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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한의 동굴2 미혹의 방(3)

Tecla 2020. 4. 9. 01:48

회한의 동굴2로 뒷편에 숨겨진 동굴방이라는 날조가 보고싶었는데.. 너무 길어졌다 마지막편.
일부 잔인한 묘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편요약
신시엘라크 선생님의 깜짝 강의로 미혹의 방의 가면(사도)이 기르가쉬와 달리 신성력 가성비가 오지는 전염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밀레.
알터는 알반이라는 신성과 기사라는 인간성 사이에서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간극이 미혹의 방 그 자체라며 원래대로라면 그저 거대한 신성덩어리로 남았어야할 여분의 힘이 사람이 되려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
밀레는 알터에게서 대리인의 인장을 각각의 조장들에게서 필요한 도구들을 넘겨 받고 회한의 동굴로. 회한의 동굴로 들어온 밀레는 오자마자 등불(카즈윈이 빌려줌)을 깨먹고 어둠속에서 당황하다가 어찌저찌 결계를 돌파.
아리까리한 정신줄이 내 것인지 쟤 것인지 이 줄이 내 줄인가 저 줄이 내 줄인가 하고 정신을 차리던 밀레는 어느틈엔가 미혹의 방 앞에서 문을 열려고 하는 자신을 발견.
가까스로 트러스트실드를 사용해 자신의 정신을 보호해 보았지만 문은 이미 열렸고 안은 텅 비어있는 모습.
가면은 어디에 갔지. 밀레는 겁도 없이 새하얗게 빛나는 방안으로 성큼성큼 돌아가 안을 살펴보지만 의문스러운 점은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깨끗한 안쪽 방을 둘러보던 밀레는 문득 문 저편으로 보이는 숨겨진 길을 바라보며 알터를 통해 보았던 기억을 회상.
한가로히 버섯을 뜯는 꽃사슴과 시냇물에 흘러가는 송사리 5마리까지 기억하던 비상한 기억력의 톨비쉬는 거침없이 저 길을 뛰어와 단칼에 가면을 두동강 내고 남은 조각들을 힘으로 찔러넣어 방 안쪽으로 격퇴.
거친 숨을 몰아쉬는 톨비쉬의 등을 물들이는 것은 새파한 횃불의 불빛.
그리고 그 빛을 등지고 찔러넣은 칼끝에서 튕겨져 나가는 것은 새하얀 가면의 파편.
어둠속으로 사라지던 가면의 파편을 떠올린 밀레는 문득 이 방이 그 때의 기억속에서는 이렇게 환하지 않았다고 떠올리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
서서히 닫혀가는 문의 안쪽에서 마치 봉인의 문장처럼 탈출구를 가로막은 가면은 말한다.
드디어만 나게되었 네요만나 서반가워
요밀레시 안정말반 가워요너 무그렇게
겁먹지말 고긴장풀 어요더이 상싸울필
요가없다 는걸당신 도잘아시 잖아요.

이 아래부터 본편.


기이한 음절로 말하고 있는 가면. 출구가 사라진 벽면.
벽의 모서리는 날렵한 선에서 둥그스름한 곡선으로 흐려지기를 반복하며 사람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 짐승의 내장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간간히 흔들리는 벽면은 가면 그 자체가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것처럼 표현하지만 막상 그 표정을 드러내야 하는 가면은 고요히 잠들어 있는 모습이었으면.

하지만 밀레는 가면이 눈을 감고 있는 것이 그(혹은 그녀)가 말한대로 긴장을 풀게 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것을 꿰뚫어보고 여전히 무기를 움켜쥔 채 가면을 응시.
잠시 밀레시안과 가면사이에 침묵이 흐르자 벽면에서 들려오던 자그마한 웃음소리들이 사라지고 방안은 곧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속에 잠겨버렸으면 좋겠다.
요동치던 벽면 또한 어느틈엔가 평범한 벽으로 고정. 하지만 여전히 문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변한것은 아무것도 없어보였으면.
한참동안 침묵을 가지고 밀레와 기싸움을 하던 가면은 나른한 눈매의 눈꺼풀을 들어올려 밀레를 응시.
푸른색 테두리가 둘러진 오른쪽 눈동자는 중앙에 고정된채 시계방향으로 회전, 왼쪽 눈동자는 부산스럽게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밀레를 관찰하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고자 주변에 가장 많은 물체인 돌을 흉내내어 육신 비슷한 것을 만들긴 했지만 가면의 본질은 본디 신성력.
세상의 모든 것을 신성력으로 보고 신성력으로 느끼는 가면의 시야에 밀레시안의 모습은 거대한 황금색 아우라를 두른 검은 그림자로 보였으면 좋겠다.
발 아래 드리워진 것은 마신의 신성이고 그 몸에 두른 것은 이계의 것.
얼굴을 가린 가면은 까마귀 여신의 날개, 심장은 빛의 여신이 숨겨왔던 지고의 보석.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감싸안는 아튼시미니의 방패.

어떻게 저런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러한 존재가 이곳에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밀레시안이 동굴에 들어서 문앞에 올때까지 가면은 밀레를 평범한 대리인이라고 생각했지만 문을 여는 순간부터는 생각이 바뀌어 직접 밀레시안을 마주하고 싶다고 생각.
그렇게 만들어진 함정이자 본 모습이 바로 지금의 미혹의 방의 모습이었으면. 가면은 자신의 안에 쌓여있는 기사들의 기억을 더듬어 밀레시안의 흔적을 확인.
빙글빙글돌던 눈을 그림처럼 고정시키며 밀레를 바라보는 행위를 흉내낸 가면은 방안의 온도를 살짝 높인뒤 창백하던 푸른 백색의 벽면을 살짝 불그스름하게 바꾸었으면 좋겠다.
마치 볼을 붉힌 수줍은 어린아이처럼 벽면마저 말랑말랑해진 가면은 입을 열어 다시금 그 독특한 어조로 말을 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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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알아요 분명 그래요
그 어린 단장의 기억 속에 당신이 있었죠
당신은 한 때 이곳에 있었고
오 그래요 맞아요 당신은 아주 많은 기사들의 기억 속에도 있었어요
가끔은 절대적인 구원자로 가끔은 만약의 사태에 대적 할 자가 없는 불안정한 협력자로.
하지만 이상하죠 막상 당신의 기억은 여기에 없어요
당신의 그릇 어딘가에 분명 나의 고향의 냄새가 묻어있는데
당신은 내 안에 없어요 (하지만 이 문제는 걱정말아요 우린 곧 하나가 되니까요)
내 생각에는 아마 당신이 경험한 시련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나는당신 을알아요 분명그래 요그어린
단장의기 억속에당 신이있었 죠당신은
한때이곳 에있었고 오그래요 맞아요당
신은아주 많은기사 들의기억 속에도있
었어요가 끔은절대 적인구원 자로가끔
은만약의 사태에대 적할자가 없는불안
정한협력 자로.하 지만이상 하죠막상
당신의기 억은여기 에없어요 당신의그
릇어딘가 에분명나 의고향의 냄새가묻
어있는데 당신은내 안에없어 요(하지
만이문제 는걱정말 아요우린 곧하나가
되니까요 )내생각 에는아마 당신이경
험한시련 과관련이 있을것같 은데…


하고 말끝을 흐리던 가면은 오른쪽 눈을 감고 밀레를 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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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와 대화하고 싶지 않은 것 같네요. 왜 일까요. 
우린 정말 잘 지낼 수 있는데. 당신이 나를 거부하는 것 같아서 슬퍼요. 
왜일까요 당신의 안에는 내가 있는데 내 안에는 당신이 없어. 
어디서부터 이 연결고리가 비틀어진 걸까요? 왜 비틀어진걸까요? 
우리 함께 생각해봐요. 같은 생각을하고 같은 고뇌를 하고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당신은나 와대화하 고싶지않 은것같네
요.왜일 까요.우 린정말잘 지낼수있
는데.당 신이나를 거부하는 것같아서
슬퍼요. 왜일까요 당신의안 에는내가
있는데내 안에는당 신이없어 .어디서
부터이연 결고리가 비틀어진 걸까요?
왜비틀어 진걸까요 ?우리함 께생각해
봐요.같 은생각을 하고같은 고뇌를하
고조금더 가까이, 조금더가 까이. 

하고 말하던 가면은 벽면을 진동시키 시작.

내게물어 보고싶은 것이있지 않나요?

하고 말하자 한참동안 고민하고 있던 밀레가 무기를 내리고 숨을 골랐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주 잠시동안의 긴장의 시선이 오고간 뒤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커진거지? 라고 물었으면.
가면은 그 질문이 아주 웃겼다는 듯이 아주 짧게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를 벽면 전체에 흘리고는 밀레시안을 향해 한걸음 접근.
방안의 여섯면이 모두 동시에 줄어들며 밀레시안이 두르고 있던 세 개의 방패중 하나가 깨어져 나갔으면 좋겠다.
가면은 웃음소리를 진정시킨뒤

나는항상 여기에있 었어요.

라고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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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이곳에 있었고 나는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어요. 
최초의 기사가 이 동굴에 작은 아이를 데려왔을 때부터, 
그 기사가 다음 아이를, 또 그 기사들이 다음 아이들을 데려왔을때까지. 
당신이 이곳에 오고, 더이상 작지 않게된 아이가 작은 단장이 되어 이곳에 왔을 때 조차. 
나는 당신들의 기록이고 오점이며 긍지인 동시에 숨질 수 없는 추악한 일면이죠. 
나는 역사이며 당신들의 거울, 나의 얼굴은 이곳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죽어버린 기사들의 데드마스크에요. 
그러니 나는 단 한번도 커진적도 작아진 적도 없죠. 나는 언제나 나였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공평하지 않겠죠. 
날아오르는 새가 걷어찬 대지가 가라앉는 만큼, 밀려들어온 파도가 움켜쥔 모래알만큼 우리는 공평한 대화를 주고받아야만 해요. 
그래야 우리들의 관계는 평형을 이루고 비로소 당신과 내가 진정으로 마주 볼 수 있겠죠. 
하지만 말이죠 우리중 누가 우위에 서 있는 걸까요? 신조차 멸할 수 있는 검을 숨기고 있는 당신? 
아니면 당신이 궁금해하고 있는 진실을 움켜쥐고 있는 나? 
오, 지금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 면적은 생각하지 말아요. 
알을 가득 채운 난백은 어차피 쓸모없는 완충재일 뿐이잖아요.
 중요한건 당신과 내가 있다는 거고 우리는 같은 황금빛안에서 하나의 존재로 거듭날 거에요. 
음 그래서 우리 무엇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었죠? 아 그렇죠 당신이 나에 대해서 물어보았죠. 
그럼요 나는 나에요. 나는 언제나 나였고 나는 주기적으로 당신의 기사들에게 나의 일부를 던져주었죠.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사냥 방법 이었으니까요. 
내가 이곳에 존재하며 진정으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사냥말이에요. 하지만 처음의 나는 너무 서툴렀어요.
마음이 조급했거든요. 하루 빨리 그분의 곁으로 가야하는데, 하루 빨리 그분께 도움이 되어드려야하는데. 
끔찍하게도 나는 너무 무력했어요. 아니 ‘우리’ 모두가 무력했죠. 
아무리 마음을 깎아내어 한자루의 검처럼 영혼을 몰아세워도 그 분이 걸어가는 끝없는 영원에 비하면 너무나도 형편없는 막대기가 될까 말까하는데 나는 그 막대기 조차 될 수 없었잖아요. 
우리 중 일부는 그분을 사랑했고 또 우리 중 일부는 그분을 연민했어요. 
나에겐 그 모든 것이 있었기에 내 마음은 오랫동안 당겨진 시위위의 화살과도 같은 것이 되었죠. 
그리고 그 충동이 불러온 파멸이 무엇이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거라고 믿어요. 
미숙함은 실망을 불러왔고 실망은 물러설 곳 없는 이 곳을 방이 아닌 낭떠러지로 만들었어요.
나는 그때 나의 모든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거 아시나요? 낭떠러지는 결국 바닥이 있어요.
바닥이 있다면 그곳을 구분하는 벽이 있고 벽이 있다면 언젠가 천장과 맞닿은 이음새를 찾게되죠.
내 말은 이 세계가 하나의 커다란 상자라면 말이에요. 상자인가요? 상자가 아닌가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이곳을 나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 되니까. 그렇게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고 조금 더 깊은, 그러니까 딱 내가 굴러떨어진 낭떨어지 같은 심연이 내 안에 괴여들었죠.
그게 나에요. 나는 언제나 이곳에 있었어요.
하지만 나는 두번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위해 미숙함을 꾸며내었고 당신들은 언제나 나에게서 승리를 가져갔죠.
그것이 몇번째 나인지 떠올리지도 못하면서 말이에요. 

나는언제 나이곳에 있었고나 는처음부
터이곳에 있었어요 .최초의 기사가이
동굴에작 은아이를 데려왔을 때부터,
그기사가 다음아이 를,또그 기사들이
다음아이 들을데려 왔을때까 지.당신
이이곳에 오고,더 이상작지 않게된아
이가작은 단장이되 어이곳에 왔을때조
차.나는 당신들의 기록이고 오점이며
긍지인동 시에숨질 수없는추 악한일면
이죠.나 는역사이 며당신들 의거울,
나의얼굴 은이곳에 서다시태 어나기위
해죽어버 린기사들 의데드마 스크에요
.그러니 나는단한 번도커진 적도작아
진적도없 죠.나는 언제나나 였으니까
요.하지 만이렇게 말하면공 평하지않
겠죠.날 아오르는 새가걷어 찬대지가
가라앉는 만큼,밀 려들어온 파도가움
켜쥔모래 알만큼우 리는공평 한대화를
주고받아 야만해요 .그래야 우리들의
관계는평 형을이루 고비로소 당신과내
가진정으 로마주볼 수있겠죠 .하지만
말이죠우 리중누가 우위에서 있는걸까
요?신조 차멸할수 있는검을 숨기고있
는당신? 아니면당 신이궁금 해하고있
는진실을 움켜쥐고 있는나? 오,지금
당신을둘 러싸고있 는이면적 은생각하
지말아요 .알을가 득채운난 백은어차
피쓸모없 는완충재 일뿐이잖 아요.중
요한건당 신과내가 있다는거 고우리는
같은황금 빛안에서 하나의존 재로거듭
날거에요 .음그래 서우리무 엇에대해
함께고민 하고있었 죠?아그 렇죠당신
이나에대 해서물어 보았죠. 그럼요나
는나에요 .나는언 제나나였 고나는주
기적으로 당신의기 사들에게 나의일부
를던져주 었죠.그 게내가할 수있는가
장효율적 인사냥방 법이었으 니까요.
내가이곳 에존재하 며진정으 로존재하
기위해필 요한사냥 말이에요 .하지만
처음의나 는너무서 툴렀어요 .마음이
조급했거 든요.하 루빨리그 분의곁으
로가야하 는데,하 루빨리그 분께도움
이되어드 려야하는 데.끔찍 하게도나
는너무무 력했어요 .아니‘ 우리’모
두가무력 했죠.아 무리마음 을깎아내
어한자루 의검처럼 영혼을몰 아세워도
그분이걸 어가는끝 없는영원 에비하면
너무나도 형편없는 막대기가 될까말까
하는데나 는그막대 기조차될 수없었잖
아요.우 리중일부 는그분을 사랑했고
또우리중 일부는그 분을연민 했어요.
나에겐그 모든것이 있었기에 내마음은
오랫동안 당겨진시 위위의화 살과도같
은것이되 었죠.그 리고그충 동이불러
온파멸이 무엇이었 는지는굳 이말하지
않아도잘 알거라고 믿어요. 미숙함은
실망을불 러왔고실 망은물러 설곳없는
이곳을방 이아닌낭 떠러지로 만들었어
요.나는 그때나의 모든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거아시 나요?낭
떠러지는 결국바닥 이있어요 .바닥이
있다면그 곳을구분 하는벽이 있고벽이
있다면언 젠가천장 과맞닿은 이음새를
찾게되죠 .내말은이 세계가하 나의커다
란상자라 면말이에 요.상자 인가요?
상자가아 닌가요. 아무래도 상관없어
요.이곳 을나가내 눈으로직 접확인하
면되니까 .그렇게 나는다시 방으로돌
아왔고조 금더깊은 ,그러니 까딱내가
굴러떨어 진낭떨어 지같은심 연이내안
에괴여들 었죠.그 게나에요 .나는언
제나이곳 에있었어 요.하지 만나는두
번의과오 를되풀이 하지않기 위해미숙
함을꾸며 내었고당 신들은언 제나나에
게서승리 를가져갔 죠.그것 이몇번째
나인지떠 올리지도 못하면서 말이에요 .



말을 멈춘 가면은 잠시 눈을 굴리다가

내게물어 보고싶은 것이있지 않나요?

라고 질문.
그리고 그와 동시에 다시한번 밀레를 둘러싼 벽면이 자잘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밀레는 두 개 밖에 남지 않은 방패들 사이로 가면을 바라보다가 그분이라는 건 톨비쉬를 말하는 거야? 라고 질문.
가면이 말하는 모든 지식이 기사들에게서 나온다는 것과 가면을 최초로 발견하고 정화한 것이 단장(톨비쉬)이라는 점에서 물어볼 것도 없는 질문이었지만 밀레는 가면이 말하는 지식보다 그것이 무엇에 반응하는지를 알고 싶은 마음에 방패를 하나 희생.
두번째 방패가 쨍하는 소리와 함께 깨어지자 방안 가득 높은 고음의 비명소리가 울려왔으면 좋겠다.
무너질 것 같은 격렬한 흔들림과 함께 곡을 하는 반시의 울음소리같이 소름끼치는 비명소리를 연거푸 내지르던 미혹의 방은 아무 일 없었다는듯 우뚝 멈춰서서는 불쑥 밀레의 코앞까지 거리를 좁혀오며 가면의 입을 움직이기 시작.
몰라요. 라고 말한 가면은 더이상 말할 것이 없다는 것처럼 가만히 입술을 다물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밀레 또한 이 침묵의 줄다리기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가면은 노선을 바꿔서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몰라요. 

하고 같은 말을 반복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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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요. 알 리가 없죠. 나 같은 것이 어떻게.
어떻게 그 분의 이름을 알고 있을리가.
몰라요. 알 수 없어요. 알 리가 없죠.
나같은 불완전한 것이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몰라요. 알리가없 죠.나같 은것이어
떻게.어 떻게그분 의이름을 알고있을
리가.몰 라요.알 수없어요 .알리가
없죠.나 같은불완 전한것이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하고 어떻게 라는 말만 반복하던 가면은 별안간 왼쪽 눈을 빙그르르 뒤로 돌리며

어.어. 어.어. 어떻.어 .어.어
떻게.어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

하고 말을 더듬기 시작.

눈꺼풀 뒤로 넘어간 눈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나서야

어떻게알 겠어요.

라는 말을 완성시켰으면.
뭐가 어떻게 된지는 모르겠지만 톨비쉬가 가면의 근원을 꿰뚫는 키워드였다는 것에 만족한 밀레는 숨을 고르는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두어번 입술을 우물거리며 호흡을 정리.
밀레가 마음을 가라앉히는 동안 가면 또한 자신의 말을 곱씹고 있는지

어떻게내 가그분의 이름을알 수있겠어
요.

라는 또박또박 반복하고는 오른쪽 눈을 휙 돌려 방안을 둘러보았으면 좋겠다.
마치 정 사각형의 관처럼 바싹 줄어든 방안에서 밀레와 가면은 주먹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응시.
가면의 오른쪽 눈은 황금빛 테두리를 두른채 눈동자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밀레의 안색과 호흡을 살피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참만에 입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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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르는데 당신은 알겠죠. 
내 안에는 당신이 없는데 당신안에는 내가 있는것처럼 나는 당신을 모르는데 당신은 나를 알아. 
당신은 그분을 아는데 나는 그분을 몰라. 불공평해요. 이건 불공평해. 
당신은 나의 일부를 가져갔는데 나는 당신에게서 일부를 받지 못했어. 
하지만 그것이? 하지만 그것이? 
맞아요. 
분명 그 완전함이 그 분과 마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평생에 걸쳐 어떻게 하면 그들의 눈을 피해 나를 완성시킬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당신이라는 기적이 이렇게 나를 만나러 와줬네요. 
너무 그렇게 겁먹지 말고 긴장풀어요. 더이상 싸울 필요가 없다는 걸 당신도 잘 아시잖아요. 
나는 당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우리는 곧 하나가 될 거고 그리고 또 당신은 내가 될테니 우리는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지 않아도 괜찮아요. 
겨눌 수 없게 되었지만 괜찮아요. 
나를 찌르기 위해서 당신이 든 칼날의 일부가 필연적으로 당신의 몸속을 파고들어야만 가능해진다는걸 당신이 이해하고 있다면. 
우리는 괜찮아요. 잘 해낼 수 있을거에요. 
면적이 줄어든 것은 신경쓰지 않아요. 더이상 우리 사이에 완충재는 필요하지 않잖아요. 


나는모르 는데당신 은알겠죠 .내안에
는당신이 없는데당 신안에는 내가있는
것처럼나 는당신을 모르는데 당신은나
를알아. 당신은그 분을아는 데나는그
분을몰라 .불공평 해요.이 건불공평
해.당신 은나의일 부를가져 갔는데나
는당신에 게서일부 를받지못 했어.하
지만그것 이?하지 만그것이 ?맞아요
.분명그 완전함이 그분과마 주할수있
는최소한 의조건. 나는태어 나서지금
까지평생 에걸쳐어 떻게하면 그들의눈
을피해나 를완성시 킬수있을 까고민했
는데당신 이라는기 적이이렇 게나를만
나러와줬 네요.너 무그렇게 겁먹지말
고긴장풀 어요.더 이상싸울 필요가없
다는걸당 신도잘아 시잖아요 .나는당
신과대화 를나누고 있어요. 우리는곧
하나가될 거고그리 고또당신 은내가될
테니우리 는서로를 향해칼을 겨누지않
아도괜찮 아요.겨 눌수없게 되었지만
괜찮아요 .나를찌 르기위해 서당신이
든칼날의 일부가필 연적으로 당신의몸
속을파고 들어야만 가능해진 다는걸당
신이이해 하고있다 면.우리 는괜찮아
요.잘해 낼수있을 거에요. 면적이줄
어든것은 신경쓰지 않아요. 더이상우
리사이에 완충재는 필요하지 않잖아요
.

라고 말한 뒤 두 눈을 감고 침묵.
이번보다는 짧게 눈을 감는 시간이 부쩍 줄어든 가면은 다시 눈을 뜨고

내게물어 보고싶은 것이있지 않나요?

라고 밀레를 향해 물어왔으면 좋겠다.
밀레와 가면사이를 가로 막는 것은 이제 단 한장의 방패뿐.
밀레는 가슴께에 붙인 왼손으로 품속에 든 단장대리의 인장을, 오른쪽손으로는 주머니에 든 신성결정을 만지며 잠시 마지막 질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
이대로 도망쳐서 톨비쉬나 다른기사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을 도모할지, 아니면 이대로 어떻게인가 미혹의 방을 정화할지.
하지만 이미 르웰린이 알려준 방법은 시도할 기회조차 없었고 남은것은 가면의 근본을 파괴하는 것 뿐인데 문제는 이 불완전한 사도가 여러사람에게서 조각조각 받아온 신성력으로 만들어진 만큼 그 문이 하나 혹은 넷일 뿐이라고는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밀레가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동안 가면은 이제 곧이라는 것처럼 벽에서 불쑥 튀어나와 밀레에게 다가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
벽면에서 뜯어져나올듯 힘줄같은 것이 불거져나온 벽면에는 희미한 푸른빛과 황금빛이 번갈아 번뜩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가면과 벽의 이음매에서 맥동하는 황금빛과 푸른빛은 벽면의 미세한 균열같은 것을 타고 흘러들어가 밀레를 둘러싼 벽면 전체를 밝혔다 어둡히기를 반복했으면.
네모 반듯했던 벽의 형상조차 포기해버리고 바싹 줄어들어 밀레를 삼키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방의 모습은 이제 미혹의 방이 아닌 미혹의 알이라고 불러야할 수준.
이것 저것 생각하느라 무의식중에 눈을 깜빡이고 있던 밀레는 문득 코앞까지 다가온 가면의 입이 자신의 얼굴만큼 벌어져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얼굴을 파고드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그 머리를 집어 삼키려는 욕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가면의 모습은 이제 인간의 형태라고도 볼 수 없이 찌그러진 돌들의 집합체.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밀레가 입을 열자 미혹의 방은 조금 성급하게 밀레의 발목과 등, 어깨의 일부를 붙잡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흘러나오는 것은 후우… 하고 내쉬어지는 한숨소리뿐.
밀레의 머리를 반쯤 감쌌던 가면은 입을 치울 생각은 하지도 않는듯 벌려진 입 그대로

내게물어 보고싶은 것이있지 않나요?

라고 질문.

어서 질문하라는 재촉에 밀레는 글쎄.. 하고 말끝을 흐리며 네가 대답할 수 있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라고 딴청을 부렸으면 좋겠다.
가면은 질문 이외의 말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건지

내게물어 보고싶은 것이있지 않나요?

라고 재차 질문.
잘못 반복되는 녹음기가 고장을 호소하는 것처럼

내게물어 보고싶은 것이있지 않나요?

라는 말을 한번 되풀이 할때마다 덜컥덜컥 내려온 가면의 입은 이제 거의 밀레의 턱선 가까이 내려와 있었으면 좋겠다.
점액질처럼 푹신푹신하게 변한 하얀 방에 반신이 감싸인채 가면의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댄 밀레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유물의 파수꾼이자 루나사의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신시엘라크는 네가 사도이며 아직 사도가 되지 못한, 사도가 아닌, 사도 일 수 없는 것이나 신의 종이 되기를 꿈꾸는 신성덩어리(형태)라고 말했었어.
하지만 신성과 인간성. 무엇하나 버릴 수 없고 그 어느 것도 우위에 둘 수 없는 두가지 성질을 양립시켜야 하는 것이 기사들의 숙명이었기에 알터는 기사들이 자신의 일부를 깎아 스스로를 검으로 단련할 적에 버린 것들이 모여 네가 태어난다고 말했었고 나도 그것에 동의했고.
그래서 우리 모두 너의 최종적인 목표가사람일거라고 생각했지.
게다가 너는 스스로를 기억이며 역사라고 부르며 그들의 얼굴을 박제했다고 말했지만 글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어.
역사의 얼굴이 꼭 사람의 것일 필요가 있을까? 네가 정말 완벽한 사도이기를 바랬다면 굳이 두 개의 눈과 하나의 코, 하나의 입을 인간의 이목구비를 따라 배치할 필요가 있었을까?
모든 것을 제쳐놓고 네가 보편적인 네 안의 기억의 통계를 따라 형태를 구성했다 하더라도 너는 고의적으로 무개성한 마스크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어.
네 안에는 이미 이상적인 형태를 가진 마스크, 신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의 얼굴이 기록되어 있었을 테니까.
그럼에도 너는 스스로 그가 되려고 하지 않았고 그를 돕고자 하는 이들의 일원이 되기를 원했어.
그럼 결국 네가 되고싶어하는 건 뭘까. 주신의 검? 아니면 그를 따르는 기사?

밀레의 비아냥 같은 질문을 마지막으로 하나 남아있던 방패마저 부서져 나갔지만 가면은 여전히 밀레의 머리위에 입을 드리운채 정지.
한참동안 양쪽 눈을 데구르르 굴리던 가면은
그두가지 가다른건 가요?

하고 다시 질문.
밀레는 물론이지. 라고 말하며 나지막한 웃음소리를 내었으면 좋겠다.

톨비쉬는 아튼시미니가 아니야. 그리고 아튼시미니도 톨비쉬가 아니지.
주신을 따르는 기사는 그와 맞서기도 하지만 그를 따르는 기사들은 결코 그와 대적할 수 없어.
아주 오랜시간동안 그 선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길을 잃고 구분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려 애를 썼으며 결국 피나는 희생을 치르고 나서야 그 기준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었지.
아, 물론 막판의 대부분은 내가 흘렸지만. 하고 푹신푹신한 벽에 등을 기댄 밀레는 아이고 허리야.. 하고 한숨.
벽에 편안히 기댄 밀레는 자신의 어깨에 닿는 가면의 무게를 느끼며 눈을 감고는 기다려. 너는 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잖아. 라고 말하지만 가면은 더이상의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겠다는 듯 덥썩 밀레의 머리를 물어뜯었으면 좋겠다.

주륵 흘러내린 핏물이 가면의 입과 사람크기만큼 쪼그라든 하얀 벽면을 적시고 방은 점점더 작아져 작은 달걀의 크기로 축소.
그리고 한없이 작은 점에서 빠각 하는 소리가 들려왔을때 밀레시안은 다시 회한의 동굴 한 가운데에 서있었으면 좋겠다.
잠시 자신의 목을 만지며 몸상태를 점검하던 밀레시안은 환하게 웃으며 동굴입구를 향해 뛰기 시작.
아무런 저항없이 동굴의 결계를 빠져나간 뒤 가슴 한가득 바깥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세찬 물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 누군가가 동굴을 향해 내려오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곘다.
자잘하게 굴러떨어지는 발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린 밀레시안은 황금빛으로 부서지는 햇살에 눈을 잠시 찌푸리며 톨비쉬! 하고 반갑게 외쳤으면.
알터와 함께 회한의 동굴로 내려온 톨비쉬는 무언가 빠르게 말하고 있는 알터에게 진정하라고 말한뒤 동굴 앞에 있는 밀레시안에게로 직행.
마찬가지로 밀레 또한 톨비쉬를 향해 뛰어가려고 했지만 시선이 언뜻 마주쳤다고 느꼈는지 그자리에 멈춰서서 톨비쉬가 다가오기를 기다렸으면.
두근두근 뛰는 심장위에 양손을 움켜쥐고 톨비쉬에게 말할 타이밍을 노리고 있던 밀레는 톨비쉬가 멈춰서는 순간 눈을 반짝이며 톨비쉬 나.. 하고 앞으로 한걸음.
하지만 밀레가 톨비쉬를 붙잡기 직전 톨비쉬는 매정하게 밀레의 앞에서 방향을 바꿔 동굴쪽으로 걸어들어가 버렸으면 좋겠다.
방금 전까지 동굴에서 고생하다 나온 밀레는 동굴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눈치이지만 알터까지 톨비쉬를 뒤따라 동굴에 들어가버린 탓에 잠시 고민.
이내 에이 뭐 잠깐인데 까짓꺼 한번 더 들어갔다오지 뭐. 하고 다시 동굴을 향해 빠르게 뛰어들어갔으면 좋겠다.

가볍디 가벼운 발걸음으로 회한의 동굴의 결계를 통과한 밀레는 방금전까지 멀쩡했던 벽이 무너져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
저게 왜 무너졌지? 아 내가 무너트렸지. 하고 뒤늦게 중요한 사실을 떠올렸다는듯 주먹진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슬쩍 무너진 동굴을 조사하고 있는 카즈윈과 아벨린, 피네의 눈치를 살폈으면 좋겠다.
세 기사들은 알터뿐만이 아니라 톨비쉬도 왔다는 것에 조금 놀라지만 이내 일이 편해졌다는듯 죄다 톨비쉬에게 떠넘겨 버렸으면.
톨비쉬는 곤란하다는듯 눈썹을 누그러트리지만 이미 그럴 생각으로 왔었는지 별다른 말 없이 벽앞으로 이동.
원래 자잘한 균열이 많았던 벽이지만 실체는 방패모양의 결계를 숨기기 위한 눈속임으로 벽 자체는 튼튼한 것이었다는 설명을 늘어놓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인공적으로 결계를 친 것을 알면 그것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결계는 단 하나의 인공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모든 흔적을 감춰놓았던 상태.
결계의 흔적을 밝히기 위해서는 조장급들에게만 지급되는 특별한 성유와 그것으로 피운 불꽃이 필요했는데 카즈윈이 준 램프는 무너진 잔해들 사이에서 산산조각이 난 상태로 발견되었으면.
잔뜩 눈치를 보던 밀레가 어.. 그거 그렇게 중요한거였어요? 그럼 안 떨어트렸을텐데.. 하고 슬쩍 그들의 말 사이에 끼어들어보지만 기사들은 한숨을 내쉬며 그 말을 무시.
차분함을 가장하며 노여움을 숨긴 눈빛으로 부서진 램프와 벽을 번갈아 바라보던 카즈윈이 그럼 램프를 깨트린 밀레가 홧김에 결계를 부수고 들어갔다고 보면 되는건가?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알터는 에이 아무리 밀레시안님이라도 그렇게 막나가시지는.. 하고 웃으며 카즈윈을 달래보려다가 짚히는 기억이 있었는지 아니.. 그럴 수 도 있긴 한데.. 하고 동공지진.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져가는 카즈윈과 아무리 그래도.. 라는 표정으로 차마 아닐거라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아벨린 사이에서 피네만이 에이 밀레시안님이 다 생각이 있으셔서 그런거겠지..! 응? 아벨린도 그런 표정으로 고개 가로젓지 말고.. 응? 하고 세 기사들 사이를 중재.
톨비쉬만이 곰곰히 결계의 흔적을 살펴보다가 물러서라는 경고와 함께 부서진 잔해들을 싹 날려버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길이 있었던 장소에는 그저 무너져내린 만큼의 돌이 사라진 평범한 동굴의 벽이 놓여져 있을뿐 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결계와 함께 미혹의 방으로 이어지는 공간 자체를 날려버린 것인지 문은 톨비쉬의 손짓에도 묵묵 부답.
이런경우에는 이쪽과 저쪽을 연결할 매개체를 사용하거나 안쪽에서 스스로 열고 나오는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조장기사들은 답답하다는듯 한숨을 내쉬었으면 좋겠다.
때마침 조장들보다 먼저 동굴을 살펴보고(조장들에게 이를 알린 뒤) 필요한 물건을 가지러갔던 르웰린이 회한의 동굴에 돌아오고 알터는 이를 기사들에게 언급.
중요한 물건을 나르는 중인지 양손으로 공손히 들고온 나무상자의 표면에는 연보라빛 수정가루같은것이 듬뿍 발라져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톨비쉬가 직접 올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르웰린마저 보고 잠시 흠짓.
톨비쉬는 르웰린보다 르웰린이 들고 온 상자에 관심이 있는지 한참동안 상자를 바라보다가 한박자 늦게 르웰린을 향해 오래간만이구나 라고 인사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톨비쉬의 짧은 눈짓을 읽어낸 르웰린은 가볍게 인사에 대답한 뒤 상자를 들고 아벨린에게로 전달.
르웰린이 생각한 방법은 신시엘라크에서 보관중인 유물을 이용해 결계를 복원하는 것으로 먼저 아벨린이 이 유물과 비슷한 기운을 추적해 신성력을 뻗고 피네가 그것을 따라 길을 연결하는 방식.
아벨린은 이런건 보통 먼저 자신에게 설명하고 유물을 가지러가지 않냐고 묻지만 르웰린은 검은 대검을 멋대로 반출 했을때와 같이 단장님이 오해하시겠어요 아벨린님. 확실히 독단이긴 했지만, 유물을 관리하는 담당자의 의견이기기도 했습니다. 그 점은 알터님에게도 확실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렇죠? 알단장님? 하고 알터에게 눈짓.
알터가 그런가… 하고 고심하는 것을 무시한채 다음부턴 더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똑같은 변명을 늘어놓았으면 좋겠다.
아벨린은 그 이야기는 저번에도.. 하고 주의를 주려다가 앓는 소리를 내며 상자를 받아들고 무너진 벽면 앞으로.
피네는 아하하 아벨린, 여전히 고생이 많네.. 하고 웃으며 자신의 완드를 꺼내들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밀레시안은 아.. 저기.. 나는.. 하고 머뭇거리다가 나는 여기 있는데.. 왜..? 내가 여기 있는데.. 왜 굳이…? 하고 기사들의 뒤로 접근.
저기, 나 여기 있어. 더이상 거기로 가지 않아도 괜찮아. 뒤를 돌아봐요.
내가 여기있잖아요. 나는처음부터 여기에,나는
여기.여 기.여기 .여기. 여.여기 .여기. 여기여기 여기여기 여기..  하고 무표정하게 같은 말을 반복하다가 반투명하게 변하는 손으로 톨비쉬의 팔뚝을 통과해버렸으면 좋겠다.
알터와 이야기를 나누던 톨비쉬는 뭔가를 느꼈는지 문득 말을 멈추지만 알터가 왜그러세요 톨비쉬님? 하고 묻는말에는 아무것도 아니란다. 그런 것 보다.. 하고 말을 돌려버렸으면.
믿었던 톨비쉬가 자신을 돌아보지 않자 밀레시안은 다른기사들을 향해 말을 걸기 시작.
알터와 카즈윈, 르웰린에게 말을 걸었을때는 톨비쉬와 마찬가지로 느릿하게(그리고 명백히 어색하게)눈을 깜빡이지만 톨비쉬쪽을 한번 훑어보고서는 아벨린에게 도울것이 없냐고 물으며 자리를 이동.
마침 유물의 기운을 탐색하던 아벨린은 상자 좀 들고 있으라며 르웰린에게 물건을 넘기는데 르웰린을 따라 그 곳으로 가던 밀레가 상자의 내부를 살짝 엿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아벨린 나는요? 내가 도울 것은 없을까요? 하고 묻던 밀레는 그게 뭔데...요... ? 하고 묻다가 아벨린의 뒤로 두어걸음 떨어진 장소에서 정지.
일순간 동굴안으로 불온한 바람이 들어오자 기운을 탐지하는 아벨린을 제외한 모든 기사들이 밀레시안이 서 있는 방향 너머의 동굴 입구를 돌아보았으면 좋곘다.
언뜻 느끼기엔 밖에서 불어들어오는 바람같이 느껴지지만 이곳의 구조상 바깥의 바람이 이렇게 깊이 들어올리 없다는 것을 아는 기사들은 저마다의 무기를 잡고 전투를 준비.
아벨린. 하고 피네가 아벨린을 부르자 탐지에 정신을 집중하던 아벨린이 맞잡아 모아쥔 두 손을 살짝 펼치며 푸른색 불꽃을 만들어내었으면 좋겠다.
아벨린이 밝힌 푸른 불꽃은 톨비쉬가 멀찍이 치워놓은 잔해들까지 비출정도로 강한 빛을 뿜어내고 부스러진 돌조각과 일부 바위덩어리, 그리고 램프의 기름이 스며든 자국들이 이에 반응하기 시작.
아벨린쪽에서 비치는 광원 아래로 다른 기사들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는 가운데 동굴의 한 가운데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 반대방향으로 드리워진 기이한 그림자가 하나가 놓여졌으면 좋겠다.
빛을 등지고선 기사들과 다르게 빛을 향해 뻗어나간 그림자는 잠시 휘청거리다가 자리에 주저앉는듯한 자세를.
그리고 그 자리에 서 있던 밀레시안이 자신의 머리를 움켜쥔 채 어째서? 라고 되물었으면.

(주의! 이 이후묘사에는 앞선 떡밥의 회수용으로 사용되어야하는 일부 잔인한 묘사가 있습니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나 는 분명 최
고의 몸을 , 가장 완 벽한 완성 을, 나는
분명, 나 는 분명 , 분명, 분명, 분
명.

하고 턱을 덜덜 떨던 밀레는 자신의 어금니사이에서 빠각하고 들려오는 파열음에 일순간 말을 멈추고 행동마저 정지.
덜커덕 거리며 늘어지는 턱관절이 천천히 주저앉으며 보기 좋게 솟아있던 광대가 무너져내렸으면 좋겠다.
광대를 시작으로 눈, 이마, 손쓸틈없이 무너진 얼굴의 반쪽을 움켜쥔 밀레는 바닥에 주저앉아 비통하게 울음을 토해내다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시선을 느끼고 그곳을 향해 애원.

단장님. 나의 단장 님. 톨비쉬 님. 제발.
톨비쉬님. 어째서 . 저는. 저는 분명
. 당신을 위해서.

라고 울부짖는 밀레의 얼굴을 한 가면이 언젠가의 기억속 가면처럼 두동강이 난 채 강한 힘으로 밀려났으면 좋겠다.
톨비쉬가 바라보는 가운데 어둠속으로 떠밀려버린 가면은 비명을 지르며 동굴의 입구쪽으로 강제 이동.
그리고 밖이어야하는 결계 너머에는 세차게 흐르는 코리브 계곡이 아닌 어둡고 컴컴한 공간.
자신이 태어난 미혹의 방 안이었으면.

가면은 계속 무너지려는 얼굴을 유지하기 위해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는데 그렇게 웅크리고 있는 가면의 앞으로 누군가가 또각거리는 발소리를 내며 등장.
육신을 그릇으로 한 마음의 밑바닥에서 드디어 우리가 공평하게 마주보게 되었구나. 하고 말하는 목소리의 주인은 가면이 그렇게 바라고 원했으며 이제는 증오만이 남아버린 밀레시안.
웅크린 가면의 눈높이에 맞춰 자세를 낮춘 밀레시안은
사실 방법은 두가지가 있었어. 하나는 다른 기사들과 후일을 도모하는 것. 다른 하나는 내가 직접 너를 정화하는 것.
하지만 르웰린이 알려준 평범한 정화방법은 이미 기회를 잃었고 너는 불완전하기에 내가 들어갈 마음이 있을지도 그리고 그 마음이 네 것일지도 확실하지 않았지. 라고 조곤조곤하게 설명.

가면은 악의에 받친 목소리로

나는 불완 전하지 않 아! 나 는 완성되
었어! 나 에겐 마음 이 있고 그 건 내 것이
야! 처음 부터 끝까 지! 이 모든
건 내 것이 었다고!

라고 소리쳤으면 좋겠다.
밀레는 그래 맞아 이젠 네 것이지. 그래서 네 것이 되도록 순순히 먹힌거야. 네게 내 살을 주고, 육신을 주고, 환상을 보여 주었지. 밀레시안이라는 종족에게는 육신이라는게 별로 의미가 없거든. 하지만 그렇게 다 내어주고도 혹시나 네가 괴물(기르가쉬)가 될 까 걱정했는데... 하하, 역시 네가 사람이 되려고해서 다행이야. 사실 나름대로 확신이 있었거든. 르웰린에게는 말할 수 없는 확신이지만 말이야. 아발론 때처럼 기록해석이 틀렸다는거 알면 이번에는 정말 의기소침해할지도 모르니까.. 하고 나지막한 웃음소리를.
그리고는 다 녹아내린 얼굴을 끝끝내 붙들고 있는 가면의 얼굴을 들어올려 눈을 마주보았으면 좋겠다.

밀레의 얼굴이 사라진 얼굴의 밑면에는 다시금 무표정한 하얀색 돌가면이 씌워져 있었으면.
쨍하는 금속소리와 함께 사자갈기같은 빛나는 금속조각이 돋아나 자신의 얼굴을 들어올리는 밀레의 손을 공격하려 들지만 밀레의 방패가 먼저 금속조각들을 부러트리며 밀레의 손을 보호.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하고 묻는 가면에게 밀레는 네 기억을 보았어. 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네가 두동강나던 기억을 보았고 네가 어둠속으로 격퇴되던 장면을 보았지.
네가 톨비쉬를 알아보던 그 모습을 보았고, 네가 톨비쉬에게 어째서? 라고 묻던 표정을 보았어.
딱 한번, 너에게는 단장(톨비쉬의 대리인)과 엘베드 조장(단장의 대리인→ 가면에게는 그냥 일반기사)의 육신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지.
하지만 너는 가까이 있는 단장이 아닌 뒤에 있던 엘베드 조장을 선택했어.
둘 모두를 원한 것도 아니고 어느 하나를 선택했어.
그래서 나와 알터는 목격한 것을 토대로, 이어진 연결고리를 통한 동조로, 기억한 것을 공유하며 같은 느낌을 받은거야. 너의 최종 목적은 신의 기사가 아닌 신의 기사를 추종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네가 바라는 것이 단순한 꼭두각시가 아닌 무언가를 원하는 또다른 염원이라는 것을.. 하고 말한 밀레는 자신이 포기한 이전의 육신의 품속을 뒤저 대리인의 인장을 회수.

피네가 걸어준 길잡이 마법을 발동시켰으면 좋겠다. 마음속에서 나가는 녹색의 문을 만들어내는 밀레의 행동에 실이 끊어져 있던것 처럼 축 늘어져 있던 가면은 나를 죽이 지 않고 떠 나는 거야? 하고 질문.
밀레는 내가 할 수 있는건 정화이지 멸살이 아니야. 네가 가지고 있는 변질된 신성력은 네가 나를 삼킬적에 이미 다 내게로 넘어왔지. 그리고 그건 더이상 나에게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해. 너는 이제 그냥 평범한 알반의 신성력덩어리이고 아튼시미니가 창조한 세상의 일부이며, 조금 저주에 가까운 어떤 감정들의 집합체일 뿐이야.
불멸은 육신이 아닌 내 영혼에 속하는 것이니 언제고 그 육신이 스러지면 이 환상도 끝이나고 너는 이전의 가면으로 돌아가겠지. 혹은 네가 먼저 환상을 끝내고 다음 환상이 찾아오기 전에 그 육신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고.
어느쪽이되었든 알터가 회복되면 이 곳을 정화할거고.. 거기서부터는 정말 끝이야.
수호자는 온전히 완성을 이루었고 검은 대검의 기사는 방랑을 끝마쳤어. 아발론에는 그와 내가 함께 해.
우리에게는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을 수 있는 강한 의지력과 가장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결단력, 위기의 순간을 버텨낼 수 있는 굳은 믿음이 함께하고 있으니 더이상 너를 만들만한 염원은 모여드려지 않을거야.
만약 너와 같은 것이 다시 나타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건 분명 네가 아니겠지. 하고 문을 개방.
대답이 되었어? 라고 말한 밀레는 대답을 듣지도 않고 망설임없이 문 밖으로 나가버렸으면 좋겠다.
홀로 미혹의 방에 남겨진 가면은 멍하니 메아리치는 밀레의 목소리를 곱씹다가 속안에서 끓어넘치는 비탄을 담아 울음소리를 토해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같은 시각 동굴 전체를 울리는 비통한 울음소리에 밀레시안이 사라진 결계의 주변을 조사하던 기사들은 모두 긴장감을 드러내며 사방을 경계.
그 순간 결계가 있었던 자리에 나타난 에일레르의 문장을 보며 피네가 손뼉을 짝 마주쳤으면 좋겠다.
현실로 되돌아온 밀레시안은 아직 피로감이 남아있는 듯 목주변을 매만지다가 기사들을 발견.
대리인의 인장을 든 손을 흔들며 자신의 무사함을 알렸으면.

밀레가 안전한 것을 확인한 기사들은 서둘러 회한의 동굴에서 빠져나오고 울음소리를 내는 동굴을 멀찍이서 관찰.
르웰린이 이대로 계속 저런 소리가 나면 소문이 돌거라며 골치아프다는 표정을 지어보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밀레는 대리인의 인장을 알터에게 되돌려주고 피네에게 덕분에 안전하게 탈출했다고 감사의 인사를,
카즈윈에게 램프 깨먹어서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달한뒤 곧 끝날거라고 대답.
신성결정의 반납을 기다리고 있던 아벨린은 곧 이라면 언제.. 라고 물으려다가 갑자기 느껴지는 신성결정의 기운에 고개를 돌려 동굴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바닥을 웅웅 울리며 없이 울려퍼지던 울음소리가 멎은 것도 바로 그 순간.
동굴입구에서 환상이 사라질 때 나타나는 안개가 자욱하게 퍼져 나오는 것을 지켜보던 밀레가 그렇지? 라고 말하는 결말로.



사족

1. 가면이 말하던 나의 일부를 가져갔다 라는건 부서진 그릇을 회한에 동굴에서 수리해나갔다는 것. 내(가면) 안에 당신(밀레의 회한에서 떨어져나온 감정)이 없다. 라는 건 밀레가 지키는 힘을 가져 모든것을 포용해 버렸기 때문에. 떨쳐낸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감정이 없는 상태로 완성된 밀레를 자신의 이상적인 제물로 생각.

2.미혹의 방은 회한의 동굴의 일부이기 때문에 육신과 함께 방에 갇힌 가면은 끊임없이 시련에 드는 상태. 한 시련이 끝나도 계속 다른 시련이 찾아옴 (한 명의 기사가 여러번 회한의 동굴을 이용할 수 있다는 설정을 사용) → 육신을 포기하던가 육신이 소멸할때까지 영원한 시련상태

3. 밀레는 왼쪽 주머니에 있는 대리인의 인장만 회수, 가면은 밀레가 떠난 후 밀레의 육신 오른쪽 주머니에 있던 신성결정(회한의 동굴에서 시련을 포기한 견습기사를 구출해낼 때 사용하는 신성결정(조장급에게만 지급))을 사용해 환상(시련)을 끝내고 자진(육신의 소유권을 포기)

4. 밀레는 이 다음에 톨비쉬에게 엄청 혼남(육신을 미끼로 씀>>>>>동굴 결계 박살냄>>자신을 안기다리고 무모한 일에 뛰어듬)

5. 방패가 3개 → 아니 저는 정말 3개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게임이랑 스샷을 보니까 6개나 되는거에요. 질문을 6번이나 할 수는 없어서 그냥 3개로…

20.02.28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23308648654886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