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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비밀레)돈 키호테

Tecla 2017. 7. 11. 01:40

은퇴기사와 잠시 여행하는 밀레시안이 보고싶다 (톨밀 아주 약간)


이미 은퇴한 알반의 전 정식기사인데 갑자기 계시를 받았다며 밀레시안을 내놓으라는 스타트로. 

워낙에 잘 죽어나가는게 알반기사들이라 이 할아버지 기사는 나름대로 귀중한 알반역사의 산증인.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많은 후배들이 신세를 진 탓에 함부로 무시하기도 어렵고.. 아무튼 뭐 원하시는게 밀레시안님이니 이렇게 된거 잘부탁드린다며 고민할것도 없이 밀레에게 모든 문제를 떠넘겨버렸으면 좋겠다. 

이젠 하다하다 노인돌보기냐며 항의하려고 하지만 이미 뒷덜미는 기사의 손아귀에. 


너냐 주신의 검으로 다시태어난 쪼끄만 꼬맹이가? 하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밀레와 첫대면을 한 기사는 정신이 오락가락할 나이라는 소문과는 다르게 정정해보였으면 좋겠다. 

곧게 펴진 등에 풀 무장을 하고도 철커덕철커덕 잘걸어다니는 걸음걸이 한손에는 나이트 랜스, 다른한손에는 밀레시안. 

이거 뭐 자이언트급 아니냐며 넋을 잃고 있던 밀레가 밀레가 잠시만요 일단 자기소개부터 하게 해주세요. 아니 어르신 성함이라도 제가 알아야.. 일단 제 발로 걷게 해주세요!!! 하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으면 좋겠다.

밀레가 뭐라고 하건 말건 한참을 걸어 게이트에서 멀어진 기사가 흑사장 한가운데에 밀레를 매다 꽂고 진지하게 밀레를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갑작스럽게 진지해진 모습에 혹시 이 영감님 처음부터 제정신인거 아닌가 하고 덩달아 밀레도 진지해져버렸으면 좋겠다.

한참을 밀레를 살펴보던 기사가 음, 하고 밀레의 어깨를 꽉 잡아 쥐더니 네가 진정 수리된 브류나크 주인이자 칼리번의 화신이라면 증명할수 있을터!! 하고 자리에서 돌아섰으면.

네? 뭐라구요? 하고 얼얼한 어깨를 문지르며 기사를 따라 고개를 돌리던 밀레가 해변 한 구석에서 홀연히 나타난 작은 쪽배를 발견했으면 좋겠다.


두사람이 겨우 탈 수 있을 것 같은 작달만한 쪽배의 머리맡에는 자그마한 알반의 문장에 세겨져 있었으면 좋겠다.

낚시를 하러 가는건 아닐테고, 뱃놀이를 하자는 것도 아닐테고, 수리를 하라는건가? 배를 조사라하라는 건가? 뭘 하라는거지? 하고 배를 훑어보던 밀레가 머릿속을 번뜩 스쳐지나가는 마지막 말구절에 뭘 증명하라구요? 하고 미리 뒷걸음질을 쳤으면 좋겠다.

너의 신성을 증명하란 말이다! 하고 밀레를 잡아챈 노인기사가 두번 물러설곳도 없이 배를 바다위에 띄워버렸으면 좋겠다.

워낙에 어르신인 탓에 문게이트도 불신, 그나마 조금 사용하려고 했지만 뭔가 덕지덕지 붙어 낮에도 달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에 또 불신, 아 영감님 연세가 어떻게 되시길래.. 영감님 모리안 직접 봤죠? 모이투라 2차 대전 참전하신거지? 그치?! 하고 질질 끌려가는 사이 어느새 배는 바다위로 흘러가고 있었으면.

모든 여행은 자신의 힘으로 해쳐나가는법! 하고 밀레시안에게 노를 맡긴 기사가 눈을 감고 있는 사이 이미 배 주변으로는 수많은 사하긴들이 몰려들어있었으면 좋겠다.

파도나 풍랑에 배가 뒤집히기 전에 사하긴의 밥이 되겠다며 밀레가 우는 소리를 하는 동안에도 기사는 여전히 침묵을.

잠시 간을 보던 사하긴레인저중 한마리가 배에 팔을 걸치며 뛰어오르는 순간 흡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노인장의 트러스트 실드가 펼쳐졌으면 좋겠다.

오래 유지되지 못하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생겨난 견고한 방패가 사하긴들을 모두 밀어내었으면.

아니 무슨 신성기술을 기합으로 사용하세요 하고 아직도 노를 바다속에 넣지 못하는 밀레에게 이제 네차례라며 피곤한 한숨을 내쉬었으면 좋겠다.

영감님 건강도 안좋은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다시 게이트에 돌아가셔서 요양을.. 하고 말을 꺼내보지만 사하긴들을 노려볼때와 같은 매서운 시선이 밀레시안을 노려보았으면 좋겠다.

에라 모르겠다 중간에 죽을것 같으면 여신날개 쓰자 하고 울며겨자먹기가 된 밀레가 반신화로 전환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신성력으로 사하긴들을 몰아낸 밀레가 별 도움되지 못하는 바람과 해류를 따라 노를 젓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밀레가 카브항구에 도착한것은 그로부터 꼬박 반나절이 지난 뒤.


아튼시미니 이 ****가, 이럴때만 가호를 핀포인트로 꽂아주고 말이야. 하고 평소보다 길게 유지된 반신화와 평온했던 바다날씨를 돌아본 밀레가 지친 얼굴로 항구에 올라섰으면 좋겠다.

농담이지? 이 배로 벨바스트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우리 영웅나으리가 뻥이 심해졌네? 하고 껄껄껄 웃는 선원들사이에서 노인기사만이 정갈하게 식사를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가버렸으면 좋겠다.

스타트부터 범상치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다음 시련을 멀지 않는 가이레흐 언덕.

일단 이쪽으로 가세..!! 여길세!! 저놈이다!! 이쪽도 있군!! 하고 쉴새없이 밀레를 끌고다니며 이 잡몹 저잡몹 때려잡는 기사가 급기야 이 일대의 해골늑대들을 모두 소탕해주게!! 하고 밀레시안에게 넓은 라인알트 진입구역을 가리켜보였으면 좋겠다.

여기 리젠 엄청빠른.. 아 알겠어요!! 아까까지 갈색 그리즐리베어를 한손에 떄려잡으시다가 왜 갑자기 앓아 누우시는건데요!! 하고 다시 울상이된 밀레가 활과 마법, 온갖 갖은 묘기들을 동원해 해골늑대들을 전멸시켰으면.

한순간이지만 어느 한순간 해골늑대들이 모두 사라진 타이밍에 라인알트 일대의 신성력이 미묘하게 뒤틀렸지만 밀레는 탐지 기술이 미숙하기때문에 감지 불가.

음, 잘했군. 이만 센마이로 가세!! 하고 아까까지 드러누워계시던 노인기사가 다시 벌떡 일어났으면 좋겠다.

아니 이 바로 앞이 문게이트인데.. 아 알겠어요 마차 몰면 되잖아요!! 하고 한숨쉬는 노인을 모시고 다시 센마이로, 가는길에 운없이 마주친 흰 그리즐리베어를 맨손으로 때려잡고 비가오는 날의 플레타를 만나야한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삼거리 일대에 레인캐스팅을 뿌리고 다니느라 밀레는 탈진. 너니? 오늘 갑자기 비를 내리게 하는 바람에 내 구두가 젖을뻔했어. 하고 플레타에게 차이는 것은 덤.

우비를 입은 플레타에게 뭔가를 조곤조곤 설명하던 기사가 마침 우비속에 들어있는 도면을 얻어 밀레에게 전달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고 혹시 이 영감님 정말 계시받은거 아닌가 잠시 믿음이 생기려고 하지만 비가 내려 추우니 이제 따뜻한 북쪽마을로 가세 하고 마차에 오르는 모습에 믿음의 싹이 뚝 하고 꺾여버렸으면 좋겠다.

북쪽이 뭐가 따뜻하냐고 이 앞에 크고 넓은 이멘마하가.. 아 알겠다고요!! 이거나 껴안고 있으세요 왜 갑자기 입술까지 파랗게 변하시는 건데요!! 하고 대용량 파이어 엘리멘탈을 내어준 밀레가 마차를 몰고 다시 티르코네일로, 하루종일 시달리느라 녹초가 된 밀레가 두갈드아일에 도착했을땐 이미 밤하늘의 별이 총총 떠 있는 시간이였으면 좋겠다.

따끈한 엘리멘탈을 껴안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난 기사가 아직 멀었냐며 몸을 일으켰으면.


곧 다 와가요. 이제 저 캠프만 지나가면.. 하고 졸린눈을 비비며 마차를 몰고가는 동안 기사가 추억에 잠긴 목소리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았으면 좋겠다.

그 옛날에도 끊임없던 이교도의 위협들과 소문보다도 더 잔인했던 사람들, 선과 악이 뒤섞인 전쟁속 비극과 뛰어노니는 흰사슴, 돌이된 여신과 마신과 포워르, 일찍이 빛의 기사라 불렸던 팔라딘의 행적을 조사하며 느꼈던 허무함 등등 밀레시안이 쫓고 귓동냥으로 들어왔던 옛 이야기의 생존자가 이제서야 푸념섞인 한탄으로 주저리주저리 진실을 털어놓았으면 좋겠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많은 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라면, 이 실없이 흘러가는 이야기들로 구원받았을 옛 지기들을 떠올리며 네, 그렇네요. 정말 그런세상이였네요 하고 묵묵히 말을 재촉했으면 좋겠다.

알반은 너무 오랜 시간동안 침묵속에 잠겨있었어, 그런 의미에서 자네는 진정으로 알반의 구세주이고 주신의 안배속에 나타난 칼리번이야. 내 늙어버린 신앙심에 맹세코 자네의 이름을 보증하지 하고 껄껄거리며 웃어넘겼으면.

영감님이 믿어주지 않아도 나는 칼리번이에요 하고 대답하지만 그래도 믿어주는 사람이 있는건 다르다네. 내가 경험해 봐서 알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호의속에서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답답한지, 이전부터 지금까지 그 외로움은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수조차 없어. 이 고통을 나누고 덜어줄 사람은 오직 믿어주는 사람 뿐이라네. 하고 마차에 기대어 다시 자리에 누워버렸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 조차도, 아무도 자신이 받은 계시를 믿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말도안되는 억지를 부리고 과거의 명성에 기대어, 그리고 아직도 불이 꺼지지 않은 오기를 연료삼아 먼길을 돌아온 기사가 피곤한듯 눈을 가물거렸으면.

이제 곧 길을 잃은 황금 별이 떠오른다. 자네는 보고만 있게, 이게 내가 받은 계시의 마지막 구절이니 하고 스르륵 잠이 들어 버렸으면 좋겠다.

영감님? 알반 영감님? 하고 다시 불러보지만 기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것 같이 굳은 침묵을.

슬슬 몰던 말을 더욱 재촉하며 티르코네일 여관에 멈춰선 밀레시안이 노라에게 말을 부탁하는둥 마는둥 딜리스에게 달려가버렸으면 좋겠다.


밤새 그 난리를 쳤던건만 영감님은 다음날 아침 완전 부활.

응? 무슨일 있었는가?! 하고 기진맥진으로 뻗어버린 딜리스와 밀레시안 그리고 노라를 돌아보며 어꺠를 붕붕 휘둘러보였으면 좋겠다.

분명 어제밤에만 해도 밀레시안이 안아들고 뛰어들어올만큼 작은 할아버지 같았는데 아침이 되었을땐 이미 혼자서 무장을 척척 해내고 산책까지 다녀올 정도로 정정한 장신의 기사.

무슨할아버지가 저렇게.. 아니, 일단 건강하신것 같으니 됐어요. 하고 비틀비틀 힐러집으로 향하는 딜리스에게 나중에 퀘스트 잔뜩 받아줄께요 하고 힘없이 손을 흔들어 보였으면 좋겠다.

자자, 젊은 검이여 일어나게, 태양이 곧 머리위로 떠오른다네 하고 밀레를 굳이 일으켜 세워 기사가 향하는 곳은 드루이드 제단으로 향하는 시드넷스타의 눈길.

여긴 코요테밖에 없어요. 하고 투덜투덜거리면서도 기사의 목에 목도리를 둘러주는 밀레에게 기사는 쉿 조용히, 귀를 기울이게. 하얀 눈길속에서 하얀 발자국은 잘 들리지 않는 법이니까 하고 입을 들어막았으면 좋겠다.

으브븝 하고 말문이 막힌 밀레가 온갖 눈썹의 움직임으로 항의를 하지만 곧 밀레의 무딘 신성력 감지능력에도 짜릿짜릿한 이계의 신성력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태양이 머리 위로 떠오르는 정오, 눈이 그친 적막의 숲속에 눈사람을 해치고 나오는 것은 광물에 잠식된 변이된 코요테들.

진짜 계시받은거였어? 하고 밀레가 무기를 꺼내들지만 아니, 어제 뭘 들은건가. 자네는 가만히 있게. 하고 밀레시안을 뒤로 밀어내었으면 좋겠다.

아 영감님 방패능력이잖아요 여긴 내가 공격을 맡을테니까 영감님이 뒤에서 서포트 해줘요. 하고 앞으로 나서려고 하지만 조용히. 하는 엄한 표정의 노련한 기사가 밀레시안을 노려보고 있었으면.

전성기때와 같은 매서운 눈으로 돌아간 기사가 펼치는 것은 이전 모이투라 2차 전투때 즈음 사용되었을 허술하고도 간단한, 하지만 위력은 확실한 전쟁의 덫들.

사람이 가장 잔인하고 인간이 가장 악의가득했던 시기의 철이라네,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어야 하지만 상처처럼 패인 시간의 평원을 거니는 영원의 소녀라면 한두장 정도는 가지고 있었겐지 하며 너덜너덜해진 도면을 찢어버렸으면 좋겠다.

아침에 산책을 나간게 대장간에 가려고.. 아니 퍼거스가 만든것이라면 믿을 수가 없는데..?! 하고 영감님 이거..! 하고 급히 말려보려하지만 찢어진 도면의 위로 알맹이가 빠져버린 대용량 엘리멘탈의 케이스와 반쯤 녹아 없어진 대장장이 망치가 툭툭 내던져졌으면 좋겠다. 

덕분에 잘썼네. 하고 빙긋이 미소짓는 기사는 아침에 했던것 처럼 어꺠를 붕붕 돌려보였으면.

오래간만에 직접 불을 만지려니 감이 어두워서 말이지, 이럴땐 마법이라는게 참 편하긴 하더군 하고 말을 흥얼거리며 덫을 설치한 길목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직접 설치한 본인은 피해갈 수 있지만 이제 밀레시안은 들어갈 수 없는 상황,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더욱 깊어지며 정오의 태양이 눈부시게 빛을 내자 안그래도 새하얀 눈밭이 하얗게 번져나갔으면 좋겠다.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 하늘과 설원이 분간이 안갈만큼 새하얀 세상에서 허공을 거닐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타난것은 백골화가 진행된 죽지못한 기르가쉬.

기르가쉬가 나타나자 그 비틀린 신성력에 반응한 코요테들의 광물이 더욱 강한 빛을 내며 남은 살가죽을 녹여내었으면 좋겠다.

광물과 뼈만 남은 코요테들의 모습은 해골늑대를 조금 작게 만들어 놓은 모습, 그래서 해골늑대야?! 하고 주춤거리던 밀레시안이 설원의 빛속으로 파묻히는 기사의 이름을 크게 외쳤으면 좋겠다.

기사가 치켜세운 커다란 방패의 신성력에 백골의 기르가쉬가 반응하며 크게 포효했으면.

이성이라고는 더이상 남아 있지 않은건지 일렬로 뛰어들어오는 변이된 해골늑대들이 여기저기 던져진 덫에 걸려 신음소리를 토해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고통으로 멈춰설 변이체들이 아니기에 다시 전진을, 붙들린 덫을 끊고 다시금 이를 갈며 몸을 일으켜 세우지만 애초에 죽이기 위해 설계된 전쟁의 덫은 가죽대신 뼈를 부수며 해골늑대들을 붙들어 놓았으면 좋겠다.

덫에 걸리지 않는것은 사이즈가 규격 외인 백골의 기르가쉬뿐.

다 부서진 스태프를 입에 물고 네발로 뛰어들어오는 기르가쉬를 향해 치켜들었던 방패가 저지먼트마냥 내리쳐졌으면 좋겠다.

칼날보다 무디지만 그 무게에 실린 힘에 기르가쉬가 잠시나마 멈춰섰으면. 하지만 거기까지, 약간의 충격을 받은것으로 그친 기르가쉬가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추스리는 동안 덫을 피해낸 몇몇 해골늑대들이 기사를 향해 달려들었으면 좋겠다.

아, 진짜..! 하고 태양이 조금 기울어지자 마자 앞으로 튀어나간 밀레시안이 기사의 발자국을 따라 정확하게 이동했으면. 성큼성큼 커다란 보폭을 쫓아 거의 날아가듯 뛰어오른 밀레시안이 까마귀의 날개를 뒤집어 씌우며 거친숨을 몰아쉬는 기사를 보호해냈으면 좋겠다.

저지먼트 한방에 지칠 체력이면서 뭘 물러서 있으라는건지 영감님 정말..! 하고 밀레시안이 화를 내려는 찰나 잘 봐둬!! 하고 밀레시안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으면 좋겠다.


너는 귀중한 전력이다, 너는 칼리번이고 브류나크이며 팔리아스의 15가지 보물을 모두 모은것 보다 값인 사람이지. 홀로 라인알트 전역을 커버할 만큼 재빠르고 한방에 거대 그리즐리 베어를 제압할 만큼 강력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람을 많이 믿어. 처음 만난 사람을 너무 쉽게 따르고 쉽게 정을 주며 누구인지도 모를 낯선 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기 까지 한다.

네 선을 옳다. 하지만 그런 너의 성품이 너를 홀로 남게 만들것이야. 지금의 알반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어떠한 체계를 만들었는지 나로서는 이해 할 수 없지만 만약 네가 우리와 함께 하겠다면 그들과 끝까지 나아가겠다면, 네가 배워야할 것은 3명이서 싸우는 법이 아닌 너 홀로 전장을 끝내는 방법이다 하고 밀레시안의 어깨를 움켜쥐었으면 좋겠다.

아직 방법을 알지 못했을때의 알반, 옆자리에 서 있던 동료가 한순간에 으깨어지며 믿고 따라왔던 조장이 한줌의 재로 변해버리는 전장에서 살아남은 기사. 내가 받은 계시는 너에게 그때의 방식을 전해주는 것. 시간이 지나 맥이 끊겨버린 옛 알반의 방식을 보여주는 것 하고 밀레를 지지대 삼아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우지만 신성력을 끌어올려 방패로 구체화 시키기 전에 싫어요 하는 말한마디와 함께 강제로 신성력을 빼앗겼으면 좋겠다.

타인의 신성력을 움직일 정도는 아니지만 디바인링크를 이용해 팔 하나 정도의 신성력을 막아세운 밀레시안이 이를 꽉깨물고 기사를 노려보고 있었으면.

싫어. 혼자 남게되지 않으려고, 마지막에 또 외롭게 서 있지 않으려고 나는 여기 있는거에요. 내가 그들과 함께하는 이유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어요. 나는 모두 와 같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알반에 있는거에요 하고 말하며 기사의 신성력에 자신의 힘을 섞어 넣었으면 좋겠다.

끝없이 솟아 날 것 같은 무한의 신성력에 기사의 방패는 다시한번 찬란한 빛을, 까마귀 떼에 가로막혀 물러서 있던 해골늑대들이 태양보다 환한 광채에 딱딱하게 굳어버렸으면 좋겠다.

아직 남아있는 것은 스태프를 떨어트린채 두팔을 벌려 포효하는 백골의 기르가쉬 뿐.

멈추고 붙잡아서 내리친다, 이게 지금까지 남아있는 알반의 방식이고 당신들이 알려준 유일한 방법이에요. 이건 변한게 아니에요 맥이 끊긴것도 아니죠. 그때와 다를지 모르지만 모든 신성기술을 하나의 기도를 향해 이어집니다. 지키고싶다. 내 목숨을, 내 동료의 안전을, 이름모를 누군가가 살고 있는 드넓은 에린을. 그때와 같이 알반 모두가 방패를 들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근본은 여전히 똑같아요. 하고 기사의 방패를 검으로 변화시켰으면 좋겠다. 

검으로 변한탓에 방패의 모양이 변화되자 뿜어져나오던 빛이 감소, 석화되어가던 기르가시귀가 빛을 깨고 달려들지만 밀레시안은 대담하게 이클립스의 까마귀 떼를 날려보내며 기르가쉬의 움직임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어서 도망치라고 말하는 기사의 외침을 무시한채 검을 내리칠 타이밍만을 재는 밀레시안의 앞으로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갔으면.

새하얀 디바인실드가 기르가쉬를 튕겨내고 그 뒤를 따라 주황색 후드를 뒤집어쓴 작은 체구의 기사가 랜스를 꿰뚫으며 돌격, 한박자 늦게 도착한 아벨린이 석화를 깨고 달려드는 해골늑대를 깨부수자 알터가 자세를 바로잡고 셀레스티얼로 기르가쉬를 고정했으면 좋겠다.

바로 지금,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뻗어내어지는 손을 따라 검을 내리치는 밀레시안이 한순간 울렁이는 신성력을 느끼며 희미하게 웃음지었으면 좋겠다.


한때 최고의 기사라고 불렸던 기사의 숨길수 없는 열정과 환희가 밀려들어오자 그 빈자리만큼 공허해진 기사의 몸속으로 밀레시안이 자신의 신성력을 모두 내어 주어버렸으면 좋겠다

익숙치 않은 고난이도의 링크에 대량의 신성력 방출, 반신화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바닥까지 기력을 뽑아낸탓에 노인기사보다 밀레시안이 더 먼저 쓰러져버렸으면.

어이쿠 하고 받아든 톨비쉬가 자기신성력을 반절 나누어주자 겨우 정신을 차린 밀레시안이 톨비쉬를 붙들며 진짜 알반기사단 진짜 내가 아으.. 하고 온갖 푸념을 다 웅얼거렸으면 좋겠다.

하하하하, 누가 알았겠습니까 설마 이런시기에 정말로 또 계시가 내려왔었는지를.. 검증절차가 늦어져서 죄송했습니다. 하고 깍득하게 고개를 숙여보이는 톨비쉬가 손을 쥐었다 펴보이는 노인기사에게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했으면 좋겠다.

멀찍이서 본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소개받는 엘베드의 새 조장을 보며 노인이 아련하게 자신의 갑옷을 내려다 보았으면.

엠블럼을 이미 반납헀지만 노인의 눈에는 여전히 갑옷의 그 자리에 그리운 엠블럼이 아른거렸으면 좋겠다.

다시한번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깨달은 노인이 반갑네 하고 웃으며 톨비쉬의 어깨를 툭 쳐보였으면. 아주 반갑네, 그래.. 반가운 느낌이야. 하고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하고 다가오는 젊은 아르후안들을 돌아보며 시원스럽게 웃어버리는 것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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