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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한상차림

Tecla 2023. 4. 10. 00:56

(1)

밀레시안 : 톨비쉬사바 톨비쉬사바 연락깃털구다사이.. 오셨습니까..

톨비쉬 :  (얼척없음)

밀레시안 :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깃털을 움직여 적어주십시오..

톨비쉬 : 아니, 저는 음식을 먹을 필요가...

밀레시안 : 어허! 조상님은 필담으로만 적으십시오!!?

톨비쉬 : ...(불만스럽지만 일단 깃털을 움직여 '사과'라고 적고 있다.)

밀레시안 : 그럼 사과요리로 10개 채우면 받아주는거죠?

톨비쉬 : (깜짝 놀라 제자리에서 뛰어오른 깃털이 '예? 사과 한알로 끝내는 거 아니었-'까지 적고 긴 선을 그리고 있다.) 밀레시안! 잠깐 어디가는 겁니까! 밀레시안!!


(2)

밀레시안 : ..해서, 성소에 추석 차례상을 차리고 싶은데..

알터 : 어... 하지만 톨비쉬 님은..?

밀레시안 : 사과는 받아준다 하더라.

알터 : 역시 밀레시안님! 톨비쉬님에게 뭔가를 먹일 수 있다니 대단하시다!

밀레시안 : 근데 나는 사과 요리는 잘 못한단 말이자..

알터 : 아닙니다 밀레시안님! 밀레시안님이 만든 요리라면 무엇이ㄷ..커헉..!

르웰린 : (르웰린이 가만히 좀 있어보라는듯 싸늘한 눈으로 알터의 옆구리에 신시엘라크 L2를 찔러넣고 있다)

밀레시안 : 대충 과일모둠이랑 사과 수플레 사과주스 사과잼 애플사이다 애플파이 정도..? 아, 식초에도 사과 들어가네..? 그런데 차례상에 식초는 좀.. 

알터 :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마다 총구가 옆구리를 찔러와서 일단 고개만 끄덕이고 있다..)

밀레시안 : 그러면 일단 6가지인데..

르웰린 : (한숨) 그정도면 충분히 한 상 채울 수 있는 가짓수라고 생각하는데요.. 게다가 사과라면 그냥 올려도 한 자리 채울 수 있을 거고요.

밀레시안 : 하지만 페스티벌 푸드는 10개까지야.

르웰린 : ........(미간찌풀)

밀레시안 : 걱정마 만드는건 내가 할테니까. 내가 원하는건 알반에 사과를 사용하는 레시피가 있으면 공유해줬으면 좋겠다는 거야. 오래된 레시피일수록 좋을거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이것도 기밀이야?

알터 : 어... 기밀이라면 기밀이지만.. (르웰린의 눈치와 서류의 양을 흘끗흘끗 살피고 있다.) 현대적으로 개량한 버전의 레시피라면 제 제량으로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도... 오늘 저녁..? (르웰린이 어림도 없다는듯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아니, 좀 늦은 시각의 저녁이 될 것 같은데.. (르웰린은 알아서 해보라는듯 몸을 돌려 단장의 방을 나가버렸다. 발걸음이 향하는 방향을 보아 아무래도 고서 보관소로 향하는듯 하다.) 아무튼 조금 기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밀레시안 : 좋아! 준비되면 부엉이를 날려줘!

알터 : (흐뭇한 얼굴로 배웅을 하고 있다가 고서 보관소에서 나오는 르웰린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화들짝 놀라 책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2)+@

알터 : (모두가 퇴근한 집무실, 홀로 남은 알터가 르웰린이 번역해주고간 레시피를 열심히 옮겨적고 있다. 몇몇 쟤료는 이미 멸종된 터라 대체할 수 있는 쟤료를 찾느라 조금 고민하고 있는듯 하다.)

톨비쉬 : (스텔스모드)

알터 : 으음.. 그러니까 이 쟤료는..

톨비쉬 : (삑 -귓속말 효과음)  @ 알터야

알터 : 으음.. 그러니까.. 그러니까.. 헉 이건 톨비쉬님의 깃털..?!

톨비쉬의 깃털 : 달지 않은 레시피로 하거라.. 그 버전은 너무 달다.. (깃털은 춤추듯이 움직이며 개량된 레시피를 적고 있다.)

알터 : 톨비쉬님... 말로하시면 빠를걸 왜 굳이 적어주시는....?

톨비쉬 : 아차.

2022년 9월 9일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568236282593308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