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비밀레)반지가 든 액자
현대au 환생물로
어느 엔틱샵에 들어가게된 밀레가 보고싶다.
길을 가던중 충동적으로 창문밖에서 보이도록 전시된 그릇을 보게된 밀레가 자신도 모르게 가게 안으로 입장.
딸랑 거리는 종소리만 고요하게 울리는 샵 안에는 밀레이외의 다른 인기척은 들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는 텅 빈 데스크를 한번 둘러본뒤 밀레는 창가에 진열된 장식함으로 이동.
오래된 그릇이나 촛대, 찻잔, 생활감이 조금 묻어나는 가죽제본된 노트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각각의 진열대 위에 놓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차분히 구경을 하는동안 윗층의 누군가가 밀레의 발소리를 들었는지 걸어내려오기 시작.
그러는 동안 밀레는 커다란 옷장을 지나 조명들이 걸려있는 다른 코너로 들어섰으면 좋겠다.
유리와 크리스탈, 언뜻 보이는 이름모를 나무장식으로 만들어진 둥그스름한 구체의 조명까지.
이런건 어디다 쓰는 물건일까 의아해하며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던 밀레는 마침내 데스크 안쪽의 나무 문을 열고 나오는 샵의 오너를 발견.
황급히 의복을 챙겨가지고 내려왔는지 손목 안쪽으로 말려들어간 셔츠를 잡아당기던 금발의 남성이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너무 늦게 내려와서 죄송합니다. 라고 인사했으면 좋겠다.
밀레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를 담아 똑같이 웃는 것도 사양하는 것도 아닌 미소를 지어보이고 잠시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 제가 구매할 수 있을만한.. 작은 소품같은게 있을까요? 하고 물으며 조명은 말고요. 가방에 가져갈 수 있는 작은 것이면 좋겠는데요. 라고 덧붙였으면 좋겠다.
자신을 톨비쉬라고 밝힌 남자는 밀레의 가방과 무의식적으로 표현하는 작은 사이즈의 손짓을 보고 좀 더 안쪽 깊숙한 곳으로 안내.
여러가지 크기의 거울이 있는 통로를 지나 시계같은 것들이 잔뜩 걸려있는 모퉁이를 돌자 액자와 조각상, 그리고 아기자기한 보석함 같은 것을이 놓여진 장소가 나왔으면 좋겠다.
분위기는 여전히 똑같은 한 가게의 판매상품들이었지만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면 그곳에 놓여져 있는 액자들에는 하나같이 작은 포스트잇이 붙어있었다는 것.
여태까지 다른 물건들을 살펴보면서 가격표를 보지 못했기에 밀레는 액자들은 조금 저가 상품인가..? 라고 생각.
하지만 가까이서 살펴본 액자의 포스트잇은 세 단위씩 끊어진 가격의 숫자가 아닌 2자리씩 끊어진 6자리의 숫자였으면 좋겠다.
날렵한 필체로 간결하게 휘갈겨진 숫자들은 언뜻 보기에 암호문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여러 개의 액자를 동시에 살펴보던 밀레는 숫자가 곧 어느 시대의 날짜와 연도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날짜가 기록된 포스트잇 이외에도 액자의 특이한 점은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안에 들어있는 반지모양의 그림이 사실은 그림이 아니라 진짜 반지였다는 점.
아무런 생각 없이 가까운 액자를 하나 들렸던 밀레는 안에 있던 두개의 반지가 툭 하고 액자 바닥면으로 떨어져내리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에서 따라오던 톨비쉬를 확인.
문을 닫고 있던 톨비쉬는 무슨 일이냐는듯 고개를 갸웃 거리다가 밀레가 든 액자를 보고 피식 웃음을 터트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도모르게 바들바들 떨고 있는 밀레에게서 액자를 받아 뒤로 돌린뒤 손톱만큼 자그마한 잠금쇠들을 풀기 시작했으면.
밀레가 안절부절 못하며 그 모습을 지켜보자 톨비쉬는 신경쓰지 말라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보라고 제안.
톨비쉬의 부드러운 말씨에 밀레도 반쯤은 안심을 하며 다시 상품들이 진열된 책상들을 돌아보지만 어쩐지 또 실수를 할 것같은 느낌에 선뜻 손을 뻗지 못했으면 좋겠다.
다만 눈으로 확인한 모든 액자들에 서로 다른 숫자들이 쓰여진 포스트잇이 붙어있다는 것과 그 안에 들어있는 한 쌍의 반지들이 모두 진짜 귀금속으로 만들어진 반지라는 것만 알게되었으면.
반지들은 하나같이 같은 디자인을 공유하는 큰 치수의 굵은 것과 그보다 한 치수 작은 것의 얇은 것으로 보였는데 그 안쪽에는 대충 날짜와 이름으로 보이는 각인된 흔적들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액자를 들어올려 조금 기울여본다면 안에 있는 글씨들도 읽을 수 있겠지만 방금전의 사건때문인지 밀레는 양 손을 꼭 움켜쥔채 눈만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태.
그렇게 톨비쉬가 한참동안 작은 액자의 잠금쇠와 씨름하는 것을 끝내고 반지를 꺼내는 것에 성공하는 사이 밀레는 톨비쉬가 데려온 반지가 든 액자와 보석함, 작은 조각상들이 있는 방을 모두 돌아보았고 다시 빈 손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물건은 골랐는지 묻자 밀레는 아무것도 없었다 라고 말하기 민망한 마음에 음.. 처음에 들었던 그 액자요. 라고 대답해 버렸으면.
톨비쉬는 텅 비어버린 액자를 밀레에게 건네주고 밀레는 톨비쉬가 미쳐 닫지 못한 작은 잠금쇠 하나를 손톱으로 끌어당기며 액자가 잘 맞물리는지를 확인.
밀레가 액자를 살펴보는 모습을 지켜보던 톨비쉬는 불쑥 혹시 다른 액자에 들었지만 마음에 들었던 반지는 없으셨고요? 라고 물었으면 좋겠다.
꽤나 고가로 보이던 반지들이었기에 밀레는 지레짐작으로 놀라며 혹시 액자랑 반지를 같이 사야하는 거냐고 반문.
금방이라도 액자를 돌려줄 것 같은 손짓에 톨비쉬는 재빨리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며 그냥 마음에 든 반지가 있는지만 알려달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밀레는 반지가 아닌 액자만 보느라 반지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는 상태였고 톨비쉬는 그런 밀레를 가볍게 안쪽으로 떠밀며 자신과 함께 둘러보자고 제안했으면.
좁은 통로와 그곳을 가득 채운 고가의 장식품, 섬세한 보석함 등에 둘러쌓인 밀레는 등을 가로질러오는 톨비쉬의 팔을 피하지 못한채 그대로 반쯤 감싸인채 다시 진열대 가까이로 이동.
톨비쉬는 액자속에 있는 반지를 모두 기억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어떤 보석과 어떤 귀금속이 사용되었는지를 설명하며 각각의 패턴과 조각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내 밀레가 흘려듣고 있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뭐, 그래도 가장 손에 맞는 반지가 좋은 반지지만요. 하고 하나 껴보시겠습니까? 라고 물었으면.
전문용어 반, 너무 과한 서비스의 부담스러움 반으로 톨비쉬의 말을 흘려듣고 있던 밀레는 음. 네. 그렇네요. 라는 말만 반복하다가 화들짝 놀라며 네? 뭐를 해요? 하고 뭔가를 꺼내드는 톨비쉬를 응시. 반지말입니다.
마음에 드시는게 없다면 마침 꺼내 놓은 것이 하나 있으니.. 하고 밀레에게 한걸음 다가왔으면.
밀레는 재빨리 손사래를 치며 반지는 구매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지만 톨비쉬는 나지막히 웃으며 괜찮습니다. 그냥 껴보기만 해도 됩니다. 라고 말한뒤 자연스럽게 밀레의 뒷쪽으로 이동.
앞은 진열대로 뒤는 톨비쉬의 품에 가로막힌채 옴짝달싹 못하게 된 밀레의 가슴팍을 가볍게 압박하며 톨비쉬의 커다란 손이 밀레의 왼쪽 손을 들어올렸으면 좋겠다. 들어올린 손을 밀레의 명치께에 단단히 고정한 뒤 반대손으로 밀레의 손목을 고쳐잡은 톨비쉬는 처음 뻗었던 손을 다시 뒤로 가져가 자신의 조끼 주머니를 확인.
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반지를 밀레의 앞으로 가져오며 앞면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굴려보였으면 좋겠다.
어쩐지 위험해진 분위기속에서도 내심 반지의 안쪽면이 궁금했던 밀레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내려 각인된 글씨들을 살펴 보게 되었으면.
여섯자리의 숫자는 포스트잇에 붙어있었던 것과 똑같은 어느 시대의 날짜를 적은 숫자들, 그리고 그 옆에는 의례것 적혀져 있는 축복의 말들.
거기까지만 보았다면 밀레 또한 이 과한 서비스를 어느정도 납득하려 했었겠지만 문제는 그 뒤에 쓰여져 있는 이니셜 한글자.
기쁨을 담아 쓴 축복들과 달리 누군가 서툴게 깎아낸듯한 4개의 획이 어째서인지 밀레의 눈에 아프도록 선명하게 비쳐들어왔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 기묘한 아픔을 이해할 새도 없이 톨비쉬의 손끝이 마침내 찾아낸 반지의 앞부분을 둥글게 덧그리고 있었으면.
가볍게 손목을 비틀어오는 힘에 밀레가 마지막 반항으로 손끝을 움츠리며 잠깐만요. 톨비쉬씨, 잠깐만.. 이건 너무.. 라고 소리쳐보지만 톨비쉬는 그런 밀레를 달래듯 쉬- 하고 바람을 불어넣으며 너무 겁먹지 마세요. 반지가 상하거나 뭔가가 잘못될가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건들 따위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낡은 것들이니 부서지면 또 어떻습니까. 그도 그럴 것이 여기 있는 모든 것들은 어차피.. 하고 밀레의 손끝에 반지를 밀어넣으며 만족스럽다는듯이 한숨을.
그리고 동시에 부드럽게 밀레의 손등을 쓰다듬으며 반지가 제대로 끼워졌는지를 확인했으면 좋겠다.
반지가 밀레의 손가락 뿌리까지 온전히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한 톨비쉬는 당신의 것들이니까요. 라는 말과 함께 물러서고 밀레는 조각상처럼 굳은 얼굴로 천천히 자신의 손을 확인.
이어 톨비쉬를 향해 돌아섰을 때 톨비쉬는 더이상 아무짓도 하지 않겠다는듯 양손을 들어올려 보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밀레가 잘 볼 수 있도록 보여주고 있던 손바닥을 천천히 돌리며 손등을 보여주었으면.
안쪽 방향으로 느릿느릿하게 돌아가는 커다란 두 손 중 한쪽에 끼워진 것은 밀레와 같은 디자인의 그 반지.
앤틱샵 특유의 오렌지빛 조명을 받으며 눈부시게 빛나는 푸른 보석의 반지를 보던 밀레가 조금 전과는 다른 어조로 톨비쉬. 하고 이름을 부르는 결말로.
20.02.26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232651871174590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