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톨비밀레)잘 먹은 얼굴
얼굴에서 빛이 나는 톨비쉬 보고싶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밀레시안부터.
평소처럼 성소에 고고한 표정으로 부유하면서 기도중인 톨비쉬를 관찰하던 밀레가 톨비쉬.. 어째 평소보다 더 잘생겨보이네요? 라며 근처로 접근.
여느 때와 같은 주접인가 싶으면서도 묘하게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게 자기도 모르게 이상하네.. 왜 저번에 봤을 때 보다 멍한 표정인것 같은데 왜 잘생겨진 느낌이지..? 라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밀레의 혼잣말을 듣고 있는건지 흘려버리고 있는건지 톨비쉬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기도중.
혹은 기도하는 척 중.
이리 내려와 보라는 말에 얌전히 내려오는 것으로 봐서 깊은 명상에 빠져든 건 아니지만 좀처럼 눈을 뜨지 못한채 조용히 정면만 바라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밀레는 그런 톨비쉬를 오른쪽에서 한 번, 왼쪽에서 또 한번.
도토리 닦는 다람쥐마냥 부산스럽게 이리저리 살펴보던 끝에 마침내 정면에서 양뺨을 잡아들고 톨비쉬의 얼굴을 응시. 묘하게 뽀해진듯한, 그리고 말랑말랑해진듯한 얼굴을 이리저리 만지고 있던 그 때, 문득 성소 위까지 밀려온 구름 한 점이 신전의 위로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주 살짝 그늘 아래서 톨비쉬의 얼굴을 조물딱 거리던 밀레는 드디어 위화감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깨닫고 톨비쉬의 이마와 자신의 이마에 손을 올려 온도를 체크.
묘하게 뜨거운듯한 그리고 부옇게 빛을 발하는듯한 톨비쉬의 얼굴을 바라보며 톨비쉬, 지금 열나요? 라고 묻자 한동안 밀레의 손길을 즐기고 있던 톨비쉬가 겨우 눈을 뜨며 네. 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장면 전환.
장소를 옮긴 곳은 아발론 게이트의 회의실. 밀레의 걱정반 호들갑반 연락에 모여든 조장기사들이 차분히 원탁에 둘러앉아 전달받은 내용이 사실인지를 묻고 밀레는 직접 보라는듯 손을 까딱거리며 빛속에 몸을 반쯕 숨기고 있는 톨비쉬를 가리켜보였으면 좋겠다.
밀레의 손짓에 완전히 실체화하여 내려앉은 톨비쉬는 조금 귀찮다는 듯이 다른 기사들을 훑어보았으면.
기사들은 평소와 똑같아보이는데.. 라는 표정으로 밀레를 돌아보지만 밀레는 답답하다는듯 봐봐요. 평소보다 20% 잘생겨보이잖아요 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
뭐라는 거야. 라고 실제로 말한 카즈윈의 정강이에서 깡하고 메이스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지만 다른기사들은 이를 무시한채 그런가...? 하고 고개를 기울여 보였으면 좋겠다.
밀레는 이럴줄 알았다는듯 손가락을 딱 소리나게 튕겨보이고 준비되어 있던 특별조 기사들이 오로록 몰려나와 톨비쉬의 머리위로 검은 천을 투척.
할로윈용 유령 코스튬마냥 긴 천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쓰자 얼굴이 있는 부분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희미한 후광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얼굴이 가려지고 나자 아 이제 좀 알겠네요. 라고 감탄한 아벨린의 기묘한 타이밍은 덤.
아벨린도 타이밍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아니 그러니까 얼굴이 가려지니까.. 빛이 제대로 보이면서.. 하고 설명을 하려고 하지만 이내 책상을 내리치며 알게 뭡니까! 바빠죽겠는데! 저 인간이 잘생겨졌는지 못생겨졌는지 살펴볼 정신이 있으면 지령보고서라도 하나 더 처리하고 있었겠죠! 하고 되려 당당하게 알터에게 안그렇냐고 되물었으면 좋겠다.
음음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좌 피네 우 르웰린을 데리고 정당성을 확보한 아벨린은 알터에게 턴을 넘기며 이 바보같은 회의에서의 발언페이즈를 종료.
특별조 기사들이 조심조심 포획한 톨비쉬를 놓아주는 동안 알터는 차분하게 신성력이.. 그러니까 얼굴에서 빛이나는 것 이외의 다른 점은 없었냐고 물어왔으면 좋겠다.
어째 분위기가 야생동물을 잡아온 임시보호자를 향한 수의사의 질문같은 느낌이지만 밀레는 손가락을 꼽으며 평소보다 멍한 표정이고(카즈윈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반응이 조금 느리며(톨비쉬의 흐트러진 헤어 컬을 섬세하게 꼬아주고 있던 카나를 발견한 아이르리스가 화들짝 놀라며 카나를 끌어당겼다.) 열이 조금 나는 정도...? 라고 대답.
멍하니 특별조 아이들의 돌봄을 받고 있던 톨비쉬가 정말 그렇다는듯 힘없는 표정으로 밀레에게 다가와 이마를 기대왔으면.
무게가 상당한지 밀레의 자세가 잠시 한쪽으로 기울어지지만 반신파워로 어떻게든 극복.
밀레가 가만히 양털같은 머리를 매만져주니 톨비쉬가 작게 미소지으며 좀 낫네요. 밀레시안씨의 손이 닿을때마다 시원해지는 기분입니다. 라고 속삭였으면 좋겠다.
톨비쉬의 말을 들은 것은 밀레뿐만이 아닌지 다른기사들의 표정은 못들을 것을 들었다는 표정이지만 알터는 밀레시안님이 만져서 시원하신거면... 밀레시안님이 톨비쉬님의 신성력을 흡수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라고 혼잣말.
한쪽은 신성력 과잉 방출, 다른 한쪽은 신성력 과잉 흡수라는 말에 조장기사들이 모두 기겁을 하고 일어나 두 수호자를 떨어트려 놓았으면.
다시 특별조 아이들에게 맡겨진(신성력이 적어서 과발현 신성체에도 안심!) 톨비쉬는 불만스럽다는 표정으로 조장기사들을 응시.
그동안 밀레는 아무 신성력이나 주워먹으면 큰일단다고 먹지 말고 토해내라는 피네의 조언을 들어며 어리둥절한 표정만 지어보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토해내..? 방출...? 저지먼트라도 휘두르라는 말인가..? 하고 어색하게 손바닥과 손등을 뒤집어 보는동안 보다 못한 아벨린이 밀레의 등을 두드려주기 시작.
밀레가 이런다고 먹은 신성력이 토해지나..? 라는 얼굴로 퉁퉁퉁퉁 흔들리는 동안 알터는 톨비쉬를 살펴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자신을 살펴보는 알터에게 네가 나를 돌보겠다니 알터야 많이 컸구나 라는 시선을 보내고 알터는 제가 좋아서 이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쿵짝은 맞춰드리고 있잖아요 라는 시선처리로 대응.
한참 두드려맞던 밀레가 웩 하고 비실비실한 빛 하나를 토해내자 아벨린과 피네가 큰일 하나 해결했다는 것 처럼 마른땀을 훔쳐보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카즈윈은 별 다른 관심이 없는지 깡소리가 났던 그리브 옆면을 살펴보느라 딴짓을, 르웰린이 특별조 아이들을 제 자리로 돌려보내는 동안 알터가 마침내 진단(?)을 끝내고 밀레에게 돌아오자 모두의 시선이 알터에게로 집중되었으면.
제법 사람들의 시선에 익숙해진 알터는 담담하면서도 신뢰감 넘치는 목소리로 큰 탈(?)이 난 건 아닌 것 같고 수분섭취에 신경쓰면서 오늘 하루정도는 금식. 내일부터는 제철과일이나 기름기 없는 스프같은 것을 챙겨먹으면 될 거라고 설명.
그거 어디서 많이 듣던 처방내용에 밀레가 긴가민가한 표정을 짓고 있는동안 기사들은 이제 용건이 끝났다는듯 밀레를 놔두고 뿔뿔히 흩어져 버렸으면 좋겠다.
하는수 없이 성소에 돌아온 밀레는 자리를 펴고 누우려는 톨비쉬를 바라보며 그래서 병명이 뭐래요? 라고 질문.
진짜 아무것도 안해도 괜찮은거에요? 신성력이 막 새어나오는데 회한의 동굴 안가도 되는건가..? 하고 걱정하며 살펴보지만 톨비쉬는 부스스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없이 고개만 끄덕여보일뿐 다른 말은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밀레의 서늘한 양 손을 끌어당겨 제 뺨에 붙여놓고서는 너무 걱정마세요. 그냥 조금 무리한 것 뿐입니다. 라고 나지막히 말했으면.
뭘 하느라 그렇게 무리했냐는 밀레의 걱정어린 타박에 톨비쉬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한숨을 쉬며 대답.
하지만 요즘 밀레시안씨 주변에 쓸데없는 것들이 많아서.. 라고 느릿느릿하게 말하는 입꼬리가 어쩐지 느물느물하게 올라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밀레가 내 주변? 하고 되묻자 톨비쉬는 갑자기 브리의 결정이다 피니젬이다 뭔가 말들이 많은데 밀레시안씨는 그런거 다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따지고 보면 다 아튼시미니님의 신성력 아래 흡수되는거 종류만 많아봤자 제 앞에선 다 한입거리..! 까지 이야기하다가 점점 강해지는 밀레의 양 손바닥의 힘에 잠시 침묵.
평소보다 멍한 표정, 느려진 반응속도, 말랑말랑한 볼살, 부옇게 뜬 얼굴와 얕은 미열..! 많이 먹었구나! 다 쓸어먹고와서 체한거구나! 어쩐지 요즘 던전을 돌아도 피니젬이랑 브리결정이 안나오더라니!! 어쩐지 요즘 아무 득템도 못하더라니! 하고 톨비쉬의 빛나는 양 빰을 거칠게 문지르던 밀레가 뒤늦게 톨비쉬의 등짝을 두드려 보지만 이미 거의 다 소화 되어 남은 잔기운들은 빛(잘생김)으로 산화되었다는 결말로..
2020.02.06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225393198459166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