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시안504
멜윈 앞에서 서버끊긴 밀레시안 보고싶다..
진짜 타이밍 오지게 나쁘게 멜윈이 밀레시안은 괜찮다고 생각해서 새로 채집한 스타더스트를 보여주는 그 순간에 밀레시안의 반응이 깜빡깜빡 느려지더니 살짝 손에 닿는 순간 밀레시안이 정지.
아무것도 모르고 조잘조잘 자신이 생각한 가설에 대해 이야기 하던 멜윈이 한박자 늦게 밀레시안의 이변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밀레시안? 하고 의아해하며 돌아봤을때는 이미 밀레시안의 눈이 텅 비어있고 왜그러냐며 팔을 살짝 건드렸을때는 실 끊어진 인형처럼 와르르 무너져 버렸으면.
갑자기 쓰러진 밀레시안을 보고 당황한 멜윈은 책에서 본 그대로 응급처치를 하려고 하지만 호흡도 없고 반응도 없는 밀레시안은 이미 따뜻한 시체같은 상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머리속이 새 하얗게 되어 얼어붙어있다가 문득 소란중에 떨어트린 수첩에 눈이 닿았으면 좋겠다. 하필이면 운명처럼 펼쳐진 페이지는 르웰린이 혹시나 밀레시안과 관련하여 급한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끼워넣어주었던 찢어진 마법수첩의 일부.
밀레시안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에게 연락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다급해진 멜윈이 휘갈기듯 글씨를 써넣은지 십수 분뒤 거짓말처럼 무기점 뒷골목에서 소란이 일어나며 연회복 차림의 르웰린과 후드를 뒤집어쓴 기사들이 도착했으면 좋겠다.
그 동안 멜윈은 쓰러진 밀레시안이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천막안으로 밀레를 끌어당기고 있었으면.
멜윈의 이름을 부르며 도착한 르웰린이 자초지종을 묻는 동안 아벨린이 밀레시안의 상태를 확인, 멜윈은 침착하게 밀레시안이 쓰러지던 때의 상황을 설명하려고 하지만 혀가 굳어 평소보다 느리게 단어를 내뱉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상황을 가장 답답해 하는 것도 멜윈 본인이었으면.
아무것도 모르겠고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조차 이해할 수가 없는데도 침착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차가운 얼음처럼 심장을 짓누르는 기분, 그리고 그 얼음 중 가장 커다란 것은 다름아닌 르웰린의 차분한 표정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차가운 압박감은 르웰린이 멜윈의 말을 종합하여 아벨린에게 전달한 뒤 다시 무기점쪽으로 이동한 뒤에도 한참동안 남아있었으면.
르웰린에게 멜윈의 말을 전해들은 아벨린은 멜윈에게 스타더스트에 대해 묻고 멜윈은 그제서야 밀레시안이 쓰러진 자리 근처에 떨어진 스타더스트를 주워 다시 보관함에 회수.
이번에는 침착함을 되찾고 차분히 아벨린의 질문에 대답해보지만 결국 밀레시안의 의식과 스타더스트 사이의 어떠한 연관성도 찾아내지 못했으면 좋겠다.
상황이 다시 오리무중에 빠져드는 동안 르웰린은 그동안 주변의 상황통제을 끝내고 돌아왔는지 손에는 밀레시안을 옮길만한 들 것이 들려져 있었으면.
일단 밀레시안을 게이트로 옮기자는 르웰린의 제안에 아벨린도 찬성하고 멜윈도 그에 동의.
힘이 약한 멜윈을 대신해 아벨린이 밀레시안을 안아들려는 순간 거짓말같게도 밀레시안이 눈을 반짝 뜨며 아- 로딩창 오류.. 하고 인상을 찌푸린뒤 먹먹한 귀를 두드리듯 손가락끝으로 귓구멍을 강하게 짓눌렀으면 좋겠다.
아-아- 음... 하나둘셋 하나둘셋. 하고 입을 크게 또 작게 움직이고 눈을 깜빡이는 모습에 아벨린과 르웰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면.
또다시 급변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것은 오직 멜윈 한사람뿐. 어...? 괜찮은.. 괜찮은거예요? 방금전까지 호흡도 멈춰있었는데...? 하고 허둥지둥 밀레시안의 맥박을 확인해 보는 순간 어쩐지 허탈한 마음이 몰려오며 밀레시안에 대한 원망이 불쑥 솟아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동시에 그 원망이 밀레시안을 향하면 안된다는 이성이 사고를 가로막고 사실 정말로 원망스러웠던건 그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한 어리숙한 자신이 아니었냐는 날카로운 자괴감이 가슴을 찔러들어왔으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통에 세차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못이겨 헛숨을 들이키는 모습에 르웰린은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밀레시안이 무사하다면 다행이라는 말로 주의를 돌리고 아벨린에게 마무리는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요청.
아벨린은 얼떨떨하면서도 하던 일이 있었기 때문에 밀레시안에게 다음에 게이트에서 다시 보자는 말만 남기고 서둘러 원래의 임무 장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겨진 기묘한 침묵속에서 밀레시안이 어... 하는 표정으로 살짝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으면.
밀레시안이 눈만 도로록 굴리는 동안 멜윈은 입술을 꽉 깨물고 호흡을 가다듬고 르웰린은 멜윈이 진정하는 동안 침묵으로 기다리는중.
한참이 지나 멜윈의 입술에 분홍빛이 돌아오자 르웰린이 담담하게 아벨린과 함께 있는 도중에 메세지를 받아서 같이 온 것일 뿐 따로 연락한 일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으면 좋겠다.
단지 타이밍이 나빠서 일이 커진 것이고 밀레시안이 의식을 잃은 상황은 한두번이 아니라며 당황할 수 있다는 위로에도 멜윈은 묵묵히 침묵으로 대답했으면.
그제서야 할말을 찾은 밀레시안은 르웰린의 말이 맞다고 맞장구를 치며 맞아. 나 르웰린이랑 처음 만났을 때도 의식이
휙 날아갔었는걸. 하고 대답하지만 르웰린은 그걸 지금 말하면 어떡하냐는 눈초리로 밀레시안에게 강하게 경고.
하, 하고 입을 연 멜윈이 고개를 돌려버리자 밀레시안이 나 지금 아이스마인 밟았구나. 그렇구나.. 하고 다시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였으면 좋겠다.
이럴땐 뭐라고 사과해야하는 걸까 정신줄이 얇아서 죄송합니다? 좀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하고 밀레시안이 사과의 말을 고민하는 동안 르웰린은 다시 수첩을 꺼내 페이지를 한장 찢어내어 멜윈에게 내밀었으면.
멜윈은 대답없이 종이를 받아드는 것으로 더이상 하고싶은 말이 없는지 잠깐 우물가에 갔다 오겠다며 힐러집 쪽으로 이동.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르웰린은 밀레시안에게 한번 더 괜찮은지를 묻고 아무 이상 없으면 이만 돌아가보겠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 일은 자신의 설명이 부족했던 탓이라며 다음에는 이런 소란이 없을거라는 말도 덧붙였으면.
밀레시안은 아니 나야말로.. 하고 뒷머리를 긁적이지만 르웰린에게는 별로 위로가 되지 않은 눈치.
르웰린이 사라지고 나서야 돌아온 멜윈의 얼굴은 찬물로 닦아낸 탓인지 전보다 살짝 붉게 달아올라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밀레시안이 놀라게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르웰린과 같은 어조로 자기가 침착하지 못한 탓이라며 다음에는 이런 소란이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대답했으면.
밀레시안이 둘이 똑같은 대답을 한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는 동안 멜윈을 흐트러진 천막 자재와 수첩의 종이들을 재정렬하고 심호흡을 하며 다시 본래의 일에 집중. 하지만 깃펜을 움직이면서도 계속해서 맴도는 말이 있는지 몇번인가 빈 입을 작게 뻐끔거리며 밀레시안이 있는 쪽을 흘끔거렸으면 좋겠다.
그 모습에 밀레시안이 혹시 뭔가 부탁할게 있으면 말하라며 이제 정말 괜찮다고 대답하자 멜윈은 뭔가 결심한 것처럼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었으면.
멜윈이 묻고 싶었던 것은 르웰린과 밀레시안이 처음 만났을 때의 일.
그때.. 르웰린..이랑 처음 만났을때. 밀레시안 님의 의식이 단절된 순간 르웰린은 어떻게 대처했어요? 라는 멜윈의 질문에 밀레시안은 본능적으로 이 질문이 아이스마인2탄이라는 것을 깨닫지만 간절함과 오기, 절박함이 뒤범벅된 먹구름빛 눈동자를 보며 거짓말은 할 수 없다 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듬더듬 기억을 더듬어 최대한 천천히, 느린 말투로 "똑똑, 대답해주세요." 라고 말했지.. 라고 대답했으면.
당황하지도 않고 허둥거리는 기색도 없이 그저 담담히, 오히려 장난스럽기까지한 대처에 멜윈을 하. 하고 한숨처럼 작게 실소.
... 답네요. 하고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작게 대답하는 결말로.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339483426546577410
2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