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현대au)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 1
호러물인데 연애하는 톨밀이 보고싶다..
현대au니까 톨비쉬는 정장이고.. 밀레와 첫만남은 원숭이꿈에서 함께 탈출.
매일 밤 같은 꿈을 꾸는 톨비쉬로 시작. 최근 피곤한 일이 많아 출근하는 것이 고역인 톨비쉬가 지하철에 앉아 멍하니 창밖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배경.
머리는 출근길이라 인식하고 있지만 바깥은 노을이 붉게 드리워져 있고 역광에 그림자진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보이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지하철의 소음은 피로한 몸에 노곤함을 더하고 무기질적으로 높낮이 없이 울리는 안내방송은 귓가에 닿기도전에 흩어저 웅얼거리는 소리로만 들었으면.
멍하니 가방을 끌어안은 상태로 오늘 회의주제가 뭐였지 저번에 처리했던 그 일은 어떻게 되었지 등등을 생각하는 동안 톨비쉬의 주변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방송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리는 문쪽으로 이동.
방송이 여러번 반복되는 동안 단 한번도 열차가 멈춘적은 없었는데 사람들은 자꾸만 줄어들어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끝없이 이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이제 슬슬 도착할때 되지 않았나 싶어 다음 역을 확인하려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문득 맞은편 문가에 앉아있는 한 사람이 눈에 띄었으면.
지나치게 고요한 다른 인간들과 달리 겁에 잔뜩 질려있는 표정이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가운데 입술을 파르르 떨며 엄지손톱을 물어뜯고 있던 그 사람이 시선을 휙 돌려 톨비쉬를 응시.
깜짝 놀랄만한 박력이었지만 놀란것은 되려 저쪽인듯 마른침을 꿀꺽삼키며 떨고있던 입술을 꾹 깨물었으면 좋겠다.
금방이라도 피가 베어나올것 같이 붉어지는 입술을 보며 저정도로 꺠물면 아프겠다 라고 생각하던 톨비쉬는 무의식적으로 아, 하지만 꿈이니까 아프지는 않으려나 하고 생각.
그 순간 띠리리리- 하고 울리는 알림소리와 함께 다음역은 xx역 xx역 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라는 방송이 흘러나왔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내릴 역의 전 역이었기에 톨비쉬는 아 이제 슬슬 채비를 해야겠구나 하고 혹시 떨어진 소지품은 없나 확인하는데 그 떄까지 톨비쉬를 빤히 응시하고 있던 맞은 편 사람은 톨비쉬가 움직이는 모습에 흠짓 놀라며 저.. 저기요. 하고 톨비쉬를 호명.
혹시.. 혹시 여기 처음이세요? 아니, 사람은 맞으시죠? 하고 이상한 질문을 던지는 목소리가 지나치게 울먹거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사람이지 그럼 뭐겠냐는 언짢은 시선으로 맞은편 사람을 돌아보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사람은 안도하는 표정을 지으며 크게 한숨.
아 사람이구나. 진짜 사람이야.아아.. 다행이다. 진짜 사람도 있었어. 진짜 제가 이 꿈을 며칠동안 꾼건지 진짜 장난이아니라.. 하고 횡설수설 하는 사람을 무시한채 자리에서 일어나자 희게 질린 맞은편 사람이 일어나지 말아요! 라고 소리쳤으면 좋겠다.
무슨 헛소리냐는 톨비쉬의 표정에 맞은편 사람은 일어나지 말아요! 내릴 생각도 하지 말고요! 당신도 어렴풋이 알잖아요 이거.. 하고 다급하게 외치다가 다시 띠리리리- 하고 울리는 알림소리에 입을 다물고 주변을 확인.
다음역은 침묵, 침묵역입니다. 내리셔야 하는 불청객은 당신입니다. 라는 말과 함께 맞은편에 앉아있던 사람이 훅 하고 사라지며 열차안은 다시 침묵.
자신이 내려야할 역이 지나가버린 톨비쉬는 엉거주춤하게 일어서있던 엉덩이를 다시 의자에 붙이며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주변을 둘러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철컹 철컹 흔들리는 열차소리에 홀려 잠이 들어버린 뒤 다시 눈을 뜬 곳은 자신의 침대 위.
띠리리리- 하고 기본음으로 울리는 알람을 끄고 일어나는 것이 프롤로그
이상한 꿈을 꾸고 일어난 톨비쉬는 자연스럽게 아침일과를 마치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자가용에 착석.
그러고 보니 이상한 꿈이었네 하고 주차된 차를 몰아 회사로 출근하면서 내가 지하철을 탄게 벌써 몇 년 전의 일인데 말이야 라고 생각.
하지만 꿈속에서 있었던 일이 생생하게 기억나고 있는건 맞는건지 회의 내용은 그 꿈속에서 고민하던 주제에 관한 것이었고 이어 보고된 일처리는 톨비쉬가 걱정했던 그대로.
능숙하게 일을 지시하고 점심메뉴를 고르며 식당으로 내려가던중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다른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게되었으면 좋겠다.
맞아 너 그 게시글 봤어? 하고 소근거리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작았기 때문에 제대로 알아들은 말은 없었으나 최근 유행하는 어느 게시판에 흥미로운 글이 올라왔다는 내용.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톨비쉬였지만 어쩐지 그 직원들이 말했던 어후 난 그런 꿈 꾸면 당장 열차에서 뛰어내릴텐데 라는 말이 계속 신경쓰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결국 찝찝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한 톨비쉬는 지나가던 자신의 부서 사람을 붙잡고 혹시 이런 게시판을 아냐고 묻고 그 직원의 도움을 받아 게시판에 접속.
직원들이 말한 유행하는 게시판이라는 건 괴담이나 오컬트 이야기가 올라오는 익명의 게시판이었고 그곳에서 올라오는 흥미로운 글은 벌써 8일째에 접어든 어느 악몽을 꾸는 사람의 글이었으면 좋겠다.
벌써 며칠째 시달리고 있는건지 이제는 익숙하게 꿈에서 보았던 일들을 풀어놓는 게시자의 글 아래에는 이제 식상하다는 말이나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올떄도 되었지 라는 조롱하는 댓글들이 가득.
하지만 아래에는 그냥 편히 보면 볼만 하다는 말도 간간히 섞여있고 이제 슬슬 글쓴이의 차례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섞여 있었으면 좋겠다.
이미 몇차례 새로운 등장인물이라는 것이 지나갔었는지 이번 등장인물은 어떻게 '죽을까'라는 의문들이 대다수였으면.
댓글을 먼저 살펴보고 나서야 본 글을 훑어본 톨비쉬는 점점 눈썹을 찌푸리며 다시 게시글의 시간을 확인.
시간은 오늘날짜의 아침, 톨비쉬가 한참 아침준비를 하며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을시각.
일어나자마자 바로 쓰는거니까 좀 횡설수설하더라도 이해해줘 라고 시작되는 첫문장이 유난히 눈에 거슬려 보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퇴근후 집으로 돌아온 톨비쉬는 평소와 같이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알람을 확인 오늘 있었던 일들을 다시 확인하고 내일 해야하는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다가 얕은 짜증을 부리며 베개를 끌어당겼으면 좋겠다.
최근 잠을 설쳐서인지 이것도 저것도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톨비쉬는 엎드려 누운 자세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으면.
베개를 끌어안고 있는 자세 그대로 지하철에서 눈을 뜬 톨비쉬는 다시금 그 새빨간 노을을 발견하고 아 출근길이구나 라고 생각.
희미하게 아직 멀었겠지 라는 생각이 떠오르고 오늘도 반복되는 구나 라는 익숙함이 뒤따라 느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유난히 이 풍경이 익숙한 이유는 이와 같은 묘사를 몇차례나 읽었기 때문에.
어디서 읽었더라 하고 멍하니 눈을 깜빡이던 톨비쉬는 핸드폰을 떠올리며 검색기록같은 것에 남아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으면.
베개처럼 끌어안고 있던 가방을 뒤적이자 무의미한 흰 종이 몇 장과 평소에는 쓸 일이 거의 없는 플라스틱 볼펜 몇자루 그리고 오래된 구식 핸드폰이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핸드폰은 써본적 없는데 하고 폴더를 열자 안에는 3-5프레임정도로 움직이는 강아지 사진이 움직이고 있었으면.
터치식이 아닌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샆ㅇ리나 클ㅇ 도 없는 화면이라 톨비쉬는 인터넷에 접속하기위해 한참동안 여러가지 방식을 시도.
이것저것 메뉴버튼을 눌러보던중 가운데 그려진 집모양 버튼을 누르자 마침내 A,net이라는 이상한 브라우저가 실행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시작된 화면조차도 검색기록은 커녕 검색창이 어디있는지도 모를 모습이었으면 쓸데없이 반짝이는 효과를 넣은 9개의 아이콘과 2468의 숫자를 눌러 움직여야 하는 시스템.
꾹꾹 번호를 눌러 북마크라고 쓰여진 화면에 들어가자 여러가지 주소들과 이름들이 줄맞춰 떠올랐으면 좋겠다.
이것만 알면 지하철 정복 노선도 간략정리 라던가 당신의 운세를 봐드립니다. 라는 운세사이트라던가 쭉쭉 8번버튼을 눌러 아래로 내려가던 중 톨비쉬의 눈에 낮익은 게시글의 제목이 보였으면.
어제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그게 자꾸 이어지고 있어. 라는 글은 그가 오늘 회사에서 읽었던 그 게시글.
톨비쉬가 지하철 내의 묘사를 글로 읽은 것이 어디였는지 기억해 내는 순간 열차 스피커에서 띠리리리- 하는 알림음이 울렸으면 좋겠다.
어차피 뭉게져서 들리는 음성이라 알림음을 무시한 톨비쉬는 게시글을 선택하고 화면이 바뀌기를 대기.
아래쪽의 파란 진행바가 더디게 올라가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문득 시선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가 느낀 시선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주변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무관심한 표정으로 각자의 방향을 응시.
정확히는 정면의 창문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으면.
톨비쉬는 문득 자신의 맞은편 두어자리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서 있는 사람들을 기이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런 톨비쉬의 의심을 느꼈는지 근처에 자연스럽게 서 있던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슬금슬금 움직여 다음칸이나 이전칸으로 떠나가버렸으면.
정확하게 창문이 보일 수 있도록 비워진 정 가운데의 두 자리와 톨비쉬와 절대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맞은편 사람들의 시선.
어제는 이상한 사람과 잠깐 눈을 마주쳤었는데.. 하고 그 사람이 앉아있던 자리를 확인하자 그곳에는 전혀 다른 인상의 사람이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었으면 좋겠다.
저 사람이었나? 하고 혼란스러운 생각이 잠시 머릿속을 어지럽히지만 톨비쉬는 무의식적으로 저런 눈이 아니었다 라고 부정했으면.
저런 얼굴이, 저런 입매가 저런 옷차림이 아니었다. 라고 하나하나 부정하는 동안 맞은편의 앉아있던 사람의 눈과 얼굴형, 입매가 꿈틀거리며 변하기 시작.
잠깐 다른곳에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그 자리를 바라보았을때는 전혀 다른 얼굴에 다른 옷을 입은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있었으면 좋겠다.
본격적으로 의구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톨비쉬였지만 냉정하게 지금의 상황을 '이상하다'라고 평가내리며 이를 티내지 앉은채 정면을 응시.
그러고보니 이 꿈.. 하고 시선을 내려 핸드폰을 확인하자 쭉 이어져야하는 긴 글 대신 벌써 들켰네. 라는 세 글자만 왼쪽 윗줄에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끼이이익 하는 감속소리와 함께 열차가 터널에 들어가는 것으로 두번째 꿈이 끝나고 톨비쉬가 침대에서 기상.
헉하고 일어난 톨비쉬가 황급히 핸드폰을 확인하지만 검색기록속 게시글은 여전하고 꿈에서 접속했던 a,net이라는 브라우저도 찾지 못했으면 좋겠다.
기분나쁜 식은땀을 닦아내기 위해 입고 잤던 티셔츠를 벗는 동안 게시판에는 새로운 글이 올라오고 톨비쉬는 화장실로 들어가며 이것을 확인.
어제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그게 자꾸 이어지고 있어.(9) 라고 올라온 글에는 대박이야 어제는 아무도 안죽었어 대신 옆칸에서 사람들이 몇몇 들어왔고. 게다가 열차가 터널에 들어갔는데 이거 혹시 나쁜징조일까? 라고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옆 칸이라.. 하고 핸드폰을 세면기에 내려놓은 톨비쉬가 푸석푸석해진 거울 속 제 얼굴을 들여다 보다가 샤워기아래로 들어가는 것으로 2째날 시작.
중간 스킵하고 다시 3번째 잠을 자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3번째 꿈이 시작하자 마자 고개를 들어올린 톨비쉬는 여전히 붉은 노을이 짙은 창밖을 확인.
이것은 출근길이고 나는 내가 내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라는 생각이 아주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있지만 맞은편에는 여전히 무표정한 사람들이 앉아있었으면 좋겠다.
정면의 빈 자리를 확인하고 시선을 돌려 서 있는 사람들을 응시하자 서있는 사람들은 어제와 같이 은근슬쩍 자리를 비우기 시작.
톨비쉬 또한 그들과 같은 의도인듯 자리에서 일어나 옆칸으로 가는 사람들의 무리속에 끼어들었으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사람들의 행동거지는 매우 자연스러웠지만 문제는 그렇게 가는 방향에 정말로 게시판의 글쓴이가 있냐는 것.
확신을 하지 못한 상태로 일단 열차가 나아가는 방향쪽으로 자리를 옮겨 보았지만 옆칸도 톨비쉬가 있던 곳과 마찬가지로 무표정한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있는 풍경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치 톨비쉬에게 여기 앉으라는 것 처럼 중앙 자리가 세자리 정도 비어져 있었으면.
톨비쉬는 빈 자리를 무시한채 또 다른 다음칸으로 나아가지만 다음칸도 또 다음칸도 여전히 사람들은 고요히 앉아있고 중앙의 세 자리는 비워진 상태.
한참을 나아가던 톨비쉬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객실칸의 번호를 확인하지만 번호는 확실하게 바뀌고 있었으며 그저 자신이 뭔가를 크게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내 생각이 잘못된걸까 혼란스러워진 톨비쉬는 멍하니 걸음을 멈추고 통로위에 멈춰서고 한참동안 그자리에서 대기.
그러자 가방속에서 지잉 하는 문자소리가 울려오며 새 메세지가 왔다는 신호를 전달.
마치 진짜 민원접수실에서 보내온 문자처럼 8자리 번호가 찍혀진 발신자의 아래에는 *통로에 서 있으면 위험하니 자리에 착석해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내용이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문자를 확인하는 동안 문득 소름끼치는 시선을 느낀 톨비쉬가 휙하고 고개를 들어올리자 좌석에 앉아있던 무표정한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정면을 응시.
객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관찰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톨비쉬의 얼굴이 희게 질리는 순간 띠리리리- 하는 알림음이 울려왔으면 좋겠다.
다음역은.. ... . ...입니다.. 내리실문은... 하고 희미하게 멀어지는 소리와 함께 꿈에서 깨어난 톨비쉬가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워하다가 침대 아래로 추락했으면.
턱하고 부딪쳐오는 바닥의 충격에 겨우 숨을 토해낸 톨비쉬는 떨어진 핸드폰을 가까스로 주워들어 미리 켜놓았던 화면을 새로고침.
어김없이 올라온 새 글의 내용을 확인하지도 앉은 채 어디있습니까. 라고 댓글을 달았으면 좋겠다.
글쓴이는 아직 접속중이었는지 ? 누구? 라고 대답. 몇번째 칸에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라고 재 댓글을 달은 톨비쉬는 그대로 신음소리를 내다가 잠시 기절.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았을때는 이미 오후였으면 좋겠다.
휴일을 공으로 날려보낸 톨비쉬가 딱딱한 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확인하자 톨비쉬의 댓글 아래에는 이거 무슨컨셉? 갑자기 분위기 시리어스. 등의 조롱조의 댓글이 가득.
무의미한 댓글의 맨 아래에는 글쓴이로 보이는 익명 아이디로 열차 칸을 확인해볼 생각은 못했지만 일단 옷차림은 알려줄게요. 나는 짙은 청색 후드에 청바지, 신발은 운동화인데 신발끈은 형광색 나는 주황이에요. 운동화 색은 차콜. 이라고 댓글이 쓰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그 아래로 이어지는 청청무엇, 갑분형광주황 이라는 댓글들을 무시한 톨비쉬는 잠시 머리를 헝클어트리다가 침대에 바로 누워 길게 심호흡.
방금 난 일어난 사람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다시 4번째 잠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4번째로 일어난 열차는 마치 그런 톨비쉬와 댓글을 조롱하기라도 하듯 전부 파란색 후드티에 청바지, 그리고 형광주황색 나는 끈으로 묶인 차콜색 운동화를 신은 승객들의 모습.
일부러 의도한 것인듯 모두 똑같은 옷을 입은 객실안에서 톨비쉬의 정장차림은 유독 튀어보였으면 좋겠다.
꿈은 더이상 톨비쉬를 속일 의도조차 감추지 않는건지 일제히 톨비쉬를 바라보며 그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면.
침착하게 시선을 무시한채 핸드폰을 꺼내든 톨비쉬는 다시a,net이라는 곳에 접속하여 북마크를 확인.
쓸데없는 저장목록들을 내려 게시글에 접속하자 이번에는 별다른 기다림없이 꽉 들어찬 텍스트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문제는 그 텍스트들의 대부분이 깨져있어 알아 볼수 있는 것은 어■ 이■■ 꿈을 ■■는■ 그게 ■꾸 이어지고 ■어. 라는 글자뿐.
끝에 달린 괄호 안의 숫자를 더듬어 최신화로 이동하려 하자 로딩바가 버벅이며 뒤로 후퇴했으면 좋겠다.
중간즈음에서 다시 뒤로 또 중간즈음에서 다시 뒤로.
이번에도 이상한 글자가 떠오르려나 포기하고 일어나려는 순간 ■■ ■■■꿈을 꾸■■ ■■ ■■■고 있어(10) 이라는 새 게시글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깨진 글자탓인지 꿈을 꾸고 있어 라고 바뀐 10번째 게시글에는 4자리 숫자가 전부.
핸드폰은 숫자를 확인하기 무섭게 아무런 전조없이 꺼져버렸지만 톨비쉬는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차량번호가 쓰여진 자리로 이동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있는 곳에서 진행방향으로 세 칸.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이 꿈을 계속 꾸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 톨비쉬가 거침없이 다음칸으로 이동하자 스피커에서는 어김없이 띠리리리- 하는 알림음이 나왔으면 좋겠다.
승객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금일 열차 운행중 약간의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사오니 승객여러분들께서는 안전을 위하여 운행중 자리 이동을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흘러나오는 방송은 분명 톨비쉬를 겨냥한 방송.
하지만 톨비쉬가 이를 듣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칸으로 이동하자 열차는 그런 톨비쉬를 위협하는 것 마냥 덜컹 하고 차량을 흔들기 시작.
쿵, 덜컹. 쿵 하고 무언가로 내리치는것 마냥 전등을 깜빡이며 열차를 거칠게 흔들지만 안에 앉은 승객중 그 누구도 당황하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오히려 이 보든 것이 톨비쉬의 탓이라는듯 눈한번 깜빡이지 않은채 톨비쉬를 응시하고 있지만 방송의 효과 때문인지 일어나서 길을 막는 사람은 없었으면.
톨비쉬는 비틀거리는 걸음속에서도 용케 균형을 잡아 또 다음칸으로 이동.
그런 톨비쉬를 기어코 넘어트리고 말겠다는듯 열차는 갑작스럽게 급제동을 그러면서 다시 가속을 하지만 톨비쉬는 의연히 열차를 가로질러 마지막 통로 앞에 도착했으면 좋겠다.
그동안 지나다녀왔던 통로와는 달리 새까맣게 가려진 열차문은 보기만 해도 섬뜩한 분위기가 한껏 피어오르고 있었으면.
하지만 톨비쉬가 이에 개의치 않고 통로의 문을 열려고 하자 열차는 마지막 경고라는듯 어둠속에서 새하얀 손을 뻗어 문에 달라붙으며 열지마열지마열지마열지마열지마 라는 문자를 다수 전송.
분명 꺼졌던 핸드폰인데도 열지 않으면 텍스트를 읽을 수 없는 폴더폰인데도, 쉼없이 울리는 알림소리는 언제부터인가 띵동하는 문자알림음이 아닌 사람의 목소리로 열지마 라고 속삭이고 있고 지나온 열차의 모습은 전부 어두워져 이제 빛나는 것은 톨비쉬와 그의 손에 쥐어진 핸드폰 그리고 어두운 문 너머에서 뻗어나온 창백한 손자국들 뿐이었으면 좋겠다.
손자국이 안에서 찍히고 있는 것인지 등뒤에서 뻗어나온것이 비치고 있는 것인지 묘하게 흐릿하게 번져나가는 이중 창의 굴절된 상을 바라보던 톨비쉬는 마침내 문을 열고 세번째 칸으로 이동하고 열지마 라고 쉼없이 속삭이던 목소리는 비명을 지르며 소멸.
톨비쉬가 발을 내딛는 순간 탁 하고 울린 발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린 파란 후드의 청바지차림의 사람은 초조하게 깨물고 있던 엄지손가락을 내리며 톨비쉬가 있는 방향을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열차는 여전히 노을안에 잠겨있지만 무표정한 승객들은 하나도 없이 평화로운 열차 안.
앉아있는 사람은 오직 후드티를 입은 첫날의 그 사람뿐이라 톨비쉬는 내심 안도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면.
갑자기 나타난 새 사람을 보고 놀랐던 것은 후드티의 사람도 마찬가지라 잠시 경계하던 후드차림의 사람은 눈을 크게 뜨고는 당신..! 역시 그때 그 사람이죠? 며칠전에 만났던 살아있던 사람..!! 하고 톨비쉬를 향해서 확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톨비쉬를 향해 다가오려고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무리 달려도 두 사람의 거리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이한 현상을 눈치챈 후드티의 사람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고 있는 가운데 톨비쉬 또한 새로운 차량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자신이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내심 당황한 상태.
후드티를 입은 사람이 이대로 도망쳐야 할지 아니면 저기 있는 사람을 어떻게든 도와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영원할 것 같았던 노을이 서서히 저물며 열차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김없이 울리는 띠리리리- 하는 알림소리에 두사람이 흠칫 놀라며 스피커가 있는 방향을 응시.
한없이 느려지고 뭉게진 음성으로 다음 역은.. 종..점.. 종...점...입니다.. 살아...남은.. 승객..분들...께...서는.... 모두.. 하차... 하..차... 모두.... 놓쳐버렸....네... 하고 말하다가 지지직 거리는 소음과 함께 종료.
방송이 끝나는 시점을 기점으로 노을도 완전하게 저물며 어둠에 잠겨버렸으면 좋겠다.
어두운 터널속 어딘가에 끼이이익 하는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푸식하고 김을 내뿜은 열차의 문이 일제히 열리는 순간 톨비쉬가 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첫번째 에피소드.
19.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