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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밀레)별가루캡슐밀레AU

Tecla 2018. 2. 14. 17:09

카즈윈은 우주에서 소울스트림의 흔적을 채집하는 채집담당, 

우주선을 모는 것은 다른이의 몫이고 카즈윈은 바깥에 나가는 외부활동 담당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티끌에서 태어나기는 뭐가 태어난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1년에 한번정도 있는 적은 노동 고소득의 기회. 

연구소의 허가가 없으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엄선된 수집담당중 하나라 나름대로의 프로의식은 있었으면 좋겠다. 조심스럽게 느릿느릿 이동중인 먼지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거리에서 공간을 고정한뒤 압축, 가상으로 그어놓은 구역의 라벨을 기록해가며 공간자체를 떼어내는 느낌으로 작업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모여진 먼지들은 각설탕 같은 모양으로 연구소에 배달되어 다시 캡슐의 형태로 재구성, 몇번인가 지상의 업무처리로 연구소에 드나들었던 카즈윈은 이 보라색 큐브 조각속 은색의 먼지가 오색빛의 캡슐이 된다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한 수집기에서 아무리 많이 모아도 그 캡슐만큼의 분량은 안나올텐데 어떻게 그런 주먹만한 분량이 나오는건지 또 그 주먹만한 덩어리들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불어나는건지. 

한 캡슐에 이 각설탕 하나 들어가면 많이 들어가는 걸까나 하고 떼어낸 큐브조각을 들여다보던 카즈윈이 유난히 반짝거리는 큰 먼지덩어리를 발견했으면 좋겠다. 

방금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것 같았는데? 하는 기묘한 느낌에 잠시 넋을 놓고 있던 것도 잠시, 일끝났으면 얼른 돌아오라는 우주선 담당의 통신에 망설임 없이 큐브를 내려 놓고 분사체를 발사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우주선으로 돌아와 짧게 샤워를 하고 조종간으로 돌아온 카즈윈에게 리더역할을 맡고 있던 동료는 잠시 에린으로 다녀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개를 끄덕끄덕. 

이번에 돌아가면 2년 반년만인가, 집이 엉망이 되었겠는데 하고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집을 떠올린 카즈윈이 아예 휴가까지 신청해 길게 이어붙인뒤 에린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부탁받은 업무를 처리하고 집으로 돌아간 카즈윈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낯이 익은 로고와 낯이 익은 꾸러미. 


자신에게 배달된 캡슐을 발견한 카즈윈이 일단 한숨부터 내쉬었으면 좋겠다. 

늦은시각에도 불구하고 바로 연구소에 전화해 자신은 이걸 돌볼 수 없다고 거절의 의사를 밝히지만 연구소측에서는 어라? 카즈윈씨, 35일간 휴가 신청하셨죠? 그럼 21일만 돌봐주세요. 저희가 다음 심사때도 반영할테니까.. 라며 은근슬쩍 내년의 이야기를 꺼냈으면 좋겠다. 

거절하자니 우주선을 떠나기 직전 내년은 경쟁이 심할거라던데 하고 고민하던 동료들의 얼굴의 스쳐지나가고 받아들이자니 모처럼의 휴가가 날아가는 상황. 어차피 밖에 잘 나가지도 않을텐데 뭐 애완동물 맡았다고 생각하자 라며 내년에 확정으로 이름올려주면 이라고 거래를 걸어왔으면 좋겠다. 

담당자의 이름과 약속의 통화 녹음본을 증거로 받은 대신 대신 소중하게 잘키워주기, 꼼꼼하게 관찰일기 등의 약속을 채결. 

전화를 끊기 무섭게 발로 슥 밀어내며 박스를 집안으로 옮겨 넣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선 박스는 약 3일동안 방치. 박스의 존재를 깜빡 잊고있었던 카즈윈에게 우와 저 박스 혹시 소문의 그거 인가요? 우와 저 처음봤어요. 형 우주에서 일한다고 헀죠. 우와 짱신기해 하고 눈을 빛내는 배달부의 언급에 아차 하는 얼굴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행히도 아직 남은 날짜는 21일보다 넉넉한 상황, 어디보자 부화부터 시켜볼까.. 라며 일단 건네받은 포장음식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뒤 박스를 개봉. 

어린아이들을 위한 안내서같은 아기자기한 종이를 꺼내들었으면 좋겠다. 일단 설탕을 수북하게 깔아놓습니다 라는 첫 단락에서 종이를 구긴 카즈윈은 내일 슈퍼갔다와서 다시 생각하자 하고 티비앞으로 돌아갔으면. 


그렇게 박스가 테이블위로 옮겨진지 일주일째. 

장을 보던중 아 뭔가를 잊어버린것 같은데.. 하고 고민하던 카즈윈이 밀레시안의 캡슐의 모양을 흉내낸 장난감 사탕을 사달라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겨우 밀레시안의 캡슐을 기억해냈으면 좋겠다. 대체 우주의 먼지에서 꺠어나는 의사체를 부화시키는 데에 왜 설탕이 필요하다는건지 무표정한 얼굴 아래로 투덜거리던 카즈윈이 1kg짜리 설탕을 후두둑 바구니안에 던져 넣었으면. 그리고는 엉엉 우는 아이를 지나쳐 아이가 그토록 원하던 밀레 캡슐모양의 사탕도 하나 구입했으면 좋겠다. 

눈앞에서 손쉽게 원하던 물건을 구입해가는 남자 어른의 모습에 아이가 뭔가 현실을 깨달은 얼굴로 나도 크면 사탕100개 1000개 살거야!! 하고 냅다 소리를 지르는 것을 뒤로 한체 카즈윈은 자신의 자동차로 복귀. 

장난감이 80%인 반짝이는 분말 형태의 사탕을 입안에 쏟아넣던 카즈윈이 가만 이거 지금 결국은 밀레시안의캡슐의 내용물을 먹는 거잖아? 하고 묘한 표정이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렇게 진짜 캡슐의 앞으로 돌아온 카즈윈은 다시 짜게식은 얼굴이 되어 구겨 놓았던 종이를 펼쳐들으면 좋겠다. 

쟤료는 다량의 설탕과 약간의 문스톤, 그리고 소울스트림의 먼지가 들어있는 밀레시안의 캡슐. 

설탕을 지지대삼아 달걀모양의 캡슐을 세운 카즈윈이 달빛에 캡슐을 비춥니다의 단락을 발견한 카즈윈이 잠시 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오랫동안 열지 않았던 다락으로 올라갔으면 좋겠다. 

한참동안 뒤적거리고 난 다음에야 다시 거실로 내려온 카즈윈의 손에는 오래되 낡은 전등이 하나. 

붉고 푸른 광물이 돌아가는 구조의 전등 가운데에는 텅 빈 유리 전구가 하나 걸려있었으면 좋겠다. 

전등이 예열되는 동안 집안의 불을 모두 끄고난 카즈윈이 어둠속에서 더듬더듬 커피메이커를 잡아 따끈한 커피를 한잔 들고 테이블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어둠속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동안 예열이 끝난 전등은 서서히 회전을 시작하고 이내 서로 다른 불빛을 섞어 은색의 빛을 만들어내었으면 좋겠다. 

오래전 우주를 넘나들며 마법이 걸린 물건을 판다는 플레타라는 상단에서 구입했던 진짜 달빛의 전등. 


전등이면 이미 진짜 달과는 멀어진 것 아니냐고 불신하는 카즈윈에게 갈색머리의 고풍스러운 소녀는 믿어봐, 기적이 일어날지 누가 알아? 하고 퉁명스럽게 대답했으면 좋겠다. 

너에게 꼭 필요한 날이 있을거야. 어차피 너는 이 영원히 태양이 뜨지도 지지도 않는 밤하늘에 매료된수리부엉이, 시간을 잃어버린채 자신만의 별을 찾아 떠도는 너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등불하나 쥐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라며 억지로 등불을 안겨주었으면 좋겠다. 

가격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채 주머니에 있던 동전 몇개. 

역시 강매사기 아닌가 하고 커피를 후릅 들이키는 카즈윈이 서서히 은빛으로 빛나는 밀레시안의 캡슐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은빛을 받은 설탕결정들은 별가루처럼 빛이나고 은색으로 가득찬 밀레시안의 캡슐은 은은한 진동음을 울리며 서서히 연기가 되어 실체화. 

천장가까이 뭉게뭉게 핑오른 은색의 구름이 작은 소인의 모습이 되어 가볍게 테이블위에 착지했으면 좋겠다. 


꼭 누군가를 닮은 얼굴로 나른하게 주변을 둘러보던 밀레시안이 카즈윈을 보고 가볍게 웃어보였으면 

커피를 한모금 더 넘긴뒤 반가워 라는 인사와 함께 연구소에서 보내온 것이 아닌 자신이 주워두었던 우주의 이웨카 조각을 하나 건넨 카즈윈이 이건 잘 봐달라는 인사겸 뇌물이라고 덧붙였으면 좋겠다. 

푸른 이웨카조각을 꼭 끌어안은 밀레시안은 처음 테이블 위에 내려앉았을때보다 조금 더 선명해진 느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건 이제부터 우리가 함께 처리해야하는 숙제들의 일부 라는 말과 함께 연구소에서 보내온 문스톤을 꺼내든 카즈윈이 달력은 볼줄 알아? 라고 말하며 테이블 구석에 쓰러져있던 달력의 시간을 다시 설정했으면 좋겠다. 

한쪽끝에는 날짜로 캡슐택배가 도착이라고 쓰여져 있는 달력은 휴가 끝이라는 글자를 향해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 19일.xx시간이라고 적힌 카운트다운을 가리키며 이 안에 후딱 준비 끝내고 날아가야해 최대한 여기 있는 문스톤을 다 처리하는 것도 잊지 말고 라고 사정을 설명했으면 좋겠다. 

뭐? 나 아까 깨어났는데? 진짜루? 라는 표정으로 사뭇 심각해진 밀레시안에게 안그러면 너 놔두고 나만 먼저 우주로 돌아간다 라고 대답하는 카즈윈이 저가 생각해도 뭔가 상황이 뒤바뀐것 같은 이상한 농담이었다고 픽 웃어버렸으면 좋겠다. 

간신히 밀레가 깨어난 신호를 감지한 연구소의 직원이 웃을때가 아니지요?!! 두고가면 안되지요?! 하고 홀로 머리를 쥐어뜯는 것으로 마무리.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es/946702756688957440

2017.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