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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와 검

Tecla 2023. 4. 5. 23:53

모처럼 명계라는 배경도 있으니까 신들의 연극놀이에 휘말려 죽은 에후르 마퀼 2세가 자신의 죽음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수레바퀴 바깥의 존재들의 힘을 빌려 부활을 계획하는 이야기가 보고싶다.

죽음 받아들이지 못한 왕이 명계에 있는 자신과 비슷한 이유로 죽음을 맞은, 운명에게 버림받은 망자들, 클라우솔라스가 핀디아스의 운명으로 인해 폭주할 때 그 사고에 휘말려 죽은 모이투라 전장의 전사자들을 군세로 삼아 정해진 운명을 다 살지 못하고 운명 바깥의 영향으로 죽은 자들이 이승으로 향하는 배경스토리로..
 
원래대로라면 명계의 규율에 따라 밖으로 나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지만 운명의 수레바퀴의 바깥, 주어진 운명이 아닌 신들의 사정을 인지한다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명계의 강제력이 듣지 않았고 태고의 존재중 무언가가 이들에게 은밀하게 힘을 보태고 있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사신들은 움직이기 힘든 상황. 안면이 있던 사신 수사관 두 명만이 간신이 움직여 밀레에게 이 위기를 전하는데 문제는 보이지 않는 군대를 막아 낼 수 있냐는 것. 다행히 밀레시안은 지난 삼하인때 마신 물약의 힘이 남아있어 그들을 볼 수 있지만 군대를 혼자서 막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밀레를 도와줄 이들도 유령군대를 볼 수 있을만한 방법이 필요했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 해답을 내 놓은 것이 뜻밖에도 알반이었으면 좋겠다.

본래 알반은 에린 바깥에서 오는 위협을 막아내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명계의 규율에 적용 받아야하는 이들이 에린으로 침공해 오는 것은 아슬아슬하게 그 규율의 가장자리에 걸린다는 것. 
명계를 이계로 치느냐 안치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는 절차 가 진행중이지만 에린을 어지럽히려는 무리들을 막아내는 것이 우선이기에 밀레를 돕겠다는 단장과 미간을 감싸 쥐면서도 그런 단장을 말리지는 못하고 일단 나서긴 라는 기사들이 센마이에 집결. 그래서 신성력으로 영혼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있냐고 묻자 알터는 쌈빡하게도 아니요.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신성력이라면 영혼에도 타격을 줄 수는 있지만 보는 것은 별개의 기술. 그래서 전장에 침여한 기사들은 조 단위로 움직이며 그중 몇몇 기사들만이 보는 행위에만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면. 
하지만 그래서 제대로된 전투를 이어나갈 수 있내는 질문에 곁에 있던 르웰린이 굳이 '우리의 무기'를 가지고 영혼의 군대들과  1:1로 싸울 필요가 있냐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잘 이해가 안간다는 밀레의 표정에 알처가 덧붙여 설명하기를 초대단장 가라사대 인간형 이단자들과 싸울때에는 망설이지말고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다 섬멸하라고 하셨으니, 우리도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저지먼트 블레이드로 싹싹 쓸어버리면 된다는게 현대 알반의 대답.
그리고는 일찍이 알반이 세상에서 스스로를 격리시킨 이유는 일반적인 전투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으면 좋겠다.

게다가 마침 상대는 곧 기억을 잃고 소울스트림으로 돌아갈 영혼, 장소는 페스 피아다의 안개가 가득한 센마이, 시간은 이웨카의 은혜조차 닿지 못하는 짙은 밤. 

아무도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없고 기록하지도 못한다며 알반의 저력은 항상 이런식으로 감춰져 왔다는 말과 함께 알터가 손을 들어올리고 안개로 뒤덮인 평원 이곳저곳에서 거대한 저지먼트 블레이드가 빛의 기둥처럼 솟구처 오르기 시작, 이에 대응하는 안개들은 빛의 기둥을 삼키려는듯 점점 더 짙어져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침내 발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어진 안개때문에 숨쉬는 것도 어려워 졌을 무렵, 돌연 땅 위로 무언가가 행진하는 듯한 진동이 전해져오며 땅 위에 쌓여있던 안개가 일제히 한 방향으로 밀려나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무언가가 의도적으로 몰고오는 기분나쁜 바람을 맞으며 알터가 그들이 도착했나요? 라고 묻자 밀레가 눈을 가늘게 뜨고 전방을 주시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결말로.

2021년 4월 11일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380972935905636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