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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터밀레)몽마 au 3

Tecla 2017. 7. 17. 16:16

알터는 후회의 악몽을 먹는 맥. 

가장 흔하고 자주 발생하는 악몽이라 몽마들 중에서는 가장 널널한 편이었으면 좋겠다. 

거기에 알터는 사소하고 다양한 꿈을 수집하는게 취미라 악몽의 깊이에 상관없이 매일밤 들어간 집마다 악몽을 한아름 들고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게 뭐가 맛있냐고 좀더 영양가 있는 꿈을 가지고 오라고 아벨린에게 매일 혼나고 있는 처지이지만 알터는 그래도 하나하나 들어보면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여운데요. 하고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으면. 

악몽을 대가로 주는 꿈은 모두 그런 알터의 마음을 담고 있어서인지 알터가 지나온 구역은 악몽이 잘 나지 않는 부작용에 시달렸으면 좋겠다. 

사소한 악몽이라 그냥 넘어가는거지 원래대로라면 크게 혼날 일이라고도 말해보지만 알터는 여전히 해맑았으면 좋겠다. 

그런 알터에게도 한가지 고민이 되는 인간이 있는데 바로 알터가 주로 머무는 아파트 복도 끝쪽 방에 사는 밀레시안. 

동료 맥들의 주의를 받은 터라 한번 갔던 곳은 잘 가지 않는 알터이지만 이 아파트는 예외로 쳤으면 좋겠다. 

알터가 신경을 쓰는 인간이 있다는것이 주 이유이지만 진짜 이유는 터가 안좋은 곳이라 이 아파트는 딱히 인간의 기분이나 영향에 상관없이 악몽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처음 밀레의 악몽을 거뒀을때도 자신이 잘못 꿈을 섞어서 악몽이 완전히 거둬지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지만 밀레는 원래부터 악몽에 잘 시달리는 체질. 

꿈자리는 사나운데 머리를 한번 베개에 붙이면 일어나지 못하는 말 그대로 친악몽적 저주받은 체질에 위치까지 겹쳐져서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나마 알터를 비롯한 몽마들이 다녀가면 그날은 조금 편하게 자는가 싶지만 원체 악몽의 깊이가 얕아서 다들 얕보고 있었으면. 

아무리 얕은 악몽이라도 이렇게 반복되면 깊어질지도 모른다고 알터가 항의해보지만 그렇게 걱정되면 네가 돌보라는 핀잔만 날아왔으면 좋겠다. 

그러한 이유로 알터는 일정기간마다 한번씩 밀레를 찾아와 악몽을 수거하는 처지. 이정도면 특정인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역시나 악몽이 맛이 없어서 이사람것만 먹기에는 무리 라는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다. 

오늘 들린 악몽도 꽤나 종류는 여러가지 이지만 하나같이 다 얕은 악몽들. 티백 끝에 달린 종이를 종이컵 안에 빠트렸다던가 컵라면에 찬물을 부어버렸다던가, 도서관 책을 깜빡하고 놓고나오고 약속시간에 늦을까봐 택시를 타는 순간 정체시간에 걸려버리고 대체 왜 이런것을 하나하나 다 신경쓰는지가 의문이지만 어쩄든 악몽의 기운이 폴폴 솟아나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말 그대로 손은 많이가지만 얻는것은 별로 없는 하찮은 노동. 아예 밀레의 옆에 의자까지 끌고 와 앉은 알터가 익숙하게 애착인형을 치워내고는 자리에 앉아 밀레의 머리에 손을 얹었으면 좋겠다. 


티백이 빠져버린 종이컵을 가져가는 직장동료 알터와 찬물이 부어진 컵라면을 렌지에 돌려주는 편의점 알바 알터, 도서관 연장시스템을 설명해주는 사서 알터와 택시를 타기 직전 시간을 물어보는 지나가던 알터 등 하나하나 꿈을 바꿔나갔으면. 

알터가 꿈을 바꿔나갈 수록 악몽의 연기는 서서히 옅어지고 밀레의 표정이 점점 편안해져갔으면 좋곘다. 

꿈속의 밀레는 현실의 밀레보다 훨씬 기쁜 감정을 담아 활짝 웃으며 고마워요 하고 알터에게 인사하고 있었으면. 

아 그래 이 얼굴이야 이 미소를 보고 있으면 악몽을 먹을때보다 훨씬 더 충족되는 느낌이야 하고 즐거워하던 알터가 어느새 해가 떠오르는 바깥을 보고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갑자기 손을 떼려하자 뭔가 기척을 느꼈는지 밀레가 미간을 찌푸렸으면. 으음 하고 고개를 뒤척이자 휙하고 일어났던 알터가 아 맞다. 그러니까.. 어.. 지금 알람시간까지 남은 시간이 이정도니까 잠의 연기는 이만큼.. 이라며 조심스럽게 잠이 드는 연기를 밀레의 머리맡에 뿌렸으면 좋겠다. 

머리맡에 뿌려지는 달큰한 냄새에 밀레는 저도모르게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음… 하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으면. 


밀레가 다시 깊은 잠에 빠진것을 확인한 알터가 겨우 한숨을 내쉬며 의자를 원래 자리에 돌려 놨으면 좋겠다. 

언젠가 한번 의자를 돌려놓고 가지 않은 까닭에 방에 혼자 자고 있으면 귀신이 와서 의자에 앉아 자는 모습을 하루종일 바라본데 라는 괴담에 사로잡힌 밀레가 한달 내내 귀신악몽을 꾼 적이 있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해서 의자의 위치를 다시 맞춰놨으면 좋겠다. 

의자에 귀신이 앉지 못하도록 인형을 올려 놓은것은 덤, 인형이 쓰러지지 않도록 꾹꾹 눌러 인형을 앉혀놓은 알터가 서서히 밝아지는 창문을 보고 커텐을 쳤으면 좋겠다. 

아직 일어날때까지 시간이 좀 더 있으니 이정도면 햇살이 닿지 않겠지 하고 슬며시 웃으며 푹 잠이든 밀레의 얼굴을 바라보았으면. 

밀레는 알터가 섞어놓은 꿈에 푹 절여져 있는지 입을 오물오물거리며 가끔씩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내일도 악몽없이 푹 잠드는 날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짧은 소원을 담아 밀레의 이마에 입을 맞춘 알터가 멀리서 울리는 아침버스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으면. 


이제 정말 나가야 하는 시간, 하고 창문을 통해 나간 알터가 향하는 곳은 다름아닌 옆 방. 

몽마들 전용 연락책으로 오늘 수거한 악몽의 양을 보고하고 어질러진 방을 조금 정리하고, 아침준비를 하고 부족한 악몽의 양을 냉장고에서 꺼내먹으며 허둥지둥 옷을 갈아입은 알터가 시간을 확인했으면 좋겠다. 

밀레의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 앞으로 10분. 사람의 모습으로 완전히 변신한 알터가 요일에 맞춰 내어놓아야하는 쓰레기를 들고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었으면 좋겠다. 

알터는 조심한다고 하지만 찰칵 문이 닫히는 소리에 밀레가 반사적으로 깨어나 버렸으면. 

알터가 나가는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눈만 깜빡깜빡하던 밀레가 삐리리리 하고 울리는 알람시계를 내리치며 멍한 얼굴로 일어났으면 좋겠다. 

밀레가 올려놓은 방향과 반대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코끼리가 어딘지 어색한 각도로 구부러진채 의자위에 얹어져 있는 모습에 밀레가 눈을 비비고 있었으면 좋겠다. 

알터가 움직이는것을 4배로 느리게 재생한것마냥 느릿느릿 아침 준비를 마친 밀레가 알터가 타고간 다음다음 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으면 좋곘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마주친 직장동료는 오늘도 잠 설쳤어? 하고 아침인사를 전해왔으면. 

아니 설치지는 않았는데 오늘도 그사람꿈 꿨어 하고 하품을 하던 밀레가 직장이 있는 건물 1층에서 오픈준비를 하던 카페 알바생 알터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휙 돌리는 것으로 마무리.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871741278974640134

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