울리고 있는중.
황급히 안방의 문을 열자 밀레시안이 깜짝 놀라며 와, 미안해요. 현관번호를 찍어줘서 그냥 들어오긴 했는데.. 어디 아팠나봐요? 라고 물어왔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아픈게 아니라며 가위.. 같은거에 눌렸던 터라.. 하고 황망하게 대답.
밀레는 아.. 하고 알만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거, 집들이 선물이에요. 하고 손에 들고 있던 종이상자를 들어보였으면 좋겠다.
샤말라라고 멀린의 친구가 아는 수공예장인이 있는데 효과가 그렇게 좋데요. 보석이랑 깃털 두종류가 있는데 혹시 깃털이 싫으면 내거랑 바꿔줄게요. 하고 말하는 밀레의 손에는 붉은색 깃털과 검은색 깃털이 팔랑팔랑 붙어있는 드림캐쳐가 들려 있었으면.
톨비쉬는 깃털도 괜찮다며 상자를 받아 드림캐쳐를 걸어놓을 곳을 확인.
밀레는 주방 써도 되죠? 물부터 좀 올려놓을게요. 하고 돌아서며 주방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적당히 방문 뒷쪽에 드림캐쳐를 달아두던 톨비쉬는 황급히 밀레를 따라나가며 아, 잠시만요. 집안이 아직 엉망일텐데.. 하고 거실을 둘러보았으면.
식탁위에 올려진 찌그러진 냄비의 표면을 묘한 표정으로 매만지던 밀레는 네? 여기가요? 하고 당치도 않는다는듯이 웃음.
여기가 엉망이라면 톨비쉬를 우리집에 초대하는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이거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데? 하는 밀레의 말을 들으며 깔끔하게 정리된(냄비찾기 전) 집안을 둘러보던 톨비쉬는 사실 최선을 다해 치운겁니다. 평소보다 배는 깨끗하게 해둔거라구요. 하고 주방으로 후다닥 접근.
뭐 도와드릴까요? 저 칼 잘다루는데, 오이채도 잘 썹니다. 하고 밀레의 근처를 알랑알랑하는 것으로 에피소드6.
19.07.11
글
현대au)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 5
다섯번째 에피소드는 문자로 시작.
문자상대는 밀레시안. 유원지에서 기적적으로 찾아낸 꿈 속의 상대는 굉장히 떨떠름하게 톨비쉬를 알아보고 톨비쉬는 아직 악몽에서 깨어난 여파를 이겨내지 못해 횡설수설하게 상황을 설명.
제가..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합니까? 라고 묻던 자신이 생각났는지 톨비쉬는 갑자기 일어나는 수치심에 못이겨 소파 위에서 몸을 이리저리 틀어대었으면 좋겠다.
다행히 집에 혼자있었기에 망정이지 카엘릭이 있었다면 그만 좀 뒹굴거리고 일어나라 자식아 그 근육이 아깝다 아이고 주님은 왜 이런놈에게 이 얼굴과 이 몸뚱어리를 내리셨나 하고 등짝을 찰싹 내리칠 모양새였으면.
한참동안 소파를 괴롭히던 톨비쉬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문자를 확인.
유원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문자를 주고받은 덕분인지 밀레시안과는 꽤나 친밀한 사이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그 친밀해진 내용이라는게 악몽에 시달리는 동지사이였다는게 문제였지만 일단 안부문자나 휴일의 일정정도는 물어볼 사이가 되어있는 상태.
뭐합니까 하고 시작된 톨비쉬의 문자에 밀레시안은 죽겠다라는 뉘양스의 이모티콘을 보내고는 새하얀 스케치북 위에 힘없이 널부러진 아이들(멀린+디바)의 사진을 보내왔으면.
큭큭큭 웃으며 돌아누운 톨비쉬는 에어컨은요 하고 질문. 디바가 살짝 감기기운이 있는 것같아 선풍기만 틀고 있는데 조금 힘드네요. 라고 답장이 도착하자 몸을 일으킨 톨비쉬가 곰곰히 생각하며 시계를 응시.
혹시 점심 아직입니까? 하고 메세지를 보냈으면 좋겠다. 후다닥 어디론가 전화를 하며 차를 끌고 나간 톨비쉬는 신나서 달려오는 두 아이들을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넸으면 좋겠다.
계곡!! 계곡!! 하고 인사를 생략하고 제 흥분을 소리높여 외치는 멀린과 안녕하세요. 톨비쉬 아저씨. 하고 꾸벅 허리까지 숙여 인사하는 디바의 뒤로 기대감 반 미안한 반으로 어색한 밀레시안의 인사가 뒤따라 들려왔으면.
어쩐지 더운데 일부러 나오게 한 것 같다며 곤란해하는 밀레에게 톨비쉬는 별로 멀지 않는 곳이라며 조수석으로 안내.
디바의 감기기운 때문인지 에어컨을 켜지 않은 차 안은 살짝 답답한 느낌이었으면.
가장 활기차게 떠들어야할 멀린이 창문 틈새에 얼굴을 찰싹 붙이고 있느라 말을 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톨비쉬들은 조용하고 빠르게 도시 외각에 있는 계곡가에 도착.
물가에서 조금 떨어진 공터에 차를 세운뒤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자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식당이 하나 보였으면 좋겠다.
조금 이르게 도착한 탓인지 바깥 평상은 아직 텅 비워져 있는 상태로 톨비쉬는 넉살좋게 인사하며 부엌쪽에 기별을 넣었으면.
안에서 나온 사람은 톨비쉬가 자주 오는 단골집 사장님이자 카엘릭의 친구인 고든.
오, 일찍도착했군. 하고 반기던 고든이 밀레시안과 두 아이들을 보고 활짝 웃지만 눈짓으로는 요것봐라 하는 느낌이 섞여 있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아닙니다. 하고 빠르게 눈동자를 가로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사인을 보내지만 이미 밀레가 고든의 짧고 빠른 윙크를 보고난 뒤였으면.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린 밀레는 계곡!! 계곡!! 하고 노래를 부르는 멀린을 쫓아 마당 가장자리로 이동.
적당히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돌담 아래로는 시원한 계곡물과 야트막한 물웅덩이가 자리하고 있어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해 보였으면 좋겠다.
고든은 30분 정도만 더 있으면 된다며 잠깐 아래가서 발이나 적시고 오라고 말했으면.
멀린은 이미 계곡 아래로 내려간지 오래고 디바는 같이가자며 깡총깡총 돌담을 내려가기 시작.
톨비쉬가 30분 정도라고 알려주고 나서야 밀레도 아이들에게 30분만 놀고 오는거라고 소리치며 돌담아래로 내려갔으면 좋겠다.
함께 따라온 톨비쉬는 아는 친구(카엘릭)에게 소개받은 곳이라며 여기 백숙이 여름감기에 특효약이라는 말을 슬쩍 덧붙였으면.
밀레시안은 집에만 있는 것 보다 훨씬 좋다며 물가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톨비쉬는 아이들이 잘 보이는 위치에 놓여진 넓다란 바위로 밀레시안을 안내.
바위틈으로 흐르는 물속에 발목을 찰박 담그자 제법 시원한 기운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이미 무릎까지 걷어부치고 물속을 휘저으며 물고기를 쫓아다니고 있었으면.
옷이 젖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을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대답도 하지 않고 저들끼리에 놀이에 빠진 아이들을 한참 바라보던 밀레는 옆에 앉은 톨비쉬에게 그쪽 조카는 오지 않았냐고 질문.
톨비쉬는 멋쩍게 웃으며 말하긴 했는데 거절당했다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정확한 대답은 팀장삼촌, 내가 언제까지 삼촌들을 돌봐줘야해? 그정도는 둘이서 알아서 해. 라고 전해달랬다며 우리집 조카님은 그림책 읽느라 바쁘시다! 하는 카엘릭의 단호박 껍질같은 거절(자기한테 먼저 안권하고 르웰린한테 먼저 물어서 삐졌음)이었지만 아무튼 거절은 거절이라 대충 생략하고 말한 것이었으면.
조카 이야기로 시작한 잡담은 적당히 근황이야기로 번져나가 꿈이야기로 정착.
최근에 이상한 일이 없냐는 말에 밀레시안은 고개를 저으며 아직은 괜찮다고 대답했으면.
아직은? 이라는 말에 톨비쉬가 반응하자 밀레는 골치가 아픈지 사실 꽤 오랫동안 안꾸고 있었거든요. 원래는 가볍게 가위 한두번 정도 눌려줘야 정상인데 이번에는 상당히 오랫동안 아무 소식이 없네요. 오히려 너무 평온해서 긴장이 될 정도에요. 라고 대답.
그리고는 예전에도 한번 이런적이 있었거든요. 라고 덧붙였으면.
더이상 깊게 설명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지만 말의 뉘양스만 들어서는 뭔가 꺼림칙한 일이 있었는지 밀레시안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은 모습.
톨비쉬가 더 캐물을까 아니면 모른척 지나갈까 고민하는 사이 시무룩해진 디바가 밀레시안을 향해 돌아오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뒤로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멀린이 보였으면. 긴 장발에 수상쩍음이 풀풀 피어오르는 낯선 남성의 등장에 바싹 긴장한 밀레시안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톨비쉬가 한발 빠르게 멀린을 부르며 강가로 이동.
낄낄거리며 멀린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던 남자는 어이쿠 장군님 오시네. 하고 히쭉 웃고는 멀린에게 어서 가보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멀린은 톨비쉬? 톨비쉬는 장군 아니야. 팀장이지. 하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했으면.
톨비쉬가 물길을 건너가는 동안 밀레는 디바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질문.
디바는 으응 별거 아닌데요. 하고 말을 흐리다가 계곡에서 뱀이 나온데요. 라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였으면 좋겠다.
밀레가 뱀? 하고 물으니 디바는 네. 뱀이요. 이렇게 큰 뱀인데 맨날 배가 고파서 먹을 걸 찾아다니는데 우리처럼 쥐방울만한 애들은 한 입에 잡아먹는다고 했어요. 라고 대답.
뭔가 이상한 이야기를 들은건가 걱정하려는 찰나 옆구리에 멀린을 끼고 돌아온 톨비쉬가 괜찮습니까? 라고 물었으면 좋겠다.
멀린은 괜찮아 디바! 뱀이 나타나도 내가 이렇게 물리칠 테니까 라며 물이 흥건한 나뭇가지를 휘두르는중.
밥 먹는 곳에는 가지고 오지 말라는 말에 잠시 입술을 부루퉁하게 내밀지만 일단 밀레의 말에 따라 나뭇가지는 멀찍이 던져버렸으면 좋겠다.
한편 뱀이야기를 전해들은 톨비쉬는 턱끝을 쓰다듬으며 뱀? 이근처에서 뱀이나온다는 소리는 들은적 없는데.. 어쩌면 상류쪽 이야기를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쪽 바위는 상당히 날카로워서 사람들이 잘 안다니거든요. 라고 대답.
밀레가 마침 잘되었다는듯 디바에게 그렇데. 여기는 바위가 둥글둥글하니까 뱀도 안나올거야. 잘됐지? 라고 전해주었으면.
하류는 안전하다는 말에 디바는 다시 베시시 웃고 멀린은 그 웃음이 기쁜듯 디바! 그럼 우리 이번에는 저쪽가서 놀자! 하고 밀레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바위 근처로 디바를 이끌기 시작.
두 아이가 다시 놀기 시작하는 모습에 밀레가 긴장을 푸는 동안 톨비쉬는 낯선 남자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제서야 밀레는 겨우 그 낯선 남자를 기억해 낸 듯 그 사람은 누구냐고 물어왔으면.
생각에 잠겨 있던 톨비쉬는 반박자 정도 늦게 반응하며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대답.
밀레가 아는 사람이냐고 묻자 톨비쉬는 난감하다는듯 안다고 해야할까.. 음.. 일단 안면은 있는 사람입니다.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바라보던 방향에는 아직 떠나지 않은 긴 머리의 남자와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주황색 머리의 양갈래 여자아이가 말다툼 같은걸 하고 있었으면.
얼핏 보기에는 긴 머리의 남자가 보호자 같아 보이지만 아무래도 주황색 머리의 여자아이가 긴 머리 남자를 나무라고 있는 모양새. 다시 바위로 돌아가 앉은 톨비쉬는 예전에 두번째 꿈을 꾸고나서 찾아갔던 무당이라며 이리니드 샤먼총단이라는 곳이라고 설명했으면.
밀레는 무당이라는 말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리니드 샤먼총단이라는 말에 아 거기요. 하고 아는 눈치.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이 찾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인지 밀레는 저는 그 옆집갔어요. 마하보살집 이라고 덧붙였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거긴 좀 어떱니까 하고 묻자 밀레는 한번밖에 못갔는데 이제 오지 말래요. 감당이 안된다나. 라고 대답.
그리고는 자신의 가슴께부터 명치까지 쭉 내리그으며 저한테 이렇게 생긴 상흔 같은게 있는데 그게 아주 큰 신이 내린 장군님이 남긴 흔적이라 자기네 여신이랑은 상성이 안맞는데요. 뭐라고 해야하지? AS청구를 잘못 가지고 온 느낌? 뭐 그런거라나? 그래서 문제가 있으면 거기다 물어보라고 하는데 아는 장군님이라는게 어디 있겠냐고요. 라며 밀레는 고개를 절레절레.
하필이면 방금전 멀린을 데리러 갔을적에 어이쿠 장군님이 오시네 라는 말을 얼핏 들었던 톨비쉬는 내심 헛기침을 하며 당황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려 하지만 밀레는 전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기분탓이겠지 라고 생각하며 호흡을 가라앉히는 동안 밀레는 그래서? 라고 질문.
앞부분을 못들은 톨비쉬가 예? 하고 되묻자 밀레는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왜 그런이야기를 한 걸까요? 혹시 뭐 들은거 없어요?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냥 쓸데없는 사람의 이야기 인가 보다 하고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남자가 무당이라는 것을 들어서인지 밀레는 조금 신경이 쓰이는 눈치.
톨비쉬는 아.. 하고 목 뒤를 긁적인뒤 잠깐 고민하다가 멀린을 돌아보았으면.
톨비쉬는 저에게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하더군요. 더이상 말하는 건 몸이 못버틴다나.. 하고 어쩐지 면목이 없다는 반응.
이곳에 온 것도 요양을 하기 위해서 온거라고 했다며 저랑 관련된 아이가 아니었다면 말을 걸지 않았을거라 하더군요. 하고 슬쩍 밀레의 눈치를 보았으면 좋겠다.
오컬트 관련으로는 톨비쉬보다 조금 더 오래동안 시달려왔던 밀레이지만 전문가가 아닌건 이쪽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밀레는 무슨말인지 못알아듣겠다는 반응.
같은 느낌이라는 톨비쉬의 표정에 밀레가 잠깐 고민하다가 더 알고싶으면 복채.. 같은걸 내라고 하는건가? 요즘 무당은 꽤 영업이 활발하네..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렸으면 좋겠다.
그런가? 싶어 같이 덩달아 심각해진 톨비쉬가 그 무당집에 다시 가볼까 고민하는 사이 요리가 완성되고 고든의 제자 프레이저가 날렵한 움직임으로 바위 아래로 내려와 물가에 앉은 밀레시안 일행을 호출.
톨형님! 상 다 준비해 놨습니다! 젓가락도 필요없이 수저만 들어도 살살 녹는 한방백숙이에요! 하고 양 팔을 흔들어 보였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먼저 와 하고 달려나가자 프레이저는 발목삐지 않게 조심하라며 아이들을 진정시키고는 다시 훌쩍 바위 위로 올라가기 시작.
밀레가 물이 묻은 발을 털고 일어서자 톨비쉬도 발 조심하라며 손을 내밀어보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신나게 물놀이도 하고 밥도 잘 먹은 아이들은 평상에 늘어져서 후식으로 나온 수박을 깨작이고 있었으면.
어차피 더이상 예약된 손님도 없으니 쉴만큼 쉬고 가라는 고든의 말에 톨비쉬도 정자 기둥에 기대어 잠시 휴식.
디바는 방석위에 밀레의 가디건을 덮고 잠이 들었고 멀린은 뭐가 그리 좋은지 물가를 바라보며 싱글싱글 웃고 있었으면 좋겠다.
디바 몫까지 잔뜩 먹으려는 건지 연신 수박을 입에 가져가는 멀린을 보며 밀레가 더 놀고싶으면 내려갈까? 하고 물었으면.
멀린은 응? 하고 밀레시안을 돌아보더니 아니야. 이제 들어가면 안돼. 라고 대답.
안 들어가도 되는 것이 아닌 들어가면 안된다는 말에 가물가물 눈을 감고 있던 톨비쉬가 문득 시선을 돌려 멀린의 뒷통수를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밀레도 멀린의 말이 이상했는지 들어가면 안돼? 라고 되물었으면.
멀린은 과즙이 묻은 입을 슥 닦으며 응. 이제 들어가면 안돼. 레라크 아저씨가 말했잖아. 하고 긴 머리 남자가 멀어진 방향을 손가락을 가리켜 보인뒤 밀레에게 설명.
뱀은 눈이 나빠. 그래서 반짝반짝 빛나는걸 먹이로 삼아. 디바도 반짝반짝 빛나고 나도 번쩍번쩍 빛나는데 우리는 아직 작잖아. 그래서 뱀에게 한 입에 잡아먹힐거야. 하고 발을 까딱까딱하던 멀린은 돌연 밀레를 돌아보며 윗쪽 물가에서만 살던 뱀이 아래로 내려오는 이유가 대체 뭘까? 하고 질문.
밀레가 대답을 떠올리지 못해 고민하자 멀린의 시선은 톨비쉬에게로 옮겨갔으면 좋겠다.
멍하니 멀린과 밀레시안의 대화를 듣고 있던 톨비쉬는 갑작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대로 먹잇감이 아래에 있어서? 라고 대답했으면.
멀린은 씨익 웃으며 정답. 이라고 말하고 밀레는 어쩐지 난감하다는 눈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멀린은 남은 수박껍질을 내려놓고서는 호닥닥 자리에서 일어나 나 화장실갈래! 하고 정자를 내려가버렸으면 좋겠다.
멀린의 발소리에 디바도 깨어났는지 으응? 우리 이제 집에 가요? 하고 물었으면.
밀레가 톨비쉬의 의견을 묻듯 바라보자 톨비쉬는 그럴까요?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먹은 흔적을 대강 치우고 고든에게 작별인사를 하자 고든이 조금 더 있다가지 그래. 저녁은 오리불고기인데. 하고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으면 좋겠다.
화장실에 다녀온 멀린이 잠시 오리불고기! 하고 흥분했지만 디바가 비몽사몽으로 휘청거리는걸 보더니 아쉽다는듯 고개를 가로저었으면.
프레이저가 껄껄거리며 웃자 멀린은 슬쩍 욕심이 생겼는지 톨비쉬의 허벅지를 툭툭치며 아저씨. 우리 다음에 또 데리고 와주라. 하고 올망졸망눈빛을 반짝반짝 밀레시안이 멀린의 뒷목을 잡아끌며 데려와달라는 사람이 잘못되었지요??? 하며 살짝 붉어진 얼굴을 쓸어내렸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다음에 한번 또 같이 와달라며 혼자서는 이런 대접도 못받습니다. 하고 밀레에게 괜찮다고 대답.
거의 서서 잠들어가는 디바를 뒷자석에 눕히자 멀린도 한계가 왔는지 뒷자석에 앉자마자 픽하고 잠이 들어버렸으면 좋겠다.
결국 가는 길도 조용해진 덕에 차는 미끄러지듯 움직여 밀레의 집으로 향했으면.
아이들이 잠든 모습을 확인하던 밀레는 슬쩍 톨비쉬의 눈치를 보다가 아까 멀린의 말이 불편하지는 않았냐고 질문.
톨비쉬는 밀레에게 무엇이? 라는 표정을 지어보인뒤 백미러로 멀린이 잠든 모습을 한번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밀레는 잠시 우물거리다가 아주 가끔이지만 멀린이 조금 이상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으면.
하지만 해가 되거나 나쁜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그것이 디바를 보호해주고 있는거라고 설명.
디바는 원래 밀레와 같이 잘 들러붙은 체질의 아이로 어린 나이에 노려지고 있는 탓인지 밀레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
조금 더 성장하면 지금 알짱거리는 약한것들은 목소리만으로 눌러버릴 대성의 기운을 가진 아이이지만 아직 피어나기 전인 탓에 더욱 강하게 시달리고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에 반해 멀린은 어렸을때부터 주변을 밝히는 태양 같은 아이. 다만 이쪽은 커가면서 힘이 줄어들어 평범해지는 타입.
때문에 본인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장래에는 어린시절에 쫓아냈던 잡귀들의 위협을 받게 되어 위험해지는 운명이었으면.
베이릭시드는 일찍이 멀린의 자질을 알아보고 몇가지 주의할 사항들을 가르치고 있었고 디바의 부모님은 수소문 끝에 베이릭시드를 알게되어 도움을 구하던 중 멀린의 존재를 알게되고 오랜 상의 끝에 멀린의 집 근처로 이사를 하게 된 것이었으면.
한 편 밀레시안은 점점 심해지는 가위눌림을 피해 집 밖을 나돌아다니던중 피로회복제라도 하나 사 마시기 위해 약국에 방문.
그리고 그 곳에서 약사인 타르라크와 그의 친구 루에리와 조우.
루에리의 조언으로 마하보살집을 찾아가게 되었으면.
하지만 마하보살집의 어린 신녀 트리아나는 밀레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젓고 다른 사람을 소개.
그게 다시 한바퀴 돌아 베이릭시드였으면.
베이릭시드는 이미 멀린은 디바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밀레까지는 보호해줄 수 없다며 가끔씩 만나 완화되는 정도의 도움은 받을 수 있다고 조언.
그렇게 두 아이들은 밀레가 가정집에서 운영하고 있는 미술학원을 다니게 되었으면.
워낙 다방면으로 뛰어난 아이들이다보니 그림은 핑계고 대부분 셋이서 함께 놀러다니는게 대부분이었지만 베이릭시드라는 연결고리가 있어서인지 두 아이의 부모님들은 눈감아주는 분위기.
오히려 학원비라는 명목으로 아이들과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경비를 지원해주고 있었으면 좋겠다.
멀린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톨비쉬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며 자신도 그런 아이를 하나 알고있다고 대답.
다음에는 조카도 함께 데리고 오겠다고 덧붙이며 설명을 대신했으면 좋겠다.
멀린의 이야기를 털어놓아서인지 밀레는 한결 안심한 표정으로 잠시 눈을 붙이고 톨비쉬는 더욱 부드럽게 차를 운전하며 밀레의 집앞에 도착.
아이들은 비몽사몽한 눈으로 차에서 내린뒤 밀레의 손을 한쪽씩 잡고 톨비쉬를 향해 손을 흔들어보였으면 좋겠다.
밀레가 고갯짓으로 인사하는 것을 지켜본 톨비쉬는 다시 차를 돌려 자신의 집으로 귀가.
그리고 밀레에게 최근에는 괜찮았다고 말했던 것이 무색하게 그날 밤은 어쩐지 평소보다 더 심한 가위에 눌려버렸으면 좋겠다.
꿈의 내용은 톨비쉬가 혼자 고든의 식당 앞에 서 있는 것으로 차도 없이 몸만 혼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상태.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길가에는 흔한 가로등하나 세워져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래 인적이 드문 곳이라 고든의 식당도 등불을 밝혀놓지 않으면 지나치기 일 수 있곳으로 이곳에 혼자 걸어들어오는건 톨비쉬로서도 꺼려지는 일이었으면.
게다가 물이 있는 지역에 울창한 숲, 반듯하지 않은 길목, 등불 하나 없이 풀벌레 소리만 요란한 여름날의 깊은 밤이라는 4박자에 맞춰 어김없이 들려오는 것은 어둠속에서 울리는 작은 자갈밭 발소리.
저벅. 하고 부대끼는 작은 돌멩이들의 울림 너머로 뚝뚝뚝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저벅, 그리고 또 저벅. 한 걸음씩 다가올때마다 진해지는 물비린내는 톨비쉬와 멀지 않은 돌멩이들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으면.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를 피해 건물로 다가가자 방문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센서가 작동하며 현관등이 노란 불빛을 밝히며 톨비쉬의 머리위를 비춰내렸으면 좋겠다.
어둠속에서 다가오던 무언가는 밝게 빛나는 빛에 잠시 놀랬는지 그 자리에서 정지.
그리고 이내 다시 저벅 하고 한걸음 내딛어 빛의 경계선을 침범해 들어왔으면.
어두컴컴하던 마당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물귀신의 모양새.
역시 거기서 뭔가 붙었구나. 하고 제까닥 받아들이는 자신이 대견스러우면서도 어쩐지 짠한 마음이 들어 스스로의 저치를 연민하게 되었으면.
물귀신은 독하다던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역시 그 점집에 한번 더 가야하나 하고 고민하는 찰나 센서의 반응시간이 다 되었는지 전등이 깜빡거리기 시작.
물귀신또한 그걸 알고 있었는지 씨익 하고 웃으며 다시한번 저벅 하고 톨비쉬를 향해 다가서고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꿈이 그러하듯 막연하게 이 전등이 꺼지면.. 을 생각하고 있던 톨비쉬는 문득 풀벌레소리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고 마른침을 한번 꿀꺽.
귀신이 나타났으니 벌레소리가 사라졌나 싶었지만 저벅거리는 소리가 났을때도 풀벌레들은 여전히 울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적막이 내려앉은 지금의 밤은 오히려 위화감이 느껴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는 동안에도 등불은 다시한번 깜빡 하고 꺼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마지막 대기시간이 끝나가고 있는 것을 알리고 있는 상태.
제자리에서 콩콩 뛰어 센서를 다시 작동시켜야 하나 손이라도 흔들어봐야하나 고민하고 있을때 깜빡이는 어둠을 틈타 물귀신이 톨비쉬를 향해 성큼 다가섰으면 좋겠다.
바로 뒤에는 미닫이 문이 있고 코앞에는 물이 축축한 귀신의 미소가 자리하고 있었으면.
꿈속의 몸뚱이조차 가위에 눌린듯 꼼짝없이 굳어있는 사이 귀신은 파랗게 질려버린 손을 뻗어 톨비쉬의 목쪽으로 접근.
매스꺼움이 속을 뒤집고 뒷목을 강하게 잡아당기는 느낌의 두통이 시야를 어지럽히려는 찰나 샤아- 하는 기이한 숨소리가 어둠을 가르며 날아들어왔으면 좋겠다.
멈칫 한 귀신이 고개를 꺼떡 기울여 방금전 소리가 어디서 났는지 살펴보려하지만 두번째로 들려오는 슈르르르- 하는 공기소리는 톨비쉬와 귀신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들려오고 있었으면 좋겠다.
귀신은 여전히 방향을 찾지 못해 다시 반대방향으로 고개를 덜컥 돌리지만 톨비쉬는 거기가 아니야. 위야 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
그러나 위를 올려다 보아서도 입을 열어서도 안된다는 생각에 그저 천천히 물귀신의 머리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으면 좋겠다.
까딱까딱 태엽장치로 돌아가는 인형의 머리마냥 천천히 돌아가는 귀신의 머리는 완전한 어둠속에 잠겨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 알 수 없었지만 확실 한 사실은 저 머리가 다시 정면으로 되돌아오는 순간 톨비쉬의 꿈은 아주 크게 박살이 날 것이라는 것.
아직 한번도 꿈에서 붙잡혀 본적 없는 톨비쉬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죽는 것보다 더 한 꼴이 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전날의 꿈들과 달리 지금 이순간 도망치질 생각을 하지 않는 까닭은 이미 그렇게 하지 않아도 끝나버릴 꿈이라는걸 알고 있기 때문에.
꺼덕꺼덕 어깨를 들썩이며 웃고 있는 귀신의 몸체와 달리 고개는 아직 천천히 돌아 톨비쉬가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태.
희번뜩한 눈이 먼저 톨비쉬를 바라보며 멈춰져 있던 손이 서서히 톨비쉬의 목을 움켜쥐려는 찰나 드르륵 하고 열린 문이 톨비쉬를 뒤로 확 잡아당겼으면 좋겠다.
볼썽사납게 뒤로 넘어간 톨비쉬와 달리 안에 있던 사람은 재빨리 문을 닫고 그 소리와 움직임에 반응한 센서는 다시한번 빛을 밝게 비추며 웃고있는 귀신의 얼굴을 명확하게 강조.
인간이 낼 수 없는 높은 비명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손톱으로 문을 긁으며 문을 열려고 하는 물귀신의 뒤로 다시한번 슈르르륵- 하는 공기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낮게, 조금 더 낮게. 하늘 높은 곳에서 부는 여름바람처럼 달뜬 숨소리는 점차 나지막히 가라앉으며 부드럽게 두개의 턱관절을 위 아래로 분리하고 있었으면.
쩍 벌어진 검은 아가리를 발견한 귀신이 머리를 들어올렸을 땐 이미 물처럼 흘러들어온 검은 비늘이 현관문 앞에있는 대석을 살풋이 스치며 다시 하늘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
불투명한 유리로 된 미닫이 문의 너머로 끊임없이 요동치는 검은 형태는 마치 뱀처럼 유려하게 몸을 뒤틀며 방향을 바꾸더니 물가쪽으로 이동.
한참이 지난다음에야 숨을 내쉴 수 있게된 톨비쉬가 가만히 손을 들어 파르르 떨리는 아랫입술을 지긋이 눌렀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을 잡아당겨준 이가 누구인지 확인하지도 못한채 눈을 감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으면.
다음날 아침 알람소리에 깨어난 톨비쉬는 어느때보다도 피곤한 얼굴로 화장실 앞에 서서 잠시 거울을 응시.
몸보신 하러 백숙을 먹으러간 보람도 없이 퀭해진 눈을 꾹꾹 누르며 깊게 심호흡을 했으면 좋겠다.
다른날 보다도 차가운 물로 세안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톨비쉬의 핸도폰에 띵동 하고 소리가 울리며 메세지가 하나 도착.
괜찮아요? 하고 묻는 밀레시안의 질문에 톨비쉬가 밀레가 보냈던 것과 똑같은 죽겠다 라는 뉘양스의 이모티콘으로 답장하는 것으로 에피소드 5.
1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