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가장 곱고 예쁘고 달고 귀하고 기쁜 것
일 년에 한번 조장님이 가져다주는 마카롱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엘시를 위해 미니 마카롱 모양의 꼬끄 시리얼을 잔뜩 구워온 밀레시안이 보고싶다...
물론 벨특조 전원이 다같이 나눠 먹어야 하기 때문에 밀레시안이 구워야 했던 꼬끄의 분량은 인간이 할만한 분량이 아니었고..
그러나 밀레시안도 그냥 인간이 아니었고..
나중에 휴식겸 톨비쉬에게도 나눠준다고 수원지에 머리 처박고 빠질것 같은 눈과 팔을 쉬게하고 있는데 소식듣고 돌아온 톨비쉬가 밀레 가방에 한가득 담겨있는 실패작들을 꺼내먹으며 음.. 이 실패작이라는 것도 그냥 맛만 좋은데요? 하고 질문.
그에 밀레가 물속에서 머리를 들어올리며 맛은 있겠죠. 마스터 셰프 레시피인데.. 그건 내가 먹치울거니까 톨비쉬는 저기 상자에 포장된거 먹어요 그게 두번째로 이쁘게 나왔으니까.(첫번째로 예쁘게 나온건 엘시 줬음) 라고 대답하는데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물 때문에 눈을 못뜨고 있는 순간을 틈타 밀레시안의 입에 동글동글하고 매끈한 촉감의 미니 마카롱이 쏙 들어왔으면 좋겠다.
그러자 밀레가 엉겹결에 그것을 씹으며 눈가의 물기를 훔쳐내는데 겨우 맑아진 눈 앞에는 어느새 밀레가 말한 상자를 손에 든 톨비쉬가 앉아있었으면.
톨비쉬는 손에 든 상자를 보고도 정신을 못차리는 밀레를 보고 가만히 웃다가 다시 상자에 남은 것들중에서 제일 예쁜 마카롱을 집어다가 밀레의 입에 쏙 집어 넣고 밀레의 반응을 관찰.
아니 이걸 왜 자꾸 내 입에 넣어? 라는 뉘양스의 동그랗게 뜨여진 눈을 보며 나 역시 당신에게 내가 가지게 된 것들중 가장 예쁜 것을 주고 싶습니다. 하고 대답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여전히 아니 예쁘고 자시고 그거 내가 구운건데 라는 어리둥절한 표정의 밀레를 보며 대답은 안들어도 되겠다는듯 연속으로 가장 예쁘게 구워진 마카롱들을 색깔별로 쏙쏙 골라 밀레의 입에 넣어주었으면.
그렇게 얼추 반만 남은 선물용 상자와 실패작들을 챙긴 톨비쉬는 홀연히 빛과 함께 떠나가고 밀레는 입안에 총천연색으로 우겨넣어진 미니 마카롱을 우적우적 씹으며 방금전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잠시 행동이 정지.
하지만 한참이 지난 뒤에도 뭔가 당한 것 같은데.. 하는 표정으로 고개만 갸웃거릴 뿐 톨비쉬의 행동은 이해하지 못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이내 생각하기를 포기했는지 에이 모르겠다 다른사람한테 물어보지 뭐. 하고 물기를 털며 일어나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가방을 챙겨들었으면.
성소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밀레가 돌아간 곳은 함께 미니 마카롱 이벤트를 준비해 줬던 제로들이 있는 곳.
이벤트 반응 후기를 기다리며 어떻게 되었어? 라고 묻는 제로들에게 여차저차 엘시와 특별조원들의 반응을 설명한뒤 성공적으로 끝난 생일선물 준비의 기쁨을 나눴으면 좋겠다.
그리고 과자 이야기에서 식사이야기로 넘어갈 때즈음 멀린에게 할 말이 있다며 살짝 따로 불러낸 뒤 톨비쉬와 있었던 이야기를 설명했으면.
멀린은 무슨 이야기? 하고 쫄래쫄래 따라 나간뒤 톨비쉬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 하고 히죽히죽 하고 웃기 시작.
하지만 금방 의도를 파악해낸 멀린과 달리 밀레시안은 멀린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뭔가를 깨달았는지 역시 좀 그렇지? 하고 점점 심각해지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역시 질보다 양이라는 걸까. 전에 평범하게 구워간 마카롱은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 그냥 가져갔는데 이번에는 굳이 맛은 똑같다 라는 말을 하고 둘 다 가져간걸 보면 역시 미니 마카롱이 성에 차지 않은 양이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 다음에는 냄비만한 초대형 마카롱을 구워야 겠어. 라고 결론을 내렸으면.
그 이야기를 듣던 멀린은 갑자기 급진되는 사고방식에 너어는 진짜.. 하고 자기 얼굴만 푹 감싸쥐다가 밀레를 덥썩 붙잡고 제로들에게로 복귀.
오늘 저녁식사중에 제일 예쁘고 잘 구워진 고기 쿠키 케이크 한 가운데의 초콜릿 플레이트는 밀레시안의 입에 넣어주기로 하고 손 남는 사람들은 쓰담쓰담을 해준다! 으쌰!! 하고 소리를 질렀으면 좋겠다.
제로들은 갑자기 뭔 이야기를 하고 돌아와서 저게 무슨 소리인가 하고 의아해 하지만 곧 밀레를 쓰다듬으라는 말에 너나 할 것없이 으쌰 하고 같이 기합을 외치며 쓰다듬는 순서를 정하기 시작.
(저녁식사 당번에서 멀리 떨어트려 놓기 위해)1번타자로 쓰다듬 담당이 된 디바가 부끄러워 죽으려는 밀레를 토닥이면서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멀린의 의도를 술명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멀린의 의도는 다시 톨비쉬의 행동과도 연관되어있는 것.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귀한 물건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아.
그러니까 멀린의 말은 우리 모두 또한 너를 좋아하고 아낀다는 이야기야. 라는 내용의 설명이었으면.
이후 멀린의 선언대로 제일 잘 구워진 고기 한 점, 제일 예쁘게 올려진 카나페 한조각을 밀레에게 몰아주는 저녁식사 시간이 지나가고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핑크가 주관하는 케이크의 초콜릿 플레이트 수여식이 진행. 쓸데없이 엄숙한 디저트 타임에 부끄러움이 max까지 차오른 밀레는 자! 이제 칭찬 모드 끝! 앞으로 일년동안 이런거 금지!! 하고 아발런 게이트로 도망쳐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유난히 피곤했던 하루를 마무리 하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는데 방문 앞에 놓여진 작은 종이뭉치를 발견했으면.
종이로 감싸여져 있는 것은 조원들의 취향이 잘 반영된 서로 다른 꽃이 모여 총 6송이.
마카롱의 답례를 위해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중 가장 고운 것만 골라 만든 작은 부케를 보고 밀레가 마른 얼굴만 연거푸 쓸어내리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아.. 역시 엄청 크게 구워야겠다. 많이 많이 구워줘야겠어. 하고 행복이 넘쳐흐르는 웃음소리를 실실 흘려내다가 순간 정색하고 슬쩍 복도의 인기척을 확인. 이내 다시 만면의 미소를 지어보며 방에 들어가는 결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