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조화로운 메세지
멀린 : 알겠어 밀레시안? 마법진은 기호와 수식의 결정체야. 원은 하늘이고 세모는 공기, 네모는 땅. 뭐 그러한 약속된 기호들을 일정한 범위의 테두리안에서 네가 느끼고 생각한 마법에 대한 의지를 빛과 문양으로 표현해서 네 주변에 두르는거지. 여기부터 여기까지는 내 영역이며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라는 의미로 말이야. 지면에 설치하는 마법진도 마찬가지야. 디자인 된 선을 따라 내어진 얕고 깊은 균열들이 에르그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면 그 결과로서 설치자가 구현하려는 마법이나 효과가 생겨나. 그러니까 우리들은 마법진의 형태를 관찰하는 것으로 거기에 숨겨진 효과나 의도를 미리 알아챌 수가 있어. 이것은 엘리멘탈요소를 강화하한다던가, 누군가의 방어나 보호, 혹은 정신적인 면을 깎아내기 위한 것이라던가 아니면 아예 마법진 위에 올라선 자의 신체를 변형시키는 종류의 것도 만들 수 있겠지. 요점만 이야기하자면 네가 사용하는 선이나 도형이 모두 약속된 기호이며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물론 네가 이 규칙을 따로 배울 필요는 없어. 이 규칙들은 언어가 아닌 심상의 표현으로 시간에 따라 성행하는 표현방식이 달라질지는 몰라도 기본적인 틀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시작하거든. 같은 대상을 그린 초상화의 기법이나 화풍이 매번 달라지더라도 결국 동일한 인물을 가리키고 있듯이 말이야. 그러니까 너는 네 마음이 가는대로 그리고 연결하고 이어내면 자연스럽게 네가 하고자 했던 마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거야. 자, 딱딱한 강의내용은 이제 충분하지? 그럼 이제 네가 그린 마기 그래피를 한번 살펴 볼까?
밀레시안 : .........(밀레시안은 어딘지 당황한 눈치이다,)
멀린 : 어디어디...
밀레시안 : (.....밀레시안이 디자인하고 있던 양피지에는 '톨비쉬 다음에 만나면 깃털 1○○ 뽑을거임' 이라고 쓰여져 있다.)
멀린 : ........
밀레시안 : (밀레시안은 멀린의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럽게 ○안에 별을 그려넣기 시작했다..!)
멀린 : (멀린은.....멀린은...!!!!)
헌터 : 에헤이, 참아. 네가 참아. 쟤가 좀 지나치게 자유로운 영혼(헌터는 비식거리며 삐져나오려는 웃음을 참고있다.)이어서 그렇지 기본적인 심미안이 없는건 아니야. 진짜라니까. 쟤 탐험마스터리도 있고 유물복원스킬도 있는거 알잖아. 둘 다 기본적인 미적 감각이 없으면 불가능한 스킬들이라고. 그리고 봐봐. 저 마법진이 좀 웃기긴...큽...(헌터는 낮은 웃음소리를 삼키며 억지로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 좀 개성적이긴 하지만 형상화도 멀쩡히 잘 하고 있고 발동도.. 발동도 잘...푸흡(멀린을 말리려던 헌터는 결국 바닥에 쓰여진 글자를 보고 자지러지게 폭소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멀린 : (멀린은 피곤한듯이 양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있다..)그래.. 일부러 의도를 숨기기 위해 위장하는 경우도 없지 않으니까.. 시전자가 멀쩡하면 괜찮아.. 시전자만 멀쩡하면 된거야...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294455942134632448
20.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