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밀레)별의 어항3
카즈윈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소설을 확인해보려했지만 어플은 다시 그 꼬리를 문 뱀의 아이콘을을 돌리기 시작했다.
잠시후 꾸직 하고 장난스러운 알림음이 울리며 새로운 메세지가 떠올랐다.
근처에서 ‘별의 어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매번 어항이 있는 거실에서 업뎃되기를 기다렸던 탓에 눈치채지 못했었지만 별의 어항과 연동된 이야기는 근처에 어항이 있어야만 열람이 가능했던 모양이었다.
카즈윈은 사용설명서 라는 가제를 붙인 메모어플에 네번째 규칙을 적어 넣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카즈윈이 갑작스럽게 인상을 찌푸린탓에 그날 점심이 중화요리에서 갈비탕으로 급변경되었지만 카즈윈의 팀원들중 그 누구도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그 날 갈비탕은 맛있었다.
묘하게 친절한 팀원들의 배려에 배려를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온 카즈윈은 저를 반기는 듯한 환한 조명을 바라보며 느릿하게 신발을 벗어던졌다.
거실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별의 어항이었다.
어둠속에서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별의 어항을 발견한 카즈윈은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들어 올렸다.
카운트다운 시계는 이미 00:00:00. 점심부터 정지되어 있던 시계는 11화가 업데이트 되었음을 알리며 조용히 카즈윈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카즈윈은 홈화면으로 돌아가 메모어플을 누른뒤 네번째 규칙을 업데이트했다.
별의 어항의 규칙 그 네번째. 어항의 불은 소설이 업데이트 되었을때만 밝혀진다.
카즈윈은 대체 왜? 하고 의문을 가지면서도 말없이 자리를 잡고 앉으며 메모어플을 종료시켰다.
구겨지고 있는 바지가 제법 마음에 들었던 것이고 더 늦기전에 샤워부터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망설임이 잠시 스쳐지나갔지만 눈은 빠르게 돌아가는 뱀모양의 아이콘에 고정되어 있었다.
어항에 관련된 어플치고는 특이한 캐릭터선정이지만 자꾸보다보니 익숙해진 아이콘이었다.
꼬리를 물고 돌아가던 뱀은 곧 사라지고 화면 가득 텍스트가 올라왔다. 밀레시안의 이야기였다.
밀레시안은 40시간동안의 지루한 기다림을 견디기 위해 던바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관광도 해본 사람이나 즐긴다고 책을 의뢰한 첫날에는 조금 느긋하게 돌아다니던 밀레시안은 결국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잡화점의 아르바이트를 수행했고 이후 의류점, 힐러집, 식료품점등을 두루 돌아다니며 티르코네일에서보다도 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냈다.
스스로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자각하고는 있는지 밀레시안은 자신이 일 중독일리 없다며 현실을 부정했지만 정신을 차렸을때는 이미 해가 저무는 시각.
던바튼의 사제, 크리스텔이 밀레시안이 아슬아슬하게 마감시간 내에 달걀 15개를 가져온 것을 칭찬하며 약속한 성수 4병을 내밀어보이고 나서야 밀레시안은 벌써 오후 6시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로등이 하나 둘씩 켜지고 있는 도시의 동쪽, 아이라의 서점에도 막 가로등이 밝혀지고 있는 시각이었다.
허둥지둥 성수를 챙겨넣은 밀레시안이 서점에 도착했을때는 벌써 8시.
카즈윈은 시계를 흘끗 보며 스크롤을 내렸다.
밀레시안은 아이라에게 양손을 모아보이며 깜빡 잊어버렸노라고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아이라는 서점주인이라기보다는 약속시간을 어긴 친구를 대하듯 토라진 표정으로 밀레시안을 흘겨보고 있었다.
아이라의 품에는 한참 전에 도착한 절판도서 ‘영원의 땅, 티르나노이’가 안겨져 있었다.
아이라는 밀레시안씨가 급하다고 해서 제가 얼마나 애를 쓴지 아세요? 이틀이라고 하면 실망할까봐 일부러 40시간이라고 까지 줄이고 줄여서 빠듯한 시간으로 말씀드린건데 하고 투덜거렸고 밀레시안은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아이라를 올려다 보았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양손으로 모은것이 때아닌 귀여운 척이었지만 밀레시안이 노리는 효과는 그것이 아니었다.
새침하게 고개를 돌린 아이라가 자식을 슬쩍 살펴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 밀레시안은 넉살좋은 목소리로 아이라를 회유하며 손에 들린 반짝이는 포장지를 흔들었다.
솜씨 좋게 포장된 라일락빛 반짝이 리본이 가로등불을 반사시키며 아이라의 시선을 유도했고 아이라는 그게 뭐냐는듯이 팔짱을 풀고 밀레시안을 바라보았다.
밀레시안이 들고 있는 것은 대 아이라용 결전뇌물 ‘세계의 명시’였다. 새벽 일찍 잡화점 아르바이트를 도우며 잡화점의 주인 발터가 아이라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된 밀레시안은 넌지시 아이라가 좋아할 법한 물건을 물어보았고 오후 늦게 아이라와의 약속시간을 한참 넘겨버렸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서점이 아닌 잡화점으로 달려갔다.
발터가 밀레시안의 필사적인 표정을 보자마자 상황을 이해한 것은 두말 할 것 없는 이야기였다.
발터가(비록 한숨을 내쉬었지만) 일반 판매용이 아닌 특별부록 바이올렛 꽃이 압화되어있는 책갈피가 동봉된 한정판 세계의 명시를 꺼내준 덕분에 밀레시안은 2시간이나 더 늦어졌음에도 용기 백배의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었다.
밀레시안이 살살 눈웃음을 지으며 아이라에게 애교반 애원반으로 매달리자 아이라는 못이기는 척 시집을 받으며 품에 꽉 끌어안고있던 책을 내어주었다.
밀레시안이 책값을 치르려 하자 아이라는 손을 내저으며 밀레시안을 만류했다. 총판에서 책이 너무 오래되었다며 값을 받지 말라고 했다는 말이었다.
밀레시안은 그토록 어렵게(반쯤은 자신의 실수로)얻은 책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광장 한켠에 주저 앉아 책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입고 있는 옷이 구겨지는 것이 조금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읽고 싶은 마음이 한층 앞섰던 모양이었다.
카즈윈은 이어지는 ‘영원의 땅, 티르나노이’의 내용을 대충 스크롤로 내려버리며 간단하게 내용을 파악했다.
책은 낙원이니 영원이니 하는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았지만 결국은 그런거 없다. 라는 내용으로 끝을 맺고 있었고 카즈윈은 책의 세세한 내용보다는 밀레시안의 반응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카즈윈과 달리 밀레시안은 진지하게 책을 정독한뒤 낙원. 낙원이라.. 하고 읊조리며 책을 덮었다.
밀레시안은 책의 겉 표지를 다시 바라보았고 저자, 레슬리의 이름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젊음, 영원, 낙원. 노쇠와 죽음의 힘이 닿지 않는 땅. ‘영원의 땅, 티르나노이’의 저자 레슬리와 마찬가지로 카즈윈은 그 단어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느니 다른일을 찾아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밀레시안은 나지막히 신음소리를 삼키며 몸을 웅크렸다.
뭐가 그렇게 진지한데? 카즈윈은 밀레시안의 캐릭터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천천히 스크롤을 내렸다.
이 땅(에린)에 없고 이 곳의 주민(다난)들이 바라며 어딘가에 있을,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낙원의 힘.
밀레시안은 고민했다. 그 낙원이라는거, 정말 어떠한 물리적 장소에 대한 이야기인가.
세계를 정의하는 범위는 사람마다 달랐고 시대마다 달랐다. ‘영원의 땅,티르나노이’의 저자 레슬리는 낙원의 실재 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밀레시안에게는 영원의 증거가 있었고 불멸을 증명할 수도 있었다.
밀레시안은 눈물을 의심했고 분노를 경계했다. 그들이 말하는 낙원의 모습은 지나치게 밀레시안과 닮아있었고 밀레시안은 낙원을 그리는 이들의 형태와 동일했다.
밀레시안은 책을 쓰다듬고 또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영원의 땅, 티르나노이’의 저자 레슬리가 말했다.
낙원의 삶에서는 절대로 타인이 묘사되지 않는다. 오로지 개인 혹은 그와 밀접한 사람의 삶만이 묘사된다.
한 사람의 낙원은 누군가의 지옥될 수 있다면 누군가의 지옥은 다른 이의 낙원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낙원은 개인이며, 개인은 세계. 우리들은 각각의 별과 같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모임(흐름)을 소울스트림이라고 부른다.
밀레시안은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밀레시안은 ‘그들’이라고 말하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어느새 한밤중이된 던바튼의 하늘에는 유난히도 두꺼운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마치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것 처럼. 밀레시안은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는 구름을 꿰뚫어볼 듯 응시하며 혼잣말을 속삭였다.
밀레시안은 소울스트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카즈윈은 고백하는 것같기도 하고 선언같기도 한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밀레시안이 갑작스럽게 말한 불멸의 비밀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설정이 있었던가? 카즈윈은 자신이 앞선 내용중에 뭔가 놓친것은 아닌가 고민했지만 이내 머리를 가로저으며 스크롤을 완전히 아래로 내려버렸다.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복선이 있었을수도 있고 이제부터 설명이 이어질 수도 있지. 카즈윈은 소설을 깊게 탐독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운 설정에도 혼란스러워하지 않았고 이내 밀레시안의 마지막 문장을 가벼히 흘려넘겼다.
굳이 신경을 쓴다고 한다면 기껏 이렇게까지 많은 공을 들여 불멸이라는 비밀을 공개했으니 염두에 두는 정도. 정 아니면 나중에 외전으로 어떻게 불멸이 되었는지 설명이라도 덧붙이겠지.
카즈윈은 카운트다운이 내려가는 것을 보며 메모장 어플 근처에서 망설였지만 굳이 밀레시안의 설정에 관한 메모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두번의 소설이 더 지났고 카즈윈은 마침내 다섯번째 규칙을 메모하기 위해 핸드폰을 들었다.
그것은 소설을 읽는 도중에 든 의문이며 물음표가 찍힌 어중간한 준규칙이었다.
별의 어항 사용설명서 다섯번째 규칙? 이스터에그? 이야기 수정기능? 카즈윈은 잠시 고민하다가 괄호와 함께 5-2번 규칙을 덧붙였다.
다섯번째 규칙 그 두번째. 한번 읽은 이야기(영혼의 정보?)는 다시 열람할 수 없다.
카즈윈은 홈키를 두번 눌러 다시 별의 어항 어플로 되돌아갔다.
밀레시안은 반호르라는 마을에 있었고 그중에서도 바리던전이라는 깊은 광산아래 들어가 있었다.
갈색의 통행증을 제출하고 나서야 들어 갈수 있는 이 숨겨진 광산에는 박쥐나 거미, 쥐새끼등이 아닌 그렘린과 임프, 위습이라는 이상한 몬스터들이 가득 숨겨져 있었다.
미로같은 복도의 중간중간 쇠사슬이 얽혀진 문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이 문을 열기 위해서는 몬스터들이 숨어있는 상자를 열어야만 했다.
카즈윈이 다섯번째 규칙에 대해 의문을 가진 것은 그런 전투의 도중이었다.
밀레시안은 전투에 익숙하지 않은지 몇번이나 부상을 입으며 미로를 돌파했고 오래지나지 않아 누적된 부상과 피로에 괴로워하며 복도 중간에 주저앉았다.
장비라고는 롱소드 하나, 노련한 모험가들이 입는다는 경갑옷은 커녕 기본적인 가죽장갑도 없었고 신발조차 튼튼한 하이킹용 신발일뿐.
키가 작은 그램린들이 집요하게 밀레시안의 다리를 노리며 공격해왔기 때문인지 밀레시안의 신발은 벌써 피투성이가 되었고 밀레시안은 자신이 남기며 걸어온 피빛 발자국을 보며 애써 비명을 억누르고 있었다.
두려움과 절망감이 가득한 묘사들이었다.
카즈윈은 설마하니 여기서 죽겠나 싶은 마음으로 조력자(이를테면 시드스넷타에 은거하고 있는 그 드루이드)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소설속의 밀레시안에게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밀레시안은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억지로 다리를 동여매어 자리에서 일어났고 벽을 짚으면서도 끝까지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가 그 앞에서 훨씬 더 위험한 몬스터를 만나게 되면? 카즈윈은 밀레시안의 행동이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모험가의 소설에서는 대충 이런 느낌으로 뭔가 사건이 일어나기 마련이었다.
저도모르게 미간을 찌푸린채 소설을 읽고 있던 카즈윈은 아 혹시 그건가 하고 잠시 손가락을 멈춰세웠다. 며칠 전에 갑자기 등장했던 그 불멸의 설정.
카즈윈은 그거라면 굳이 조력자가 나타나지 않아도 밀레시안이 홀로 이 난관을 해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가볍게 스크롤을 내리기 시작했다. 카즈윈의 예상은 대부분 정답이었다.
하지만 하나의 오답이 있었고 카즈윈은 밀레시안이 새로운 방에 들어설 때까지 그 오답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우선 상자를 열자마자 첫번째 정답이 튀어나왔다. 부상중에 맞닥뜨리게된 훨씬 더 강한 몬스터였다.
나타난 몬스터는 단 한마리. 눈도 귀도 없이 입과 겉껍질만이 기괴할 정도로 단단하게 성장한 거대한 벌레는 자이언트웜이라고 불리는 하급 마수였다.
자이언트웜은 방안에 나타나서도 한참동안 가만히 서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밀레시안이 살짝 발을 떼려는 순간 움찔하고 머리를 치켜든 거대한 벌레는 마치 땅속을 헤엄치는 것처럼 몸을 위아래로 뒤틀며 밀레시안을 향해 달려들어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인식이었다.
사실 자이언트 웜이 실제로 파고드는 것은 단단한 땅 속이 아닌 제 커다란 몸집아래 가려진 검은 에르그의 공간이었고 이러한 불안정한 그림자를 두르고 있는 특성으로 자이언트 웜은 튼튼한 외피에도 불구하고 마법앞에 촛농처럼 녹아버린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자이언트 웜을 처음보는 밀레시안도 카즈윈도 이러한 세세한 사정을 알고있을리 없었다.
밀레시안이 한번이라도 마법을 사용했었더라면 최소한 첫 공격을 카운터로 흘려냈더라면.
하지만 밀레시안은 처음 만나는 몬스터에 당황하여 무작정 검부터 내리치고 있었고 자이언트 웜은 거대한 몸체답지 않은 민첩함으로 그 검을 피해내었다. 혹은 튕겨내었다.
보다 강하게 보다 튼튼하게. 날카로운 비늘처럼 겹겹히 쌓여진 자이언트웜은 검을 피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묵직하게 머리를 휘저어 밀레시안의 검을 후려쳤다.
역으로 전해져오는 찌릿한 통증에 반사적으로 이를 악물정도의 충격이었다.
밀레시안은 검을 놓치지 않은 것에 안도했지만 그런 커다란 빈틈을 자이언트웜이 놓칠리 없었다.
카즈윈은 밀레시안이 자세를 바로잡을 시간이 없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그런 카즈윈의 생각에 이어 밀레시안 또한 이 다음 닥쳐올 공격에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이언트웜은 검을 튕겨내었을때와 같이 거센 몸짓으로 다시한번 머리를 휘둘렀고 밀레시안은 자이언트웜의 강력한 일격에 날아가 반대편 벽에 부딪쳤다.
머리를 부딪친 밀레시안은 바닥에 널부러지고 나서야 자이언트웜이 움직일때 땅을 파고드는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겉껍질에 작은 모래알갱이 따위가 으적거리는 소리는 이미 코앞.
가까스로 눈을 떴을때 퇴화된 눈과 귀따위를 뒤덮을만큼 커다란 입이 밀레시안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촘촘히 이중 삼중으로 박혀있는 둥근 원형의 이빨들은 하나같이 날카로워보였다.
밀레시안은 이를 악물었지만 눈앞에 닥쳐오는 공포를 이겨낼수는 없었다. 콰직.
카즈윈은 저도모르게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묘사를 읽을지 그냥 넘길지 고민하려는 순간, 누군가 카즈윈의 현관문을 두드렸다.
치킨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