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베인밀레)머리카락
장발버전 베인밀레 보고싶다.
이야기 듣던대로 정말 고운 머리카락이라 근처를 지나갈때마다 밀레시안이 살랑살랑 거리는 머리 끝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데 베인이 그걸 알고 먼저 다가가
그대 만지고 싶다면 만져보아도 좋아. 그렇게 열렬하게 바라보는 쪽이 훨씬 더 부담스럽군. 하고 살짝 놀리듯 웃으며 제 머리카락을 한웅큼 쥐어주었으면 좋겠다.
사실 평소 패턴대로라면 자기가 언제 그렇게 열렬하게 보았냐며 펄쩍 뛰고 그런거 아니라고 부인했어야 했는데 밀레도 내심 바라고 있었는지 와 정말요? 하고 잽싸게 수락.
베인도 내심 이것봐라? 하는 심정으로 밀레가 먼저 다가오는 스킨십(이라고 하기엔 조금 미세한 단위의 접촉)에 호기심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기가 쥐어준 머리카락을 아주 살짝 받아들다가 금세 흘려내는 손끝을 보며 나지막히 웃어버렸으면.
호기롭게 손을 뻗은 것 치고는 너무 매가리 없는 손아귀 힘에 그정도로 뽑힐 것 같냐고 좀 더 세게 쥐어보라고 말하며 다시 들어올려주려는데 밀레는 그 감촉만으로도 만족스러운지 환하게 웃으며 베인의 얼굴쪽으로 손짓.
동시에 세상 귀중한 보물을 덧그리듯 아주 살짝 머리카란 끝을 조금 손끝마디에 걸쳐 훑어내리는데 그 손길이 아주 진중하고 또 경건했으면 좋겠다.
한번 광대뼈 근처에서 훑어내린 손길은 다시 귓바퀴 위에서 아래로, 또 눈꼬리 곁가에서 아래로.
그리 아쉽거든 한가득 손에 쥐어보기라도 할 것이지 실오라기 하나하나 걸러내듯 조금씩 쥐어 그것의 결의 시작과 끝의 감촉을 모두 훑어내는데 평소 싸우는 때 이외에 심박이 빨라지지 않는 베인조차 이건 좀...? 하고 낯간지러운 열기를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닿을듯 말듯한 간질간질한 불씨는 마침내 밀레시안의 손끝이 베인의 가슴께에 떨어졌을 무렵 머리카락끝을 살짝 꼬아 마지막 남은 감촉을 아쉬워하는 손짓에 불이 당겨져 버렸으면.
제 손끝이 베인의 가슴팍을 긁어내렸다는 것도 모른 채 유연하게 휘어지며 손끝에서 떨어져내리는 흑단결 머리카락에 집중하고 있던 밀레시안은 베인의 눈빛이 변한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다시 윗 방향으로 손을 이동.
하지만 그 손이 베인의 어깨위를 벗어나기 직전 베인이 먼저 그 손을 낚아채어 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그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기회가 주어졌다면 양 손 가득 움켜쥐어. 이렇게 감질나게 맴돌며 안달나게 하지 말고. 하고 속삭이며 밀레의 손을 자신의 뺨에 가져다가 눌렀으면.
밀레시안은 베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잠깐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이내 베인이 머리카락을 만지게 해주는 입장에서 자신이 베인을 만지는 입장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교교히 미소.
내가 손안에 가득 쥔 것을 어떻게 할 줄 알고요? 라고 대답하며 짓눌린 손을 한껏 뻗어 귀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 넣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베인의 말대로 손가락 마디마디에 걸린 머리카락을 한껏 휘어감아 아프지 않게 끌어내리며 앞으로 한걸음 나아갔으면.
그 손길에 이끌려 베인의 고개가 적당히 내려오자 밀레시안은 적당히 손의 힘을 풀고 귀 뒤로 헝클어진 머리를 싹 쓸어 넘기며 훤히 드러난 목 뒤에 손바닥을 밀착.
묘한 긴장감으로 단단하게 경직된 목을 더없이 가깝게 끌어당기는 결말로.
2021년 8월 27일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431202762767753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