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르웰밀레)취객
꽁냥 르웰로 술주정하는 밀레를 돌보는 르웰린이 보고싶다.
사건의 시작은 연회장에 참석했던 밀레가 술에 취해버리는 것.
평소만큼 웃고 평소만큼 떠들며 평소만큼 마신 밀레였지만 평소와 다른 티를 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르웰린이 조용히 연회장을 빠져나와 기둥 뒤를 탐색, 아니나 다를까 공중정원으로 가는 오르막길의 구석, 기둥뒤에 아무렇게나 쪼그려 앉아있는 밀레를 단번에 찾아내버렸으면 좋겠다.
술 좀 깰 겸 찬바람을 쐬러 나왔던 밀레는 다가오는 구두소리에 잔뜩 당황한 눈치.
허둥지둥 벗어놨던 부츠를 챙겨 다른 곳으로 도망치려고 하지만 높은 굽의 장부츠였던 탓인지 어정쩡하게 신발을 들고 도망가려는 추태만 보이게 되었으면 좋겠다.
맨 발로, 연회복으로 입고온 스커트는 반쯤 걷어 올려 종아리를 훤히 드러내놓고, 술기운인지 부끄러움인지 벌겋게 달아오른 뺨에 확장된 동공, 도망갈 구석을 찾는건지 이리저리 굴리기 바쁜 커다란 두 눈 앞에서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기자 방금 떨어트린 밀랍마냥 바사삭 하고 부서진 밀레의 표정이 말랑말랑하게 녹아내렸으면 좋겠다.
긴장했던 표정을 지우고 살살 눈웃음을 흘리는 것이 화났어요? 라고 묻는 뉘양스였으면. 얼마 안마셨는데..하고 먼저 변명부터 꺼내는 것으로 보아 본인의 잘못이 무엇인지는 잘 아는 눈치.
어떻게 알았데.. 라는 말만 없었다면 훌륭한 반성의 고갯짓이었지만 르웰린은 그런 태도는 1도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듯 픽 하고 입꼬리를 삐딱하게 끌어올려 보였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어중간하게 쪼그려앉아있는 밀레를 일으켜 세우며 그야 평소보다 더 말도안되는 말만 하고 계셨으니까요. 라고 대답했으면.
얼추 분위기가 파악됬는지 밀레는 조금 풀어진 웃음을 지으며 말도 안되는 말을 하면 말이 되지 않나? 그럼 말되는 말인가? 하고 중얼거리다가 저혼자 키득거리기 시작.
스스로 도망쳐나올만큼 취기가 올라서 그런건지 긴장을 풀어도 되는 상대 앞에 나와있어서 그런건지 연회장에서보다 훨씬 더 아무말이나 중얼거리는 폼이 딱 취객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르웰린은 그런 밀레가 익숙한지 흘러내린 머리를 넘겨주며 몇 잔 마신지는 기억하고 계시고요? 하고 물어보았으면.
르웰린이 훑어넘기는 방향을 따라 고개를 들어올린 밀레는 옷자락을 잡고 있던 손을 들어올려 턱을 톡톡 두드리다가 음...음...! 7잔? 하고 대답.
그리고는 검지와 엄지를 넓게 벌려 혀끝으로 똑 하는 입소리를 내어보이고는 씩하고 웃어보였으면 좋겠다.
까딱 하고 꺾는 손목 스냅은 어느 주점 해적선원들에게 배워온건지.. 제대로 된 주당의 포스를 자랑하는 모습에 비취색 눈동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듯 가늘게 가라앉아 버렸으면.
너무 나갔다는 것을 깨달은 밀레가 슬쩍 정신을 차리고는 손을 추스린 감춘뒤 7잔 반이요... 하고 한 입먹고 내려놓은 술 잔까지 바르게 대답.
르웰린은 7잔이나 8잔이나 퍽이나 차이가 나겠다며 투덜거린 뒤 허리를 살짝 굽혀서는 밀레의 손아귀 힘에 구겨진 치마자락을 섬세하게 정리하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무슨 마술을 부린건지 밀레는 금세 메이드 언니가 도와줬을 때 만큼이나 반듯하게 펴졌으면.
밀레가 다시 원상복귀된 옷 매무새를 보며 신기해하는 동안 르웰린은 어디론가 잠시 사라졌다가 신기 편해보이는 슬리퍼를 한켤레 가지고 복귀.
옷자락도 마법, 슬리퍼도 마법, 연달아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 해결사의 친절이 기꺼웠는지 화단에 앉아 르웰린을 기다리고 있던 밀레는 박수를 짝짝짝 쳐보인뒤 그럼 이제 집에 가요. 라며 르웰린에게 양손을 뻗어보였으면 좋겠다.
활짝 펼진 양손과 함께 앞으로 기울어진 몸은 그대로 르웰린의 앞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슬리퍼를 신겨주던 르웰린은 자연스럽게 몸을 뒷쪽으로 기울이며 밀레의 양손을 받아 쥐었으면.
단단하게 쥐어진 양손은 접촉을 제한하는 용도도 있긴 했지만 주된 목적은 몸을 기울인 밀레를 지탱하려는 의도.
가늘게 보이는 손가락이었지만 단련된 기사의 손답게 딱딱하게 배겨진 굳은살이 밀레의 양손을 단단하게 모아쥐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굳은살만큼이다 단호하게 선을 긋는 듯한 나긋한 목소리가 밀레시안님, 하고 밀레시안의 이름을 불렀으면.
제가 밖에 있을 때는 어떻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죠? 하고 묻는 목소리에 밀레는 눈도 마주치지 말라고 했어요. 라고 대답.
만지지도 말고 아는 척하지도 말고, 이름을 부르지도 말고 살갑게 대하지도 말고 하고 웅얼거리는 밀레를 보며 르웰린의 입술이 몇번인가 달싹거렸지만 밀레는 전혀 눈치를 못채고 있었으면 좋겠다.
밀레의 말이 길어질 수록 르웰린의 표정에는 아니 제가 언제 그렇게까지 라는 느낌의 당혹감이 쌓여갔지만 일단 숙련된 대외용 마스크로 감정을 커버.
말도 섞지 말고, 그림자도 겹치지 말고, 같은 공간에 있지도 말고 알아도 모른척 들려도 안들린척 그렇게 있으라고 했었는데.. 하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끌어내어 홀로 중얼중얼 거리던 밀레는 긴 말이 버거웠는지 땅이 꺼져라 크게 한숨을 몰아 내쉰 다음 쓸쓸해라... 하고 홀로 독백.
그 모든 주정을 가만히 듣고 있던 르웰린이 보통 마지막 말은 대놓고 앞에서 안하지 않나요? 라고 묻자 밀레는 말없이 고개만 처연히 끄덕여 보였으면 좋겠다.
말 그대로 대놓고 나 불쌍해요 라는 광고를 흔들고 있는 작은 고갯짓에 단호박같던 르웰린의 대외용마스크도 부스스 흩어져 버렸으면.
그러나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고개를 푹 숙여 흐트러진 모습을 숨겨내는 것에 성공한 르웰린은 밀레 못지 않게 깊은 한숨을 내쉰뒤 좋아요. 이번만입니다. 하고 품속에서 손수건을 꺼내 밀레에게 전달.
방금 전까지 다 꺼져가던 등불앞의 파트라슈의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수그리던 밀레가 활짝 웃자 르웰린이 못됐네요. 라고 미간을 찌푸리며 밀레의 콧등을 살짝 꼬집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마냥 좋다는듯 야무지게 손수건을 감싸쥔 밀레는 손가락등을 덮은 실크의 보드라움을 만끽하며 입술끝으로 가볍게 터치. 전에 쓰던 그 방에서? 라고 묻자 르웰린이 묘한 미소와 함께 시선을 흘려내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르웰린의 방? 하고 묻는 밀레의 말에 대한 대답인지 르웰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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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유행하던 트위터 밈입니다. 이 뒷내용은 원래 없는 썰입니다...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188866414230282240
19.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