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현대AU)영화
휴일날 슬픈영화보고 울어서 코끝이랑 귀끝이랑 눈가만 붉어진 톨비쉬가 보고싶다.
퇴근하고 돌아온 밀레가 소파위에서 이불뒤집어쓰고 코 훌쩍이는 톨비쉬보고 벙쪄있다가 코감기에요? 하고 물어서 톨비쉬 감동 와장창 깨졌으면 좋겠다.
사람이 오래간만에 감동에 푹 젖어있는데 하며 쨍알거리는 톨비쉬에게 밀레는 아아아아 시끄러워요 안들려요 나 퇴근했어 이제 잔소리 안들어요 나도 오늘부터 휴일이야 라며 밀레는 방으로 피신.
밀레가 옷을 갈아입는동안 사들고 돌아온 비닐봉지를 주섬주섬 열어보던 톨비쉬가 말없이 전자렌지로가서 팝콘한봉지를 돌리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팝콘을 기다리는 동안 마른안주 몇개를 가지고서는 비닐봉지속에 있던 맥주를 꺼내 티비앞에 각잡아 세팅.
아예 클렌징까지 다하고 나왔는지 밀레는 반쯤 젖은 수건을 목에 걸고 그래서 뭐봤어요? 하고 질문했으면.
톨비쉬는 제목을 말하고싶지 않은지 당신은 본겁니다. 하고 대답을 피하며 다음영화를 고르고 있었으면 좋겠다.
밀레는 톨비쉬의 행동이 수상하다며 가늘게 흘겨보고는 소파위에 구겨져있는 이불속으로 쏙하니 골인.
3인용 소파 위, 단 한장뿐인 이불아래에서 치열하게 영역다툼을 하던 두사람이 결국 마른오징어-땅콩 결의를 맺고 다리는 밀레, 몸통은 톨비쉬이라는 조건으로 이불면적은 50대 50, 땅콩은 공용자원으로.
극적인 합의를 체결하며 마침내 이불아래에는 평화가 찾아오고 평화의 의미로 밀레가 톨비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왔으면 좋겠다.
입으로는 오징어다리를 오물거리며 스쳐지나가던 영화목록을 살펴보던 밀레는 그래도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겠는지 그래서 뭘봤는데요? 하고 질문.
오징어를 든 팔로는 거기말고 공포영화칸으로 옮기라며 톨비쉬의 옆구리를 쿡쿡찔렀으면 좋겠다.
밝고 즐거운걸 보자고 투덜거리던 톨비쉬가 결국 오징어다리처럼 휘감겨오는 밀레의 손에 리모컨을 강탈당하고 영화선택창은 우둥충한 스릴러탭으로 이동.
티비화면 속 아이콘은 쭉쭉넘어가 과거 시청내역을 불러내며 톨비쉬가 보고 펑펑울었던 영화의 제목이 가장 상단에 떠올랐으면 좋겠다.
영화의 제목을 확인한 밀레가 자지러지게 웃자 당신도 예전에 봤을때 울었지 않습니까! 라며 톨비쉬가 짜증스럽게 항변, 하지만 밀레는 그떈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며 아예 고개까지 돌려버리는 톨비쉬의 가슴을 팡팡내리쳤으면 좋겠다.
영화속 주인공처럼 멒!! 멒!! S.T.A.Y!!하고 놀리는 동안 톨비쉬는 그만하라며 투덜거리고는 밀레가 웃는 틈을 노려 다시한번 리모컨을 탈환.
뒤이어 찜해놨던 영화목록으로 이동하고 무엇이 상단에 올라와 있는지 보지도 않은채 일단 영화시작버튼을 눌렀으면.
화면이 어두워질때까지 모스부호처럼 가슴을 두드리려는 밀레와 이를 막으려는 톨비쉬가 티격태격.
하지만 어둠속에서 울리는 띵하는 전자레인지 소리에 휴전령이내리고 티비앞에는 고소한 팝콘냄새만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거 무슨영화에요? 하고 다시 묻는 밀레에게 톨비쉬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찜목록에 있는것 아무거나 틀었는데 하고 팝콘을 달라며 손짓.
둘이 나란히 겹쳐앉아 이불을 뒤집어쓰고 팝콘을 와작와작 먹던중 화면이 살짝 밝아지며 숨가쁘게 뛰어가는 누군가의 모습이 화면에 살짝 비쳐졌으면 좋겠다.
일그러지는 톨비쉬의 표정과 환하게 밝아지는 밀레의 얼굴이 교차되는 가운데 어김없이 들려오는 기괴한 비명소리.
타이틀을 보지 않아도 뭔내용인지 알겠다는듯 깔깔웃는 밀레가 뒤에서 기대어오는 톨비쉬의 목을 끌어당기며 톨비쉬가 선택한거니까 끝까지 같이 보는거에요? 하고 끝까지 놀려대는 결말로.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es/994865814779154432
18.05.11
공포영화를 보고 웃는 밀레를 이해해보기 위해 직장동료의 추천대로 술에 꽐라가 된 상태로 공포영화를 시청,
어쩐지 실실 웃는 밀레의 기분이 이해가 되지만 술이 깬 이후 그럼 밀레시안은 평소에도 이런 상태(만취)로 살고 있단 말이네...? 하고 밀레를 걱정스럽게 돌아보는 톨비쉬가 보고싶다
https://twitter.com/teclatia/statuses/994901335802724357
18.05.11