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톨비밀레) 마나난의 보주
스카하의 저주에 휘말린 톨밀이 보고싶다.
사건의 발단은 벨바스트의 교역품인 강의 근원을 마신 어린아이가 마셔버린 것으로.
스카하의 저주가 녹아든 물은 아이의 몸을 점차 사하긴으로 바꿔놓기 아이의 부모들은 저주를 풀 방법을 찾아 여러 드루이드들을 수소문했으면 좋곘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흥미위주로 접근하는 사람이 반 거절하는 사람이 반, 시간이 지날수록 기력을 잃고 점차 뻐끔거리기만 하는 아이를 보며 절망해가고있을즈음 수상한 소문을 쫓아 나타난 밀레시안이 아이에게 흥미를 보였으면 좋겠다.
그저그런 여행자인줄 알고 쫓아내려는 부모에게 한번 거절당한 밀레시안이 신뢰를 얻기위해 룬다던전으로, 어린사하긴을 돌보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세이렌던전을 클리어하고 어찌어찌 사하긴용 영양제를 얻어낸 밀레시안이 일시적으로 아이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중간과정.
이대로 사하긴으로 살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며 저주를 풀 방법은 없는건지 매달리는 부모들을 위해 스카하의 동굴로 찾아갔으면 좋겠다.
한번 저주내려진 저주는 인간이 풀 수가 없다는 대답으로 인간의 스카하는 도와주기를 거절, 혹시나 변이의 저주에 대해 아는게 없나 게이트에도 물어보았지만 곤란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젓기만 했으면 좋겠다.
아예 방법이 없는건가 상심하며 문게이트를 통해 다시 울라로 돌아가려는 찰나 케이브사하긴 한마리가 밀레시안의 로브를 쭉쭉 잡아당겼으면 좋겠다.
이리로 따라오라는 손짓에 밀레시안이 다시 되돌아간곳은 스카하의 동굴, 저주의 원인이 자신이 아닌 강물에 섞인 간접적인 영향이라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저주를 풀 방법을 찾고싶냐고 속삭이는 마녀의 목소리에 밀레시안이 순진하게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마녀가 속삭이는 달콤한 함정은 스카하의 패배, 복수조차 포기해야하는 절망의 상징, 그리고 혹시나 하고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을 조롱하기 위해 남겨두었던 한 병의 무겁고 끈적한 물을 들고선 마녀의 스카하가 가볍고 보드라운 물에 대해 속삭였으면 좋겠다.
한때 자신에게 내려진 저주를 스스로 풀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인간의 스카하가 찾아낸 유일한 방법, 하지만 그 결말에 마주해야하는 존재를 찾아 갈수도 만날 수도 없는 현실에 내팽겨쳐버린 희망이라는 설명도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
스카하는 방법이 없다고 했는데? 하고 묻는 밀레시안에게 마녀는 높은 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치켜들어보였으면,.
인간은, 할 수 없다고 말했겠지. 그건 거짓말이 아니야 하지만 확실히 저주는 풀 수 없지만 누군가에게 떠넘길수는 있단다. 눈이 있다면 두번다시 시도하지는 않겠지만 이라고 낮은 웃음소리로 밀레시안을 쏘아보았으면 좋겠다.
스카하의 차가운 눈길을 눈치채지 못한 밀레시안이 그 방법에 대해 묻자 스카하가 아주 크게 웃어보였으면.
몇년이 지나고 몇 생애가 지나도 한결같은 멍청한 밀레시안, 하지만 그래서 너를 보는 일이 재미있지 하며 마녀가 밀레시안에게 빈 소라고둥을 내어주었으면 좋겠다.
강에서 흘러나온 무겁고 끈적한 물은 아무병에나 집어넣어도 변질되지 않지만 지금 부터 만들 가볍고 보드라운 물은 아주 민감한 액체로 살아있는 매개체를 이용해야지만 겨우 옮겨담을 수 있지, 그마저도 옮겨가기 위해선 바로 오늘, 지금, 이 달없는 밤이 지나기 전이여야만한다며 틱톡, 입으로 시간을 재는 시늉을 해 보였으면 좋겠다.
선택지를 하나하나 좁혀가며 희미하게 빛을 내는 소라고둥을 슬쩍 흔들어 찰랑거리는 물소리를 내었으면 좋겠다.
요컨데 무겁고 끈적한 물을 정제해서 만든 가볍고 보드라운 물을 마신 뒤 저주의 대상자에게 입을 맞춘다면 저주가 옮겨가는 형태.
풀 수는 없지만 아이를 구하는것이 목적이라면, 글쎄, 어리석은 밀레시안? 너를 희생 할 수 있겠니? 하고 짙은 미소를 지어보였으면 좋겠다
밀레시안은 스카하의 예상대로 나는 상관없다며 바로 물을 요구하지만 스카하는 설명 아직 안끝났다며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밀레시안을 멈춰세웠으면 좋겠다.
저주란 본디 누군가를 파괴하게 만들어진 주술, 네가 저주를 피하기 위해 환생을 하거나 저주가 너를 죽이기 전에 네가 먼저 죽어버린다면 저주는 또다시 그 아이에게 되돌아갈 것이라고 못을 박았으면 좋겠다.
뿐만아니라 영혼의 그릇이 다른 두 존재에게 저주는 이질감을 느낄것이라고, 작은 아이의 그릇에 맞춰 자라난 저주의 씨앗이 네 안에 들어간다면 필경 원래의 그릇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너를 떠나버리겠지, 너는 그 저주를 붙잡아야할 필요가 있단다 하고 눈웃음을 지어보였으면 좋겠다.
자 어떻게 하겠니 영원을 사는 밀레시안, 아무것도 아닌 타인을 위해 네 영원을 받칠테냐? 그 희생마저도 네 영혼에 날카로운 쐐기를 박아넣어야 하는데 그 고통또한 견뎌 낼테냐? 하고 웃는 마녀의 목소리가 유난히 매마르게 들렸으면 좋겠다
두가지 선택지앞에 주어진 짧은 시간, 찰랑하고 흔들린 무겁고 끈적한 물이 밀레시안이 들고 있는 소라고둥속으로 떨어지며 새하얗고 가벼운 물로 바뀌어 갔으면 좋겠다. 두둥실 떠오르며 동굴천장으로 흩뿌려지며 눈부신 빛을 내어보였으면.
빛나는 물방울들을 따라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밀레시안이 서서히 바뀌어가는 밤하늘의 빛을 가늠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몇시간 정도, 밀레시안이 고개를 내려 마녀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밀레시안이 눈을 감고 간섭을 허락한 반신의 영혼속으로 마녀가 꼬아낸 3가지 쐐기가 쏘아져들어왔으면 좋겠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 않으며 말할 수 없고 들리지 않는 세가지 맹약과 함께 밀레시안이 하늘을 향해 흩날리는 가볍고 보드라운 물을 들이 마셨으면 좋겠다. 맛은 약간 짠맛, 물내음 그리고 아무것도 마신것 같지 않은 공허함정도였으면.
밀레시안이 아이의 집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새벽, 동이터오르기 전, 설명할 시간도 부족하기에 정문 대신 아이방의 창문으로 숨어들어간 밀레시안이 곧바로 사하긴과 별다를바 없는 아이와 마주했으면 좋겠다.
차갑게 말라버린 피부와 달리 이마는 모두 질척한 땀투성이, 잠시 밀레시안을 바라보던 아이가 무언가의 말을 뻐금거리자 밀레시안이 그래, 이제 괜찮아 내가 널 도와줄께 라며 이마에 입을 맞추었으면 좋겠다.
질척하고 비릿한 물비린내가 나는 피부에 입술이 닿자 몸안 가득 담아왔던 가볍고 보드라운 물이 밀레시안의 몸에서 스르륵 빠져나왔으면.
방하늘을 가득매우는 빛나는 물방울에 아이가 눈을 깜빡이다 스르륵 잠이 들고 밀레시안의 안쪽 빈공간을 감지한 강의근원이 묵직한 중량감과 함께 밀레시안의 가슴속으로 쏟아져들어왔으면 좋겠다.
공허함이 사라진 가슴속에서 들려오는 것은 누구의 것인지 모를 절망과 비명, 부풀어오르는 공기방울이 툭 하고 터져나갈것 같은 슬픔.
귓가를 가득매워오는 세찬 빗소리에 괴로워하며 아이에게서 물러서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올것 같은 고통이 밀레시안을 덮쳐왔으면 좋겠다.
급하게 몸을 일으킨 탓에 아이의 방에 장식된 물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러벼렸으면.
방에서 들려오는 수상한 소리에 잠을 자던 부모들이 퍼뜩 깨어나 아이방을 달려오고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문을 열어내었을때는 비늘이 돋아난 채 당황하는 밀레시안과 인간의 모습으로 잠든 아이, 그리고 천장에 떠다니는 빛나는 물방울들이 한 장소에 그림처럼 멈추어 서있었으면 좋겠다.
바그르르르 끓어오르는 가래섞인 숨소리에 정신을 차린 부모가 괴물이야 하고 소리쳐 버렸으면.
비명소리에 겨우 정신을 추스린 밀레시안은 그대로 들어왔던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나갔으면 도망, 맨 비늘이 바람을 스치는 것에 대한 수치와 부끄러움, 존재를 부정하고싶은 충동을 느끼며 온몸을 비틀어오는 고통에 머리를 내 흔들었으면 좋겠다.
손마디 사이마다 찢어질것 같은 고통이 찾아오고 내장또한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느낌이였으면.
숨소리에 섞인 쉰소리가 점차 꺽꺽거리는 소리로 바뀌어가는 동시에 매마른 갈증이 목줄기를 죄여왔으면 좋겠다.
바람이 스치는것은 불에 닿은것 과도 같은 고통, 민물은 갈증을 달래주지만 어딘지 부족하고 바닷물은 고통을 잠시 잊게하지만 갈증을 더욱 심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비틀거리는 밀레시안을 걱정하며 다가온 사람들이 검게 물들어가는 흰자위와 흉하게 돋아난 비늘의 모습에 기겁을 하고 도망갔으면.
일단 인적이 드문곳으로 가야겠다며 급하게 문게이트로 들어간 밀레시안이 어딘지 모를 곳에 내려 쓰러져버렸으면 좋겠다.
밀레시안이 정신을 차린것은 음울한 파도소리가 몰려오는 흑사장. 스카하에게 되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하며 마지막 의식으로 문게이트를 붙잡았지만 한끗차이로 다른곳에 내린것이였으면 좋겠다.
해가 비치지 않고 물기 가득한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지는 기묘함에 눈을 감은 밀레시안이 몸을 추스리는 동안 머릿속에서 아득한 마녀의 목소리가 울려나오고 있었으면 좋겠다.
제약의 첫번째는 아무에게도 이 사실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것. 목소리에 이미 뻐끔거리는 공기소리로 바뀐지 오래이지만 글을 써서도 몸짓이나 손짓을 통해서도 그 누구에게도 마녀와 물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는게 첫번째 쐐기
제약의 두번째는 팔라라 아래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을것. 굳이 제약을 걸지 않더라도 이미 매마른 바람아래서 고통을 한번 느꼈던 터라 태양아래 말려지는 것은 밀레시안쪽에서도 사양이였으면 좋겠다.
마지막 세번째는 저주를 온전하게 풀어내기 위해서는 바다의 근원를 찾아낼 것. 저주를 풀어낼 방법이라는 말에 밀레시안이 무의식중에 스카하? 하고 목소리 대신 뻐끔? 하는 소리만 났으면 좋겠다
저주를 풀어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저주를 건 본체에게 그 주술을 되돌려주는 것 뿐. 신을 상대로 일개의 인간이 무얼 할수 있겠나 싶지만 글쎄.. 하고 말을 멈추는 것이 인간의 스카하인지 마녀의 스카하인지, 멍하니 흑사장에 몰려들어오는 파도를 응시하던 밀레시안이 뻐끔- 하고 한숨을 내쉬었으면 좋겠다.
아무도 없는 흑사장에서 홀로 고민한들 수확이 있을리 없기에 일단은 이동,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문게이트에 오른 밀레시안이 우선은 보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던바튼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원래생각대로라면 주술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마법학교 선생님들이나 드루이드에게 먼저 물으러 찾아갔을테지만 이 모습 그대로 다가갔다간 곧바로 경비병을 부를 것이 뻔하니 일단은 우회,
일단 이런일이 생기면 가장 상담하기 편하고 포워르에게 우호적인 크리스텔에게 먼저 다가갔으면 좋겠다.
하필 가는날이 장날이라 깨어진 등불탓에 어둑해진 저녁즈음 이제 막 잠자리에 들려던 크리스텔이 촛대아래 드러난 밀레시안의 비늘돋은 손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내리친것은 사소한 해프닝.
물넘어가는 소리로 보그르르르 비명을 삼키며 머리를 움켜진 밀레시안의 로브가 힘을 잃은 항마의 로브라는 것을 알아본 크리스텔이 어머? 어머머? 하고 웅크려앉은 밀레시안을 일으켜 세웠으면 좋겠다.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바다의 근원에 대해 묻는 밀레시안을 보며 크레스텔이 뭔가.. 안좋은 일에 휘말리신것 같네요 하고 걱정했으면.
바다의 근원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크리스텔 또한 잘 모르는 눈치, 그런게 있던가요? 으음.. 하고 고민하던 크리스텔이 물에 관련된 정보라면 이쪽에 물으러 가는게 나을 것이라며 소개장을 써주었으면 좋겠다.
이런모습으로 만나러 가도 괜찮을까 고민하는 밀레에게 걱정말라고 하는 크리스텔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으면.
날이 밝으면 다른 방면으로도 알아보겠다는 약속과 함께 밀레시안은 소개장을 들고 이멘마하로.
소개장이라고 내어준 편지를 열어보라고 할떄부터 짐작은 갔지만 역시나 동봉된 통행증을 꺼내든 밀레시안이 한숨부터 쉬었으면 좋겠다.
크리스텔이 소개한 세이렌 답게 던전은 평소보다 하드하고 빡센 느낌이였으면 좋겠다. 연달아 늘어선 방들을 지나 수없이 달려드는 검은 배쥐들, 끝없이 커져가는 플라잉소드, 싸울 의욕은 없지만 열쇠는 내어주지 않겠다는 캣시 기사단 등등 끈임없이 길을 막아서는 무리들이 밀레시안을 지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슬슬 밖에 날이 밝을 때가 아닌가 걱정하는 밀레의 앞에 누가 이 심야에 남의 방앞에서 소란이냐고 짜증을 내는 세이렌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부끄러움이 많다는 종족은 어디가고 대충 머리를 묶고 목덜미를 벅벅 긁으며 나타난 세이렌은 아무리봐도 동네 백수.
동그란 안경태를 치켜올리며 이건 또 무슨 사하긴? 혹시 그건가 그.. 이세계의 신에게 충성을 다한다는 그 변종? 하고 흘겨보았으면 좋겠다.
포워르 사이에서도 그런 소문이 돌고있었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바다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세이렌의 표정이 안좋은 쪽으로 바뀌었으면.
필담으로 말을 전하느라 느릿느릿 소개장을 꺼내들려는 밀레에게 날아드는 것은 고속으로 캐스팅된 라이트닝 볼트.
뻐끔? 하고 허둥거리는 사이 이 사하긴의 수치...!어떻게 지느러미를 달고 보주를 탐낼 수 있어? 라며 달려들었으면 좋겠다.
간만에 보스전 안하고 대화로 끝나나 싶었지만 역시나 전투라며 한숨쉬는것은 나중의 일.
여차저차하는 교전중 너무 세게 스매시를 날린탓인지 세이렌의 안경이 툭하고 부러져 버렸으면 좋겠다 날개가면으로 바꿔쓴 세이렌이 투덜투덜하며 너 사하긴 아니지, 사하긴이 그렇게 날렵하게 움직이며 똑똑하게 연계기술을 사용할리 없어. 넌 누구야? 하고 물었으면 좋겠다.
크리스텔의 소개장을 보여주고 중요정보를 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세이렌은 그럼 미리 이것부터 알려줬어야지 하고 억울해 하며 자기 안경을 흔들어 보였으면 좋겠다.
바다의 근원는 다행스럽게도 실존하는 보석. 보석애호가들사이에서도 암암리에 불리우는 비밀스러운 물건이라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였으면 좋겠다.
그게 뭐길래 그렇게 귀하다는건지 설명해달라는 밀레시안에게 세이렌은 팔리아스의 12가지 보물과 비견될 정도의 가치라고만 대답했으면.
누군가 바다에서 찾아내면 그 아름다움을 한껏 자랑하다가 한순간에 바닷물로 변해버린다는게 보주에 대한 특성, 그럼 보주는 지금 없는거 아니냐는 질문에 세이렌은 그렇게 사라진 보주는 다시 시간이 지난뒤 똑같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한번씩 사라질때 마다 그 크기가 점점 커져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성장하는 보석.
그럼 지금은? 지금은 보석이 나타나는 시즌인가요? 하고 다급하게 묻자 세이렌은 뭐라뭐라 장황한 보석의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밀레시안에게 집중하라며 정장이를 걷어찼으면 좋겠다.
찰박거리며 한발로 뛰어다니는 밀레에게 불쑥 내밀어진 것은 아까부터 지휘봉처럼 휘두르던 세이렌의 플루트.
그건 원래부터 바다에 속해야 하는 물건이고 누구도 가져서는 안되는 물건이야 하고 잔뜩 미간을 찌푸려보였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네가 어디에 쓰건간에 보주를 손에 넣을 생각이라면 용건을 마친뒤 그 물건은 바다로 되돌려 보내줘야겠어 책임질 수 있지? 하고 얼굴을 불쑥 들이밀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걸 왜 내가 책임지냐고 말하고 싶지만 입모양은 뻐끔뻐금, 정신을 차렸을때는 이미 던전 밖으로 밀레시안의 손에는 찢어진 악보조각에 쓰여진 세이렌의 메모만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물에 불어 가장자리가 너덜거리는 종이 뒷면에는 물소리를 들어라 라는 알 수 없는 한마디만.
이게 뭐...아니 일단 그럼 지금은 보석으로서 존재하고는 있다는 건가 하고 어이를 찾고 있는 밀레시안의 머리위로 골렘의 스톰프가 날아들고 나서야 자신이 이동된 곳이 이멘마하가 아닌 케오섬이라는 것을 꺠달았으면 좋겠다.
어째서 여기에? 하고 허둥지둥 골렘을 피해 도망가는 밀레시안이 문게이트를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가는도중 골렘이란 골렘은 다 깨워 천지가 흔들리는 울음소리가 넘쳐났으면.
보내주려면 곱게 보내주지 이게 무슨 난리냐며 안경깨먹은것 때문에 그렇구나 하고 제 나름 대로 원인을 추측하며 욕에 욕을 해대고 있을때 밀레시안의 귓가에 들려오는 것은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은 방울소리.
이게 그 물소리인가 하고 고개를 돌린곳에는 다름아닌 아르의 거처로 향하는 계단이 자리하고 있었으면 좋곘다.
물에 관련된 것이라면.. 하고 급작스럽게 방향을 바꿔 아르의 거처로 뛰어들자 발뒤꿈치까지 쫓아오던 골렘들이 거짓말 처럼 물러가버렸으면.
갑작스럽게 뛰어든 검은 로브에 아르는 적잖이 놀란 눈치, 누구시죠? 하고 도망가려는 아르의 모습에 밀레시안이 서둘러 수첩을 휘갈겨 쓰며 아르를 멈춰세웠으면 좋겠다.
로브를 벗어 보이는 밀레시안의 모습에 잠시 혼란스러워 하다가 의외로 지느러미가 잘어울리시네요 라는 속편한 소리를 들어바럈으면
여기 돌멩이 없나 밀레시안이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아르는 밀레시안이 내민 수첩을 천천히 읽고 있었으면 좋겠다.
보주라면.. 아.. 네 그 물건 말이군요 하고 입을 여는 이야기는 세이렌의 말과는 다른 이야기
세이렌의 이야기와 비슷하면서도 정 반대되는 다른 이야기였으면 좋겠다.
보주는 누구도 가져서는 안되는 저주받은 물건, 애초에 아무도 갖고싶지 않아하는 꺼림칙한 보물, 겉보기에는 아름답지만 누가 그런 물건을 만지고 싶어할까요 라며 대답하기를 꺼려 했으면.
더 캐물으려는 밀레시안에게 아르는 몸서리를 치며 더이상 그 이야기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끊어버리고는 수첩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럼 이것만이라도 지금 그 바다의 근원은 확실히 뭍에 나와 있는 건가요? 하고 묻자 아르가 잠시 인상을 찡그리며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음.. 네, 들리네요. 당신말대로 또다시 뭍으로 올라와 있는게 확실하게 들리네요. 하고 대답했으면.
소리라는게 뭘 뜻하는 건지 나도 들을 수가 있는건지 보주를 찾으려면 최소한 어느 쪽으로 가야하는지만이라도 알려달라고 빠르게 뻐끔거리자 아르가 수첩없이도 밀레시안의 말을 알아들으며 물소리를 따라가세요 하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당신이 찾는것이 정말 바다의 근원이라면 그 모든 물길들은 하나같이 같은 방향을 가리킬 거에요. 물소리를 따라가세요 하고 수면속으로 퐁당 들어가버렸으면.
수면위로 이웨카의 그림이 비치는것을 보고나서야 이멘마하에 되돌아온 밀레시안을 반기는 것은 크리스텔의 부엉이.
사람들에게 수소문해본 결과 바다의 보주라고 불리는 커다란 진주가 타라 명품관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소문대로 몇년에 한번씩 모습을 드러내며 점점 커져가는 커다란 진주, 예사롭지 않은 커다란 에르그의 뒤틀림, 이 보주가 밀레시안이 찾는 바다의 근원인지는 확신 할 수 없지만 일단 현존하는 보석중 가장 커다란 보석이라는게 크리스텔의 설명.
하지만 전시는 낮동안만 가능하고 밤에는 엄중한 경비와 감시아래 보관되어 있을것이 분명한 상황.
낮은 조금 곤란한데다가 차림새도 수상하기 그지없는 로브와 모자, 장갑따위라 의심받기 딱 좋은 모습이였으면 좋겠다.
그런 밀레시안을 위해 크리스텔이 생각해낸 방법은 다름아닌 수녀복과 베일, 장갑을 끼더라도 온몸을 가리더라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뿐이지만 의심받지는 않을 최고의 선택, 어찌어찌 라이미라크의 수도복으로 갈아입은 밀레시안이 전시시간의 마감즈음 떨어지는 태양을 바라보다가 겨우 타라의 대로로 들어섰으면 좋겠다.
한차례 손님을 치뤄낸 명품관의 근처는 오전때보다는 조금 한산해진 모습, 척보기에도 단단하게 무장한 경비들의 사이로 이제 막 금고속으로 돌아갈 채비중인 보주를 보는 순간 밀레시안의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처음 사하긴으로 변하는 아이의 입에 입을 맞추었을 때 처럼 울려오는 강렬한 감정의 소용돌이와 역겨움, 절절함, 공허함이 뒤섞여 그자리에서 뛰쳐나가 버렸으면.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는 밀레시안의 모습에 수녀님? 괜찮으십니까? 하고 다가오는 경비원들을 뿌리치며 골목으로 달려나가는 동안 누군가가 보주를 향해 빠르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비명소리가 울리는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 하얀 장갑을 끼고 보주를 담을 금고를 가지고 오던 클리아나가 보주가 사라졌다고 소리치고 잠시 자리를 이탈했던 경비병들은 서둘러 주변에 수상한 사람들 찾아 흩어졌으면 좋겠다.
밀레시안을 부축하러 다가왔던 경비병이 밀레시안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설마 이쪽은 미끼였던거냐며 밀레시안을 잡으려는 찰나 비뚤어진 베일사이로 밀레시안의 비늘이 반짝였으면 좋겠다. 다행히도 시간은 이제 막 태양이 저무는 오후 6시, 울리는 종소리를 신의 가호삼아 불을 밝히는 타라의 가로등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한 밀레시안의 뒤로 쫓아라 하는 고함소리가 울렸으면 좋겠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보주를 훔쳐 날아난것은 전원 포워르로 구성된 약탈단 무리들, 수녀복을 입은 사하긴이 포함된 약탈단에 현상금이 걸리고 타라는 물론이고 탈틴, 던바튼, 이멘마하, 반호르까지 교역소가 설치된 모든 마을에 비상령이 내려졌으면 좋겠다.
인간행세를 하는 사하긴을 찾기위해 로브는 물론이고 베일을 쓴 성직자나 마법사들 모두 얼굴을 확인해야만 마을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 제대로 물건을 구매할수 없게된 밀레시안이 서서히 지쳐가는 동안 한동안 소식이 끊어진 밀레시안을 찾아 게이트에서도 느리게나마 움직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언제부터 연락이 없었다고? 하며 눈쌀을 찌푸리는 톨비쉬의 안색을 살피며 어... 저번보고때 부터이던가요? 하고 어정쩡한 대답을 해보였으면.
아니, 한번 더 들리신 적이 있습니다. 아주 잠깐 들리셨다가 가셨지만요 하고 제대로 날짜를 기억하고 있던 로간이 당시 밀레시안이 물어보던 질문과 정황을 이야기 해주었으면 좋겠다.
로간의 도움을 받아 밀레시안이 사라진 지점을 찾아 움직이던 톨비쉬가 만나게 되는 것은 사하긴으로 변했던 아이의 가정.
충분히 수상했던 소문의 진원지를 확인한 톨비쉬가 밀레시안에 대해서 묻자 부모들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나쁜 열병이였다며 거짓말을 했으면 좋겠다.
알수없는 병에 시달렸지만 밀레시안이라는 여행자가 가져다준 사하긴의 영양제에 이미 모두 완쾌되었다며 잔뜩 주눅이 든 아이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부모들은 밀레시안이 가져다준 영양제가 약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듯 하지만 톨비쉬가 보기엔 그냥 포워르들이 자주 사용하는 원기회복용 포션, 이교도의 영향을 받은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이상하고 말이 안되는 상황에 의심을 품었으면좋겠다.
다른 이상한 일은 없었냐는 질문에 아이의 부모는 우물쭈물하다가 괴물이 나타났었다고 고백했으면.
아마도 톨비쉬가 그 괴물을 퇴치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나온 작은 진실의 조각중에 하나, 하지만 기억하고 싶지않은 일을 억지로 떠올려서인지 두사람의 이야기는 자꾸만 엇갈리고 묘사또한 중구난방이였으면 좋겠다.
눈이 붉었다던가 검었다던가 손이 뾰족했다던가 물갈퀴가 있었다던가 검은색, 푸른색, 은색 등등 어느것 하나 유추할 수 없는 말들 사이에서 톨비쉬가 쓴웃음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아이의 부모에게 인사를 하고 이만 자리를 떠나려던 톨비쉬를 붙든것은 어느새 현관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이의 손.
쉬.. 하고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잡아당기는 손길을 따라 집 뒷마당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아이가 데려간 뒷마당은 지붕이 부서진 창고와 열려진 창문이 보이는 장소, 아이는 열병처럼 뜨거웠던 시야속에서 보이던 파란비늘의 밀레시안에 대해 설명하며 여기서 이렇게 뛰어내렸어, 처음엔 천사님인줄 알았는데 내 이마에 이렇게 뽀뽀해주니까 물고기로 변해버렸어. 라고 설명했으면 좋겠다.
아이의 설명과 함께 창고너머의 거실에서 들려오는 걱정어린 두 사람의 목소리에는 톨비쉬가 듣지 못한 진실의 이야기가 새어나오고 있었으면.
이번에 또 무슨 소문이 난다면 연금술사들이 다시 아이를 보내달라고 찾아올지 모른다던가 주변사람들이 자꾸만 아이가 포워르가 아니냐고 의심한다던가 잔뜩 긴장한 부모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는 톨비쉬에게 아이는 토라진 목소리로 엄마랑 아빠는 내가 물고기가 되었다는걸 싫어해. 나는 정말로 물고기가 되어 있었는데 나한테 자꾸만 그 이야기 하지 말래 하고 입을 삐쭉 내밀어보였으면 좋겠다.
아이의 장단에 맞춰주며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해달라고 부탁하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쉴새 없이 조잘조잘, +아이에게서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얼추 전해들은 톨비쉬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떠나려 하자 아이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한번 톨비쉬를 붙잡았으면 좋겠다.
부탁이야 기사님, 그 모험가님를 해치지 말아줘. 그사람도 지금쯤 많이 아파하고 있을꺼야. 나도 그랬는걸 하고 톨비쉬에게 애원했으면 좋겠다.
내가 무겁고 끈적거리는 물을 마셨을때도 그랬어 아주아주 슬프고 아프고 힘든울음소리가 들려서 나도 힘들고 아프고 무서웠어 엄마아빠가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있었지만 역시 지금도 가끔씩 물거품 사이에서 소리가 들려와. 지금도 계속에서 슬퍼하는 울음소리가 들려와 하고 울먹거렸으면.
누구의 울음소리가? 하고 묻는 톨비쉬에게 아이가 소리없이 뻐끔거리는 입모양으로 누군가의 이름을 달싹여보였으면 좋겠다.
아이의 집에서 나와 톨비쉬가 향한곳은 스카하의 동굴, 아직 태양이 떠있는 상태로 톨비쉬와 마주한것은 인간의 스카하였으면 좋겠다.
밀레시안이 여기 왔었냐는 질문에 스카하는 대답없이 시선을 피한채 눈만 깜빡였으면.
말없이 동굴안을 밝히는 푸른 불꽃의 빛무리에 나한테 화를 내도 소용없어요 그녀와 계약한건 밀레시안의 몫입니다 하고 톨비쉬의 검을 외면했으면 좋겠다.
여기 온것은 틀림없군요? 하고 비꼬는 목소리에 나는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어요. 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위대한자의 이름을 빌린 검이 이 목을 겨누더라도 나는 입을 열지 않을 겁니다 하고 인상을 찡그려 보였으면 좋겠다.
어디로 향했는지 알려달라는 질문에도 스카하는 묵묵 부답. 마녀가 깨어나기 전에 어서 돌아가라는 대답에 톨비쉬의 표정만 더 딱딱해 졌으면 좋겠다.
마녀를 만나서라도 대답을 얻어내겠다는 톨비쉬의 말에 당신까지 마녀의 말에 걸려들면 일이 더 복잡해집니다 하고 화를 내었으면. 그렇다 하더라도 라며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톨비쉬의 모습에 하는 수없이 스카하가 손가락을 들어 물웅덩이를 가리켰으면 좋겠다.
물소리를 따라가세요. 라는 말과 함께 동굴안에 비쳐들어오던 팔라라의 기운이 모두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잠시후 눈을 뜬 마녀의 앞에는 잔뜩 겁에 질린 사하긴들만이 몸을 숨기고 있는 모습, 톨비쉬가 서 있던 자리를 바라보던 마녀가 쯧하고 혀를 차고 거센 물보라를 일으키며 동굴바닥을 흠뻑 적셔버렸으면 좋겠다.
마을에 들어가지 못하는 밀레시안이 보급을 받을 만한 곳은 가끔씩 나타나는 프라이스와 아브네아의 이보나, 그리고 수녀복을 항시 착용해야하기 때문에 행동이 조심스러워진 크리스텔즈음.
무슨일이 있었던건가요 하고 물어오는 크리스텔에게 여신의 이름에 맹세하건데 난 결백해요 하고 휘갈겨썼으면 좋겠다.
보주가 탈취되었으니 이제부터 찾아야 하는 것은 보주를 훔쳐낸 약탈자들, 수배서에 붙은 수배범들은 아닐꺼에요 그들은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니까.. 하고 글씨를 흘려쓰는 밀레시안이 매우 지쳐보였으면 좋겠다.
회복물품도 제대로 구매하지 못하는데다가 저주가 점점 자신의 몸을 떠나가려는 것을 무리해서 잡고 있는 탓에 밀레시안의 체력소모가 평소보다 더 심한상태였으면 좋겠다.
너덜거리는 무기상태를 보아하니 아마 상기한 정보는 추측이 아닌 직접 다 확인하고 돌아본 눈치, 괜찮나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게 낫지 않겠어요? 하고 걱정해오는 크리스텔에게 조용히 고개만 가로저어 보였으면 좋겠다.
식은땀을 흘리는 밀레시안이 써내려간것은 도움을 청하면 안되는 이유가 아닌 나중을 부탁하는 짧은 문구.
이 이상으로 힘내서 붙잡을 자신이 없어요. 만약 내가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면, 그 때 그 사람에게 내 이름을 적어 편지를 보내주세요. 그럼 그 사람이 나를 찾아내 모두 정리해 줄 꺼에요. 라고 쓰여진 쪽지를 찢어내어주며 자리에서 일어섰으면 좋겠다.
크리스텔이 쪽지를 읽는동안 밀레시안은 벌써 떠날 채비를 마친뒤 아브네아쪽을 바라보고 있었으면
그 사람이 누구인데요? 하고 묻는 크리스텔에게 밀레시안이 아차 그걸 깜빡했네 하고 돌아와 이름을 적어주었으면 좋겠다.
적어준 이름은 어디선가 들어본듯 낯이 익은 이름.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라이미라크의 크리스텔, 저는 알반의 기사단의 엘베드 조 조장을 맡고있는 톨비쉬라고 합니다 라는 소개를 듣자마자 크리스텔이 밀레시안이 지었던것과 같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지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렇겠지 들어보았겠지 하지만 차마 그런타이밍에 이쪽과 그런식으로 연관이 있을것이라 생각을 못했던 탓에 크리스텔의 눈빛이 흔들려버렸으면 좋겠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물어오는 사근사근한 말투속에 스며 들어 오는 것은 검고 가느다란 뱀한마리,
작은 머리를 꼿꼿하게 세운 역삼각형의 위협에 크리스텔이 자신의 팔을 붙잡으며 몸을 뒤로 물러세웠으면 좋겠다.
여유로워보이는 표정과 맞지 않는 조급한 눈빛과 적의를 숨기지 않는 움직임, 어디서부터 이야기하고 어디까지 이야기 해야하나 머릿속으로 정보를 재단하는 동안 톨비쉬의 갑옷이 사소한 소음을 잘그락거렸으면.
곧은 자세로 가리고 있지만 등뒤로 넘실거리는 푸른 불꽃의 잔상에 크리스텔이 손을 들어보이며 톨비쉬를 진정시켰으면 좋겠다.
룬다의 친우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선을 가늠하며 마음을 굳게 먹은 크리스텔이 밀레시안이 휘말린 일에 대해서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밀레시안이 처음 보주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었는지는 생략하느라 톨비쉬가 전해들은 것은 대부분 타라에서 시끄러운 도난사건에 밀레시안이 휘말렸다는 내용, 그럼 그 사하긴이라 지목된 수녀가 밀레시안이냐는 질문에 크리스텔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곘다.
사하긴으로 변하는 저주에 마녀의 말까지 얹은것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타라의 경비대에게 쫓기고 수배범들과 싸우기까지, 머리가 지끈거리는 톨비쉬가 성당을 떠나려는 찰나 크리스텔이 혹시나 하는 추측을 담아 톨비쉬를 멈춰세웠으면 좋겠다.
만약 당신이 그... 하고 말을 고르는 크리스텔이 당신이 별의 조력자라면... 만약 당신이 그런 존재라면 제 생각에는 당신이 밀레시안을 찾는 것보다 타라의 범인들을 찾는게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제안하는 크리스텔이 미묘한 표정의 톨비쉬와 마주하게 되었으면.
이유는? 하고 물어오는 톨비쉬의 표정이 태양빛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탓에 자신의 추측이 틀린건지 어떤지 가늠하지 못한 크리스텔이 입술을 만지작 거리다가 말을 이어갔으면.
밀레시안이 서두르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보주를 찾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만약 자신이 멈췄을 경우 그 다음을 당신에게 맡기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굳이 멈추고 나서 당신이 움직일 필요는 없을것 같다며 톨비쉬의 반응을 관찰했으면.
톨비쉬는 말없이 햇살이 눈부신 계단근처에서 침묵을, 그러니.. 하고 잠시 생각을 정리하느라 고개를 내렸던 크리스텔이 톨비쉬를 다시 찾았을때 이미 자리에는 아무도 없이 물웅덩이만 하나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크리스텔의 제안에 고민하는것은 톨비쉬가 발걸음을 멈춘것은 오스나사일의 중턱, 길을 통제하려는 타라의 경비병들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보주를 훔친 일당중 하나를 계곡으로 몰아 넣었다는 대답이 들려왔으면 좋겠다.
예의 그 사하긴 수녀냐고 질문하자 대답은 다행스럽게도 작은 임프 약탈단원, 저리가셈!! 아무도 나를 붙잡을 수는 없으셈!! 하고 타격용 완드를 휘두르는 임프가 라이트닝볼트를 사방으로 연사하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꾸물거리는 하늘이 우르릉 거리는 탓에 경비병들은 사소한 소음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누군지 알고 있으셈? 나도 이제 위해단 일류 약탈단원임!! 나는 잡혀도 아무말도 안할거심 모두 저리가셈!! 하고 소리를 버럭 지르자 하늘또한 우르릉 하며 임프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으면 좋곘다.
작은 임프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인지 조금 거들어주고 빨리 이 계곡을 통과하고 싶은 마음에 톨비쉬가 무기를 잡으려는 순간 후두둑 거리는 소리와 함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으면.
궂어지는 날씨에 심상치않은 하늘, 어둑해지는 시야탓에 작고 거친옷을 입은 임프의 모습이 점차 흐려졌으면 좋겠다. 마법의 연사를 줄이고 도망갈 틈을 노리는 것을 보아 임프도 자신의 이점을 알고 있는 모양.
놓치게 되면 보주와 밀레시안 어느쪽을 선택하는것에도 어려워질것 같은 예감에 톨비쉬가 경비병들을 밀어내며 검을 뽑으려는 찰나 누군가가 대장님.. 저기! 하고 톨비쉬를 가리켰으면 좋겠다.
이건 또 무슨 견제인가 톨비쉬가 인상을 찌푸리지만 경비병들은 뭐라 대답하지도 않은채 겁에 질려 톨비쉬쪽을 향해 무기를 치켜들었으면.
으악 저게 뭐셈!! 님 뒤에 그거 뭐임! 하고 소리지르는 임프의 경박스러운 비명을 듣고 나서야 무기가 자신을 향하는 것이 아님을 꺠달은 톨비쉬가 급하게 뒤돌아서며 방패를 끌어올렸으면 좋겠다.
톨비쉬의 등 뒤에 서있던 검은 인영은 가리고 서있던 톨비쉬가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던건지 느리게 한걸음씩 앞으로.
임프를 향해 다가오는 동안 임프는 어째서인지 도망도 치지 못한채 그자리에서 소리만 꽥꽥 지르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림자는 경비병들을 통과해 들어가며 곧장 임프에게로, 사람인지 원혼인지 모를 온몸이 새카만 작은 인영은 임프와 시선을 마주하기 위해 쪼그려 앉으며 물비린내 가득한 입을 열어보였으면 좋겠다.
지금 내리는 비 또한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였던건지 더욱더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 사이에서 물이 보글거리는 소리 비슷한 그림자가 사람의 말소리로 내 보주는 어디 있어? 하고 말을 했으면.
임프가 히-히익 하고 새된 비명을 내지르는 순간 톨비쉬가 헉 하고 깨어나며 옆에 서있던 누군가를 잡아챘으면 좋겠다.
조장님 잠시만..! 하고 손을 풀어내려는 익숙한 몸짓에 겨우 반대쪽손을 멈춰세웠으면.
톨비쉬가 누워있는 것은 다름아닌 게이트, 무슨일이십니까? 하고 들려오는 낯이 익은 슈안의 목소리에 톨비쉬가 긴장을 이완시키며 겨우 숨을 몰아쉬었으면 좋겠다.
비에 젖은 것 같은 식은땀이 온몸을 적셔 불쾌하게 느껴지고 있었으면.
아닙니다, 지금 막 꺠어나셨는데.. 하고 대답하며 손좀 풀어달라며 퍼득거리는 조원을 풀어준 톨비쉬가 땀이 가득 배어난 손을 쥐었다 피며 무슨일이 있었던거냐며 물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쓰러진것은 아이의 집에서 게이트로 돌아온 직후의 일, 게이트에 들린적 없다는 말에 조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확히는 스카하의 동굴앞에 서 게셨죠 하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스카하의 개입을 확인한 뒤 게이트로 복귀해 그 오래된 이름에 대해 확인해보려던것이 원래 톨비쉬의 목적, 하지만 문게이트에서 내려 스카하의 동굴에서 돌아오자 마자 톨비쉬의 의식이 날아가버렸던 것이였으면 좋겠다.
제 목적대로 이끌려는 그림자와 그것에 반발하는 아튼시미니의 신성력 사이에서 톨비쉬는 그대로 정지. 마침 보고를 위해 톨비쉬를 찾아다니던 조원에게 발견된 것이였으면.
그 뒤로 톨비쉬는 단한번도 게이트를 떠나지 않고 혼수상태였지만 톨비쉬는 기억을 더듬으며 크리스텔과 오스나사일등을 이야기 했으면 좋곘다.
슈안은 모두가 교대로 톨비쉬를 지켜보았다고 대답하지만 그래도 간과할수는 없는지 루나사에게 연락을, 톨비쉬의 정보를 옮겨적으며 벨테인의 조원들을 준비시켰으면 좋겠다.
던바튼에 파견된 루나사의 대답에 따르면 톨비쉬가 말했던 행적들은 모두 사실, 오스나사일은 때아닌 폭우로 길의 외각이 무너져 당분간 통행금지가 되었고 예의 임프약탈자는 실족으로 행방불명, 경비병들에 대한 증언은 아직 모으는 중, 그리고 마지막으로 톨비쉬가 만났던 그 아이는 톨비쉬와 마찬가지로 혼수상태였던 것이였으면 좋겠다.
아이도 톨비쉬와 똑같냐는 질문에 마침 아이를 확인하러 나갔던 벨테인의 조원이 고개를 끄덕였으면.
엘베드 조장님과 비슷한 시기에 쓰러져 얼마 전에 깨어났다며 증상도 엘베드 조장님과 비슷했습니다 하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무슨 증상이냐는 질문에 조원이 대답을 꺼리며 말을 골랐으면.
손발이 차거나 입술이 파랗고 맥도 느리게 뛰고, 피부도 어쩐지 조금 투명해져서 핏줄도 들여다 보이고 어 그리고...... 손에도 뭐가 좀 나있고 아무튼 꼭 익사체 같으셨거든요 하고 대답좋겠다.
자신의 입술을 매만지며 체온을 확인하던 톨비쉬가 조원의 말에 손을 내려다 봤을때 잠시 손가락 사이에 서 얇은 막 같은것이 보이지만 이내 환각처럼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깨어나는 순간 거침 숨을 토해내는 것은 밀레시안쪽도 마찬가지, 무언가에 의해 강제로 뽑혀져 나가려는 저주를 끌어안느라 완전히 몸의 기능을 정지하고 있던 밀레시안이 고통스럽게 돌바닥을 굴러다녔으면 좋겠다.
온몸이 불타는 듯이 뜨거운데다가 요단강같은 소울스트림까지 보고온듯한 섬광이 눈앞을 번쩍거리고 있었으면.
바다로, 물길속으로, 뜨거운 체온을 식히고 싶은 마음에 엉금엉금 동굴밖으로 기어나가던 밀레시안이 세차게 흘러가는 코리브계곡을 눈에 담고는 다시 고개를 흔들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손발에 지느러미가 돋아났다 하더라도 저건 뼈도 못추릴 거센 물길이라고 정신차리라고 스스로를 다그쳐보지만 가슴속에서 울려나오는 누군가의 통곡소리속에 바다로, 차라리 다시 바다속으로 라는 말이 스며들어있었으면.
물소리를 따라가라는 말의 의미는 바로 이 환청을 가리키는 말. 몸이 점점 사하긴의 육체에 가까워져갈수록 또렷하게 들리는 누군가의 말소리에 밀레시안의 눈이 가느러졌으면 좋겠다.
마녀와 저주, 그리고 물소리, 언젠가 어디선가 누구에게 전해들었던 작은 퍼즐조각들을 필사적으로 끼워맞추는 동안 동굴이 자리한 바위너머로 수많은 발소리가 들려왔으면.
코리브계곡을 지나 사방으로 쏟아져 나가는 것은 다름아닌 그림자세계에 숨어 있던 약탈단의 무리들 울라의 약탈단들을 다 깽판치고 돌아다녔지만 그 누구도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미지의 약탈단,
하나 있지, 어디에도 없지만 늘 타라의 근처에 있을 수 있는 포워르가 하고 지친 몸을 이끌어 한밤중의 타라제단으로 숨어들어갔으면 좋겠다.
제단의 위로 손을 얹어 물소리가 들리는 지역으로. 어떠한 통행증 없었지만 이끌리는 에르그를 따라 그림자세계로 들어간 밀레시안이 유난히 물소리가 거센 그림자세계의 코리브계곡에 도착했으면 좋겠다.
물소리, 발자국소리, 짙게 남아있는 바다의 냄새, 늘 흐리고 어두운 그림자 세계이지만 우르릉 하는 구름소리가 밀레시안의 머리를 지나쳐 저 먼곳으로 흘러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발소리가 사라지기를 기다렸던 밀레시안이 잠시 숨을 고르다가 밖으로 나가 약탈단을 뒤쫓기 시작했으면.
어디서 얻은 통행증인지는 모르나 공백으로 남아있는 그림자 한 귀퉁이를 아지트로 삼은 약탈단은 본디 약탈단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조잡한 포워르들의 모임이였으면 좋겠다.
약탈단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교역단에서 속하지도 못한 떠돌이 신세의 작은 포워르들, 그나마 교역단원인척 인간들의 옷을 입고 타라에 섞여 근근히 소매치기로 활동하고 있었지만 단 한순간, 밀레시안에게 시선이 쏠려 틈이 보였던 보주를 충동적으로 훔쳐버렸던 것이였으면 좋겠다.
무언가 마법적인 힘이 작용해서인지 포워르들은 용케도 잡히지 않고 자기 아지트까지 무사히 도주, 하지만 들고 와서 살펴본 보주의 정체는 암암리에 알려진 저주받은 그 물건,
이게 다 이 보주때문이야, 룬다에 발령난 내 동기놈이 예전에 알려준적있어, 그 탐욕스러운 세이렌중에서도 유난히 꺼려하는 보석이 있다고, 이게 그거인거야, 바다의 눈물, 마나난의 슬픔, 이게 그거라고 하며 보주를 훔쳐온 동료들을 몰아세웠으면 좋겠다.
나도 몰랐어 난 그냥 무식하게 커다란 진주인줄 알았다고! 하고 대답하는 것은 그 날 사람들 사이에 서성이던 붉은 머리의 여성, 섀도우 위자드와 검은 놀이 말씨름을 하는동안 힘없이 앉아있던 임프가 고개를 가로저었으면 좋겠다.
이제 됬심! 뭐가 되었든 내 칭구는 이제 돌아오지 않으심! 이게 다 보주때문임! 이거 갖다 버려야함!! 이것때문에 타라에도 못들어가고 사람들도 다 경계하고 있어서 몇날며칠을 공치고 있심! 나 배고프셈!! 칭구 보고시프셈!! 하고 떽떽 소리를 질렀으면.
그러지 말고 이거 팔자, 내가 아는 연금술사 형님이 있는데 거기서 이걸 비싸게 사줄지도 몰라 하고 설득을 하는 것은 가만히 보주를 보고 있던 고블린의 몫, 또다시 보주가 누군가에게 넘어가기 전에 여기서 결판을 내야한다고 생각한 밀레시안이 슬쩍 포워르들에게 다가가려는 즈음 심상치 않게 우르렁거리던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져내렸으면 좋겠다.
이거!! 이거도 보주때문이심!! 그림자세계에 이렇게 비가 자주오는건 뭔가 이상한거임!! 하고 발작을 하는 임프가 머리를 감싸며 비를 피해 달리기 시작했으면.
어이, 그래도 짐은 챙겨가야지 하고 허둥지둥 보주와 짐가지를 챙기던 놀이 타라의 정문앞을 보고 우뚝 멈춰서버렸으면 좋겠다.
아이러니하게도 달리기 시작한 임프또한 놀의 외침에 대답할 순간도 없이 그자리에서 스톱, 섀도우 위자드와 함께 보주를 팔 방법을 토론하던 고블린도 갑자기 우두커니 비를 맞고 서 있는 두 포워르를 보고 고개를 번갈아 볼려보았으면 좋겠다.
어이 무슨일 들이야 서로 그렇게 멀리 떨어져서서 뭣들해? 하고 불러보지만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으면. 이봐, 놀? 임프? 하고 각각의 이름을 부르며 우선 가까이 있던 놀에게 다가가는 순간 나무 뒤에 숨어있던 밀레시안과 마주친 임프가 침입자셈!! 침입자가 왔셈!! 여기까지 우리를 쫓아온거임?! 어디서 온거심!! 하고 소리를 빽 질렀으면 좋겠다.
예상치 못한 발각에 밀레시안이 무기를 꺼내들고 임프를 내리치려는 순간 놀 쪽에서도 비명이,
으악!! 너,!! 너 누구야!! 너 뭐야!! 하고 꼬리와 귀를 빳빳하게 새우며 부드러운 천으로 감싸안았던 보주를 집어 던졌으면 좋겠다.
이 멍청아 그렇다고 보주를 집어 던지면 어떻게 해! 하고 허둥지둥 받아낸 고블린이 뭐가 있다고 저 난리야..? 하고 고개를 드는순간 놀이 바라보던 문 너머의 그림자가 비로소 고블린의 눈에도 보이기 시작했으면.
하지만 먼 곳을 바라보던 놀과 달리 고블린이 올려다 보는 것은 바로 코앞에 멈춰선 커다란 그림자, 어.... 하.. 하하.. 혹시 이거 찾아 오셨나요? 하고 바로 굽신거리는 태도로 보주를 내밀어보이자 검게 서 있던 그림자가 손을 내밀어보였으면 좋겠다.
넘겨야 하나? 아니면 주는 척하고 바로 튈까? 하고 잠시 탐욕에 고민하는 동안 임프는 밀레시안의 손에 다운, 너.. 잘도 내 동료를..! 하고 파이어볼트를 캐스팅하는 섀도우 위자드에게 밀레시안의 아이스볼트가 더 빠르게 내리꽂혔으면 좋겠다.
비가 와서인지 한결 숨쉬기가 편해진 밀레시안이 미끄러지듯이 다가가 그대로 스매시를, 위자드를 넘어트리고 자세를 바로잡는동안 공포에 잠식된 놀이 앞뒤 가리지 않고 앞을 막아선 밀레시안을 향해 달려들었으면 좋겠다.
날카롭게 내리치는 발톱을 피해 두어걸음 뒤로 연달아 들어오는 공격을 막아내는 동안 보주를 넘기려던 고블린의 욕심이 탐욕쪽으로 기울어졌으면 좋겠다.
어.... 그런데 말이죠.. 하고 어설프게 협상을 시도하려는 웃음에 그림자가 멈춰서 버렸으면.
저희도 이 물건은 힘들게 구한거라.. 헤헤헤 아니면 보관하고 있던 수고비라도 조금.. 하고 웃는 얼굴위로 검은 모래가 주르륵 흘러내렸으면.
아니, 아닙니다요!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요 하고 허둥지둥 모래를 피해 다라나 보지만 이미 녹아내린 모래는 고블린을 쫓아 맹 추격.
저주받은 흑사장의 모래가 요동치기 시작하자 밀레시안의 몸속에 스며든 검고끈적한 물도 사정없이 밀레시안의 내부를 헤집어 놨으면 좋겠다.
속이 뒤집히는 고통에 밀레시안이 아무런 이유없이 다운되자 잠시 숨을 고르며 씨근덕 거리던 놀이 포효를 하고 달려들었으면.
그사이 다운되었던 섀도우 위자드도 캐스팅을 마치고 밀레시안을 조준, 기절한줄 알았던 임프가 모래에 잡아먹히는 고블린을 보며 비명을 지르는 동안 밀레시안이 몸 속에서 빠져나가려는 저주를 붙잡기 위해 그냥 그대로 무릎을 꿇은채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
지금 죽으면 어떻게 되는거지? 마녀의 쐐기가 소울스트림에서도 남아있을수 있을까? 부활하는 순간 모두 끝나는 거 아닌가? 하고 이를 악무는 순간 밀레시안의 몸을 감싸는 푸른 방패가 섀도우위자드의 마법을 막아내었으면 좋겠다.
동시에 바닥까지 내려갔던 체력과 스테미너도 약간씩 회복, 부상까지 회복시키는 고 랭크의 신성기술에 밀레시안이 눈을 뜨는 순간 커다란 방패가 놀의 앞발을 밀쳐냈으면.
간결하고 강력한 찌르기로 놀은 치명상을 입으며 다운, 놀을 엄호하기 위해 두번째 캐스팅을 외우던 섀도우 위자드의 머리위로 날카로운 얼음덩어리 들이
조장님! 괜찮으십니까? 하고 달려오는 로간의 목소리가 아직 멀리있는 가운데 밀레시안이 누군가에 손길에 의해 일으켜 세워졌으면.
살려줘,, 살려줘.. 하고 마지막까지 손을 뻗는 고블린을 모두 집어삼키고 보주를 획득한 검은 모래가 다시금 사람의 모습으로 형태를 가다듬으며 밀레시안에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자신을 일으켜 세운게 톨비쉬라는 것을 알아보았는지 밀레시안은 힘없이 뻐끔거리며 톨비쉬를 밀어내었으면.
괜찮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내가 이자리에 있습니다 하고 휘청이는 밀레시안을 지지해주는 톨비쉬가 얇은 물갈퀴가 돋아난 손을 꽉 쥐어 보였으면 좋겠다.
빗물이 흘러내리는 가운데 이질적으로 버석거리는 마른 모래소리가 톨비쉬와 밀레시안의 앞에서 정지, 어린 아이의 모습을 빌린 모래가 톨비쉬에게 손을 뻗어 주먹을 움켜쥐었으면 좋겠다.
아-아...나...아는.. 하고 인간의 말소리를 흉내내는 모래인형이 밀레시안의 목소리를 자아내었으면
영혼의 그릇은 밀레시안 형태는 어린아이 그 움직이는 동력원은 톨비쉬의 기력. 톨비쉬가 신성력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동안 모래인형은 밀레시안에게 고개를 돌렸으면 좋겠다.
나-아...는.. 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인형이 내미는 것은 바다의 보주, 겨우 홀로 일어선 밀레시안이 보주를 받아들자 밀레시안의 온 몸을 덮고 있던 푸른 비늘이 우수수 역방향으로 일어섰으면 좋겠다.
마치 거울을 마주보고 선 것 처럼 새까만 두 인영사이에서 너..어..는... 하고 물먹은 습자지처럼 번져가는 목소리로 입을 여는 모래인형에게 대답하는 것은 또렷하게 되돌아온 밀레시안의 목소리.
나는 당신의 죄책감이 아니에요. 하고 대답하자 도미노처럼 일어섰던 비늘들이 보주를 향해 무너져 내렸으면 좋겠다.
밀레시안의 몸에 떨어져나온 비늘들은 한겹한겹인 검은 물방울이 되어 보주 속으로.
내가 하고싶은건 당신들의 저주에 휩쓸린 작은 아이를 구하고 싶은거지 당신의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한건 아니에요. 나는 그 누구의 대리자도 아니고, 누구의 구원자도 아니며 누구의 지팡이이며 검도 아니에요. 나는 그냥 나에요. 하고 또박또박 대답했으면 좋겠다.
그러니 당신의 저주는 당신이 다시 가져가도록 하세요 마나난. 이라고 말하는 순간 밀레시안에게 박혀있던 쐐기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새하얗던 진주가 완전히 검게 물들었으면 좋겠다.
검게 물들어버린 커다란 진주가 파삭 하고 깨어지며 와르륵 하고 쏟아져 내린 모래위에 덮여버렸으면 좋곘다.
다시 인간으로 돌아와 따끈한 숨을 내쉬는 밀레시안의 입에서 하얀 김이 서렸으면 좋곘다.
바닥에 흩어진 모래들은 곧바로 폭우에 씻겨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으면.
긴장이 풀린 밀레시안이 툭하고 뒤에 서있던 톨비쉬에게 기대자 따뜻한 체온이 밀레시안을 감싸안았으면 좋겠다.
옷을 사이에 두고 맞대는 것 만으로도 따뜻한 태양빛을 쬐는 것 같은 포근함에 밀레시안의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으면 좋겠다.
아 끝났다, 정말 긴 저주였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밀레시안의 얼굴위로 지친 톨비쉬의 얼굴이 불쑥 들이밀어졌으면.
톨비쉬.. 하고 오래간만에 불러보는 이름에 밀레시안이 희미하게 웃음을 지으려는 찰나 딱딱해 보이던 톨비쉬가 빙긋이 웃음지으며 밀레시안의 이름을 먼저 불렀으면 좋겠다.
으응..? 하고 눈치를 보는 밀레시안에게 대외용미소를 지어보인 톨비쉬가 돌아가서 저랑 이야기좀 나눠야겠습니다. 아주 많은 할말이 있군요 하고 감싸안은 팔에 힘을 꽉 주었으면 좋겠다.
애정을 담아서 안는다기 보다는 도망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구속의 의미가 더 강하게 느껴졌으면.
아니요, 그게요, 저기요, 그게 본의가 아니라요, 하고 뒤늦게 변명해보지만 뒤이어 줄지어 따라오는 벨테인 조원들과 루나사의 기사들, 엘베드들을 보고 밀레시안이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
훈계 들으면 시말서은 안써도 되는거죠? 질문에 말도안되는소리 대답하는 톨비쉬가 밀레시안을 짐짝 처럼 들쳐매는 것으로 마무리.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es/840676373593243649
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