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밀) 포멜라니안
사나운 포메라니안 멜윈이 보고싶다.
지나가는 말로 밀레시안이 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세우더라도 결국 외부인에 출신이 불분명한 자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며 '태생적으로' 귀족적인 부분이 부족한 그가 공적인 일이 아닌 사사로운 용건으로 왕성을 드나드는 것은 너무 뻔뻔 한 것 아니냐 라는 말을 하는 것 듣게 된 아르릉 멜윈이와 멜윈이가 참자. 저거랑 입씨름 하지 말고 글루아스 특제 무지개 케이크 먹으러 가자. 멜윈이가 설득하기에는 너무 쪼렙이다. 하고 말리는 밀레가 보고싶다.
그리고 나중에 그 귀족의 가문에 스캔들이 터지며 가주가 직계가 아닌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신문기사를 읽게 된 멜윈은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나도 이정도는 혼자서 처리 할 수 있거든요? 하고 맞은편에 앉은 르웰린을 응시.
저는 신경쓰지 않은채 묵묵히 보고서만 읽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입을 부루퉁하게 내밀고 있다가 툭하니 밀레가 맛있다고 칭찬 했던 카모마일 티박스를 내려놓고는 가타부타 말도없이 쌩하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버렸으면 좋겠다.
아직 티타임의 차도 제대로 내어오지 않았건만 르웰린은 익숙한 일인지 멜윈을 따로 붙잡지는 않았으면.
아주 잠깐 멜윈이 두고간 틴케이스에 시선 옮긴뒤 잠시 고민의 눈빛을 띄긴 했지만 르웰린은 여전히 보고서가 우선.
그리고 보고서가 3페이지 정도남게 되고나서야 이제 막 생각이 났다는 사람처럼 느릿느릿 손을 뻗어 테이블 한켠에 놓여진 작은 벨을 터치했으면 좋겠다.
팅 하고 울리는 맑은 금속소리가 울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렸다는 듯이 방안으로 들어온 메이드는 테이블 위에 트레이를 내려놓으며 찻잔의 위치와 테이블의 구성을 새로 정리.
메이드가 떠나간 테이블 위에는 이제 두개로 불어난 같은 브랜드의 카모마일 티 틴케이스와 막 우려내어 따끈따근한 김이 피어오르는 차 한잔이 놓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한쪽은 멜윈이 두고간 것. 다른 한쪽은 대충 건너건너로(아마도 알터) 대충 어찌된 이야기인지는 들었는데.. 하며 밀레가 찔러준 것.
밀레는 중간에서 르웰린이 마음대로 해결한 것을 알면 분명 화낼거라며 멜윈이 좋아하는 차와 함께 잘 풀어보라고 말 했지만 르웰린은 밀레에게 틴케이스를 받는 그 순간부터 이렇게 될 것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생각하며 잠시 눈을 감고 카모마일의 향기를 음미.
그리고는 역시 그냥 카페인으로 마셔야겠다. 라는 진한 피곤이 담긴 깊은 한숨과 함께 다시 메이드를 호출하며 아주 진한 홍차를 부탁했으면 좋겠다.
같은시각 르웰린과의 티타임을 파토내고 던바튼으로 돌아온 멜윈을 발견한 밀레는 한눈에 상황을 파악하고서는 말없이 은행으로 들어가 티르코네일에 보관했던 밀가루를 즉시이동으로 수령.
분함과 서러움에 조잘조잘 투덜거리며 자기가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그 사람의 말이 얼마나 바보같았는지를 말하고싶었다는 멜윈의 불평에 맞춰 팬케이크를 구워내고는 오구오구 그랬어요. 라며 추임새와 함께 접시가득 휘핑크림을 들이부었으면 좋겠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 하고 막 구운 핫케이크 위에서 녹아내리는 크림과 뒤섞인 블루베리 잼을 노려보던 멜윈은 연보라빛 크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포크를 세워 콱하고 접시를 향해 돌진.
전투적으로 핫케이크를 해치우는 모습을 보며 밀레가 흐뭇한 표정으로 새 반죽을 굽기 시작하는 결말로.
2021년 1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