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회한의 동굴2 미혹의 방(1)
회한의 동굴2로 뒷편에 숨겨진 동굴방이라는 날조가 보고싶다.
시작은 알터가 밀레에게 부엉이를 보내오는 것. 알터의 편지를 받고 찾아간 곳은 아발론 게이트의 외곽에 있는 폭포수 아래였으면 좋겠다.
폭포소리에 묻혀 회의는 커녕 일상대화도 나누기 힘들어보이는 그 장소에는 알터뿐만이 아니라 아벨린, 카즈윈, 피네 등 다른 조장기사들도 나와 있었으면.
세 조장기사들과 알터가 모여 밀레시안을 부른 이유는 단장의 대리로 처리할 어떠한 일을 맡기기 위해.
원래대로라면 알터가 직접 나서야 하는 일이지만 알터의 계승이 갑작스러운데다가 평소와는 다른 규격외의 계승이라 아직 안정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여 조장급이상의 힘을 가진 밀레가 추천된 것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르후안과 에일레르는 밀레가 그 일에 관여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헤루인은 찬성. 엘베드는 공석.
도대체 무슨일인데 그러냐는 밀레의 질문에 알터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밀레시안님이니 일단 아셔야 한다며 기밀의 언급을 예고했으면 좋겠다.
아벨린은 밀레시안에게 거절할 수도 있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며 한걸음 물러서서 침묵.
피네도 아직 불안하다는 눈빛이지만 아벨린이 물러났기에 똑같이 고개를 끄덕여보였으면 좋겠다.
카즈윈은 처음부터 찬성이었기에 알터에게 어서 하라는듯 고개를 기울여보이고 밀레는 어쩐지 잔뜩 긴장한 알터의 시선을 마주하며 덩달아 집중.
알터가 꺼낸 이야기는 회한의 동굴 안쪽 깊숙한 곳을 정화해달라는 내용이었으면.
회한의 동굴은 원래 정식기사가 되는 시험과제중 하나로 신성력을 각성하고 자신의 영혼에 맞는 신성기술을 개화하며 진정한 신의 기사로 거듭나기 위한 장소.
때문에 그 장소에는 밀레도 경험했다시피 수많은 환상들과 감정들, 기억들이 오고가는데 그중 일부가 동굴에 ‘괴여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는게 문제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괴여진 기억과 감정, 일부 각성에 실패하고 몸안에 갈무리되지 못해 흘러나가버린 신성력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역대 단장들이 정화해왔던 ‘미혹의 방’이라는 장소였으면.
미혹의 방은 원래 단장들 이외에는 알려지지 않은 장소로 조장기사들도 몰랐던 장소였지만 단장이 정화의식을 진행하지 못할경우 차선책으로 선택되는 것이 엘베드 조장.
하지만 또 하필이면 이시기에 공석.
때문에 상부는 회의를 거쳐 엘베드가 아닌 다른 조의 조장을 단장대리로 뽑으려 했는데 여기서도 또 부차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나는 아르후안의 조장이 오랫동안 선지자의 마력이 깃든 머리끈을 소지하고 있어 비가시적인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른다든 것,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에일레르의 조장이 잠깐이나마 사도화한 전적이 있다는 것.
상부는 이 두 이유를 근거로 두 조장을 이번 임무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결국 남은 것은 카즈윈뿐이라고 생각했으면.
밀레는 상부가 근거로 든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따지고 들지만 피네는 다른 문제가 아닌 미혹의 방과 관련된 문제라 어쩔 수 없다며 쓴웃음.
밀레시안에게 다가온 피네는 미혹의 방은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과 한 점의 의심도 없는 신성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며 마음이 지난 시간들을 받아들였다고 하더라도 머리 속 어딘가에는 아직 하얀안개가 머물러 있어요. 맑은 햇살속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조금만 날이 흐려져도 발끝을 어지럽게 만드는 그런 안개요. 저도, 아벨린도, 알터도 우리 모두 평상시라면 분명 ‘괜찮’지만 미혹의 방은 예외에요. 그곳은 철저하게 혼자일 수 밖에 없고, 혼자여야하며, 절대로 맑을 수 없는 곳. 여러가지 문제들이 얽혀있긴 하지만 적어도 이번 임무에서 상부의 판단은 옳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곳에 카즈윈을 홀로 보내는 것이 정답이라고도 할 수 없었죠. 그래서 저희는 밀레시안님을 부른거고… 저는 밀레시안님이 그곳에 가는 것을 반대하는 거예요. 카즈윈을 홀로 보낼 수 없다고 생각하듯이 밀레시안님을 그곳에 혼자 보내는 것은 너무 위험하니까요. 라고 설명한 뒤 아벨린쪽으로 시선을 던졌으면 좋겠다.
밀레시안은 그곳이 어떤 곳이길래? 하고 묻고 아벨린은 알터의 동의를 얻은 뒤 밀레시안에게 한걸음 접근.
미혹의 방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회한의 동굴에서 흘러든 찌꺼기들이 모인 미혹의 방은 모두 다섯단계로 나뉘게 되는데 첫번째 단계는 목소리.
아무도 없을 동굴에서 과거의 견습기사들의 목소리가 들리는게 그 시작으로 보통 환상속에서 말하는 고통이나 후회, 신음소리같은 것이 두서없이 울리는 현상으로 이 때까지는 아무런 해가 없어 일단 보류 상태로 구분되는 단계였으면 좋겠다.
두번째 단계는 말소리로 목소리만 울리던 첫번째 단계에서 조금더 발전한 형태.
두서없이 아무말이나 되풀이되던 메아리가 조금씩 다듬어지며 사람의 말처럼 맥락성을 띄게 되는데 이 때부터는 미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조금씩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시작.
말소리에 반응하거나 대답, 질문을 하면 저도모르게 그 소리를 쫓아 방안 깊숙한 곳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데 아무리 그곳으로 향하는 문과 길을 닫아도 홀려버린 기사(주로 견습)는 어김없이 미혹의 방 문앞에서 발견되었으면.
세번째 단계부터는 조금 분위기가 달라지며 침묵이 주요 현상. 회한의 동굴에서 메아리가 사라지는 것이 특징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느낄수 없다는게 특징으로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단장이나 엘베드 조장이 미혹의 방으로 들어가 내부를 확인.
안에 알 수 없는 하얀 바위가 놓여져 있다면 3단계로 보통은 이 단계에서 정화의식을 진행.
밀레는 그 하얀바위가 무엇인지 묻지만 아벨린은 네번째 단계에서 설명된다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만약 단장이나 엘베드 조장이 부재하여 3단계를 지나친다면 미혹의 방에는 4번째 변화가 일어나는데 바로 그 바위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
3단계까지는 소리를 ‘먹는’것 처럼 침묵을 지키던 바위가 스스로 말소리를 내며 흔들리는데 그 흔들림이 심해질수록 4단계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
그리고 마침내 홀로 구르기 시작한 바위는 이곳저곳에 부딪치며 방안에서 나갈 것 처럼 마구잡이로 날뛰는데 이때의 말소리는 거의 원망이나 괴로움, 저주의 말들 같은 것. 물론 이 상황이 그저 일반적인 마법적인 상황이라면 괴기스러운 것으로 끝나겠지만 문제는 이 바위는 원래 미혹의 방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미혹의 방에 있는 것은 오직 감정찌꺼기와 주인을 잃은 신성력으로 이곳에서 ‘생겨난 바위’는 실상 신성력이 구체화 된 것.
즉 신성으로 만들어진 그릇 그 자체로 그것에 담긴 것이 영혼도, 무언가의 의지아니었기에 실상 눈먼 칼이나 날붙이가 의미없이 휘둘러지는 것과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
대가나 바람이 없는 저주였기에 그 바위가 휘두르는 저주의 말은 그 어떠한 축복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지독한 것들이었고 원망의 말과 괴로워 하는 비명소리도 마찬가지.
시간과 운이 허락한다면 딱 이 순간에 한해서만 어느 한쪽이 아닌 한 명이 아닌 단장과 단장 대리, 모두 두 사람이 들어갈 수 있지만 문제는 만약 안좋은 타이밍에 두 사람이 5번째 단계에 들어간 ‘바위’덩어리를 만난다면 그땐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재앙.
밀레시안은 그런 적이 있냐고 묻지만 아벨린은 이번만큼은 자신도 모른다는듯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알터를 응시.
알터는 한 번. 이라고 말하지만 그다지 자신은 없다는듯 기록되지 않은 사건이지만 딱 한번 그런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러니까.. 톨비쉬님의 기억에서요. 라고 덧붙였으면 좋겠다.
밀레는 순간적으로 그 때 톨비쉬가 그들(당시의 엘베드조장과 단장)을 도왔냐고 묻고싶었지만 어쩐지 그 질문이 자신이 위험에 처해도 도우러오지 않을 것 같다. 라고 말하는 것 같은 꺼림칙함에 입만 달싹거리다가 침묵.
알터도 밀레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고 있었는지 그래서 이번에도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있었어요. 톨비쉬님이 성소에 돌아오셨을때 혹시모를 때의 도움을 요청하는 방향으로… 하고 말끝을 흐리다가 하지만 그렇게 되면 틀림없이 늦을 거예요. 이미 4단계가 시작되었다고 들었으니까요. 라고 말하며 카즈윈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이미 한차례 미혹의 방에 다녀온 카즈윈은 어땠냐는 눈빛의 밀레를 지긋이 바라보다가 솔직히, 자신없어. 안을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소리는 이미 굴러가는 소리가 아니었거든. 이라고 대답. 굴러지 않으면…? 그 안에서 대체 뭐가 완성되는 건데요? 하고 묻자 세 조장의 시선이 알터에게로 쏠렸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모여든 4쌍의 시선을 담담히 마주하던 알터는 피곤한듯 얼굴을 쓸어내리다가 손틈 사이로 밀레시안을 응시.
어쩐지 답을 알 것 같은 예감에 밀레가 입을 여는 순간 알터의 입에서도 동시에 입을 열고 두 사람은 “얼굴”이라는 똑같은 답을 말하며 서로의 대답을 확인했으면 좋겠다.
그 대답을 입에 담든 순간, 밀레는 미혹의 방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직 이해할 수 없으나 안에서 스스로의 그릇을 만들어 굴러다니던 ‘그것’이 사람이 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어느 틈엔가 두 갈래로 나뉘어선 기사들을 확인. 자신의 오른편에 선 피네와 아벨린,
왼편에 선 알터와 카즈윈을 번갈아 바라본후 잠시 심호흡을 하던 밀레가 말해줘요. 전부. 그 다섯번째 단계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꼭 좀 알아야겠어요. 라고 말하자 알터가 손을 내밀어 보였으면 좋겠다.
밀레가 알터의 손을 잡는 순간 디바인 링크가 연결되며 밀레의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
다시 눈을 떴을때는 회색빛으로 멈춰선 어느 기억파편의 일부분이었으면 좋겠다.
RP던전같지만 시간이 흐르지 않는 기이한 던전은 알터가 이어받은 검은 대검의 기억이 알터의 심상속에 고정된 것.
표현적으로는 낡은 사진을 꺼내어 읽는 행위에 가까웠지만 그 사진이라는 것이 거대한 세트장에 가까웠기에 밀레는 마치 연극이 끝난 무대위를 거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날아다니는 벌떼와 벌집을 물고 도망치는 너구리, 그 모습을 한가로히 바라보는 사슴들과 바위틈에서 고개를 내미는 송사리들까지.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으려면 과연 피곤하긴 하겠다.. 라며 밀레가 그 세심한과 정교함에 놀라고 있는동안 알터는 벌써 기억속의 회한의 동굴 앞에 서서 밀레를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해서 신성력을 사용하여 심상을 유지하고 있는지 알터의 머리 뒤와 눈속에는 끊임없이 푸른 불꽃이 일렁거리고 있었으면.
밀레가 다가가자 자연스럽게 손을 내민 알터는 밀레의 손을 붙잡고 동굴안으로 이동.
톨비쉬는.. 벌써 안에 와 있는거예요? 하고 묻자 알터는 아직이요. 바깥은 밀레시안님이 오시기 편하도록 아직 정화의식 이전의 시점으로 고정시켜놨어요. 저와 함께 걸으시면 계속 페이지가 넘어가서… 라며 조금씩 밝기가 달라지는 길을 응시.
같은 회색빛인데도 미묘하게 음영이 달라지며 꿈틀거리는 모습이 묘하게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져 께름칙하게 느껴지던 그때 문득 페이지가 멈추며 뚜벅 하는 발소리가 울려퍼졌으면 좋겠다.
음향효과는 무대와 어울려줄 생각이 없는건지 뚜벅뚜벅 걷는 소리를 반복하면서도 제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하기 시작.
발걸음소리와 함께 나타난 회색빛 로브의 그림자는 마치 순간이동을 하는 것처럼 띄엄띄엄 모습을 들어내며 순식간에 길 저편으로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림자가 멀어짐에도 천천히 걷는 속도를 유지하던 알터는 챙하고 울려오는 금속소리에 밀레에게 여기서부터는 밀레시안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면.
밀레와의 연결을 유지하느라 실드를 펼칠 여유가 없었던 알터는 밀레에게 실드를 요청.
밀레가 자신과 알터를 감쌀만한 방패를 만들어내자 회색빛에 묻혀 창백해보였던 알터의 피부에 불그스름한 혈색이 돌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알터는 한결 편해진듯 조금전보다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걸음을 재촉해 길의 끝에 다다르고 그곳에서 밀레는 활짝 열려진 문과 떨어진 두개의 횃불, 그리고 바닥에 나뒹구는 한 기사와 그 기사를 막아선 또다른 기사를 확인.
톨비쉬는 그들을 발견하며 뛰어들고 있었고 쓰러진 기사는 얼굴을 감싸쥔채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가장 앞에선 기사는 무언가를 다급하게 소리치며 뒤에 쓰러진 기사를 걱정하고 있었지만 눈 만큼은 눈앞에 떠있는 새하얀 가면을 응시하고 있었으면.
가면은 무표정한 인간의 얼굴이었지만 여느 마리오네트들이 그러하듯 입과 턱사이의 줄이 그어져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모습.
그저 위아래로 여닫힐뿐인 간단한 구조의 입이었지만 알터와 자신이 가까이 갈수록, 그러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간단한 구조의 입이 점점 양 옆으로 커져가고 있다는게 보였으면 좋겠다.
좌우로 그리고 광대방향으로 더할나위 없이 크게 벌어진 입은 이제 여닫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지 열렸다 닫히는 모습이 보일지경.
그것이 ‘웃는다’라는 것을 밀레가 깨닫는 동안 톨비쉬는 쓰러진 기사에게 무언가의 조치를 취하고 웃는 가면에게 기가 눌려버린 기사를 밀쳐내며 검을 휘두르기 시작.
또다시 나타난 세번째 기사를 보며 무언가 놀란 표정을 짓던 가면이 길게 찢은 입을 모아 ‘어’라는 입모양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한번 다물렸다 다시 벌어진 입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말 수 없이 번개같은 빠르기로 가면을 베어낸 톨비쉬는 그 불길을 그대로 이어 가면의 정 중앙을 찔러 넣어 방 안으로 가면을 격퇴.
톨비쉬에게 밀려났던 기사는 톨비쉬가 가면을 베어내는 순간 빠르게 몸을 돌려 쓰러진 기사에게로 다가가는데 밀레시안은 그제서야 쓰러진 기사의 얼굴에 방금 보았던 가면이 씌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기사는 필사적으로 가면을 벗으려 발버둥치고 있고 가면은 기사의 얼굴을 단단히 붙들었는지 가면을 벗어내려하는 기사의 얼굴에 상처를 내고 있는 모습.
상처사이로 은은하게 비치는 광채에 밀레가 눈살을 찌푸리자 알터는 문을 닫는 톨비쉬의 뒷모습에서 고개를 돌리고는 네. 맞아요.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가면을 뒤집어쓴 기사는 자신을 부축하는 기사의 도움을 받아 신성력을 정화하기 시작하고 가면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버티기 시작.
마치 자신을 밀어내려는 기사의 손을 거부하듯 날카로운 광석조각을 사자의 갈기처럼 두르며 버티는데 그 광물의 모양은 어쩐지 사도들의 변이된 광물조각과 닮아있었으면 좋겠다.
두 기사들은 서로의 손이 피로 물드는 것에 상관없이 가면과 사투를 벌이고 톨비쉬가 이에 합세하며 결국 가면을 떼어내는 것에 성공.
순간적인 고통에 얼굴을 양손에 파묻은 기사는 괴로워 하며 고함을 내지르지만 멈춰버린 시간속의 기억은 더이상 그의 비명을 떠올리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의 고통을 같이 느끼는 건지 양손이 피투성이가 된 기사는 눈을 질끈 감다가 허공으로 떠오른 붉은 가면을 노려보며 무기를 꺼내들었으면.
하지만 톨비쉬가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무언가를 지시하고 무기를 꺼내들던 기사는 약간의 혼란, 그리고 의문, 알 수 없는 안도감등을 느끼며 톨비쉬의 등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기사에게 치유마법을 시전.
톨비쉬는 울긋불긋해진 가면을 향해 무언가의 신성마법을 날리고 다시 검을 푸르게 물들이며 크게 한걸음 내딛는데 그 직후의 기억은 희미한건지 환한 광채와 함께 잠시 모든 기억들이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밀레가 이게 어떻게 된거냐고 묻기 위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식은땀을 흘리며 입술을 깨물고 있는 알터가 보였으면. 밀레는 알터를 부축하며 이제 기억을 보여주는 것은 그만 두라고 하지만 알터는 아직 보여드릴것이 담았다며 떨리는 손끝으로 기사들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다시한번 기억을 고정.
이미 톨비쉬는 사라져버린듯한 장소에는 산산조각난 가면이 떨어져 있는데 그 가면은 처음 톨비쉬가 격퇴시킨 가면과 달리 희미한 은빛을 띄고 있었으면 좋겠다.
점점이 이어진 핏자국은 떨어져나온 가면이 물러서며 흘린 것으로 원래의 주인은 쓰러진 기사의 것. 천천히 기사를 돌아본 밀레는 얼굴가죽의 대부분이 떨어져나간 기사를 마지막으로 의식이 흐려지고 알터 또한 신성력을 거두며 원래세계로 복귀.
다시 눈을 떴을땐 자리에 없었던 르웰린까지 합세해 잔디밭 위에 누워있는 밀레와 알터를 내려다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밀레가 멍하니 르웰린을 응시하자 르웰린은 손가락을 두어번 튕겨보이며 밀레시안님. 정신이 드시나요? 제가 보이세요? 라고 질문.
멍하니 있던 밀레가 사도.. 라고 말하자 르웰린은 대답 대신 알터쪽을 확인.
피네에게 신성력을 나눠 받으며 정신을 차린 알터가 이마를 짚은채 눈을 깜빡이고 있자 르웰린은 저도모르게 한숨을 길게 내쉬며 가볍게 입술을 깨물었으면 좋겠다.
피네에게 양해를 구한 카즈윈이 알터에게 두번째 신성력을 전달하는 동안 아벨린이 밀레에게 다가가 필요한 기억은 다 보았냐고 질문.
멍하니 기사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밀레가 아벨린의 말에 두어번 눈을 깜빡이며 정신을 자리고는 사도잖아요. 그거. 라고 똑바른 어조로 따져물었으면 좋겠다.
결국 밀레시안도 알게 된 진실에 아벨린은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르웰린을 돌아보고 르웰린은 알터를 응시, 밀레에게 향했던 시선을 아벨린에게로 그리고 르웰린에게로, 마지막으로 알터에게로 돌린 피네는 밀레에게로 자리를 옮겨 밀레의 몸상태를 확인했으면 좋겠다.
카즈윈의 부축으로 자세를 고쳐 앉은 알터는 네. 아셔야 한다고 해서 알려드렸어요. 하고 르웰린의 시선에 대답.
피네의 회복마법으로 완전히 기운을 되찾은 밀레시안이 5번째 단계가 사도라니, 설명이 안돼요. 더 이해할 수가 없어. 그게 대체… 그건 대체 뭐예요? 라고 묻는 것으로 일단 커트. 너무 피곤해서 나머지는 다음편에..
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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