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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비밀레)이계먹방물 7/10

Tecla 2019. 12. 13. 14:24


25. 분위기상 길게 말해 보았습니다. 

밀레시안 : 톨비쉬가 돌아오려면 한참 남았으니까 그동안 잔치국수를 만들어보기로 하자. 우선 찬물에 소금을 넣고 고기를 삶아 육수를 만들고.. 육수물이 끓는 동안 밀가루 2컵에 계란, 그리고 소금.. 반죽은 손에 어느정도 형태가 잡히면 그릇에 담아 젖은 면보를 덮어서 잠깐 놔두고.. 끓고 있는 육수에서 거품을 걷어내고 야채들을 다듬어야지. 야채 모듬은 샐러리와 당근, 양파를 34 : 31 : 35 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밑쟤료로 사용할거니까 대충 썰어 놓고 고명용으로 1/10만 덜어두자. 남은건 내일 아침에 만들 스프에 넣으면 되니까. 육수를 뽑던 고기는 건져서 얇게 썰어두고 반죽을 확인.. 좋아. 잘 숙성되었으니까 이제 면만 뽑으면 되겠네. 넓게 펼친 면을 3번 접어 잘게 썰어주면 일단 소면은 완성. 이제 이걸 데쳐다가 다른 쟤료들과 함께 그릇에 담아내야 하니까... 톨비쉬? 거기서 멀뚱히 서서 뭐해요? 

톨비쉬 : 그냥.. 밀레시안씨가 뭔가 혼자서 길게 중얼거리길래 잠시 듣고 있었습니다. 대충 요리 레시피 같던데 굳이 혼잣말로 읊을 필요가 있습니까? 

밀레시안 : 일단 이세계 먹방물이잖아요. 그런데선 다 이렇게 레시피를 읊으면서 요리한다구요. 

톨비쉬 : 하지만 우리쪽 잔치국수의 레시피라면 간단할 텐데요? 소면 50 육수 40 야채모듬 10. 이렇게 세 마디면 끝날텐데 뭐하러 그렇게 장황하게.. 

밀레시안 : 쯧. (밀레시안은 톨비쉬가 매우 못마땅한 눈치이다.) 






26. 콩의 역습 

톨비쉬 : 밀레시안... 삶기요리때도 말했지만 우리 여행에서 당신의 요리 수련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당신이 한 요리를 거부하거나 트집잡을 생각은 없습니다. 

밀레시안 : 으험 엉응 먹어여 (후루룩) 국수 뿔명 마시흥흥.. (그럼 얼른 먹어요 국수 불으면 맛이 없어요. 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톨비쉬 : 하지만 5끼 연속 두부국수는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아침까지 합하면 6끼 연속 국수입니다....!! 삶은 요리때는 적어도 종류라도 다르게 나왔는데..! 

밀레시안 : 무슨소리에요 (우물우물) 어제 점심에 먹은건 먹은건 구운 콩국수이고 저녁은 두부국수 1, 아침에 먹은건 껍질 벗긴 콩국수, 지금 먹는건 두부국수2. 참고로 이따 먹을건 두부국수 3이고 내일 점심은 물에 불린 콩국수에요. 

톨비쉬 : 내일 아침은요? 애초에 왜 멀쩡한 두부는 없는겁니까? 

밀레시안 : 멀쩡한 두부를 만들려면 사라세니아의 던전에 있는 응고제가 필요한데 여긴 그게 없잖아요. 직접 간수를 만들어다가 여러번 시도해봤는데 다 뭉게진것만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어제 오늘 내일 모두 두부국수인거에요. 그리고 톨비쉬가 그렇게 원한다니 내일 아침 정도는 다른 메뉴로 해줄게요. 

톨비쉬 : 다른메뉴라 하면? 

밀레시안 : 일단 야채스프를 생각하고 있는데.. 

톨비쉬 : 음. 그런것 보단 좀 매콤한게 좋을 것같은데요. 

밀레시안 : 야채스프가 별로라면 구운 콩물은 어때요? 껍질벗긴 콩물이나 물에 불린 콩물도 있는데. 콩물이 별로면 구운콩이나 물에 불린 콩이나 껍질 벗긴 콩... 
  
톨비쉬 : 어제의 잔치국수 일은 제가 정말 눈치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밀레시안. 반성하고 있습니다. 






27. 진정한 목적 

톨비쉬 : ..... (먼 곳을 바라보던 톨비쉬의 눈이 가늘어졌다.) 

밀레시안 : ......(밀레시안도 한발 늦게 같은 장소를 바라보지만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미 도망친 것 같다.) 

톨비쉬 : 후우.. 벌써 6번째... 이곳의 약탈자들은 정말이지 패기가 없군요. 

밀레시안 : 갑옷 없이도 건장한 그 어깨가 300m밖에서 노려보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톨비쉬 : 300m 밖에서 어깨는 무슨 어깨입니까.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이 휘양찬란한 밥차의 디자인이.. 

밀레시안 : 펫지염 리골 코드 255.179.048... 

톨비쉬 : 알겠습니다. 알겠으니까 황금마차만은 좀 참아주세요. 그나저나 큰일이네요. 지나가던 약탈단이라도 잡아다가 처리할까 했는데... 

밀레시안 : 그렇게 내 튀김이 맛이 없어요? 아니면 허리파츠 갑옷이 살짝 끼는게 그렇게 신경쓰이나? 

톨비쉬 : 맛이 없다뇨. 오히려 반대입니다. 밀레시안씨의 튀김은 매우 훌륭하고 완벽하며 전혀 질리지 않고 매 한입마다 새로워지는 짜릿한 맛이 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너무 완벽한 나머지 혼자먹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삼킬 수가 없는 정도 라는게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죠. 

밀레시안 : 서두가 길어지는 걸 보니 또 뭔가 꾸미고 있는 느낌인데.... 

톨비쉬 : 혹시 이 세계의 신이 우리를 이곳에 부른건 이 튀김을 전파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밀레시안 : 사도 잡아달라고 부른거라고 저번 임시점검때 실토했잖아요. 마검이라며 집어 던졌던거 톨비쉬였는데. 기억안나요? 

톨비쉬 : 이세계의 사도들이 홀려놓은 이곳 주민들의 입맛을 되살려주는게 우리들의 진정한 목적은 아니었을까? 

밀레시안 : 그것도 어떤 의미로 보면 이세계의 사도들이 남의 세계 주민들의 입맛을 홀려놓는 일에 가까운 것 같은데. 

톨비쉬 : 하지만 마을에서 무턱대고 음식을 나눠준다면 이곳 세계의 신관들이나 지배자가 경계심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는 일. 그럴바에야 길에서 만난 여행자들에게 친근함을 가장해서 나눠주는게 좀 더 자연스러운 포교방법이 아닐까? 

밀레시안 : 포교라고 했어. 지금 은근슬쩍 포교활동이라고 했어. 

톨비쉬 : 하지만 이렇게까지 몸을 사릴 줄이야.. 덤벼들지는 못하더라도 감시라던가 견제, 상대를 조사해보려는 시도는 해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래가지고서 언제 각성하고 언제 훈련해서 사도 한마리 잡으려고...! 

밀레시안 : ...... 이상하다.. 분명 처음 이야기는 자기 대신 튀김을 먹어줄 사람 구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톨비쉬 : 요즘 견습기사들은 근성이 없어 근성이..!! 

밀레시안 : ......(밀레시안은 에스프레소와 스팀 밀크를 끓이기 시작했다...) 






28. 4대 명검 그 세번째 

톨비쉬 : 이런 경우는 처음이군요. 

밀레시안 : 이곳의 신도 눈치는 있을테니 그정도 뼈를 맞았으면 뭐라도 하나 내려줬겠죠. 

고위 사제로 보이는 사람 : 여러분!! 이제 어두운 날들은 가고 새로운 희망을 여는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제 우리 ■■■■의 인간들은 12만년 전부터 이어져온 천마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나...!!(웽알웽알)(끄덕끄덕)(웽알웽알) 

톨비쉬 : 스킵버튼 없습니까? 스킵버튼? 

밀레시안 : 강제 이벤트는 스킵 못하게 되어있어요. 

톨비쉬 : 하아..(마른세수) 

밀레시안 : 너무 답답해하지 말고 이거나 먹어요. 

톨비쉬 : 팝콘이군요.. (연단 앞에 모인 시민 A : 용사다! 저 사람이 전설의 4대 명검의 선택을 받은 그 사람이라지?) 그것도 아주 잘튀긴...(와작와작) 

밀레시안 : 간만에 뜬 4성퍼펙이에요. 손끝에 짜릿하게 울리는게 딱 느낌이 오더라구요. 아 이건 전광판 각이다. (연단 앞에 모인 시민B : 저기 전설의 4대명검의 출현을 예언한 현자님도 올라오시고 있어! 앗 저 옆에는 세상의 모든 불똥을 막아낼 수 있다는 전설의 명장, 군밤장수? 그 옆에는 겨울을 지새우는 횡단보도의 파수군, Mr. 군고구마잖아?!) 

톨비쉬 : 흐음.. (와작와작) 아무리 먹어도 나오는 안보이는데요. (연단 앞에 모인 시민 C : 게다가 신출귀몰하는 사도를 바로 찾아 낼 수 있다는 성자님도 다시 한번 토벌대에 참여하셨어. 지난번 사도 추적때 잃으셨던 삼천원을 다시 가슴속에 품고 일어서시다니.. 저분의 굳은 심지는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만 해.) 

밀레시안 : 마음을 가라앉혀야 보이죠 가라앉혀야. (연단 앞에 모인 시민 D : 굉장해 이 멤버들이라면 정말로 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 

톨비쉬 : 아무래도 좀 싱거운거 아닙니까? 버터향이 풍부한건 좋지만 가염버터의 짠기를 너무 의식한 탓에 소금을 뿌리는 손길에 머뭇거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단 앞에 모인 시민 E : 그래 맞아. 이번에야 말로 그 사도를 쓰러트릴 수 있을거야. 거친 서리바람 속에서만 신기루 처럼 나타난다는 환상의 사도..!) 

연단 앞에 모인 시민들 : 타코야키 트럭을...!!!!!! 

밀레시안 : ........ 

톨비쉬 : ....... 

밀레시안 : ..... 내놔요. 

톨비쉬 : 아닙니다. 그냥 조용히 먹겠습니다. 오! 저 용사가 선택받았다는 검이 바로 전설의 4대 명검중 하나, 정기점검인 모양이군요. 

밀레시안 : 말돌리지 말고. 

톨비쉬 : 사실 저는 좀 심심한 편이 좋습니다. 너무 짜게 먹어도 건강에 안좋거든요. 그러고 보니 저 용사들도 이 행사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먹었을텐데 이따 팝콘좀 나눠주면서 저 검을 빌려오는건 어떨까요? 분명 두 입 먹기 바빠서 바로 내어줄겁니다. 그렇죠 밀레시안?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1203196464798679040
19.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