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프리시즌 마지막날
르웰린 : 자, 따라해보세요. 밀레시안님. 미련을 버리자.
밀레시안 : .....
르웰린 : 미련을 버리자.
밀레시안 : (밀레시안은 불만스럽게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알터 : 너무 강압적으로 하지 말아요, 르웰린. 밀레시안님도 마음이 편치 않으시다는거 잘 알고 있잖아요. 자아, 그러지 말고 저희랑 같이 말해보도록 해요. 미련을 버리자? 미련을 버리자..!
밀레시안 : ㅁ....(밀레시안은 입을 우물거리지만 좀처럼 열고 싶지 않는 눈치이다.)
알터 : 으응.. 역시 안되나..? 밀레시안님... 밀레시안님이 아쉬워 하는 마음은 저희도 잘 알지만 밀레시안님의 노력은 이미 충분히 보여주셨어요. 그것도 벌써 10주동안이나요. 그동안 정말 수많은 벨테인 엘리트 미션들을 클리어 해주셨고 수많은 환생포션들을 마셔오셨죠. 게다가 요즘에는 펫 육성까지 하시느라 해야하는 수련도 2배가 되셨죠? 하지만 아무리 힘든 수련도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고 밀레시안님에게는 지금 휴식이 필요해요. 그것도 바로 지금, 프리시즌이 끝나는 날부터 말이에요.
밀레시안 : ......
르웰린 : 알..아니, 단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아직 검은달의 움직임도 들려오지 않고 어딘가에서 사고를 쳤다는 소문도 들려오지 않고 있죠. 물론 퍼즐에 고민하는 사람이 하나 있는 것 같습니다만.. 알아서 퍼즐조각을 모아온다니 밀레시안님이 신경쓸 일은 아닙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쟤료가방을 닫으시고 던바튼으로 돌아가시는게 어떻습니까.
밀레시안 : ......(밀레시안은 가방의 입구를 매만지고 있다.)
알터 : 그럼 냉정하게 효율만 따져 보도록 해요. 밀레시안님도 이제 프리시즌이 이제 10분도 채 남지 않았다는거 아시죠? 만약 밀레시안님이 이대로 수련을 강행하신다하더라도 2배 버프가 빠지는 순간 밀레시안님의 달성감 또한 1/2배가 되어버릴거고.. 실패조차 경험치로 여겼던 순간들이 후회와 의심으로 얼룩지게 될 거예요. 성공을 해도 실패를 해도 괴로운 시간들만 이어지겠죠. 그러니 차라리 그 쟤료들을 차곡차곡 모아 다음 프리시즌을 노리는게 어떨까요?
르웰린 : 게다가 밀레시안님의 수련은 1랭을 달성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마스터 타이틀의 획득과 3번의 승단, 겸사겸사 그랜드마스터까지 진행하려면..(르웰린은 밀레시안의 턱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는지 말꼬리를 흐리며 조용히 밀레시안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밀레시안 : ㅁ...미....
알터 : 네!! 밀레시안님은 할 수 있어요! 미련을 버리는 결단력! 회한의 동굴에서 밀레시안님이 스스로를 돌아보았을 때 처럼 마음을 비우고 욕망의 그림자를 떨쳐내면 밀레시안님도 한결 가벼운 기분이..
밀레시안 : 미....! 미...!!!!
르웰린 : 알단장님 잠시만요. 뭔가 이상합니다.
밀레시안 : (눈질끈)미적지근하게 숫자랭크에서 끝낼 수련이었다면 나는 결코 이 포션을 윈터코인으로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파르타!!! (밀레시안은 로열 종합 스킬 수련 포션(1일)을 들이켰다..!!!!)
알터 : ....
르웰린 : .....
알터 : ....아...
르웰린 : .....결국 흑화하셨다고 보고할까요?
알터 : (마른세수)
2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