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르웰밀레) 구조신호
르웰린 : 전에 말씀하셨던 타닐리엠이라는 밀레시안의 편지군요. 뭔가 신경쓰이는 점이라도 찾으셨나요?
밀레시안 : 아, 르웰린. 어서와요. 별건 아니고 갑자기 생각나는게 있어서 꺼내봤는데.. 음.. 여기 이거 르웰린이 모스부호로 적힌거라고 나한테 알려줬잖아요.
르웰린 : 네 해석을 하면 여기서 나를 꺼내줘.. 라는 뜻이 되는 편지였죠. 솔직히 말하자면 밀레시안님도 조금 더 차분히 생각하셨다면 금방 알아내셨을 정보였지만.. 네,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이상하네요. 세간에 널리 알려진 연락용 코드이지만 보통은 밀레시안님 처럼 금방 알아보지는 못하죠. 설령 그것이 코드라는 것을 알아보더라도 저처럼 빠르게 읽어내지는 못할 거고요.
밀레시안 : 즉, 빠르게 읽어내지 못한다는 말은..
르웰린 : 네. 읽지 못하는 문자를 옮겨쓰는다면 필연적으로 어색한 부분이나 망설인 흔적이 보여야 하는데 이 편지에는 그런 흔적이 없어요. 평소부터 이런쪽에 관심이 있거나 스킬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이건 좀 이질적이죠. 저는 그 밀레시안을 실제로 만나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밀레시안님이 생각하시기엔 어떤가요? 그녀가 평소 이런 지식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나요?
밀레시안 : 실제로 똑똑한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쪽이냐고 묻는다면 다소 어린아이같아 보이는 쪽?
르웰린 : 흐음.. 그렇다면 누군가가 알려줬다던가. 아, 검은 달의 간부중 하나가 대규모의 함선을 지휘하던 선장이라고 했었죠. 그 곳에서 관련된 서적을 찾아냈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밀레시안 : 만약 거기서 알게되었다 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했을거라고 생각해요. 이 직전에 도착한 편지에도 문장이 거의 다 무너져 있었으니까 책을 보고 한글자 한글자 옮겨적을 정신은 없었겠죠.
르웰린 : 그럼 무의식적으로 썼다는 추측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릴 것 같은데... 흐음..
밀레시안 : 왜요. 뭐요. 왜 갑자기 그런 눈으로 나를 보는건데요?
르웰린 : 아뇨.. 뭐... 신성력으로 단단히 보호하고 있는 밀레시안님의 정신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음...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요.
밀레시안 : 어.......그거 다른 사람이 말하면 단순한 걱정이지만 르웰린이 말하면 거의 예언처럼 들리는거 알아요?
르웰린 : 저는 감이 조금 좋은 '일반인'일 뿐이지 예언가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걱정을 하는게 예언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겠죠. 정말 미래를 엿볼 수 있다면 밀레시안님이 실제로 그런 편지를 쓰기 전에 찾아가겠지만..
밀레시안 : 혹시 모르니 유사시에 대비해서 미리 배워둬라? 그런데 나 긴급용 모스부호라면 이미 알고 있어요. 따-따-따- 따따따 따-따-따- (밀레시안은 어디서 배웠는지 간단한 율동과 함께 손바닥을 쳐보이고 있다.)
르웰린 : ..... 그거 아닙니다.
밀레시안 : 아닌가..? 따따따가 먼저였나? 아니, 따-따땃-땃따라라라 였나..?
르웰린 : ......
밀레시안 : 따-땃 따땃땃 따-땃 따땃땃... 잠깐 기다려봐요. 작은 북이 어디뒀더라. 북채를 쥐면 조금 더 디테일하게 기억날 것 같은데..
르웰린 : .......그냥 거기 계세요. 제가 감으로 찾아갈테니까.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253508933148262401
20.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