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APR

르웰밀레) 향기

트위터 2023. 4. 10. 01:00

밀레를 위해서 향 갈아입는 르웰린이 보고싶다. 

밀레시안이 새로운 향이 아주 좋은데 무슨 향이냐고 물으며 쪼르르 달려오는데 르웰린이 글쎄요. 제가 뿌린 향수가 아니라서요. 다음에 알아봐드리겠습니다.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문제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 르웰린과 달리 밀레시안의 발걸음이 딱 멈춰버렸다는 것.
오만가지 가상의 상황들이 다 지나가는 침묵 가운데 긴급기동된 이성끝자락이 임무! 임무! 그런 임무도 있다고 들었어! 라며 재빨리 재기동버튼을 연타했으면.

그렇게 가까스로 멈춘 발걸음을 수습하긴 했지만 르웰린의 눈썰미가 이를 놓칠리가 없었고...
아예 자신이 본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인지 밀레시안님? 하고 부러 돌아서서 다가가기까지 하는데 밀레시안의 시선이 르웰린이 아닌 창까쪽, 아예 휴게실 바깥방향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입으로 어...그렇구나. 힘들었겠네... 아니, 알아봐주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거였어 하고 말하며 르웰린으로부터 멀어지려고 하고 있었으면. 
뭔가 또 단단히 오해를 샀구나 싶은 르웰린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밀레시안을 향해 한걸음 크게 전진하지만 밀레시안은 이제 아예 휴게실 바깥으로 도망칠 기세.
손 내밀면 닿을 가까운 거리까지 좁혀 들어가자 슬쩍 몸의 중심을 비틀어버리기까지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이에 틈새를 확보하고 싶은 듯 무의식적으로 들어 올린 양 손바닥이 르웰린을 향해 늘어서 있었으면.

저를 보셔야 제가 설명을 해드리지요. 라고 말하며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제 옆머리를 쓸어넘기려던 르웰린은 문득 손 끝에 닿는 딱딱한 왁스의 감촉을 확인.
아, 이것 때문에 '그런식'으로 오해했던건가 싶어 일단 이 머리스타일부터 설명하려 하는데 갑자기 이 모든 상황이 너무 구성맞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밀레시안은 아까부터 시선을 맞춰오지도 않고, 뭐라뭐라 말하는게 이미 뭔가 홀로 결론을 내린것 같기도 하고.
이런 상태로 설명을 늘어놓아봤자 별로 효과적일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이 신시엘라크 특유의 예감처럼 날카롭게 틀어박혀오자 입에서는 한숨이 절로 새어나왔으면.
그리고 그 갑갑함을 털어내듯 다시금 힘을 주어 세팅 된 머리를 털어낸 르웰린은 대충 고정이 풀린 머리를 대충 쓸어 넘긴 뒤 잠깐 여기 계세요. 라며 그대로 밀레시안을 지나쳐 휴게실 문 쪽으로 이동.

도망치려던 밀레와 설명하려던 르웰린의 상황이 뒤집히듯 나가버리려는 르웰린과 변명하려는 밀레시안의 관계가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관계도 대로 밀레시안은 뒤늦게 아니! 그런 임무가 있다는 거 알고 있으니까? 공적인 임무와 사적인 감정을 혼동하는거 아니니까?! 라고 약간 높아진 목소리로 대답하지만 르웰린은 성의없이 손을 흔들어 대답하며 휴게실 문을 열고 복도까지 진입.
마음이 급해진 밀레가 아예 복도까지 따라 나가려는듯 속도를 올려 르웰린을 따라가다가 불시에 등을 돌린 르웰린의 행동에 강제로 멈춰서게 되었으면 좋겠다.

거의 돌진스킬을 사용하는 느낌으로 맞부딪칠뻔한 상황이라 르웰린이 붙잡은 것은 되려 다행인 상황이었지만 정작 밀레를 붙잡은 르웰린의 표정은 언짢은건지 태연한건지 모를 모호한 느낌이었으면.
그게.. 하고 뭔가를 말하려는 밀레시안의 양 어깨를 붙잡아 일정 거리를 떨어트리듯 휴게실로 밀어넣은 르웰린은 예의 그 모호한 표정으로 밀레를 빤히 내려다보며 옷, 갈아입고 올겁니다. 설마 제 드레스룸까지 따라오실건 아니죠? 라고 대답을 확인.

당연히 그건 아니지.. 라는 대답을 하다가 다시 따라나갈 타이밍을 놓쳐버린 밀레가 앗. 하고 돌아보았을 땐 이미 계단을 올라가는 발소리가 뚜벅뚜벅 거리는 그리브 소리를 남기며 멀어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잠시후, 르웰린과 헤어진 휴게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밀레시안의 앞으로 아까와 별로 차림새가 달라지지 않은 르웰린이 되돌아왔으면.

머리 모양이 아까와는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그것도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뿐이라 뭘 갈아입었다는 건지는 잘 태가 나지 않는 모습.
하지만 정작 르웰린 본인은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인다는 듯 소매의 단추를 다시 정리하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밀레에게 다가와 저녁 아직 안드셨죠? 라고 물었으면 좋겠다.

그 반응이 마치 아까의 소란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듯한 반응이라 밀레시안은 되려 혼란스럽다는 표정이었으면.
그래도 일단 방금 전의 일도 있고 하니 두말없이 수락은 하긴 하겠지만.., 밀레시안은 여전히 르웰린의 기분을 파악할 수 없다는 표정.

그렇게 긴가민가한 얼굴로 르웰린의 곁으로 다가간 밀레가 르웰린이 '갈아입고 온 것'의 정체를 눈치챈 것은 르웰린이 내민 손을 잡는 순간이었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은근슬쩍 당겨오는 힘에 밀레가 의도한 것보다 반 발자국 더 앞으로 기울어진 순간, 어..? 익숙한 냄새.. 하고 반사적으로 숨을 들이마신 밀레가 자세를 바로잡으며 저도모르게 르웰린을 빤히 바라보았으면.

그 돌아보는 시선이 살짝 당황한 것 같기도 하고 묘하게 기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애써 제 감정을 숨겨보려는 모습을 바라보며 말없이 입꼬리를 끌어올리던 르웰린은 밀레가 자세를 바로잡는 순간 입가의 미소를 싹 지워낸 뒤 뭔가 문제라도?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전환. 그리고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저 굉장히 배고픈데. 메뉴는 정해 놓으셨나요? 하고 화제를 전환하며 밀레를 재촉하는 결말로..



2022년 9월 18일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571481926451728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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